포탈 클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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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午宇去
작품등록일 :
2018.04.09 15:54
최근연재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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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0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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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누구야? (1)

DUMMY

경기도의 한 야산.

조그마한 시골 마을에서도 조금은 더 걸어야 도착하는 곳에 있어서 평소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을 것 같은 곳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산으로 올라가는 급하게 만든 것처럼 보이는 길에 전투경찰들이 방패를 들고 겹겹이 바리케이드를 쳤고 그 앞을 제복 차림의 경찰들이 서 있었다. 그리고 제일 선두에는 그 중 가장 계급이 높아 보이는 경찰이 서서 카메라와 스마트폰 등을 들고 촬영하는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하고 있었다.


“여기 발견된 포탈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포탈 중 규모로는 부산에서 발견된 금정산 포탈에 다음으로 다섯 번째로 큽니다.”

경찰청 포탈관리팀장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 김수호 팀장의 브리핑이 이어졌다. 조금 피곤해 보이는 인상의 젊은 기자가 피곤한 목소리로 물었다.

“다섯 번째로 크다면 위험도도 다섯 번째라는 말씀입니까?”

기자들의 눈이 일제히 김수호 팀장의 얼굴로 모였다.

“어... 그건 아닙니다. 입구의 크기는 다섯 번째로 크지만 포탈의 색깔과 측정되는 포탈에너지의 양으로 비추어볼 때 위험도는 B등급 정도로 추정됩니다.”

“B등급의 포탈이라면 우리 나라에서는 단 두 번 밖에 클리어가 안된 어려운 난이도의 포탈이지 않습니까? 쉽게 클리어할 수 있겠습니까?”

앳된 얼굴을 한 여기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김수호 팀장은 그 여기자의 얼굴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 보다 말을 이었다.

“그렇습니다. B등급이라 할지라도 오늘 분명히 어렵지 않게 클리어될 것입니다.”

“그렇게 자신하는 데는 근거가 있나요?”

처음의 피곤한 얼굴의 기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네, 물론입니다. 일단 포탈이 B등급으로 위험하기는 하지만 측정된 포탈에너지의 양이 간신히 B등급을 받을 만큼이라 같은 B등급이었던 다른 포탈에 비해 난이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게 헌터협회의 판단이며...”

말을 잇던 김수호 팀장의 얼굴에 처음으로 미소가 어렸다.

“오늘 포탈을 공략하는 클랜이 치우클랜이기 때문입니다.”

김수호 팀장의 말에 여기 저기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치우클랜에서 포탈을 공략한다면 강민수 헌터가 포함된 것인가요?”

뒤 쪽 어디선가 들리는 질문에 김수호 팀장이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몬스터킬러라 불리는 강민수 헌터가 이번 포탈 공략대의 대장입니다. 강민수 헌터와 그와 늘 함께 포탈을 클리어했던 치우 A팀이 모두 이번 공략에 참여합니다. 아시다시피 강민수 헌터와 치우 A팀은 3개월 전 강릉에서 B등급의 포탈을 클리어하는데 성공했었습니다. 그 경험으로 이번 포탈도 문제없이 클리어할 것입니다.”

유독 ‘문제없이’라는 단어에 강세를 주며 설명하는 김수호 팀장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강민수 헌터!

그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세 명의 헌터 중 한 명이다. 신체 능력 강화라는 능력으로 각성한 그는 누구보다 강인하고 용맹했다. 포탈에 들어가 포탈에 있는 보스 몬스터를 죽이고 포탈에 있는 핵을 파괴하면 포탈이 클리어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포탈에 들어가는 팀에 포함되었고 팀원 중 가장 많은 몬스터를 해치워 ‘몬스터킬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리고 계속 승승장구해서 한국에서 단 3명 뿐인 S급 헌터가 되었다.

포탈을 클리어하는데 강민수 이상가는 적임자도 없었다. 김수호 팀장의 입에서 강민수라는 이름이 불리어진 순간부터 사람들의 머리에는 더 이상 다른 의문이 생기지 않을 정도였다.


김수호 팀장이 한참 기자들에게 포탈 공략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을 무렵, 경찰의 저지선 안 쪽으로 한 참 들어간 야산의 중턱 정도에 20명 쯤 되는 무리가 서 있었다. 그들은 포탈을 공략하기 위해 이 곳으로 온 치우A팀이었다. 팀원들 모두가 일렬로 서 있었고 그 앞에 등을 돌리고 서 있는 남자가 한 명 있었다.


홀로 서 있는 남자가 바로 강민수 헌터였다. 그는 20명에 이르는 치우A팀의 팀원들에게서 등을 돌린 채 정면에 보랏빛으로 타오르는 포탈을 바라보고 있었다.


단정하게 깎은 스포츠머리에 사각형에 가까운 얼굴, 짙은 눈썹과 부리부리한 눈, 떡 벌어진 어깨에 큰 키의 사내 강민수! 남자다운 인상의 헌터야 세상에 널리고 널렸겠지만 그 이름이 강민수인 헌터는 오직 그 뿐이었다.

