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막 1장 - 엇길(1)
11막 회감(會減)(*)
문제는 세상에 답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답은 짚단 속의 바늘처럼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지푸라기 개개로서 존재한다. 온전한 정답으로서의 바늘이 없다면 답을 찾는 이의 다음 선택지는 가장 단단하고 날카로운 지푸라기를 골라내는 것일 텐데, 양식 있는 독자여, 그대 생각이 옳다. 지푸라기는 대개 옷감을 뚫지 못하고 부서졌다.
- 요나스 아들러, 『새로운 세대의 윤리』
깊은 절망은 또 다른 절망으로 이어질 희망에 기대게 만든다.
- 세젠치아 지역의 격언
1장 엇길
흙길을 이기며 나아가는 마차의 바퀴는 간혹 돌부리에 걸려 불협화음을 냈다. 그럼에도 잘 조율된 교향악단의 연주처럼 마차 여행은,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면, 너그러이 따분했다. 햇살이 피어올린 졸음이 스친 바람에 아스러지고, 그런 뒤에는 다시 질긴 수마(睡魔)가 머리에 올라타 고개를 기울였다.
그럴 리 없겠지만, 세상은 무탈해 보였다. 괴팍하고 예측 불가한 세상은 또 그만큼 게으른 주정뱅이여서, 구태여 들춰내지 않으면 문제를 깔고 누운 자리에서 며칠이고 단조롭게 코를 골았다. 문제가 있다면 함께 타고 있는 이들이 그런 세상을 도무지 가만둘 줄 모르는 인물들이란 사실이었다.
남자는 고개를 돌려 마주 앉은 두 사냥꾼을 쳐다보았다. 좌석이 그리 넓지 않음에도 둘 사이엔 애써 마련한 여백이 있었다. 둘 가운데 더 여유로워 보이는 쪽을 향해 남자가 물었다.
“베소니아에 가보신 적은 있습니까?”
남자의 물음에 이븐은 바로 답하는 대신 깍지 낀 손을 앞으로 뻗어 기지개를 켰다. 몸 안을 떠돌던 뼈들이 제자리를 찾기라도 하는 것처럼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마차 안을 채웠다.
“없습니다. 잔베르에서 나고 자라서 그 근처를 벗어나본 적이 거의 없거든요.”
“베소니아는 추운 곳이죠. 사람들은 무뚝뚝하고 술 마실 때를 빼면 입을 열지 않습니다. 그래도 술이 들어가면, 사실 거지반 그런 상태인데, 좋은 사람들입니다.”
“제일 무서운 게 좋은 사람들이지요.”
이븐의 대꾸에 남자는 이해하지 못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실험실에 매여 사는 사람이 대체로 그렇듯 남자의 얼굴은 병자처럼 하얬고, 두 뺨 위로는 여드름 자국이 남아 있어 나이를 짐작게 했다. 그리고 역시 학문에 전념하는 사람이 으레 그렇듯 어딘가 조금 얼이 빠져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
“드웬다이크 연구원님.”
“슬로언이라고 부르세요, 이븐. 론이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물론, 조금 더 친해진 다음에 말입니다. 그러니까, 격의를 품지 않아도 되는 사이가 된다면요. 그리고 또 물론 저는 이븐과 그런 격의 없는 사이가 되고 싶습니다. 아시다시피 당신은 정말로 위대······.”
마차가 덜컹거려 슬로언의 말이 끊어졌을 때, 이븐은 그게 무엇이든 간에 길 위에 놓였던 장애물이 고맙게 느껴졌다. 마부석에 앉은 베른트가 좌석을 향해 난 창에 대고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사람이라도 밟고 간 건 아니겠죠?”
이븐이 짓궂게 묻자 베른트는 순진하게 더벅머리를 긁적였다.
“아마··· 그렇진 않을 겁니다. 비명이 들리진 않았으니까요.”
“확실합니까?”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딴 생각을 하고 있었거든요.”
덧살 사이로 베른트의 어깨가 움츠러드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이븐은 웨인이 아니었으므로 그의 부주의를 질타하지 않았다. 이븐은 다만 가볍게 웃으며 질박한 사람만이 선사할 수 있는, 계산이 불필요한 편안함을 즐겼다.
