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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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작품등록일 :
2018.04.09 20:41
최근연재일 :
2018.05.18 14:05
연재수 :
5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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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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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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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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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42화

DUMMY

쏴아아아!

땀을 잔뜩 흘린 남자가 샤워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보며 씨익 웃었다. 레드 아이 가문을 의미하는 붉은색의 머리를 가진 남자. 세간에서는 격투의 신으로 불리는 콜로세움의 0등급 안톱이었다. 그는 여태껏 마수의 숲을 전전하며 다크 미스릴을 기다려왔었다. 그리고 몇 일전 스윗 샴과의 대결을 끝으로 그는 7연승을 달성하여 0등급에 도전할 권리를 획득했다. 그 소식을 들은 안톤이 드디어 수련을 마치고 돌아왔다.

“경기들 다 가져와.”

“이미 갔다 놨습니다.”

이전 그에게 전화를 받았던 매니저가 이미 세팅을 완료해놓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분석 자료부터 영상으로 된 자료까지 모두 모아두고서.

“자! 그럼 실력 좀 볼까? 다크 미스릴.”

안톤의 눈이 매섭게 빛나며 어금니가 뾰족해졌다. 그것을 확인한 매니저가 방의 문을 닫고 나갔다.

‘안톤이 패배하는 일은··· 결코 없어야한다.’

매니저는 휴대폰을 꺼내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

“네.”

“다크 미스릴 소재 파악 됐습니까?”

“그게··· 워낙에 신출귀몰한 녀석이라···”

“의뢰는?”

“그린 라이트 쪽에 이미 넣어두었습니다.”

“알겠습니다. 제게 보내세요.”

“예.”

탁!

비서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띵!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고 그 안에는 후드를 쓴 한 사람밖에 없었다. 엘리베이터에 오른 비서는 1층 버튼을 누르고 벽에 기대었다. 그리고 그때 뒤에서 말이 들려왔다.

“찾았습니다.”

“···그린 라이트입니까?”

“···타깃의 숙소.”

그녀의 뒤에 있던 사람이 종이를 건네어주었다. 종이에는 어느 주소가 적혀있었다.

“알겠습니다.”

“···다음에도 이용해 주시오.”

띵!

1층의 문이 열리고 그들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그리고 비서는 재빨리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내가 메일로 보내는 곳 주변으로 다크 미스릴을 수색해라.”

“예!”

‘드디어 꼬리를 잡았군.’


* * *


“크으으!!!”

얼굴에 길게 검은 대각선의 줄이 그어진 남자. 탈레반 칩스는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시원한 맥주를 들이켰다. 자신을 쓰러트렸던 다크 미스릴은 이제 0등급과의 전투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 녀석은 어느새 너무나도 멀리 가있었다.

“녀석.”

TV의 채널을 돌렸지만 어디에도 다크 미스릴이 화재였다. 그가 바로 현 시점의 최고 이슈였기 때문에 시청률이 높게 나오려면 어쩔 수가 없었다. 물론 그들이 좋아서 하는 이들도 많았다. 술집에는 여러 종족들이 모여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했다.

“솔직히 나정도면 다크 미스릴은 이기지!”

“풉. 웃기지마. 스윗 샴 앞에만 서도 넌 그냥 오줌 지릴걸?”

“다크 미스릴 돈을 얼마나 벌까?”

“이 가게정도는 그냥 살걸?”

“크으!! 바텐더 여기 술 좀~ 줘!”

“다크 미스릴이랑 결혼하고 싶다.”

“가면 벗으면 어떨까?”

여러 사설들이 오가며 술집은 계속 시끌시끌했다. 탈레반 칩스는 앞에 있는 흰 수염이 가득한 쥐 종족의 바텐더에게 말했다.

“영감.”

“······”

“영감도 다크 미스릴의 가면 아래에 있는 얼굴이 궁금하지 않슈?”

“물론. 궁금하죠. 하지만 세상에는 알려고 해서는 안 되는 것도 있는 법입니다.”

“흠.”

“욕심은 사람을 죽음까지 데려가기도 한답니다.”

탈레반 칩스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그냥 해본 말이우. 그나저나 이 집 맥주는 왜 이렇게 맛있는지 모르겠네.”

“오랫동안 하나를 연구하면 품위가 깊어지는 법이죠.”

“크크. 나도 다시 수련을 시작해야겠군.”

탈레반은 맥주잔을 비우고는 돈을 내고 술집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때 술집이 조용해졌다.

