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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피온
작품등록일 :
2018.04.09 18:15
최근연재일 :
2018.06.27 18:00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77,194
추천수 :
674
글자수 :
412,026

작성
18.04.24 22:00
조회
853
추천
8
글자
7쪽

미노타우로스

DUMMY

바위?

그 그림자가 점점 짙어질수록, 그 시커먼 존재에 놀라 머리 위를 봤을 적에 심정은 그랬다.

바위 하나가 냅다 이쪽을 향해서 떨어지는 감각 그 자체다. 그야말로 운석이라도 충돌하는 건가 싶기도 하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미노타우로스 무리에 한 녀석이 근처의 바위를 집어 이쪽으로 던졌나? 그렇게 생각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온다. 이런, 멍청이 같은 해골 자식 피해라!!”

루히드는 그 바위 같은 거에 정신이 팔려서 멍 때리고 있는 나를 향해 다급히 외친다. 나를 발견하더니 다급함과 초조함이 섞여 있는 목소리를 외치더니, 동시에 몸을 날린다.

루히드는 외치고 재빨리 엎드리면서, 다리를 뻗어 나의 발치를 후려친다.

그대로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나는 바위에서 멀어지며 옆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 순간 놓친 검과 방패는 그 자리에 고스란히 남겨진다.

“앗!”

그걸 놓친 일에 놀라 시선은 계속 그 자리에 남겨둔다. 그 자리에는, 내가 방금까지 서 있던 자리에는 놓고 나는 멀어진다.

그리고 바로 직후, 맹렬한 속도로 철퇴의 일격이 지나간다.

도약해서 낙하하는 속도도 가미한 일격이다. 옆으로 베듯이 비스듬히 내려쳐진 철퇴는 굉음을 내며 바닥에 깊숙이 박혔지만. 그 일격의 주인은 그걸 기점으로 반회전함으로써 낙하의 기세를 죽임과 동시에 재빨리 바닥에서 뽑았다.

그 순간, 아래에 있던 건 무참히 전사했다. 방금 일격으로 움푹 파인 바닥에 침몰 하며 끝을 맞이했다. 무언가가 퉁, 퉁 거리면서 위로 튕겨 공중을 잠깐 돌고 다시 바닥에 충돌한다.

칭잉, 팅잉, 팅! 팅!

그 충격이 몰아친 후 쇠금속이 나뒹구는 소리가 들린다.

“내 방패와, 검이······.”

그 소리의 정체는 다름 아닌 내 검과 방패다. 방금 일격으로 고스란히 아작이 나서 나는 소리가 그 쇠 금속 소리였다.

그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 한 채, 나는 바닥에서 상반신을 일으켜 앞을 본다. 앞을 보는데 바위는 꿈틀 거린다.

바위? 아니, 미노타우로스다.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얼굴은 확실치 않지만, 미노타우로스다. 그렇게 생각했다. 조금 실루엣이 다르기는 하지만. 여타 다른 미노타우로스 보다는 몸은 조금 작은 전신을 보유하고 있는 게 다르다면 다르지만, 틀림없는 미노타우로스다. 한 손에 들고 있는 건 흉기라 불리기에는 너무나도 투박한 철퇴다.

“음모오······. 용케도 피했군, 건방진 똥개새키놈들.”

품위 있는 용모와 어깨가 떡 벌어진 다부진 체구. 여기까지는 평범한 미노타우로스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저 말을 할 줄 아는 점이 특이하다면 특이점이다. 원래 미노타우로스는 말을 할 줄 아는 건가? 이 정도 생각하겠지만,

“음모, 이제 보니 똥개새키놈들 말고도 다른 불순물이 섞여 있었군.”

뒤돌아선, 말을 이어가는 그 모습은 어딘가 사람 같기도 했다. 미노타우로스치고는 얼굴에 소 같은 골격이 많이 줄어 있는, 무엇보다도 미노타우로스에게 나있는 뿔이 둥글둥글하고 작다.

“정체가 뭐냐, 넌. 음모.”

나를 내리 까는 그 울긋불긋한 얼굴은 내게 묻는다. 근육이 얼굴에도 붙은 건지 혹은 각진 얼굴인지 알 수 없는 얼굴이 나를 노려본다.

“정체를 밝혀라. 음모오.”

철퇴를 당장 내게 내리칠 거처럼, 나를 그 철퇴로 노리며 물어본다.

“저, 저 말입니까?”

