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사냥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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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단영
작품등록일 :
2018.04.0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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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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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8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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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막 5장 -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4)

DUMMY

10막 5장(4)


*



검게 물든 세상 속에는 깊이도, 거리도, 넓이와 높이까지 모조리 없었다. 검기만 한 세계는 가까운 듯 멀었고, 끝없이 펼쳐졌다가 모든 것이 착각인 듯 눈두덩 위로 좁혀 들었다. 땅이 울렁거려 멀미가 일고, 들이켠 숨에 짠 내가 섞였다. 떨어진 하늘의 파편인 것처럼 갈매기 우는 소리가 성가시게 귀에 꽂혔다. 바다. 해변에 있나, 내가?


안체는 입술을 적시는 미지근한 액체가 바닷물일 거라고 믿었다. 선연한 잇자국을 따라 아린 혀는 게을렀고, 그래서 비린 맛의 정체를 감별해내지 못했다. 몸 위로 덮쳐 포근히 감싸는 느낌이 멋대로 번졌다가 함부로 사라졌다. 억센 손에 이끌려 몸이 엎어지고 잦혀지기를 수차례, 안체는 늦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웅얼거렸다.


“내버려둬······.”


그러나 웨인에게는 안체를 내버려둘 생각이 없었다. 그는 안체를 몸으로 덮어 구르며 날아드는 까마귀 떼를 막아내고, 칼을 휘둘러 절반의 허공과 절반의 살점을 베어냈다. 누구의 피인지도 분간할 수 없게 웨인의 몸이 온통 검붉었다. 웨인은 후작이 그를 조롱하고 있음을 알았다.


천천히, 그리고 확실히 웨인과 안체를 모두 후작 자신이 예비해둔 절망의 가장 깊은 나락에 떨어뜨려 죽이겠다는 삿된 의지가 가증스런 미소에서 읽혔다. 웨인은 오른손의 칼을 왼손에 옮겨 쥐었다. 목매달아 죽은 이의 혀처럼 그의 오른팔이 아래로 늘어졌다.


지켜야 할 것을 내던진다면 그건 싸움이 아니라 의미 없는 검무였고, 지키면서 싸우면 늦든 빠르든 지켜야 할 것도 잃고 자신의 목숨도 잃을 터였으므로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잃는 길이었다. 그러나 웨인은 복잡한 계산이 머리를 침노하도록 두지 않았다. 다만 닥쳐오는 일을, 닥치는 대로, 부닥칠 뿐이었다.


서걱-


베어낸 까마귀들이 땅에 머리를 처박았다가, 다시 일어나 쇄도했다. 그들 마물은 눈치 빠르고 또 인색해서 공격에 조금만 힘이 부족하게 들어가도 금세 알아차려 대가를 얻어냈다. 웨인은 몸을 스쳐간 까마귀들의 부리에 자신의 살점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다. 어깨와 옆구리에서 각각 피가 뜨끈하게 번졌다.


“정말이지 존경스러울 정도야, 늙은 사냥꾼.”


웨인이 안체를 포기할 낌새를 보이지 않자 후작이 말했다. 그녀는 느릿한 박수로 자신의 말에 진정성을 보탰다. 그러나 다음 순간 후작의 표정이 괴이하게 변했다. 그녀는 자신의 손바닥을 내려다보았다가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입술을 짓씹었다.


후작은 가려움증이 인 듯이 손끝을 세워 반대편 손바닥을 쥐어뜯었다. 이윽고 후작의 손끝에는 손바닥에서 뽑아낸 가늘고 긴 물체가 걸렸다. 그건 새까만 머리카락 한 줌이었다.


“아아아악-!”


무서운 비명이 귀를 찢었다. 공간에 균열을 낼 듯 날카롭고 긴 비명에 웨인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그의 주변을 맴돌며 공격할 틈만을 노리던 까마귀들이 비명에 이끌린 것처럼 후작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후작의 몸은 까마귀 떼로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 하늘로 솟구쳤다.


웨인은 안체의 살갗인지 외투인지 모를, 너덜너덜한 가죽을 움켜잡았다. 솟구쳤던 까마귀 떼가 빠르게 내리꽂혔다. 웨인은 안체를 내던지고, 붙잡은 자신의 팔에 끌려 자신 역시 내던져졌다. 돌풍이 그의 발끝을 두들겨 찢어발기는 것이 느껴졌다.


웨인이 칼로 땅을 짚고 일어섰을 때 까마귀 떼는 하늘 저편으로 멀어져 있었다. 그는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알았다. 웨인은 숨을 고르고 성한 데 없이 온몸이 물크러진 안체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안체를 들쳐 업었다.


휘청거리면서 또 곧게, 웨인은 주어진 길을 밟았다.



*



“뇌진탕이야. 아니, 사실은 잘 모르겠어. 뇌진탕이었으면 좋겠다는 거지.”