이븐이 이 여정의 초안을 짜고 검토를 요청했을 때, 베른트를 동행으로 추천한 사람은 의외로 그의 스승 웨인이었다. 웨인의 추천에는 자신은 늙고 지쳤으니 모자란 제자를 데려가 사람 구실하도록 만들어오라는 주문이 덧붙었다. 그러나 이븐은 정말로 베른트가 그처럼 준비되지 않은 상태였다면 웨인이 동행을 허락할 리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슬로언이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암흑처럼 깜깜한 시대가 지나고 나면 몇몇 사람들의 이름이 남겠죠. 떠오른 해보다 밝게 빛나서 결코 바래지 않는 이름들 말입니다. 저 같은 연구원들이야 쉬이 잊혀도 이븐이나 아블린 같은 위대한 사냥꾼들은 길이 기억되지 않겠습니까?”
“이름은 부질없는 것들이에요, 연구원 선생님. 제 말을 이해하게 되는 날이 올 겁니다.”
줄곧 눈을 감고 부동자세로 있던 아블린이 말했다. 슬로언은 도무지 이 염세적인 사냥꾼들을 상대로 어떻게 대화를 이어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도 저는 여전히 이름을 남기고 싶은걸요. 그래서 켈레넨스크로 향하는 이 조사단에 저를 포함시켜 주셨을 때는 정말이지 잠을 못 이뤘습니다. 삼 년 전에는 제대로 못 살펴봤던 것들이 너무 많았거든요.”
“사 년 전 아닙니까?”
케넌에게서 들었던 설명을 기억해낸 이븐이 물었다. 슬로언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가 가로저었다.
“켈레넨스크에서 기현상이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사 년 전 겨울이었죠. 항마연구원의 조사가 당국의 허락을 받은 건 이듬해 봄이었습니다. 말씀드렸듯이 저도 그때 조사단에 끼어 따라갔었죠.”
“네, 그때의 경험에 많이 의지하게 될 것 같아 미리 양해를 구합니다. 또 선생님의 연구를 살펴보니 마물의 개체수 감소 방안에 집중하고 계시더군요.”
이븐의 말에 슬로언은 자신감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까지는 성과 없는 야심일 뿐이었지만 그런 야심만큼은 독보적이라 믿는 그였다.
“인간의 마물화에 대한 연구는 어떻습니까? 거기에 대해서도 전문가적인 식견을 기대해도 되겠습니까?”
“이븐, 이 얘긴······.”
아블린이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개입했지만 이븐은 손을 들어 그녀를 제지했다. 마차에 오른 뒤로는 서로를 없는 사람인 양 취급하던 그들이 처음으로 나눈 대화였다. 양쪽의 눈치를 번갈아 살피던 슬로언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연구원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입니다만, 아무래도 발전이 더딘 분야이기도 하죠. 마물이 등장한 이래로 누구도 마물화의 완전한 기제를 밝혀낸 적이 없을 뿐더러, 그걸 막는 법도 아직 모르니까요. 그래서 이븐 당신이 특별한 겁니다. 레니스 연구원님은 말할 것도 없고요.”
끝에 덧붙인 말은 찬사처럼 들렸다. 이븐은 알아들었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눈동자가 먼 곳을 헤아렸다.
*
이븐은 비 맞아 자심히 짙어진 녹음에 시선을 두었다. 정원의 나무와 수풀은 대책 없이 쏟아지는 비에 두들겨 맞고 있었다. 이븐은 장대비가 북부의 계절 감각을 지워내는 것을 느꼈다. 조금 전 전당으로 들어간 이가 분향한 듯, 향냄새가 젖은 흙 내음 위로 겹쳤다.
회랑의 돌바닥을 두드리는 소리에 이븐은 고개를 돌렸다.
“우리가 이렇게 사적으로 만날 만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요, 베르자크.”
코에 걸려있는 금속 이물에도 불구하고, 이븐은 그녀가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런 불구성이 그녀가 가진 아름다움을 지탱하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갸름한 얼굴을 감싼 연갈색 단발은 공기 중의 수분을 머금은 탓인지 생기를 잃은 듯 우울해 보였다.
“네, 저도 잘 지냈습니다, 아블린.”
“케넌이 왜 절 부르는가 했더니, 케넌이 아니라 당신이었군요, 절 부른 건. 다음부터는 부르더라도 당신 이름을 걸고 하세요. 단장 뒤에 숨지 마시고.”
이븐은 농담을 할까 망설이다 그러지 않기로 결정했다.
“어려운 부탁인 건 알지만, 우리, 그 때로 돌아갈 순 없겠습니까?”
