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만들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expressor
작품등록일 :
2018.04.09 19:06
최근연재일 :
2018.05.17 21:07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33,410
추천수 :
65
글자수 :
471,948

작성
18.04.09 19:12
조회
1,123
추천
11
글자
7쪽

Prologue

DUMMY

prologue



지옥.

유황불이 들끓고 고통이 가득한 신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곳.


어둠의 심연이자 슬픔의 나락.

그리고 악마.


악마라고 하면 사악한 존재.

타인의 악을 즐기는 방관적 유희의 존재.

붉고 어두운 존재.

등등 많은 말들이 있지만 역시 요즘 들어 지옥에서 악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다름 아닌 인력부족. 아니 마(魔)력부족이다.


악마들이 하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위급 악마가 하는 일은 무너진 유체의 처리.

즉 지옥의 쓰레기 처리이다.

하지만 이는 하위급 악마들이 단순히 배가 고파 떨어져 쌓인 유체들을 먹어치우는 것으로, 일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폐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중간급 악마가 하는 일은 고문.

즉 지옥으로 흘러들어온 악인의 유체를 자극하여 고통을 뽑아내는 일이다.

이렇게 중간급 악마가 뽑아낸 심상(心傷)은 모두 공중으로 산화하여 지옥 내 악마들에게 골고루 흡수된다.

참고로 이 심상을 흡입할 수 있는 건 중간급 이상의 각성한 악마들로, 하위급 악마들은 유체의 심상을 흡입하는 법을 알지 못하기에 유체를 먹고 사는 것이다.


고위급 악마들이 하는 일은 주로 지옥이 아닌 인간계에서 행해진다.

선인을 유혹해 악인으로 타락시키는 것, 전쟁을 자극해 다량의 죽음을 유도하는 것 등.

물론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악마들이 지옥의 유체공급을 위해 발 벗고 나서 일한다는 것은 말이 되질 않지만 그 개인의 만족을 위해 나가 벌이는 행위가 지옥의 유체공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물론 그들이 듣는다면 기분 나빠할지도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지옥의 운영구조에 기여하는 것이라 한다고도 못할 것은 없을 것이다.


그 외에 고유명을 가진 최상위급 악마들도 있으나 이들이 하는 일은 주로 세력싸움 또는 천계와의 전쟁이 전부.

딱히 하는 일이라고는 없지만 그들의 존재 자체가 지옥의 균형을 유지하는데 기여한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들 역시 지옥의 운영구조에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중상위급 악마의 부족이다.

모든 문제의 발단은 인간계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기존의 정치가 종교를 억누르고 있던 것이 몇몇 전쟁을 원인으로 뒤바뀌어버려 종교의 무게가 전례 없이 강해진 것.

인간계의 시간으로 약 20년 사이 중간급, 고위급 악마의 7할 이상이 소멸 당했으며 그 남은 악마들 중 2할이 넘는 수가 힘을 봉인당한 채 역소환 되어 돌아왔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다 보니 문제는 이제 지옥으로 옮겨져 왔다.

지옥으로 흘러오는 유체의 양이 반 이상 줄어버린 것이다.

이는 곧 지옥 내 심상의 부족을 불러왔고 심지어는 중간급 악마들이 하나하나 굶주려 소멸하는 일까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중간급 악마의 수마저 줄어버린다면 결국 지옥은.......


“끝장이 나겠지.”


마신님의 마지막 말이 끝나고 회장은 일제 침묵.

뭐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었다.

상황의 심각성이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었기에 무시하고 있었지만.......

전혀 몰랐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나뿐이 아니라 여기모인 대부분이 다 그렇겠지.


“그래서, 뭐 질문 같은 건 없나?”


없을 리가.

하지만 누구도 섣불리 입을 열지는 못한다.

이유야 단순.

마신님의 성격상 즉각 응징이 눈에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열3위. 시간의 악마. 베스파로제가 마신님께 말씀 올립니다. 그 론니악이라는 것에 관하여........”


그래, 우리 서열 10위 내의 악마들이 다 뛰쳐나가 그 문제가 되는 제국? 을 무너트려버리면 해결 될 문제가 아닌가.

어째서 마신님은 지옥에 학교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도출해 내신건지 여기서는 분명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지금 마신님의 마기에 내 머리가 찢어질 듯 아파와도 말이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신님의 눈이 조금 붉게 물든 것처럼 보인 건 느낌 탓이겠지.


“너희들 중 몇 명만 인간계로 올라가도 신이 바로 관심을 갖고 직접 관여한 역사가 몇 번이고 있었지. 지금의 지옥은 약하다. 섣불리 신을 건드렸다 천계 놈들에게 밀리게라도 되면....... 그 책임은 누가 질 터인가.”


말은 그렇게 하시지만.

그에 불만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렇게 더 마신님의 마기를 무방비로 받다간 내가 제 모습을 유지할 수 없을 것 같기에.......