이븐은 자신 없이 변설(變說)하며 어깨를 으쓱였다. 요행히 불발이었지만 탄환이 아주 나가지 않은 것은 또 아니어서, 이븐은 테니아의 이마에 얕게 박힌 총알을 빼내야 했다. 총알 박힌 자국은 지워지지 않는 흉터로 남을 터였다.


테니아는 고요히 잠든 것처럼 보였다. 얼굴 위로 흘러내린 피가 이제는 굳어 턱 끝에서 붉은 수염처럼 남았다. 그들이 있는 건물의 맞은편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소공녀의 시신을 태우는 연기였다. 스타샤는 몇 번째인지 모를 담배를 꺼내 물기를 쥐어짜고 성냥불에 대고 말렸다. 실패의 흔적으로 그녀의 발치에 담배가 새똥처럼 쌓여 있었다.


“후작이 눈치 챘어.”


스타샤의 말에 이븐은 몸을 일으켜 창밖을 내다보았다. 하늘 위로 점점이 박힌 검은 새 떼가 점차로 커지고 있었다. 이븐은 벽에 기대어 앉힌 테니아의 자세를 고치고 창가로 다가섰다. 거리에는 아직도 마물들이 남아 배회하고 있었다. 이븐은 그 마물들이 소공녀가 죽기 전에 불렀던 원군이라는 것을 알았다. 마물들은 흰 눈자위를 까뒤집으며 목적 없이 어슬렁거렸다.


스타샤가 말했다.


“합류해야 해.”

“테니아를 맡아. 내가 후작이랑 저 놈들을 끌고 뤼시앵이 놓은 덫 쪽으로 갈 테니까.”


이븐의 말에 스타샤는 긴 한숨을 쉬었다. 이븐의 예상과 달리 스타샤는 그의 계획에 반발하지 않았다. 그녀는 결국 마지막 담배를 포기하고 손으로 으깨 버린 뒤 미워 죽겠다는 듯 한 마디를 내뱉었다.


“진짜 저 애물단지를 어떻게 해야 하나 몰라.”


이븐은 피식 웃고 총기를 점검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스타샤가 물었다.


“몇 발 남았어?”

“안 죽을 만큼 충분히.”


스타샤가 갑작스레 다가섰을 때 이븐은 그녀의 의도를 읽지 못했다. 그는 스타샤의 입술이 유난히 붉다고 생각했다가 곧 그게 흘러내린 코피 때문임을 깨달았다. 기대와 달리 스타샤의 얼굴은 그 이상으로 가까워지지 않았다.


“네가 쏜 거 아니지?”


이븐이 열없이 자신의 입술을 혀로 핥은 뒤 답했다.


“방아쇠를 당긴 건 테니아였어.”

“테니아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네가 당겼을 거잖아.”


이븐은 고개를 들어 천장을 흘겼다가 다시 내려 바닥을 응시했다. 그건 아주 느린 대답처럼 보였다. 바닥에는 답이 없었고, 기실 답은 아무 데에도 없었다. 이븐이 침잠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 역시 잔베르에서 나를 죽이려고 했었지. 나는 모르는 사람이라 괜찮았고, 테니아는 네 친구라서 그러면 안 된다는 건가?”


별개의 의지를 가진 생물인 듯 혀가 멋대로 움직여 말을 만들어냈다. 이븐은 참회하는 사람같이 눈을 질끈 감았다. 다시 뜬 눈에 고개 돌리지 않고 못처럼 바닥에 박혀 서 있는 스타샤가 들어왔다.


“그래, 난 널 죽이려고 했지. 하지만 우린 결국 그러지 않았어. 데릭은 술주정뱅이였지만,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데는 정신이 말짱한 사람보다 더 나았지. 맞아, 데릭이 옳았어. 나는 틀렸고. 그 때의 내가 틀렸다는 걸 네가, 지금의 네 삶이 증명해주고 있잖아.”


잠깐의 공백을 두고 이어서 그녀가 덧붙인 말은 조금도 그녀답지 않았다.


“부탁이니까 계속 그렇게 해줘.”


이븐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을 한다면 말로써 하게 될 텐데, 말은 상황에 부딪쳐 애초에 없었던 듯 쉬이 흩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븐은 권총을 쥐고 계단을 향했다. 도망치듯 빠른 걸음이었다.


멋대로 쏘아죽여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마물들이, 생사를 넘나들지언정 윤리적 궁지에 빠트리지 않는 마물들이 밖에는 득시글했다. 이븐은 문을 열고 거리로 나서 마물들과 마주했다. 그는 마물들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그러고는 권총을 높이 치켜들고, 신호탄처럼 하늘을 향해 한 발을 쏘았다.


탕-


까마귀 떼가 하늘에서 방향을 찾아 내리꽂히고 마물들이 정체되었던 공기를 어지러이 흩트리며 덤벼들었다.



