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사냥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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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단영
작품등록일 :
2018.04.0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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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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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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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막 2장 - 늑대굴 비가(3)

DUMMY

9막 2장(3)


*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갔어. 아직 다 살펴보지 못했으니까. 그런데······.”

“그런데?”


이븐은 그날의 자신이 유령처럼 지금의 몸 위로 겹치며 노곤해지는 것을 느꼈다. 피를 많이 흘렸고, 긴장으로 조여들었던 근육이 안도로 풀어지는 일이 반복되며 몸이 수프에 넣은 말린 야채처럼 녹아들었다.


“몸이 너무 무거웠어. 멍청하게도 똑같은 피 웅덩이를 또 밟고 넘어졌는데 일어나지를 못 하겠더라고. 그대로 기절한 것처럼 잠들었지.”


이븐이 수면 아래로 손을 넣어 스타샤의 종아리를 쓸었다. 손끝에 느껴지는 흉터는 하나가 아니었다. 그 가운데 이븐은 그녀가 테네그림 숲에서 얻은 상처를 매만졌다. 그는 고개를 들어 스타샤의 얼굴을 봤다. 목욕물의 훈기 때문인지 옅은 홍조가 떠올라 있었다.


“잠결에 레베카를 봤어. 등을 굽히고 보폭이 넓은 걸음으로 집 안을 배회했는데, 온몸에 털이 나있었지. 그냥 보는 순간 알았어. 내 레베카, 나의 베키라는 걸. 그녀가 이 층으로 올라가 아버지의 시신 앞에 멈춰 섰을 때 난 내가 꿈을 꾸고 있단 사실을 깨달았지. 내가 누워있는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방이었거든. 눈을 떴을 땐 새벽이었어.”



*



이븐이 눈을 떴을 때는 새벽이었다. 그는 피 웅덩이 위에서 말라붙은 외투를 뜯어내며 일어났다. 이븐은 달빛에 의지해 집의 구석구석을 살폈다. 앞으로 기운 몸이 쓰러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다리가 얼른 다음 걸음을 내딛고, 그러면 몸은 다시 쓰러질 듯 기우는 식으로, 그는 집 안을 수색했다.


알아낸 것은 없었으나 얻은 것까지 없지는 않았다. 그는 다시 찾은 제이콥의 방에서 부러진 사냥칼을 대신할 무기를 얻었고, 침실에서는 실과 바늘을 찾아 상처를 돌볼 수 있었다. 이븐은 창가에 앉아 술을 쏟아 붓고 촛불에 달군 바늘로 터진 자리를 꿰맸다.


일 층으로 내려온 이븐은 야음을 틈타 잔베르를 뒤지고 다니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지 고민했다. 부엌에서 음식 냄새를 맡았을 때 그는 비로소 허기를 깨달았다. 부엌으로 향한 이븐은 조리가 영원히 중단된 음식들을 입에 쑤셔 넣었다. 입가에 번진 것이 포도주인지 혈액인지 알 수 없었다.


이븐은 피로 젖은 옷을 갈아입지 않고 그대로 밖으로 나왔다. 냄새를 숨기는 것은 사냥의 기본이었다. 거리는 한산했으나 귀를 기울이면 언제든 다시 찾아올 혼돈의 전조를 읽을 수 있었다. 교구의 곳곳을 밝히다 이제 사그라진 화광은 공기 중의 탄내로 흔적을 알렸다.


이븐은 도시를 뒤덮은 야수의 환영을 보았다. 교구 전체가 한 마리 거대한 늑대의 배 속에 들어있었다. 몸이 위액에 녹아들었다.



*



“사흘.”


스타샤의 다리를 쓸던 이븐의 손이 멈췄다. 스타샤는 자신이 마주하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았다. 물에 젖은 밤색 머리는 평소보다 더 짙었고 굵은 눈썹 아래 푹 꺼진 두 눈은 지친 짐승을 연상시켰다. 턱선을 따라 가지런히 정돈된 수염은 입 근처에 모여 부르튼 입술을 둘러싸고 있었다.


피곤한 기색이 완연한 채로 이븐이 말을 이었다.


