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막 4장 - 완벽한 계획(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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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태양은 하얗게 질려 높이 떠 있었다. 계절의 변화와는 일절 무관하다는 듯 무심하게 푸른 침엽수가 예봉으로 하늘을 쫓고, 가늘고 날카로운 잎은 다만 밀도로 승부를 보겠다는 듯 쏟아지는 햇빛을 산산조각 냈다. 스타샤는 등이 땀으로 젖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그녀를 괴롭히는 건 축축한 등도, 고질적인 어깨 통증도, 시큰거리는 정강이도 아니었다. 웨인으로부터 전해들은 작전의 이면이 그녀를 성가시게 만들었다.
“이거 완전히 헤레틱스한테 놀아나는 것 아니에요?”
“그러니 우리가 그걸 확인해야지.”
웨인은 담담하게 대꾸했으나 스타샤는 그에게도 확신이 없다는 사실을 감지했다. 파하넨의 여관에서 이븐이 겪은 일을 알고 있는 사냥꾼은 이로써 셋. 스타샤는 어쩐지 배신에 가담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겐 계속 얘기 안 할 거고요? 적어도 테니아는 알아야죠.”
“정보의 출처에 대해서? 아냐. 통제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의 신중을 기울여야 해. 에카르트의 일을 잊지 말게. 루퍼트의 일도. 사냥단의 일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믿을 수 있는 시절은 오래 전에 지났네.”
웨인은 그렇게 말하면서 비탈에 뿌리박고 있는 나무를 쥐고 산을 탔다. 끙- 하는 소리가 그의 잇새로 새어 나왔다. 스타샤와 웨인이 택한 길은 기실 길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지형이었다. 후작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완만한 능선을 타는 대신 험준한 비탈을 오르기로 한 것이었다.
스타샤는 이제 습관이 되어버린 몸짓으로 하늘을 올려다봤다.
“테니아도 알아요.”
웨인이 내민 손을 사양하고 경사를 오른 스타샤가 말했다. 웨인이 그녀를 쏘아보았다.
“뭘?”
“케넌이 뤼시앵을 의심한다는 거요. 제가 보여드렸던 서신, 그거 테니아도 같이 봤어요.”
웨인은 한숨을 내쉬고 손으로 자신의 턱을 쓸었다. 요 며칠 면도를 하지 않은 듯 그의 턱에 꺼끌꺼끌한 흰 수염이 자라 있었다.
“그래. 스테이시 자네가 테니아를 믿는다면, 나도 믿어야겠지.”
“그렇죠? 역시 영감님은 그러실 줄 알았어요. 그런데 헤레틱스 측 움직임도 이상하지 않아요? 막스에 이어서 뤼시앵까지 포섭했다면 그건 너무······ 뻔하잖아요?”
“확신하지 말게. 케넌도 아직은 별다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니까. 뤼시앵 본인 말대로 노블 다이스를 잡는 위업에 자기 이름을 끼워 넣고 싶었던 건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나.”
그건 이븐이 집요하게 추궁한 끝에 뤼시앵으로부터 얻어낸 답변이었다. 뤼시앵의 신랄한 언변은 그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는 데에도 동원되었는데, 어차피 사냥꾼이라는 일도 오래 할 짓거리는 못 되니까 이름이나 알리겠다는 설명이 덧붙었다.
“왜 이러세요. 저도 완전히 귀 닫고 사는 건 아니라고요. 로스키르헨의 사냥꾼들이 뤼시앵을 뭐라고 부르는지 저도 알고 영감님도 아시잖아요.”
“주의를 기울이되 앞서나가지 말게. 코 자른 김에 목도 자른다고, 예언 그 자체 때문에 예언이 실현되는 일도 허다해.”
“뭐 자른 김에 뭘 또 자른다고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반역이 의심돼서 일단 코를 잘랐는데, 죄가 없는 걸로 밝혀진 거야. 문제는 그 다음인데, 코를 잃은 원한 때문에라도 반드시 반역을 일으킬 거라는 이유로 결국엔 목을 치고 마는 거지.”
스타샤는 그제야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그녀가 떠올리고 있는 것은 엉뚱하게도 교황청의 사냥꾼 아블린이었다.
“이쯤이면 보이겠는데요. 아니다, 자리를 조금 옮겨야겠어요.”