*



“살아 있습니까?”

“당신이 직접 살펴보시오, 뤼시앵. 당신 눈으로 직접 보란 말이오.”


웨인의 목소리가 낮게 깔려 으르렁거렸다. 간신히 뱉어낸 말의 뒤에 기침이 따라붙었다. 웨인의 늙은 몸이 벽에 기댄 채 쿨럭이며 들썩였다. 그는 손바닥에 튄 피를 옷자락에 문질러 닦았다.


뤼시앵은 머뭇거리며 다가왔다. 그의 몸이 더 가까워지지 않고 멈췄다. 가까이하고 싶지 않아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가 웨인을 쳐다보고 말했다.


“감염된 건 아니···”


짝-


웨인은 피범벅이 된 오른손을 덜덜 떨었다. 부상 때문인지 분노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뤼시앵은 자신의 뺨을 갈긴 웨인을 부축해 일으켰다. 웨인이 힘을 짜내어 뤼시앵을 밀쳐냈다. 그는 뒤로 휘청거리다 벽에 등을 부딪고 주르륵 미끄러져 주저앉았다.


“이제··· 이제 어뜨, 어떡해야겠습니까? 저, 저는 여기 설치해둔 함정을 작동시켜야······.”

“드메스포르!”


웨인이 노성으로 뤼시앵의 어눌한 말을 끊었다.


“당신이 이 따위 거창한 덫으로 잡으려는 게 대체 뭐란 말이오?”


들어 올린 웨인의 지팡이 끝이 가리키고 있는 건 뤼시앵이 창가마다 설치해둔 덫이었다. 화약과 은으로 된 말뚝이 쇠로 만든 관 안에 들어 있었다. 흡사 대포와 같은 모양새였고, 그걸 혼자 이층으로 옮겨온 노력만큼은 가상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당신이 자랑하는 이 함정들이 여태 잡은 건 우리 사냥꾼들뿐이었소. 무슨 말인지 아시오? 이 잘난 덫을 설치하는 동안 안체 양이 저 꼴이 되고 말았단 거요. 당신이 여기서 시간을 잡아먹는 동안 우린 오지 않는 지원을 기다렸단 말이오! 요새라도 만들 작정이오? 그래서 그 뒤에 숨어있을 작정이었소?”

“아, 안체는 독단적으로 해, 행동했고 저는··· 저는 계획대로 여기서, 그러니까 당초 계획했던 대로······.”

“집어치우시오, 뤼시앵. 집어치워.”


뤼시앵은 입을 닫고 안체를 내려다보았다. 피를 닦은 헝겊을 되는 대로 모아 쌓아두면 저런 모양일 듯싶었다. 그는 허리를 숙이고 안체의 코밑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미약한 숨이 손가락을 데웠다. 뤼시앵은 그 콧김에 데기라도 한 것처럼 거둬들인 손을 품에 넣고 문질렀다.


뤼시앵은 허리를 펴고 일어나려다 다시 안체를 향해 몸을 숙였다. 안체의 왼손에 그녀의 투창기가 쥐어져 있었다. 그는 시선을 옮겨 안체의 감긴 두 눈에 두었다. 이윽고 뤼시앵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눌하던 말투가 어느새 가시고 처음 만났을 때와 같은 교만하고 매끄러운 음성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헬라이드 당신 말대로 소공녀가 죽었다면 승산이 있습니다. 후작은 이성을 잃었을 테니 함정에 쉽게 속아 넘어갈 겁니다. 아직 남아있는 마물들을 처리하는 데엔 바닥에 설치해둔 곰덫이 유효할 테고요. 그리고······.”

“부탁이니 그 함정 소리 좀 제발 그만두시오.”

“아뇨, 웨인. 제 말을 들으십시오. 소공녀를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면 우리 쪽 피해도 분명 있을 겁니다. 제가 판단하기로는 감염된 인물은 테니아일 겁니다. 그 사제처럼 죽었을 수도 있고, 살았더라도 제압해야 했을 테니 여하간 전력은 손실됐다고 봐야 합니다.”


웨인은 탈력한 눈으로 뤼시앵을 쳐다보았다. 뤼시앵은 기이한 열정에 휩싸인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어쩌자는 것이오?”

“이븐이나 스타샤, 아니면 둘 모두 이쪽으로 올 겁니다. 후작과 남은 마물들을 뒤에 달고서 말이지요. 이븐이 더 적합하겠군요. 아마 이븐이 올 겁니다. 그렇죠. 그리고······ 후작이 날아서 온다면 당신이 여기서 함정을 작동시키십시오.”


뤼시앵은 창가의 함정을 손으로 쓸었다. 사뭇 즐거운 듯 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누군가 그에게 계속해서 말을 시키기라도 한 것처럼 뤼시앵은 쉬지 않고 설명을 쏟아냈다.