“레베카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난 뒤, 사흘 동안 레베카가 있을 만한 곳을 모조리 뒤지고 다녔어. 그러는 동안 살아남은 사람들이 성당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지. 그리고 레베카가 거기에 없다는 것도. 날 성당 안으로 들여보내는 일을 두고 사람들끼리 논쟁이 있었어. 피를 저렇게 뒤집어썼는데 사람일 리가 없다는 거였지. 그런 사람들에게는 다행스럽게도, 레베카가 거기 없으면 내가 거기에 들어갈 이유도 없었지.”


스타샤가 뻗은 다리를 당겨 무릎을 굽혔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녀의 몸 위로 투명하고 얇은 허물을 벗어내는 것처럼 물이 흘러내렸다. 등을 돌린 스타샤가 말했다.


“욕조가 딱딱해서 등이 배기네.”


다시 앉은 스타샤가 이븐의 상체 위로 등을 기대어 왔다. 그녀를 위해 예비된 자리처럼, 이븐의 목과 어깨 사이가 그녀의 뒷머리에 꼭 맞아들었다. 발끝으로 욕조의 내벽을 밀어 이븐의 몸에 바싹 다가붙은 스타샤가 말했다.


“딱딱한 건 여기도 마찬가지잖아?”


이븐이 헛기침으로 목을 가다듬고 물었다.


“근육이?”


스타샤가 피식 웃고 질문을 반복하는 것으로 답변을 갈음했다.


“근육이.”



*



불안정한 자세로 달리던 이븐이 지붕을 박차고 허공으로 도약했다. 그의 몸은 잠시 허공에 머물다가 화재로 외벽이 무너져 내린 건물의 틈으로 빨려들어갔다. 바닥에서 몸을 구른 이븐은 재빨리 몸을 돌려 자신을 따라 지붕에서 뛰어내린 늑대인간을 총으로 겨냥했다.


탕-


허공에서 격추된 늑대인간의 몸이 무너진 외벽에 걸려 반으로 접혔다. 이븐은 늑대인간의 머리에 한 발을 더 쐈다. 약실이 돌아가고 격철이 화약을 때렸다. 간신히 걸려있던 늑대인간은 머리가 총격으로 젖혀짐에 따라 아래로 추락했다. 살덩이가 땅을 때리는 소리와 무엇인가 주르르 쏟아지는 소리가 이어 들려왔다.


그를 쫓아오던 또 다른 늑대인간은 착지에 성공했다. 늑대인간은 바닥을 뜯어버릴 기세로 박차며 이븐을 향해 달려왔다. 이븐도 점차 저돌성보다는 냉철한 계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었다. 몸을 아껴야 했다.


이븐은 옆으로 몸을 던졌다. 그를 추격하기 위해 늑대인간도 급격히 감속하며 몸을 굴리고 방향을 바꿨다. 그러나 늑대인간이 다시 달려들기 전에 이븐은 방아쇠를 당겼다. 가슴을 쏴 저지력을, 머리를 쏴 절명을 각각 꾀했다.


늑대인간의 움직임이 멎는 것을 확인한 이븐이 숨을 몰아쉬며 몸을 일으켰다. 발목을 찌르는 통증에 이븐은 눈을 질끈 감고 벽을 짚었다. 지붕 위를 뛰어다니다 헛디뎌 넘어진 탓이었다. 손톱이 부러져 드러난 생살에는 아린 감각이 머물렀다.


“여길 벗어나야 해.”


얼른 자리를 떠야 했다. 첫 사흘간은 잔베르 곳곳에서 울려퍼지는 산발적인 총성에도 늑대인간들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나흘째에 접어들자 상황이 달라졌다. 첫 사흘이 늑대인간들에 대한 이븐의 일방적인 기습이었다면, 이제는 추격과 색출의 국면을 맞아 이븐은 더 은밀히 움직여야 했다.


“지생트의 시가전에서 썼던 방법이야.”


이븐은 이제 곁에 없는 레베카에게 말을 거는 일에 익숙해졌다. 그는 허리에 걸고 있던 밧줄을 꺼내들고 낫을 감싸고 있던 헝겊조각을 끌러내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머리 위에서 밧줄을 돌리던 이븐은 창밖으로 낫을 던졌다.