“그래, 너다. 대체 정체가 뭐기에, 이 건방진 똥개새끼놈들과 같이 어울리는 거냐. 음모.”

콧김이 거칠게 쏟아지는 이 미노타우로스는 입이 거친 거 같으면서, 그렇지 않은 거 같다. 에메모호하다.

이 미노타우로스의 등장으로 지금까지 벌어진 싸움이 중지 된 상태다. 지금까지 미노타우로스와 볼크루프스는 싸우고 있었지만, 그건 멈추었다. 그만큼 등장은 강렬했기에, 나는 스스로가 누군지 묻는 말에 입이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다. 긴장한 셈이다.

“그냥 똥개놈들의 수하인가.”

멋대로 판단을 내리는 거 같다 싶더니,

“그런 거 치고는 네임드 몬스터, 아니 유니크 몬스터처럼 보이는 군.”

이 녀석도 쉽게 판단하는 건가?

“유니크 몬스터?”

나는 저도 모르게 옹알거리는 거처럼 그 말을 따라 읊는다.

“그래. 저기 저 똥개새끼 놈과 똥개 년처럼, 그리고 나와 같은 네임드 몬스터로서 보이기도 하는데.”

철퇴를 들지 않은 손으로 자신의 턱을, 그 우둔하면서도 널찍한 손으로 턱을 어루만진다.

“설마하니, 볼케이노의 수하더냐.”

루히드도 그렇고 말이지. 어째서인지 이 특이점이 온 말을 할 줄 아는 미노타우로스도 그런 결론을 내릴까. 그렇게 쉽게 도출 되는 건가? 날 보면 볼케이노 부하, 딱 그렇게 보이는 걸까?

하지만 그것의 궁금증은 곧 금방 풀렸다.

“이 근처에서 네임드 몬스터라면 당연 볼케이노의 수하라고 생각하는 게 정상 아니냐, 이 무식한 소대가리야!”

크르릉, 하면서 속에서부터 끊는 소리를 내며 루히드가 외친다.

그게 당연한 겁니까?

그리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것은 입 밖으로 표출이 되거나 하지 않았다. 그전에 모조리 도려낼 기세로 철퇴가 코앞을 선회한다.

“히익!”

하마터면 그 철퇴에 뚝배기가 깨져 버리는 사고가 날 뻔 했다. 날 뻔 했지만 루히드가 내 목 덜미를 움켜쥐고 피하는 바람에 그 사고는 불발이 되었다.

“감히!”

루히드는 나를 지켜주는 걸로 끝이 아니라, 자신의 발로 모래를 날린다. 당연히 저 특이점이 온 미노타우로스에게 말이다.

“음모모오오오!!! 건방진 개놈!! 함부로 입을 놀리는 걸로도 부족해서, 이 나에게, 내 눈에 크, 으모오오오오!!!”

괴로움에 몸부림치며 말하는 미노타우로스는 철퇴를 들지 않은 손으로 눈을 비빈다.

“하아! 샘 통이다!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니까. 당하고 있는 거다!”

잘난 척을 하며 루히드는 외친다.

“이 몸과 같은 네임드 몬스터라는 사실에 우쭐하지 말라고, 너무 자만하지 말라고, 이거다. 같은 네임드 몬스터라도 격이 틀리다, 격이! 알았냐?”주먹을 불끈 쥐며 루히드는 외친다. 그리고는 루히드는 미노타우로스를 향해 돌진한다.

그 미노타우로스는 눈에 모래가 들어가는 바람에 비틀 거린다. 비틀 거리다가 중심이 어긋나버려 능숙하게 착지하지 못했고 자세가 크게 무너진다.

“맛이 어떠냐, 이 무식한 소대가리야.”

“크음······.”

미노타우로스는 분하다는 얼굴이 되면서 신음을 흘리지만, 이내 미소를 짓는다.

“과연 이 슈티어에게 가소롭게 덤비다니. 허나, 이제 어쩔꺼냐.”

자신을 슈티어라고 소개한 미노타우로스에 정신이 팔려서, 나나 루히드는 보지 못했지만. 이 사이에도 미노타우로스들은 움직이고 있었다. 그 결과, 카르네의 그 목에 팔을 두르고 있는 미노타우로스의 모습이 우리에게 포착 되었다. 실소하는 슈티어의 말과 함께 이쪽에게 보인다.

“루히드!”

그 목소리를 부르는 목소리에는, 이미 미노타우로스 몇 마리에게 잡혀 있는 카르네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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