“여기 손잡이를 잡아 각도를 조정하면 됩니다. 정확하게 맞히겠다는 생각 때문에 적절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높이를 대강 어림잡아서··· 불을 붙이십시오. 여기, 여기 금을 그어둘 테니 후작이 이쯤 오면 불을 붙여야 합니다. 아니지. 처음에는 제가 신호를 드리겠습니다. 하나, 둘. 둘에서 발사될 겁니다. 기다리지 마십시오. 창마다, 창마다 설치해뒀으니 옮겨 다니면서··· 한 번 해보면 감이 잡힐 겁니다. 그 감을 믿고 다음 함정도 작동시키면··· 후작도 어려운 상대는 아니란 겁니다.”

“그럼 당신은? 뤼시앵 당신은 뭘 할 거요?”


웨인의 눈에는 여전한 의혹이 서려 있었다. 뤼시앵은 등에 메고 있던 플랑베르주를 빼들고 허공을 겨냥해 두어 번 휘둘렀다.


“검을··· 검을 놓치지 말아야지요. 손에서, 내 손에서 검을 놓치지 말아야죠.”


그건 질문에 대한 답은 아니었지만, 웨인은 그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뤼시앵 말대로라면 이븐이 후작과 마물을 끌고 올 터였으나, 함정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그 방향에 세심한 조율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러므로 뤼시앵은 길을 인도할 작정이었다.


뤼시앵의 팔이 떨려, 웨인의 흐린 시야 속에서 구불구불한 칼날이 잔영을 만들어냈다. 웨인은 지팡이칼로 바닥을 찍었다.


“두려움에 맞서라는 게 아니오, 뤼시앵.”


그렇게 말한 웨인은 이를 악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수통의 술로 입을 헹구고 덧붙였다.


“두려움과 함께 싸우라는 거지.”



*



제어되지 않는 울음이 가슴에 스민 것처럼, 들이켜는 숨이 끊어졌다 이어졌고 내쉬는 숨도 다르지 않았다. 아래로 내린 칼끝이 흙바닥을 긁었다. 땅의 울림이 떨리는 무릎이 엮어낸 환상인지, 망가진 몸이 여전히 품고 있는 예민한 감각 덕인지 알 수 없었다. 자신의 제자와는 달리 멀쩡한 두 눈이 곧 의문을 해결해주었다.


멀리서 이븐이 달려오고 있었다. 뤼시앵은 검을 높이 치켜들었다. 팔이 주체할 수 없이 떨려 칼끝이 허공에 대고 원을 그렸다. 두려움과 함께 싸우라는 거지. 노인의 말이 귀를 울렸다. 뤼시앵은 앞니로 입술을 짓씹고, 움켜쥔 검을 머리 위에서 크게 돌렸다. 처음에는 팔이 검을 돌리고, 그 다음부터는 검의 무게에 팔이 따라갔다.


“흐흐흐······.”


깨닫지 못한 사이 잇새로 우는 듯 웃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겁에 질려 검을 휘두른 탓에 오히려 팔은 떨리지 않았다. 뤼시앵은 몸 안으로 검을 당겨 자세를 잡았다. 이븐이 그를 향해 달려오고, 그 뒤로는 마물들이, 그 위로는 까마귀 떼가 쫓아왔다. 뤼시앵은 기다렸다. 발밑에 낮게 깔린 악몽이 연기처럼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마물들이 그의 몸을 덮쳐 할퀴고 찢었다. 뤼시앵은 그들을 벨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므로 뤼시앵은 기다렸다. 손가락 관절을 하나씩 뽑는 고통이 되살아나 칼자루를 잡은 두 손을 조이고 당겼다. 그럼에도 뤼시앵은 기다렸다.


과거의 고통을 되씹는 자포(自暴)가, 괴로운 기억에 몸을 담갔다 빼내는 순간이 익숙했고, 차라리 익숙해서 즐거웠다. 체념은 편했지만, 뤼시앵은 안체의 푹 꺼진 오른눈을 기억했다.


뤼시앵은, 기다렸다.


“와라!”


쾅-


폭발한 첫 번째 함정은 까마귀 대열의 후미를 쓸어 삼켰다. 연이어 터진 두 번째 함정 역시 은으로 된 말뚝을 섬광처럼 쏟아내며 하늘의 까마귀들을 지워냈다. 까마귀 떼가 고도를 높여 세 번째는 빗나갔다. 네 번째는, 네 번째 함정은, 뤼시앵 자신이었다.


이븐이 그의 옆을 스쳐 지나가고 뤼시앵을 향해 까마귀 떼가 활강했다. 뤼시앵은 두려워서 피했다. 그 마물들이 몸에 닿는 일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두려워서, 뤼시앵은 이븐을 쫓던 마물들의 돌격도 멀찍이 물러나 피했다.