두 개의 낫을 이어 급조한 갈고리였지만 그의 무게를 이겨낼 만큼 제법 튼튼했다. 날아간 낫과 밧줄이 건너편 지붕의 굴뚝에 단단히 걸린 것을 확인한 이븐은 창밖으로 몸을 던졌다.


이븐은 입술을 짓씹었다. 무릎을 굽혀 충격을 최소화했지만 발목의 통증은 하마터면 밧줄을 놓치게 할 만큼 격렬했다. 이븐은 밧줄을 단단히 붙잡고 벽을 타서 지붕 위로 올라갔다. 추격을 피하기 위해 그가 택한 방법이었다.


늑대인간들은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골목을 들쑤시고 다녔고, 그 목적은 일용할 양식을 찾는 것뿐 아니라 그들을 성가시게 만들고 있는 ‘사냥개’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낮에 죽였던 늑대인간으로부터 이븐은 그들이 자신을 사냥개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사냥꾼보다는 한 단계 낮은 호칭이었고, 그의 실력과 행색을 감안할 때 아주 적절한 별명이었다.



*



“사냥개라고 불린 게 그때부터였던 거야?”

“글쎄, 그건 잘 모르겠는데. 확실히 지금처럼 늑대사냥개라고 부르지는 않았던 것 같아. 그냥 사냥개였지. 달아나는 나를 발견했을 때는 사냥개라고 외쳤고, 직접 마주할 때면 개자식이라고 불렀지.”

“개자식이라······.”


스타샤가 어감이 마음에 든다는 것처럼 천천히 발음했다. 욕설이야 스타샤의 특기였으므로 이븐은 새삼 놀랄 것 없이 평온하게 스타샤의 등에 나있는 흉터를 손끝으로 따라 그렸다. 그는 문득 예전의 일이 생각나서 말했다.


“베소니아어로 개자식이 뭔지 알아?”

“시에쓰빈.”


등을 더듬는 이븐의 손길이 멈칫하자 스타샤가 부연했다.


“아버지가 거기 출신이야.”

“스-타-샤.”


스타샤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대신 뒤로 젖혔다. 이마가 이븐의 턱에 맞닿았다.


“왜?”

“아니, 그냥 이름을 발음해본 거야.”


싱겁다는 듯 스타샤가 또 한 번 코끝으로 피식 웃었다. 이븐은 그녀의 겨드랑이 밑으로 팔을 넣어 배 앞에서 깍지를 꼈다. 살갗이 맞닿은 손바닥 아래로 단단한 근육과 우둘투둘한 흉터가 느껴졌다. 실밥 자국이 남아있는 상처는 모르델반트 수녀원에서 얻은 것이었다.


“나흘째였다며. 이틀을 건너뛴 건 뭔가 일이 일어났기 때문 아니야?”


깍지를 낀 이븐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수면 아래, 배 위에서 미약하게 떨리는 그의 손 위로 스타샤가 자신의 손을 포갰다. 떨림은 멎었지만, 사라지지 않고 목소리에 전이되었다.


“레베카를 찾았어.”



*



무너진 지붕 틈으로 이븐의 발이 빠졌다. 몸이 급격히 기울면서 어깨에 주렁주렁 메고 있던 장총 가운데 하나가 팔을 타고 미끄러졌다. 발을 빼내는 동시에 장총을 잡으려던 노력은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아니, 당황해 황급히 움직인 탓에 상황은 오히려 더 악화되었다


사냥총이 먼저 이탈한 장총을 따라 지붕 위를 함께 미끄러져 내려갔고, 발을 빼내려던 틈은 아예 완전히 무너지며 이븐을 삼켰다. 몸이 지붕보 위에 떨어지고 이미 반쯤 불타있던 지붕보는 이븐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그를 또 한 번 아래로 떨어뜨렸다.