늘어선 나무들 때문에 시계가 좋지 않았다. 스타샤는 꺼내 들었던 단망경을 쥔 채로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 다녔다. 마침내 위치를 잡은 스타샤가 다시 단망경에 눈을 들이대고 아래를 살폈다. 오펜하른의 뒤를 둘러친 산은 야트막한 것이었기에 마을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다.
웨인과 달리 스타샤의 눈이 훑고 있는 것은 두 개의 서로 다른 오펜하른이었다. 하나는 물론 지금 그녀가 내려다보는 고요한 마을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 년 전의 참혹한 지옥도였다. 귀를 찢는 비명, 사냥꾼들의 다급한 고함과, 빌어먹을 자칭 귀족 놈들의 웃음소리. 스타샤는 이를 갈았다.
부펜하르크의 서북부를 담당하는 테니아가 가장 먼저 도착했고, 결코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직감한 그녀는 각지의 사냥꾼들을 불러 모았다. 루퍼트와 스타샤가 가장 먼저 합류했고 에이델도 소식을 듣고 넘어 왔다. 데릭이 뷔센을 데리고 함께 왔을 때 그들 사이에는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이 흘렀다.
노블 다이스의 두 마물이 주민들을 모두 해치우고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기우였음이 곧 드러났다. 그들은 사냥꾼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심지어 주민들을 살려두는 꼴같잖은 자비심까지 선보였다. 백작과 남작이 노리는 것은 명백했다.
첫 번째 격돌에서 에이델을 잃은 사냥꾼들은 이후의 전투에서 확인하게 된 자신들의 무력함 따위보다 더 치욕적인 순간을 그 날 밤 겪었다. 주민들의 구출은 그들의 임무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순간. 데릭은 그 말을 처음 꺼낸 테니아를 향해 죽일 듯이 달려들었고, 뷔센이 그를 말리는 동안 스타샤는 데릭에게 동조하고픈 마음을 억누르느라 입술을 짓씹었다.
짧은 회상으로부터 깨어난 스타샤가 자신이 관찰한 바를 공유했다.
“검은 제복을 입은 놈들이 처형단인 모양이네요. 무슨 종류인지 짐작은 안 가고··· 자식들 도끼를 하나씩 꼬나들고 있는데요.”
웨인도 스타샤의 옆에 서서 단망경을 들었다. 대규모 작전인 만큼 그들이 교구로부터 챙겨온 사냥 도구들도 다양했다. 거추장스러운 것을 싫어하는 스타샤도 어쩔 수 없이 허리에 갖가지 장비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기량껏 펼쳐대는 전투에 더 익숙했던 그녀였지만 후작을 잡는 데에는 세심한 조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탓이었다.
“경계를 서고 있는 놈들이 적어도 여덟. 한 무리가 움직이는군.”
“교대라도 할 모양인데요.”
스타샤는 고개를 움직여 웨인이 말한 무리들의 움직임을 천천히 좇았다. 그들의 모습은 나무에 가려 드러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교대를 하려는 게 아니야.”
웨인은 그렇게 말하고 얼른 하늘을 보았다. 하늘에 찍힌 불길한 점은 곧 단망경의 렌즈 속에서 정체를 드러냈다.
“후작이 우리를 발견했군.”
“네?”
그렇게 물은 스타샤는, 그러나 금방 그녀 스스로 답을 찾았다. 웨인이 발견한 까마귀는 이미 자취를 감췄지만, 마을에서 움직이던 무리들이 몸을 변형시키고 산기슭을 향해 전력으로 뛰어오는 모습을 발견했던 것이다.
“흑표귀(黑豹鬼)(*)예요. 수는······.”
스타샤는 시커먼 털로 뒤덮여 땅을 박차는 마물들의 머릿수를 헤아렸다. 웨인이 그녀의 말을 넘겨받았다.
“적어도 아홉, 아니 마지막 놈까지 열. 우리가 상대하기엔 많군. 무리를 이끄는 놈이 있어. 후작이 어중이떠중이들을 보내진 않았을 거야.”
“한 놈은 흑표귀가 아니에요. 저건, 웨인, 저거 조인(鳥人)(**) 맞죠?”
“가세. 자리를 옮겨야 해.”
웨인은 스타샤의 판단을 확인해주는 대신 그녀의 팔을 끌어당겨 이동을 재촉했다. 스타샤는 웨인의 손을 떼어내고 허리에 걸린 칼집을 풀었다.
“제가 영감님보다 느리겠어요.”