“당신이 날 첩자로 지목해 모함하기 전이요? 안 될 것도 없죠. 연극에 대해서라면 당신에겐 꽤 일가견이 있으니까요.”
“몇 가지 사실을 인정하고 나서 대화를 시작합시다.”
이븐은 피로감을 느끼며 두 눈 사이를 손끝으로 눌렀다.
“저는 케넌 밑에서 일합니다.”
“사냥꾼이라면 누군들 그러지 않겠어요?”
“아블린, 당신은 드로크만 대주교를 위해서도 일하죠. 아뇨, 제 말 아직 안 끝났습니다. 그게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누구든 자신이 믿는 바를 위해 섬길 사람을 선택할 수 있는 거겠죠. 제가 케넌을 위해 일하는 건 그의 정의를 믿기 때문입니다. 비단 전쟁에 대한 그의 견해뿐 아니라, 이 사냥이란 것 자체에 대한 그의 신념까지도요.”
“그래요? 당신이 파악한 사냥에 대한 케넌의 신념이 뭔지 몹시 궁금한데요. 왜냐하면 내가 케넌으로부터 들은 건 돌격 명령뿐이었거든요. 돌격, 오로지 돌격. 발밑에 시체는 쌓이고, 가끔은 거기에 빠져 죽는 이들도 있죠.”
이븐은 비 맞아 흔들리는 이파리들을 보며 문득 고향을 떠올렸다. 겨울밤, 먼 곳에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쌓인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침엽수들의 가지 부러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쌓인 눈이 겨우내 녹지 않으면 어떤 나무들은 휘어진 채로 자랐다.
이븐은 뤼시앵을 떠올렸고, 이어서 안체를 떠올렸다. 그들이 꺾이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합니다. 제가 파악한 내용은 이렇습니다. 세상에는 누군가가 나서서 짊어져야 할 짐도 있다는 것. 케넌은 케넌의 자리에서, 우리는 우리의 자리에서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또 어떨 때는··· 희생을 각오하기도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지나치게 단순하긴 해도 오히려 그래서 복잡한 말들보다 더 나은 진리를 품고 있죠.”
“당신은 뭘 희생했나요, 베르자크? 사냥꾼이 되고 나서 뭘 잃었나요? 아, 미안해요. 내가 잊고 있었네요. 당신은 잘려나가도 다시 자라나는 몸을 갖고 있죠.”
“아블린, 각자에겐 각자만의 전쟁이 있는 법입니다. 우리는 제 나름대로 아픈 사람들이고, 그러니 적어도 서로의 상처를 헤집지는 맙시다.”
아블린은 손을 들어 반질반질한 코끝을 매만졌다. 전에 봤을 때보다 칠이 벗겨진 자리가 더 넓어져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가 곧 다시 들었다.
“미안해요. 내가 과했어요. 처음 만났던 때로 돌아가자는 거, 힘들지만 노력해볼게요. 당신이야 케넌이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일 테니, 악감정을 품는다면 케넌에게 품어야겠죠.”
교황청으로 아블린을 불러내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던 케넌은 이제 대신 욕을 먹어줌으로써 다시 한 번 유용성을 증명했다. 이븐은 쓰게 웃었다가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가 물었다.
“제가 궁금한 건 이겁니다. 대주교의 정의는 뭡니까? 전쟁을 불사하고서라도 이뤄낼 만한 가치가 있는 겁니까?”
아블린은 사냥꾼의 전당 입구를 잠시간 들여다보다가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자리를 옮기죠. 전당은 신성한 곳이지만 쥐새끼들이 드나들기도 좋은 곳이니까요.”
그녀가 말한 쥐새끼가 전당에서 향을 피운 사제를 겨냥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이븐은 잠시 미간을 찌푸려 기억을 더듬은 끝에, 그가 아블린을 기다리는 동안 전당으로 들어간 사제의 이름이 리로댕이라는 것을 떠올려냈다.
이븐은 아블린의 뒤를 따라 정원을 가로질렀다. 빗발이 이미 젖은 어깨를 두드려 털어냈다. 어깨는 차갑게 무거워졌다. 젖은 길과 마른 길을 번갈아 걸은 뒤, 그들은 예배당의 뒤뜰에서 멈춰 섰다.
“당신은 우리 사람이 되어야 했어요.”
이븐을 향해 돌아선 아블린의 코끝에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이븐은 스스로도 놀랄 만큼 경솔하게 소매를 당겨 그녀의 코끝을 닦았다. 아블린은 반사적으로 몸을 물리려다 이븐의 손길을 내버려 두었다. 그녀가 다시 말했다.