탕-


옷깃이 방아쇠에 걸렸는지 등에 메고 있던, 하나 남은 장총이 제멋대로 발사되었다. 뒷목이 화끈거렸고 피가 흐르는 감각이 불길하게 번졌다. 이븐은 얼른 손을 뻗어 상처를 확인했다. 다행히 스친 정도였다. 창밖에서 흥분한 말소리가 들렸고 그건 곧 다급한 발소리로 이어졌다.


이븐은 재빨리 창가에 붙어 밖을 확인했다. 늑대인간들이 그가 있는 건물의 입구를 향해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적어도 셋. 이븐은 추락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손으로 장총을 장전했다. 총구에 꽂을대를 넣는 손이 떨려 몇 번이나 반복한 끝에 겨우 장전할 수 있었다.


그는 여차하면 뛰어내릴 심산으로 밧줄을 연결한 낫을 창틀에 걸었다. 방의 탁자를 끌어와 방벽처럼 앞에 세운 이븐은 다시 창가에 붙어 섰다. 이븐은 계단을 오르는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적의 수를 넷으로 고쳐 잡았다.


덜컥-

탕-


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이븐이 방아쇠를 당겨 발포했다. 그러나 늑대인간은 영악했다. 탄환은 허공에 떠 있는 늑대인간의 아래로 지나갔다. 인방(引枋)(*)을 붙잡아 몸을 바닥에서 띄운 채로 발로 문을 열어젖혔던 것이었다. 이븐이 당황하며 권총을 꺼내드는 틈을 타 늑대인간은 방 안으로 몸을 날렸다.


그 뒤를 따라 늑대인간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네 마리의 늑대인간은 둘씩 나뉘어 이븐의 양쪽을 감쌌다. 맹렬히 뛰는 심장과는 반대로 시간은 느리게 흘렀다. 이븐은 들어 올린 자신의 팔에 힘이 들어가는 것과, 그렇게 불어넣은 힘이 손가락 끝으로 옮겨가 방아쇠를 당기는 것과, 반동으로 밀려난 손이 천장을 향했다가 다시 끌어져 내려오는 것을 느꼈다.


그는 표적을 바꾸어 한 발을 더 쐈다. 머리를 겨냥했으나 총탄은 목을 맞혔다. 죽지 않은 늑대인간이 죽은 늑대인간을 밟고 이븐을 향해 도약했다. 다시 쏜 탄환은 머리에 명중했다. 세워놓은 탁자 앞에서 늑대인간이 고꾸라졌다. 이븐은 이제 오른쪽을 겨냥했다. 약실에 남은 세 발을 쏟아 붓고 도망칠 요량이었다.


퍽-


이븐은 달려든 늑대인간의 공격을 그대로 몸으로 맞았다. 떨어뜨린 권총이 바닥에서 회전했다. 넘어진 이븐의 위에 올라탄 늑대인간은 우선 날카롭게 세운 손톱으로 그의 얼굴을 할퀴었다. 뺨이 찢겨 나가고 바닥에 피가 번졌다. 목을 물어뜯기 위해 늑대인간이 양손으로 이븐의 어깨를 짓눌렀다.


이븐은 정신을 차리고 얼른 허리를 접어 두 다리를 몸 쪽으로 당겼다. 그는 교차한 다리로 늑대인간의 목을 밀어냈다. 이제 늑대인간이 이븐에게 깔린 모양새가 되었다. 이븐은 다리를 풀고 여전히 늑대인간 위에 올라탄 채로 그 목에 단도를 박아 넣었다.


“캬악-!”


꽂아넣은 단도를 빼낼 경황도 없이, 이븐은 떨어뜨린 권총을 주워들고 늑대인간의 머리를 쐈다. 바닥에 피와 뇌수가 번졌다. 이븐은 왼손을 들어 얼굴에서 흐르는 피를 닦아냈다. 호흡이 거칠었다. 마지막 남은 한 마리를 겨눈 권총이, 권총을 잡은 손이 주체할 수 없이 떨렸다.


겁을 먹은 듯 머뭇거리며, 그러나 여전히 적개심을 뿜어내며 이븐의 앞에 버티고 서 있는 늑대인간의 두 눈에는 백태가 잔뜩 껴 있었다. 사흘간의 전투를 통해 이제 이븐은 늑대인간 중에도 강력한 개체가 있고 저급한 개체가 있다는 사실을 체득하게 되었다. 이 늑대인간은 저급한 쪽이었다.