그들은 올라온 길로 돌아가지 않고 능선을 따라 내려가는 것을 택했다. 척후의 핵심이 은폐에 있었다면 귀환의 핵심은 빠른 합류에 있었다. 완만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머지않아 그들의 일행이 머무는 오두막에 닿을 수 있을 터였다.
능선은 완만했고 좁게나마 길이 나있었다. 물론 하산은 스타샤와 웨인이 예상한 대로 쉽지 않았다. 그들을 발견한 듯, 좌우로 솟아있는 침엽수 어디선가 까마귀가 목 쉰 소리로 우짖기 시작했다. 그 성가시고 흉흉한 소리는 곳곳에 숨어있는 동료들을 자극하는 식으로 점차 증폭되어 갔다.
푸드덕거리는 소리에 웨인은 재빨리 뒤를 돌았다. 그를 향해 달려드는 시커먼 형체는 그 전까지 접근을 눈치 채지 못했을 만큼 은밀하고 빨랐다. 그러나 웨인은 제 시간에 검을 뽑아들 수 있었다.
카각-
칼집으로부터 검을 빼어드는 첫 번째 동작은 필연적으로 베는 것일 수밖에 없었다. 속도를 가지고 달려드는 상대에게는 찌르기가 더 유효했을지도 모르지만, 사냥은 언제나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사이의 타협이었다.
퍽-
웨인은 새까만 조인이 부리로 그의 검을 물자 칼집을 든 왼손으로 재빨리 주먹을 먹였다. 자세가 불안정했고 힘이 덜 실렸지만 검을 부리로부터 회수할 틈을 만들어주기엔 충분했다. 그 다음은 물론 원군의 엄호였다.
츠컥-
스타샤가 빠르게 뽑아낸 칼이 조인의 머리통을 갈겼다. 새의 부리를 달고 머리털 대신 깃털을 가진 마물은 대가리에서 피를 뿜어내며 뒤로 물러났다. 스타샤는 용서 없이 따라붙어 연달아 상대를 향해 칼을 그었다.
그러나 칼끝은 연신 허공을 긁을 뿐, 조인은 펼친 날개를 퍼덕이며 그 모든 공격을 뒷걸음질로 피했다. 스타샤는 호흡을 고르고 칼을 칼집에 밀어 넣었다. 이 동작이 상대를 자극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렇게 달려든 마물들은 모조리 다음 공격에 목이 날아갔으니까.
그러나 조인은 스타샤를 향해 달려드는 대신 허공으로 떠올랐다가 웨인의 뒤에 내려앉았다. 웨인은 뽑아든 지팡이칼의 끝으로 그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는 마물의 목을 겨누었다. 그는 이제 땅을 울리며 접근하는 마물들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지원을 불러야 해.”
두 번째 합에서 조인의 펼친 날개를 찌르는 데 성공한 웨인이 물러나며 말했다. 조인은 날개로 흙바닥을 긁어 올렸다. 웨인은 눈을 가늘게 뜨고 흙먼지를 피해 옆으로 움직였다. 기다렸다는 듯, 조인이 웨인이 피한 방향을 따라 달려들었다.
그리고 그 공격은 동시에 스타샤가 예상한 방향이기도 했다. 칼집으로부터 폭발적인 속도로 뽑혀 나간 칼이 조인의 등을 사정없이 내려쳤다. 거무튀튀한 피가 스타샤를 향해 쏟아지고, 조인의 목에 칼을 꽂아 넣는 데 성공한 웨인이 그대로 반 바퀴를 돌아 스타샤의 옆에 섰다.
“그럴 순 없어요.”
둘의 눈이 마주쳤다. 아래로 처졌던 조인의 새까만 두 날개가 꿈틀거리자 둘은 동시에 좌우로 산개하며 물러났다. 스타샤가 칼끝으로 조인을 겨냥한 채 말했다.
“지원을 부를 거라면 영감님이 가세요. 제가 시간을 끌 테니까.”
“스테이시, 내가······.”
웨인은 말을 끝맺지 못하고 조인의 다음 공격을 맞받아쳤다. 이제 살이 드러난 데 없이 새까만 깃털로 전신을 덮은 마물은 여전히, 그리고 꾸준히 웨인을 노렸다. 웨인도 자신이 표적이 된 이유를 알고 있었다. 공격을 받아낼 때마다 늙은 관절들이 비명을 질렀다.
“두고 갈 수 없다고요!”