그는 두려워서 검을 휘둘렀고, 공포에 질려 몸을 엎드렸다가, 또 겁이 나서 후작의 목을 찔렀다. 힘주어 악문 탓에 의치의 뿌리가 잇몸을 찔러 고통이 되살아났다. 그를 붙잡았던 마물들은 고문에 해박했고 손을 집어넣어 생니를 뽑았다.


“으아아아-!”


울음 섞인 괴성이 뤼시앵의 입에서 튀어나갔다. 그의 얼굴은 한껏 일그러져 있었고, 눈물이 그치지 않고 흘렀다. 울음이 몸을 데웠고 데운 몸을 식히기 위해서라도 약이 절실했다. 까마귀 떼로 변했던 후작이 방향을 틀어 그의 뒤를 덮쳤다. 뤼시앵은 발광하며 물러나 발작처럼 검을 휘둘렀다.


“오지 마! 저리 꺼지란 말이야!”


후작이 휘두른 팔이 뤼시앵의 상박을 긁었다. 붉은 줄이 깊게 남으며 피가 새어나왔다. 뤼시앵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울부짖었고, 떨면서 칼끝으로 찌르고 칼날로 베었다. 어디를 베는지도 알지 못했다. 눈앞에 닥친 모든 것들을 그저 쫓아내기 위해서 그는 계속 검을 휘둘렀다.


두려움 때문에 피로가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후작이 내뻗은 팔이 목을 할퀴었다가, 다시 옆구리를 깊게 파고들며 생살을 후볐다. 고통이 너무 커서, 오히려 고통에 몸이 움츠러들지 않았다. 뤼시앵은 울면서 폼멜로 후작의 팔꿈치를 내려찍고, 발로 후작을 밀어 자빠뜨리고, 검으로 찍어 뿜어져 나온 후작의 피로 얼굴을 적셨다.


“죽어, 제발 죽어! 죽으라고!”


검을 뽑아낸 뤼시앵은 쓰러진 후작의 몸을 난도질했다. 후작의 몸이 까마귀로 변해 흩어졌다. 이제 까마귀들은 그 수를 눈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줄어 있었다. 격려의 박수처럼 마을의 입구에 설치해둔 덫이 일제히 아가리를 닫으며 경쾌한 소리를 냈다. 총성이 여러 차례 이어지고 살점과 내장이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끔찍한 소리들이 뤼시앵을 더욱 광기로 몰아붙였다. 그는 이제, 아니 어쩌면 그 전부터 제정신이 아니었다. 정신없이 휘둘러 대는 검에서는 검술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다만 광인의 난폭함과 겁부(怯夫)의 불민함이 짙게 깃들어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의 모든 공격은 창졸해서 예측도, 회피도 어려웠다. 날아오르던 까마귀들이 검에 맞아 힘을 잃고 떨어지며 이윽고 바닥 위에 엎어진 여인으로 변했다. 캐리온 후작은 산발한 머리칼 틈으로 뤼시앵을 보았다. 뤼시앵의 눈은 어느 곳도 보고 있지 않았다.


“너 따위가··· 너 따위······.”


후작은 말을 잇지 못했다. 내려친 뤼시앵의 검이 후작의 얼굴을 모로 길게 찢고, 후작은 얼굴을 감싸 쥔 채 비명을 질렀다. 비쩍 마른 팔과 다리로 바닥을 차며 후작은 허둥거렸다. 손샅으로 내다본 뤼시앵의 울고 있는 얼굴이,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광경이었다.


츠컥-


올려친 칼끝에서 후작의 잘린 머리가 허공을 돌았다. 바닥에 떨어져 구른 머리는 까마귀로 변하지 않았다.


“맙소사, 뤼시앵.”


이븐이 덫에 걸린 마지막 마물의 머리에 총을 갈긴 뒤 말했다. 그의 주변으로 마물들의 시체가 산적해 있었다. 요새를 잘못 건드린 병사들처럼 쓰러진 마물들의 다리마다 덫이 물려 있었다.


“진즉에 그렇게 싸우시지 않고······.”


뤼시앵은 검을 내던지고 비척비척 뒷걸음질 쳤다. 피로 물든 어깨가 간헐적으로 떨렸다. 뤼시앵이 고개를 돌렸을 때, 이븐은 짐승처럼 울고 있는 남자를 보았다. 뒤로 넘어가는 뤼시앵의 몸을 이븐이 달려가 받았다.



10막 마침.