골격은 마물의 것이었으나 그를 덮은 살가죽은 여전히 인간의 것인, 피부 위로 억센 짐승의 털이 솟아있었으나 아직 그 아래 인간의 살갗을 확인할 수 있는, 길어진 주둥이와 튀어나온 송곳니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조악하고 저급한 늑대인간. 지성도, 이성도 남아있지 않아 그저 본능을 따라 움직이는 부류. 그러므로 약실에 장전된 두 발의 탄환은 그 목숨을 끊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나의 베키······.”


운명은 구태여 지금의 장면을 위해 힘을 낭비하지 않았다. 세상은 이븐의 고통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를 위해 극적인 재회 따위를 마련해두지도 않았다. 그저 언제나 그런 것처럼 무심하고 무정하게 예정된 비극을 준비되지 않은 자의 머리 위로 여과 없이 쏟아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븐은 알고 있었다. 레베카의 집에 들어섰을 때부터, 어쩌면 그 전부터. 그러므로 결심은 필요 없었다. 그래서 결정은 쉬웠다.


이븐은 심장을 겨냥해 방아쇠를 당겼다.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늑대인간의 몸이 뒷걸음질하며 주춤거리다, 천천히 무너졌다. 이븐은 눈을 감고 아직 식지 않은 총구를 자신의 머리에 가져다 대었다. 방아쇠를 당기려는 찰나 그의 귀를 파고드는 소리가 있었다. 철퍽거리는 소리. 그리고 낯익은, 불길한 울음.



*



“새끼를 배고 있었구나.”


죽은 늑대의 뒷다리 사이에 피 웅덩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피 웅덩이 속에서 몸을 뒤트는 작고 끔찍한 생명들이 있었다. 이븐은 엉뚱하게도 그것이 꼭 물고기 같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죠?”


이븐이 아버지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다비드는 무심하고 담담하게 말했다.


“놔두면 알아서들 죽을게다.”

“그럴 순 없어요.”


이븐이 완강하게 고개를 저었다. 열두 살짜리 아이가 지어보일 수 있는 가장 엄숙한 표정으로 이븐은 다비드를 쏘아보았다.


“그러면?”


아직 영글지 않은 이븐의 작은 머리가 적절한 단어와 문장을 찾아 서툴게 회전했다.


“책임을 져야죠.”


다비드가 이븐에게 권총을 건넸다. 이븐은 권총을 받아들고 해머를 뒤로 젖혔다. 손잡이를 잡은 채로는 엄지가 닿지 않아서 왼손을 써야 했다. 이븐은 아직도 꿈틀거리고 있는 작은 생명들을 겨눴다. 그는 눈을 감았다.


“못 하겠어요.”


다비드는 이븐의 작은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그의 손으로부터 권총을 다시 받아드는 따위의 일을 하는 대신 뒤로 물러나 나무둥치에 앉았다. 그가 이븐이 했던 말을 반복했다.


“책임을 져야지.”



*



이븐은 눈을 뜨고 운명이 기꺼이 그를 위해 마련한 광경을 목도했다. 뒤로 넘어진 레베카의 다리 사이로 핏물과 오물, 그리고 양수가 쏟아져 바닥에 흥건했다. 그 위에서 몸을 뒤틀고 있는 주먹만 한, 아니 주먹보다 작은 생명은 모체의 감염으로 뒤틀리고 일그러졌으나 의심의 여지 없이 이븐 자신의 아이였다.


이븐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떴다. 그는 총구의 방향을 바꾸었다. 이븐은 책임을 져야 했고, 그렇게 했다.


총성이 울려 퍼지고 바닥에서 살점이 튀었다.