스타샤가 칼을 휘두르며 소리 쳤다. 그 공격을 피해 조인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마물을 사이에 두고 있었던 스타샤와 웨인의 눈이 다시 한 번 마주쳤다. 스타샤는 웨인의 찌푸린 눈 틈 사이에서 형형히 빛나는 청회색 눈동자를 보았다.
그러나 그건 그녀가 예상했던 결연한 빛 따위가 아니었다. 그건 단지 의아함이었다.
“여기서 지원을 부르자는 거야. 두고 가는 일 같은 건 없어.”
자신의 허리 뒤편을 더듬다 돌아온 웨인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은 둥근 통이었다. 거기에 담긴 물질은 스타샤도 알고 있는 것이었다. 피안개. 불을 피우면 붉은 연기를 뿌려 신호를 보내는 도구였다.
“젠장, 웨인.”
스타샤가 힘이 빠진 목소리로 덧붙였다.
“고마워요.”
무엇에 대한 감사인지 그녀 스스로도 이해하는 데에 시간이 걸렸다. 스타샤는 어느새 지척까지 다가온 흑표귀들의 번뜩이는 안광을 향해 칼을 겨누며 소리쳤다.
"영웅 노릇 안 해줘서 고맙다고요!"
*
이븐은 바닥에 눕혀 있는 시신을 내려다보았다. 오래 전 스쳤던 얼굴이었다. 아니, 몸이었다. 이븐은 턱 위로 머리가 사라진 시신을 보며 생각을 고쳤다. 그 자신이 이븐의 구조에 힘을 보탰다는 사실을 한 번도 이븐에게 얘기한 적 없었던 사제, 그래서 이 년이 지난 뒤에야 비로소 합당한 감사를 전해 받을 수 있었던 남자, 허드 기스데본이 이븐의 발치에 고요히 누워 있었다.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주시면 됩니다.’
뒤늦은 감사를 전하는 이븐에게 허드는 어디서 들어본 듯한 말로 희미하게 답했을 뿐이었다. 경전의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중요치 않은 글귀처럼, 허드의 인상은 그가 했던 답만큼이나 희미했다. 이 사제의 삶이 이븐에게는 꼭 다른 대목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당신이 저라면 의심하지 않겠어요?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시체가 되어서 돌아왔는데?”
“내가 뭣 때문에 구마사제 따위를 죽이겠어!”
구마사제 따위. 이븐은 턱에 힘을 넣었다가 한숨과 함께 분을 삭였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뤼시앵은 사제의 시체를 버려두지 않고 다른 물품들과 함께 마차에 실어오는 편을 택했다. 이븐은 차분한 음성으로 뤼시앵과 테니아가 서로에게 겨누고 있는 구설을 물렸다.
“뤼시앵의 말이 맞을 겁니다.”
말을 멈춘 뤼시앵과 테니아, 그리고 지켜보고 있던 안체의 시선까지 모두 이븐에게 쏠렸다. 이븐은 루퍼트의 일을 먼저 떠올리고, 알렉의 일을 이어서 기억해냈다.
“뤼시앵이 목격했다는 걸, 저 역시 본 적 있습니다. 머리가 폭죽처럼 터지는 장면 말입니다. 뤼시앵 말대로 검은 벌레가 쏟아져 나오고요.”
“그것 보라고! 브록센, 내게 이런 말을 한 걸 후회···”
“문제는.”
이븐은 다음 말을 망설였다. 그러나 망설임은 오래가지 않았다.
“기스데본 사제가 끝이 아닐지도 모른단 겁니다.”
*흑표귀: 페카 해협 건너 케스타리카 대륙에 주로 서식하는 마물. 흑표는 에케메니아의 검은표범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이들이 해협을 건너오는 일이 잦자 각국의 항구에서는 승객을 대상으로 까다로운 심사를 벌이기도 했다. 흑표귀가 이런 심사를 피하기 위해 선원으로 위장한다는 것은 비교적 근래에 밝혀진 사실이다.
**조인: 새를 닮은 외형으로 변이하는 인간형 마물을 통칭하는 말. 비행 능력이 있으나 대체로 체공 시간이 짧고 날개 힘이 강하지 못하다. 조인이 아이를 채어갔다는 의뢰를 받고 나선 사냥이 유귀나 다른 마물을 잡아 죽이는 일로 끝맺는 경우가 빈번했다. 조인은 부리나 발톱의 예리함을 믿고 덤벼드는 일이 더 많다.
- 작가의말
장면의 설명이 부족한 듯하여 내용을 보충했습니다. - 18.10.11.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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