작가의말

말씀드렸던 대로, 내일, 10월 19일 금요일은 휴재하려 합니다. 다음 주 11막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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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 13막 5장 - 해 뜨는 집(1) +8 18.12.06 1,036 37 13쪽
143 13막 4장 - 섶을 지고 불 속으로(2) +2 18.12.05 899 34 13쪽
142 13막 4장 - 섶을 지고 불 속으로(1) +5 18.12.04 941 37 13쪽
141 13막 3장 - 답 없는 메아리(2) +2 18.12.03 1,074 37 15쪽
140 13막 3장 - 답 없는 메아리(1) +5 18.12.01 1,010 32 12쪽
139 13막 2장 - 매듭을 끊다(2) +2 18.11.29 1,005 37 13쪽
138 13막 2장 - 매듭을 끊다(1) +8 18.11.28 1,070 41 13쪽
137 13막 1장 - 시체밭의 파수꾼(2) +3 18.11.27 1,134 36 17쪽
136 13막 1장 - 시체밭의 파수꾼(1) +4 18.11.26 1,176 43 18쪽
135 막간극4. 애국자(2) +5 18.11.20 1,146 38 14쪽
134 막간극4. 애국자(1) +11 18.11.19 1,036 39 13쪽
133 12막 4장 - 살아있는 늪(2) +5 18.11.16 1,041 49 14쪽
132 12막 4장 - 살아있는 늪(1) +4 18.11.15 1,067 41 13쪽
131 12막 3장 - 연옥의 한가운데(2) +8 18.11.13 1,050 51 14쪽
130 12막 3장 - 연옥의 한가운데(1) +5 18.11.12 1,023 44 12쪽
129 12막 2장 - 안식일(2) +9 18.11.08 1,152 48 14쪽
128 12막 2장 - 안식일(1) +4 18.11.07 1,111 42 17쪽
127 12막 1장 - 울게 하소서(2) +9 18.11.06 1,186 45 17쪽
126 12막 1장 - 울게 하소서(1) +8 18.11.05 1,141 52 12쪽
125 11막 4장 - 사냥꾼은 두 번 죽는다(2) +9 18.11.01 1,196 42 17쪽
124 11막 4장 - 사냥꾼은 두 번 죽는다(1) +8 18.10.31 1,147 45 17쪽
123 11막 3장 - 방아쇠를 당기다(2) +12 18.10.30 1,237 43 14쪽
122 11막 3장 - 방아쇠를 당기다(1) +4 18.10.29 1,141 45 13쪽
121 11막 2장 - 이론과 실재(3) +4 18.10.26 1,122 42 14쪽
120 11막 2장 - 이론과 실재(2) +8 18.10.25 1,170 46 14쪽
119 11막 2장 - 이론과 실재(1) +3 18.10.24 1,217 42 14쪽
118 11막 1장 - 엇길(2) +9 18.10.23 1,172 49 14쪽
117 11막 1장 - 엇길(1) +4 18.10.22 1,265 42 15쪽
» 10막 5장 -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4) +12 18.10.18 1,314 59 19쪽
115 10막 5장 -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3) +6 18.10.17 1,255 49 17쪽
114 10막 5장 -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2) +6 18.10.16 1,186 41 14쪽
113 10막 5장 -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1) +4 18.10.15 1,244 39 14쪽
112 10막 4장 - 완벽한 계획(3) +6 18.10.12 1,399 45 13쪽
111 10막 4장 - 완벽한 계획(2) +7 18.10.11 1,338 43 15쪽
110 10막 4장 - 완벽한 계획(1) +5 18.10.10 1,358 41 14쪽
109 10막 3장 - 꼬리잡기(3) +5 18.10.09 1,351 41 13쪽
108 10막 3장 - 꼬리잡기(2) +4 18.10.08 1,563 49 12쪽
107 10막 3장 - 꼬리잡기(1) +8 18.10.05 1,439 54 15쪽
106 10막 2장 - 침대 밑의 괴물(2) +14 18.10.04 1,426 49 15쪽
105 10막 2장 - 침대 밑의 괴물(1) +18 18.10.03 1,459 57 15쪽
104 10막 1장 - 내면의 적(2) +19 18.10.02 1,479 42 16쪽
103 10막 1장 - 내면의 적(1) +24 18.10.01 1,712 54 16쪽
102 막간극3. 반역자(2) +17 18.09.05 2,024 42 15쪽