*기둥과 기둥 사이, 또는 문이나 창의 아래나 위로 가로지르는 나무. 문짝의 아래위 틀과 나란하게 놓는다.(표준국어대사전 참조)


작가의말

비문 일부를 수정하였습니다. - 2018.8.3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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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11막 2장 - 이론과 실재(3) +4 18.10.26 1,122 42 14쪽
120 11막 2장 - 이론과 실재(2) +8 18.10.25 1,170 46 14쪽
119 11막 2장 - 이론과 실재(1) +3 18.10.24 1,217 42 14쪽
118 11막 1장 - 엇길(2) +9 18.10.23 1,172 49 14쪽
117 11막 1장 - 엇길(1) +4 18.10.22 1,265 42 15쪽
116 10막 5장 -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4) +12 18.10.18 1,314 59 19쪽
115 10막 5장 -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3) +6 18.10.17 1,255 49 17쪽
114 10막 5장 -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2) +6 18.10.16 1,186 41 14쪽
113 10막 5장 -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1) +4 18.10.15 1,244 39 14쪽
112 10막 4장 - 완벽한 계획(3) +6 18.10.12 1,399 45 13쪽
111 10막 4장 - 완벽한 계획(2) +7 18.10.11 1,338 43 15쪽
110 10막 4장 - 완벽한 계획(1) +5 18.10.10 1,358 41 14쪽
109 10막 3장 - 꼬리잡기(3) +5 18.10.09 1,351 41 13쪽
108 10막 3장 - 꼬리잡기(2) +4 18.10.08 1,563 49 12쪽
107 10막 3장 - 꼬리잡기(1) +8 18.10.05 1,439 54 15쪽
106 10막 2장 - 침대 밑의 괴물(2) +14 18.10.04 1,426 49 15쪽
105 10막 2장 - 침대 밑의 괴물(1) +18 18.10.03 1,459 57 15쪽
104 10막 1장 - 내면의 적(2) +19 18.10.02 1,479 42 16쪽
103 10막 1장 - 내면의 적(1) +24 18.10.01 1,712 54 16쪽
102 막간극3. 반역자(2) +17 18.09.05 2,024 42 15쪽
101 막간극3. 반역자(1) +7 18.09.04 1,742 51 13쪽
100 9막 4장 - 죽은 자들 가운데(3) +22 18.09.03 1,748 83 20쪽
99 9막 4장 - 죽은 자들 가운데(2) +12 18.08.31 1,712 57 13쪽
98 9막 4장 - 죽은 자들 가운데(1) +15 18.08.30 1,673 53 12쪽
97 9막 3장 - 야수의 심장(3) +12 18.08.29 1,716 61 17쪽
96 9막 3장 - 야수의 심장(2) +10 18.08.28 1,632 63 14쪽
95 9막 3장 - 야수의 심장(1) +15 18.08.27 1,765 69 12쪽
» 9막 2장 - 늑대굴 비가(3) +18 18.08.24 1,784 73 16쪽
93 9막 2장 - 늑대굴 비가(2) +10 18.08.23 1,655 64 13쪽
92 9막 2장 - 늑대굴 비가(1) +8 18.08.22 1,803 63 13쪽
91 9막 1장 - 최선의 세계(2) +6 18.08.21 1,877 79 15쪽
90 9막 1장 - 최선의 세계(1) +7 18.08.20 1,812 73 13쪽
89 8막 4장 - 영웅은 필요 없다(5) +14 18.08.17 1,783 74 13쪽
88 8막 4장 - 영웅은 필요 없다(4) +8 18.08.16 1,835 67 13쪽
87 8막 4장 - 영웅은 필요 없다(3) +13 18.08.15 1,808 66 12쪽