“내가 당신의 몸을 원한다면 믿겠어요?”
“무슨 뜻인지 모르겠군요.”
“당신의 몸요. 마물도 아니고 인간도 아닌, 어쩌면 둘 다이기도 한 그 몸 말이에요.”
이븐은 처음 만났던 당시 스스럼없이 황동으로 된 코를 빼내던 아블린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건 상처를 헤집어 고통을 잊는 방식이었다.
“상처··· 때문입니까?”
“이제 와서 왜 그래요. 방금도 만져놓고선. 상처니 부상이니 흉터니 무슨 말로 돌려서 해도 내 머릿속에서 그건 코라는 말 하나로 해석돼요. 그러니 내게 해석의 부담을 지우는 대신 당당하게 말하고 책임을 지세요.”
“감염되기 전에 아물어 붙은 상처는 감염된 후에도 재생되지 않습니다.”
“지금 나한테 마물에 대해 가르치는 건가요, 이븐?”
눈썹을 찌푸려 모았던 아블린은 곧 참지 못하겠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농담이에요. 마르셀을 흉내 내 봤어요. 케넌은 뭐라고 하던가요? 대주교 각하의 계획에 대해서, 몇몇 사냥꾼들이 각하를 섬기는 이유에 대해서 말이에요.”
“현 사냥꾼 제도에 대한 나름의 수정안을 갖고 있다고만 말하더군요. 자세한 내용은 모릅니다.”
“표면적으로 각하의 계획은 사냥단의 증원과 교육 기관의 설립이에요. 하지만 저도 각하도 바보는 아니고, 케넌과 교황도 악인은 아니죠. 그런 게 가능했다면 진즉에 했을 거예요.”
아블린의 마지막 말에서 이븐은 그녀가 마침내 드로크만을 위해 일한다는 사실을 인정했음을 알아차렸다.
“표면적으로 그렇다면, 심층적으로는 어떻습니까?”
“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아블린의 반문에, 이븐은 그녀가 했던 말들을 찬찬히 떠올려 보았다. 이윽고 그의 입에서 낯익은 단어들이 흘러나왔다.
“감염의 제어······. 사냥꾼의 마물화로군요.”
“그래요. 당신의 주치의가 하고 있는 일의 규모를 키우는 거죠. 어째선지 당신의 주치의는 협조할 생각이 없어 보이지만 말이에요.”
“코 때문이라면, 이런 말씀이 폐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아블린 당신은······.”
“말 안 해도 돼요. 알아요. 코 때문만은 아니에요. 물론 예쁜 코가 있다면 좋겠죠.”
아블린은 쾌활한 어조로 그렇게 말한 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븐도 그녀를 따라 줄기차게 쏟아지는 빗발에 시선을 두었다. 뒤뜰의 한편에 고인 웅덩이 위로 어지러운 파문이 새겨졌다 지워지기를 반복했다.
아블린이 입을 열었을 때, 이븐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당신은 내 벗은 몸을 보기 전까지, 마물들이 내게서 뭘 앗아갔는지 절대 알지 못할 거예요.”
비에 젖은 옷이 체온을 앗아갔던 때문인지 아블린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얼굴을 타고 흐르는 빗물을 닦았다. 맹맹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마물들이 끔찍한 건, 그들 중 많은 수가 한때는 인간이었다는 점 때문이죠. 그들은 인간을 알아요. 속속들이 알아서, 어떻게 하면 가장 끔찍한 고통을 심어줄 수 있는지 알고 있다고요. 당신은 뤼시앵과 함께 왔었죠. 기운을 차린 것처럼 보여서 다행이에요. 뤼시앵을 겁쟁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죠.”
“저는 아닙니다. 누구든 제 앞에서 그런 말을 한다면 혀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할 겁니다.”
“그래요, 그것도 다행이네요. 난 절대 그렇게 하지 못할 거예요. 그를 겁쟁이라 부르지 못할 거라고요. 뤼시앵을 겁쟁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진짜 공포와 한 번도 대면해본 적 없는 이들이죠.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진짜 겁쟁이들이에요. 진짜 공포는 더 용감한 사람의 몫으로 남겨두고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공포만 골라서 맛보는 거죠.”
*서로 주고받을 것을 셈 쳐 보고 남은 것을 셈함(표준국어대사전).
- 작가의말
쓰다 보니 어중간한 시점에서 끊어졌는데, 다음 화에서 이어가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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