101 막간극3. 반역자(1) +7 18.09.04 1,742 51 13쪽
100 9막 4장 - 죽은 자들 가운데(3) +22 18.09.03 1,748 83 20쪽
99 9막 4장 - 죽은 자들 가운데(2) +12 18.08.31 1,712 57 13쪽
98 9막 4장 - 죽은 자들 가운데(1) +15 18.08.30 1,673 53 12쪽
97 9막 3장 - 야수의 심장(3) +12 18.08.29 1,716 61 17쪽
96 9막 3장 - 야수의 심장(2) +10 18.08.28 1,632 63 14쪽
95 9막 3장 - 야수의 심장(1) +15 18.08.27 1,765 69 12쪽
94 9막 2장 - 늑대굴 비가(3) +18 18.08.24 1,783 73 16쪽
93 9막 2장 - 늑대굴 비가(2) +10 18.08.23 1,655 64 13쪽
92 9막 2장 - 늑대굴 비가(1) +8 18.08.22 1,803 63 13쪽
91 9막 1장 - 최선의 세계(2) +6 18.08.21 1,877 79 15쪽
90 9막 1장 - 최선의 세계(1) +7 18.08.20 1,812 73 13쪽
89 8막 4장 - 영웅은 필요 없다(5) +14 18.08.17 1,783 74 13쪽
88 8막 4장 - 영웅은 필요 없다(4) +8 18.08.16 1,835 67 13쪽
87 8막 4장 - 영웅은 필요 없다(3) +13 18.08.15 1,808 66 12쪽
86 8막 4장 - 영웅은 필요 없다(2) +10 18.08.14 1,975 71 12쪽
85 8막 4장 - 영웅은 필요 없다(1) +13 18.08.13 1,987 78 12쪽
84 8막 3장 - 창자와 까마귀의 밤(6) +7 18.08.10 1,809 83 17쪽
83 8막 3장 - 창자와 까마귀의 밤(5) +13 18.08.09 1,796 69 13쪽
82 8막 3장 - 창자와 까마귀의 밤(4) +9 18.08.08 1,881 76 13쪽
81 8막 3장 - 창자와 까마귀의 밤(3) +12 18.08.07 1,842 81 13쪽
80 8막 3장 - 창자와 까마귀의 밤(2) +13 18.08.06 1,862 85 11쪽
79 8막 3장 - 창자와 까마귀의 밤(1) +12 18.08.03 1,939 90 10쪽
78 8막 2장 - 식사 예절에 관한 문제(2) +13 18.08.02 1,910 97 10쪽
77 8막 2장 - 식사 예절에 관한 문제(1) +7 18.08.01 1,974 84 11쪽
76 8막 1장 - 폭풍은 고요히(2) +8 18.07.31 1,988 80 11쪽
75 8막 1장 - 폭풍은 고요히(1) +10 18.07.30 2,174 87 10쪽
74 7막 4장 - 천국의 구렁이들(3) +17 18.07.27 2,155 106 14쪽
73 7막 4장 - 천국의 구렁이들(2) +7 18.07.26 2,059 87 10쪽
72 7막 4장 - 천국의 구렁이들(1) +12 18.07.25 2,100 90 10쪽
71 7막 3장 - 짐승의 머리, 뱀의 혀(2) +18 18.07.24 2,883 107 11쪽
70 7막 3장 - 짐승의 머리, 뱀의 혀(1) +11 18.07.23 2,144 90 12쪽
69 7막 2장 - 종양이 다시 자라기까지(2) +10 18.07.20 2,228 98 12쪽
68 7막 2장 - 종양이 다시 자라기까지(1) +5 18.07.19 2,170 104 8쪽
67 7막 1장 - 저울 위에서(2) +4 18.07.18 2,167 99 10쪽
66 7막 1장 - 저울 위에서(1) +5 18.07.17 2,283 103 9쪽
65 막간극2. 공모자들(2) +6 18.07.16 2,288 91 9쪽
64 막간극2. 공모자들(1) +1 18.07.13 2,311 88 9쪽
63 6막 5장 - 밀알 하나도 놓치지 않고(4) +14 18.07.12 2,217 108 10쪽
62 6막 5장 - 밀알 하나도 놓치지 않고(3) +10 18.07.11 2,232 105 11쪽
61 6막 5장 - 밀알 하나도 놓치지 않고(2) +4 18.07.10 2,203 96 8쪽
60 6막 5장 - 밀알 하나도 놓치지 않고(1) +3 18.07.09 2,288 105 9쪽
59 6막 4장 - 핏물을 닦아내고(3) +4 18.07.07 2,286 104 7쪽
58 6막 4장 - 핏물을 닦아내고(2) +4 18.07.05 2,286 104 8쪽
57 6막 4장 - 핏물을 닦아내고(1) +5 18.07.04 2,279 103 7쪽
56 6막 3장 - 핏빛 예배(3) +8 18.07.03 2,312 117 9쪽
55 6막 3장 - 핏빛 예배(2) +10 18.07.02 2,287 104 8쪽
54 6막 3장 - 핏빛 예배(1) +6 18.06.29 2,491 97 7쪽
53 6막 2장 - 거머리 늪(3) +5 18.06.28 2,298 91 9쪽
52 6막 2장 - 거머리 늪(2) +5 18.06.27 2,345 84 8쪽