86 8막 4장 - 영웅은 필요 없다(2) +10 18.08.14 1,975 71 12쪽
85 8막 4장 - 영웅은 필요 없다(1) +13 18.08.13 1,987 78 12쪽
84 8막 3장 - 창자와 까마귀의 밤(6) +7 18.08.10 1,809 83 17쪽
83 8막 3장 - 창자와 까마귀의 밤(5) +13 18.08.09 1,796 69 13쪽
82 8막 3장 - 창자와 까마귀의 밤(4) +9 18.08.08 1,881 76 13쪽
81 8막 3장 - 창자와 까마귀의 밤(3) +12 18.08.07 1,842 81 13쪽
80 8막 3장 - 창자와 까마귀의 밤(2) +13 18.08.06 1,862 85 11쪽
79 8막 3장 - 창자와 까마귀의 밤(1) +12 18.08.03 1,939 90 10쪽
78 8막 2장 - 식사 예절에 관한 문제(2) +13 18.08.02 1,910 97 10쪽
77 8막 2장 - 식사 예절에 관한 문제(1) +7 18.08.01 1,974 84 11쪽
76 8막 1장 - 폭풍은 고요히(2) +8 18.07.31 1,988 80 11쪽
75 8막 1장 - 폭풍은 고요히(1) +10 18.07.30 2,174 87 10쪽
74 7막 4장 - 천국의 구렁이들(3) +17 18.07.27 2,155 106 14쪽
73 7막 4장 - 천국의 구렁이들(2) +7 18.07.26 2,059 87 10쪽
72 7막 4장 - 천국의 구렁이들(1) +12 18.07.25 2,100 90 10쪽
71 7막 3장 - 짐승의 머리, 뱀의 혀(2) +18 18.07.24 2,883 107 11쪽
70 7막 3장 - 짐승의 머리, 뱀의 혀(1) +11 18.07.23 2,144 90 12쪽
69 7막 2장 - 종양이 다시 자라기까지(2) +10 18.07.20 2,228 98 12쪽
68 7막 2장 - 종양이 다시 자라기까지(1) +5 18.07.19 2,170 104 8쪽
67 7막 1장 - 저울 위에서(2) +4 18.07.18 2,167 99 10쪽
66 7막 1장 - 저울 위에서(1) +5 18.07.17 2,283 103 9쪽
65 막간극2. 공모자들(2) +6 18.07.16 2,288 91 9쪽
64 막간극2. 공모자들(1) +1 18.07.13 2,311 88 9쪽
63 6막 5장 - 밀알 하나도 놓치지 않고(4) +14 18.07.12 2,217 108 10쪽
62 6막 5장 - 밀알 하나도 놓치지 않고(3) +10 18.07.11 2,232 105 11쪽
61 6막 5장 - 밀알 하나도 놓치지 않고(2) +4 18.07.10 2,203 96 8쪽
60 6막 5장 - 밀알 하나도 놓치지 않고(1) +3 18.07.09 2,288 105 9쪽
59 6막 4장 - 핏물을 닦아내고(3) +4 18.07.07 2,286 104 7쪽
58 6막 4장 - 핏물을 닦아내고(2) +4 18.07.05 2,286 104 8쪽
57 6막 4장 - 핏물을 닦아내고(1) +5 18.07.04 2,279 103 7쪽
56 6막 3장 - 핏빛 예배(3) +8 18.07.03 2,312 117 9쪽
55 6막 3장 - 핏빛 예배(2) +10 18.07.02 2,287 104 8쪽
54 6막 3장 - 핏빛 예배(1) +6 18.06.29 2,491 97 7쪽
53 6막 2장 - 거머리 늪(3) +5 18.06.28 2,298 91 9쪽
52 6막 2장 - 거머리 늪(2) +5 18.06.27 2,345 84 8쪽
51 6막 2장 - 거머리 늪(1) +4 18.06.26 2,496 103 9쪽
50 6막 1장 - 개죽음(2) +8 18.06.25 2,645 117 12쪽
49 6막 1장 - 개죽음(1) +11 18.06.22 2,616 113 10쪽
48 5막 5장 - 믿는 자에게 진실 있나니(2) +15 18.05.25 2,546 116 9쪽
47 5막 5장 - 믿는 자에게 진실 있나니(1) +18 18.05.24 2,507 115 8쪽
46 5막 4장 - 안개 속의 군무(2) +3 18.05.23 2,542 104 8쪽
45 5막 4장 - 안개 속의 군무(1) +5 18.05.22 2,752 114 9쪽
44 5막 3장 - 우리 중의 하나(2) +6 18.05.21 2,623 121 11쪽