강민수 뒤에 도열해있는 20명의 헌터들 역시 강민수라는 이름에 존경을 표하고 기꺼이 그의 명령을 들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잠시 포탈을 바라보던 강민수가 뒤돌아 서서 그를 바라보는 20명의 헌터들을 하나 하나 쳐다 보았다. 그와 눈길을 마주칠 때 어떤 헌터들은 미소를, 또 어떤 헌터들은 존경의 눈빛을 보냈다. 그들 앞에 선 남자는 그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20명의 헌터들을 일일이 바라 본 후 강민수가 빙긋 웃었다.

“뭐 그런 눈빛으로 나를 보냐? 부담스럽게....”

그러자 강민수가 보기에 가장 왼 쪽에 서 있던 헌터가 낄낄 거렸다.

“솔직히 눈빛으로만 보자면 대장이 더 부담스럽죠. 난 또 대장이 저에게 사랑이라도 고백하는 줄 알았습니다.”

“아서라. 난 너 같은 놈은 취미없다. 정태정도면 몰라도.”

그러자 중간 정도에 서 있던 늘씬한 몸매에 현역 아이돌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잘생긴 헌터가 과장되게 팔을 내저었다.

“대장, 전 대장이 싫어요. 대장이 대장일 때는 좋은데 대장을 다르게 좋아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꿈 깨세요.”

정태라는 이름으로 불린 헌터가 팔을 저어대며 정말 진저리친다는 듯한 표정을 짓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참 내. 매 번 왜들 이러세요. 오라버니들. 그냥 겁나면 겁난다고 하세요. 쫄리면 돌아가던가!”

짧은 머리에 보이시한 분위기의 여자 헌터가 불쑥 나섰다.

“대장, 정애가 우리보고 쫄리면 돌아가라는데요. 어떡하죠? 나 쫄리는데 돌아갈까요?”

처음 낄낄거리던 헌터, 박창대가 다시 낄낄거리며 말했다.


“그럼 창대는 돌아가고 나와 나머지 19명해서 20명만 들어가야 겠네. 자 창대가 빠지면 진형을 다시 짜야되니까, 창대는 꺼지시고 나머지는 둥글게 모여봐. 우선 부대장인 창대가 빠지면 누가 부대장할래?”

강민수의 말에 박창대를 제외한 19명의 헌터가 미소를 지으며 일사불란하게 강민수 주위로 모여들었다.

“우와, 말 잘 듣는거 봐. 참 우리 팀 대단하긴 대단해.”

박창대가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강민수 근처로 다가갔다.


“자, 농담은 여기까지 하고 이제 포탈에 진입할 시간이다. 긴장은 풀었나?”

웃음기를 거둔 강민수의 말에 모두가 “예!”라고 대답했다.

“이 번 포탈은 B등급의 보라색 포탈이다. 아마도 육상 생물 형태의 몬스터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B등급이라고는 하지만 지난 번 강릉 보다는 난이도가 낮을 것이라고 예상되니만큼 클리어가 어렵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긴장을 풀지는 마라. 포탈 안은 언제나 우리의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는 곳이다.”

잠시 말을 멈춘 강민수가 다시 헌터들을 한 명씩 바라보았다.

“포탈에 들어가기 전 내가 늘 하던 말을 기억해라. 유정태 내가 늘 뭐라고 말했나?”

“네, 죽지마라! 였습니다. 대장!”

“그래, 죽지마라! 포탈에서 죽지마라! 죽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또 조심해라! 몸을 사리고 또 사려라! 하지만 몬스터와 싸울 때 몸을 사리고 도망가는 놈은 내 손에 죽는다! 그러니 죽을 각오로 싸우고 그리고 절대로 죽지마라!”

뭔가 말이 안되는 것 같지만 헌터들의 눈빛이 빛났다. 강민수의 말이 그들의 마음에 충분히 와 닿았기 때문이었다.


말을 마친 강민수는 뚜벅 뚜벅 포탈 앞으로 걸어 포탈을 다섯 걸음 가량 남겨놓고 멈춰섰다. 가로 5미터에 높이가 10미터 정도에 타원을 반으로 잘라놓은 것처럼 생긴 포탈 앞에 잠시 선 강민수가 보랏빛으로 빛나는 포탈의 꼭대기를 잠시 쳐다보았다.

강민수가 포탈을 공략하기 전 취하는 일종의 습관이라는 것을 모두가 알았기 때문에 20명의 대원들 모두가 함께 포탈의 꼭대기를 쳐다보았다.


마치 기도라도 하듯 포탈의 꼭대기를 한참동안 쳐다보던 강민수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 성큼 걸으며 말했다.


“진입!”


강민수가 첫 발을 포탈 안으로 밀어넣자 빛나기만 할 뿐 아무런 변화가 없던 포탈이 가운데부터 보랏빛의 회오리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강민수가 완전히 포탈 안으로 사라진 후에도 회오리는 멈추지 않았다.


“우리도 갑시다. 부대장!”


누군가의 외침에 박창대가 강민수의 뒤를 따랐고 곧 모두가 포탈 안으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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