51 6막 2장 - 거머리 늪(1) +4 18.06.26 2,496 103 9쪽
50 6막 1장 - 개죽음(2) +8 18.06.25 2,645 117 12쪽
49 6막 1장 - 개죽음(1) +11 18.06.22 2,616 113 10쪽
48 5막 5장 - 믿는 자에게 진실 있나니(2) +15 18.05.25 2,546 116 9쪽
47 5막 5장 - 믿는 자에게 진실 있나니(1) +18 18.05.24 2,507 115 8쪽
46 5막 4장 - 안개 속의 군무(2) +3 18.05.23 2,542 104 8쪽
45 5막 4장 - 안개 속의 군무(1) +5 18.05.22 2,752 114 9쪽
44 5막 3장 - 우리 중의 하나(2) +6 18.05.21 2,623 121 11쪽
43 5막 3장 - 우리 중의 하나(1) +5 18.05.18 2,848 116 7쪽
42 5막 2장 - 전쟁터의 장의사들(2) +5 18.05.17 3,061 106 12쪽
41 5막 2장 - 전쟁터의 장의사들(1) +10 18.05.16 2,924 112 8쪽
40 5막 1장 - 전장으로부터의 초대(2) +7 18.05.15 3,060 113 11쪽
39 5막 1장 - 전장으로부터의 초대(1) +7 18.05.14 3,119 114 8쪽
38 4막 5장 - 사냥꾼의 장례식(3) +15 18.05.11 3,023 135 8쪽
37 4막 5장 - 사냥꾼의 장례식(2) +19 18.05.10 3,067 142 9쪽
36 4막 5장 - 사냥꾼의 장례식(1) +7 18.05.09 3,148 120 9쪽
35 4막 4장 - 전야제(2) +7 18.05.08 3,183 135 10쪽
34 4막 4장 - 전야제(1) +6 18.05.07 3,174 120 8쪽
33 4막 3장 - 거울상(2) +3 18.05.04 3,425 140 8쪽
32 4막 3장 - 거울상(1) +3 18.05.03 3,368 131 7쪽
31 4막 2장 - 몰이사냥(2) +3 18.05.02 3,486 135 8쪽
30 4막 2장 - 몰이사냥(1) +9 18.05.02 3,606 130 8쪽
29 4막 1장 - 닭장 속 여우(2) +8 18.05.01 3,666 135 7쪽
28 4막 1장 - 닭장 속 여우(1) +2 18.05.01 3,941 136 8쪽
27 막간극1. 전초전(2) +8 18.04.30 3,965 164 14쪽
26 막간극1. 전초전(1) +2 18.04.30 4,119 139 10쪽
25 3막 5장 - 구렁텅이(2) +5 18.04.27 4,033 155 8쪽
24 3막 5장 - 구렁텅이(1) +4 18.04.27 4,044 157 8쪽
23 3막 4장 - 흉년(2) +4 18.04.26 4,170 153 8쪽
22 3막 4장 - 흉년(1) +5 18.04.25 4,357 170 9쪽
21 3막 3장 - 불굴 혹은 불구(2) +2 18.04.24 4,699 185 10쪽
20 3막 3장 - 불굴 혹은 불구(1) +16 18.04.23 4,524 202 7쪽
19 3막 2장 - 비 새는 개집(2) +5 18.04.20 4,711 180 8쪽
18 3막 2장 - 비 새는 개집(1) +2 18.04.20 4,967 194 8쪽
17 3막 1장 - 머리통 흥정(2) +3 18.04.19 4,823 187 7쪽
16 3막 1장 - 머리통 흥정(1) +7 18.04.19 5,666 204 8쪽
15 2막 5장 - 역병의 계절(2) +29 18.04.18 5,026 285 8쪽
14 2막 5장 - 역병의 계절(1) +7 18.04.18 4,950 194 8쪽
13 2막 4장 - 한 줌의 진실(2) +17 18.04.17 5,070 198 8쪽
12 2막 4장 - 한 줌의 진실(1) +7 18.04.17 5,212 191 8쪽
11 2막 3장 - 이중 함정(2) +5 18.04.16 5,161 211 7쪽
10 2막 3장 - 이중 함정(1) +3 18.04.16 5,281 216 7쪽
9 2막 2장 - 세 번째 안(2) +5 18.04.13 5,416 231 7쪽
8 2막 2장 - 세 번째 안(1) +9 18.04.13 5,838 224 8쪽
7 2막 1장 - 양들의 목장(2) +7 18.04.12 6,236 237 7쪽
6 2막 1장 - 양들의 목장(1) +7 18.04.12 8,229 243 10쪽
5 1막 4장 - 맹인과 성자 +43 18.04.11 9,314 327 17쪽
4 1막 3장 - 사냥꾼의 업 +15 18.04.10 10,296 346 15쪽
3 1막 2장 - 배우의 침착함, 사기꾼의 능숙함 +25 18.04.09 12,635 361 13쪽
2 1막 1장 - 낯선 사람에게 말 걸지 마라 +40 18.04.09 24,667 411 15쪽
1 저자의 서문 +49 18.04.09 28,853 43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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