“.......예, 제 생각이 짧았던 것 같습니다.”


이제야 마기가 수그러들어 겨우 고개를 들 수 있게 되었다.

마신님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고 건너편에 세르피는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 얼굴이 벌게져 있다.


“그럼 더 할 말은 없는 듯 하니 이만.”


마신님이 어둠속으로 사라지시고.

회의에 참석한 상위 서열 악마들도 하나하나 돌아가고 있다.

걔 중에는 거의 몇 겁 만에 만나는 얼굴도 있었으나

뭐, 친분이라고는 전혀 없으니.


“꺄하하하하! 정말 웃겼어 베스! 마신님께 대들다니. 못 본 사이 시간의 악마는 때려 치고 희극의 악마가 되기라도 한 거야?”


아까와는 다른 이유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기 시작한다.

세르피는 그런 내 모습이 재밌어 참을 수 없다는 듯 내 주위를 빙글빙글 돌고 있다.


“너무 나쁘게는 생각하지 마. 새로운 재미가 될 수도 있잖아? 난 내손으로 휘하에 몽마만으로 이루어진 군단을 만들어 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막 흥분이 돼는 걸?”


세르피와 같이 마신님의 계획을 들었을 때 이걸 기회로 자신만의 군단을 만들려 한 최상위급 악마들이 꽤 많다는 말도 들었던 듯하다.

하지만 그건 그들의 얘기고.


“베스도 맨날 요즘 악마들은 너무 천박하다며 꿈속에서 내게 투정부렸잖아. 이 기회에 베스가 생각하는 악마를 직접 키워보는 건 어때?”


기분 나쁘게 싱글거리는 세르피는 둘째 치고라도. 그 말대로다.

확실히 요즘 악마들의 천박함이 거슬렸던 것은 사실.

다들 힘에만 취해 고고함을 잃고....... 아니, 잠깐.


“세르피 너....... 너 내 꿈에 들어온 거냐?”


“응? 응. 최근 몇 달간 계속.”


지옥이고 학교고

오랜만에 이성을 버리고 나도 그 천박함에 젖을 때가 온 것 같다.


“꺄, 꺄악! 왜 그래! 내 몸이 좋아 죽겠다할 땐 언제고!”


“........지금 이 자리에서 소멸시켜주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마 만들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모전 연재 종료! 공모전 후기 및 향후 계획입니다. 18.05.17 376 0 -
공지 공모전의 끝이 이제 일주일 남았습니다. (/흑흑) 18.05.11 350 0 -
77 16화. 파괴된 우리 - 8, After 18.05.17 352 0 21쪽
76 16화. 파괴된 우리 - 7 18.05.17 345 0 18쪽
75 16화. 파괴된 우리 - 6 18.05.16 526 0 18쪽
74 16화. 파괴된 우리 - 5 18.05.16 601 0 14쪽
73 16화. 파괴된 우리 - 4 18.05.15 341 0 15쪽
72 16화. 파괴된 우리 - 3 18.05.15 328 0 14쪽
71 16화. 파괴된 우리 - 2 18.05.14 472 0 12쪽
70 16화. 파괴된 우리 - 1 18.05.14 337 0 8쪽
69 15화. 시작의 언덕 - 7, After 18.05.13 339 0 28쪽
68 15화. 시작의 언덕 - 6 18.05.12 323 0 10쪽
67 15화. 시작의 언덕 - 5 18.05.12 667 0 10쪽
66 15화. 시작의 언덕 - 4 18.05.11 397 0 15쪽
65 15화. 시작의 언덕 - 3 18.05.11 338 0 12쪽
64 15화. 시작의 언덕 - 2 18.05.10 342 0 8쪽
63 15화. 시작의 언덕 - 1 18.05.10 344 0 10쪽
62 14화. 반각성 - 4, After 18.05.09 386 0 20쪽
61 14화. 반각성 - 3 18.05.09 361 0 15쪽
60 14화. 반각성 - 2 18.05.08 357 0 11쪽
59 14화. 반각성 - 1 18.05.08 371 0 8쪽
58 용어 및 등장인물 설정 18.05.07 342 0 23쪽
57 외전. 켈론스의 기록 18.05.07 373 0 12쪽
56 13화. 영웅의 피 - 3, After 18.05.06 345 0 13쪽
55 13화. 영웅의 피 - 2 18.05.06 360 0 15쪽
54 13화. 영웅의 피 - 1 18.05.05 362 0 11쪽
53 12화. 인간계 체험 下 - 5, After 18.05.05 357 0 11쪽
52 12화. 인간계 체험 下 - 4 18.05.04 361 0 9쪽
51 12화. 인간계 체험 下 - 3 18.05.04 350 0 8쪽
50 12화. 인간계 체험 下 - 2 18.05.03 369 0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