43 5막 3장 - 우리 중의 하나(1) +5 18.05.18 2,848 116 7쪽
42 5막 2장 - 전쟁터의 장의사들(2) +5 18.05.17 3,061 106 12쪽
41 5막 2장 - 전쟁터의 장의사들(1) +10 18.05.16 2,924 112 8쪽
40 5막 1장 - 전장으로부터의 초대(2) +7 18.05.15 3,060 113 11쪽
39 5막 1장 - 전장으로부터의 초대(1) +7 18.05.14 3,119 114 8쪽
38 4막 5장 - 사냥꾼의 장례식(3) +15 18.05.11 3,023 135 8쪽
37 4막 5장 - 사냥꾼의 장례식(2) +19 18.05.10 3,067 142 9쪽
36 4막 5장 - 사냥꾼의 장례식(1) +7 18.05.09 3,148 120 9쪽
35 4막 4장 - 전야제(2) +7 18.05.08 3,183 135 10쪽
34 4막 4장 - 전야제(1) +6 18.05.07 3,174 120 8쪽
33 4막 3장 - 거울상(2) +3 18.05.04 3,425 140 8쪽
32 4막 3장 - 거울상(1) +3 18.05.03 3,368 131 7쪽
31 4막 2장 - 몰이사냥(2) +3 18.05.02 3,486 135 8쪽
30 4막 2장 - 몰이사냥(1) +9 18.05.02 3,606 130 8쪽
29 4막 1장 - 닭장 속 여우(2) +8 18.05.01 3,666 135 7쪽
28 4막 1장 - 닭장 속 여우(1) +2 18.05.01 3,941 136 8쪽
27 막간극1. 전초전(2) +8 18.04.30 3,965 164 14쪽
26 막간극1. 전초전(1) +2 18.04.30 4,119 139 10쪽
25 3막 5장 - 구렁텅이(2) +5 18.04.27 4,033 155 8쪽
24 3막 5장 - 구렁텅이(1) +4 18.04.27 4,044 157 8쪽
23 3막 4장 - 흉년(2) +4 18.04.26 4,170 153 8쪽
22 3막 4장 - 흉년(1) +5 18.04.25 4,357 170 9쪽
21 3막 3장 - 불굴 혹은 불구(2) +2 18.04.24 4,699 185 10쪽
20 3막 3장 - 불굴 혹은 불구(1) +16 18.04.23 4,524 202 7쪽
19 3막 2장 - 비 새는 개집(2) +5 18.04.20 4,711 180 8쪽
18 3막 2장 - 비 새는 개집(1) +2 18.04.20 4,967 194 8쪽
17 3막 1장 - 머리통 흥정(2) +3 18.04.19 4,823 187 7쪽
16 3막 1장 - 머리통 흥정(1) +7 18.04.19 5,666 204 8쪽
15 2막 5장 - 역병의 계절(2) +29 18.04.18 5,026 285 8쪽
14 2막 5장 - 역병의 계절(1) +7 18.04.18 4,950 194 8쪽
13 2막 4장 - 한 줌의 진실(2) +17 18.04.17 5,070 198 8쪽
12 2막 4장 - 한 줌의 진실(1) +7 18.04.17 5,212 191 8쪽
11 2막 3장 - 이중 함정(2) +5 18.04.16 5,161 211 7쪽
10 2막 3장 - 이중 함정(1) +3 18.04.16 5,281 216 7쪽
9 2막 2장 - 세 번째 안(2) +5 18.04.13 5,416 231 7쪽
8 2막 2장 - 세 번째 안(1) +9 18.04.13 5,838 224 8쪽
7 2막 1장 - 양들의 목장(2) +7 18.04.12 6,236 237 7쪽
6 2막 1장 - 양들의 목장(1) +7 18.04.12 8,229 243 10쪽
5 1막 4장 - 맹인과 성자 +43 18.04.11 9,314 327 17쪽
4 1막 3장 - 사냥꾼의 업 +15 18.04.10 10,296 346 15쪽
3 1막 2장 - 배우의 침착함, 사기꾼의 능숙함 +25 18.04.09 12,635 361 13쪽
2 1막 1장 - 낯선 사람에게 말 걸지 마라 +40 18.04.09 24,667 411 15쪽
1 저자의 서문 +49 18.04.09 28,853 43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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