“감히 다크 미스릴을 욕해?!”

“땅딸보 주제에 뭐라고?!”

시끌시끌하던 술집이 조용해진 것은 두 남자가 서로를 노려보며 큰소리를 냈기 때문이었다.

“케게스군요.”

“케게스?”

탈레반은 바텐더의 말에 되물었다. 바텐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기 보이는 드워프 종족이 바로 케게스입니다. 그는 다크 미스릴의 광팬이기 때문에 그의 앞에서는 다크 미스릴을 욕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 녀석의 인기가 그 정도일 줄이야.”

“매스컴에서는 그를 콜로세움의 0등급을 잡을 남자라고 떠들더군요.”

“후후. 재밌겠어. 아저씨!”

말다툼을 하고 있는 그들 사이로 들어가는 탈레반을 막을까 고민했던 바텐더는 이내 생각을 접었다. 그가 알기에 탈레반 역시 강력한 전사였다. 다크 미스릴을 거기서 만나지 않았다면 더 높은 등급의 전사가 될 수 있을 정도로.

“······”

“넌 뭐냐?”

케게스는 붉어진 얼굴로 새롭게 등장한 탈레반을 노려봤다. 그와 말다툼하던 남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탈레반은 킥킥 웃으며 말했다.

“날 몰라?”

얼굴에 길게 그어진 검은 대각선. 대각 부족을 의미하는 종족 표식이었다. 그리고 콜로세움에 있었던 대각 부족. 바로 탈레반 칩스였다.

“너는! 다크 미스릴에게 깨졌던!”

빠직.

“내가 언제 깨졌어! 봐준 거야!!”

“······”

“······”

탈레반의 말에 술집이 조용해졌다. 케게스는 큭큭 웃으며 말했다.

“어이. 꼬마. 흥이 깨졌다. 넌 저리가고. 탈레반이었나? 너는 이리와봐.”

케게스가 안내한 곳으로 따라간 탈레반은 다시 이전에 있던 바텐더의 앞에 앉았다.

“엑트. 그놈으로 두 개줘.”

“알겠습니다.”

“영감 이름이 엑트야?”

“예.”

엑트라는 바텐더는 고개를 끄덕인 후 붉은색의 액체가 담긴 병을 가져왔다. 그리고는 여러 술을 조합하여 셰이커에 넣고 흔들었다.

사사삭!!

쪼르르.

“호오?”

잔에 담긴 술은 새빨갰다. 너무나도 붉어서 예쁜 느낌이 들 정도로.

“레드 브레스는 엑트 급은 되어야 만들 수 있는 술이지.”

“레드 브레스?”

“마셔봐.”

케게스는 마시라는 말을 하고는 훌쩍 먼저 마셨다. 그 모습에 탈레반도 술을 빤히 바라보다가 마셨다.

“음. 그럼 속는 셈 치고 마셔보지.”

꿀꺽꿀꺽.“크으으으.”

식도가 타내려가는 느낌. 살면서 이렇게 강한 술은 처음이었다. 맛은 향긋한 장미꽃을 손으로 따먹은 느낌정도로 향이 좋았다.

“메뉴에 없을 만 하네.”

탈레반이 씨익 웃었다. 뭔가를 이겨낸 쾌감이 들었기 때문일까? 케게스는 그 모습에 말했다.

“짜식. 남자네? 다크 미스릴을 실제로 상대해 본 느낌이 어떻디?”

“그거야. 당연히 나를 이겼으니까 엄청나게 강하지.”

“그건 다 알고 있고. 술로 한번 비교해봐.”

“음~ 술이라. 그래. 딱 이런 맛이었어. 녀석과 싸우는 느낌은.”

탈레반은 레드 브레스를 떠올리며 말했다. 그 말에 케게스가 탈레반의 등짝을 치며 웃었다.

“하하하!! 역시 그랬구먼. 아쉽게도 자네 이후부터는 다크 미스릴이 모조리 상대방을 죽여 버려서 궁금해도 물을 수가 없었다네.”“크크. 나도 죽음의 문턱에서 살려준 것은 고맙지. 그런데 왜 살려준 것인지는 모르겠단 말이야.”

“다크 미스릴은 아마도 선을 정해 놓지 않았을까. 4등급 이전까지는 죽이지 않겠다던가 뭐 그런거.”

“아마도 수련인 것 같더군. 내가 상대할 때 그 녀석은 공간이동 마법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어. 신체 능력만으로 나를 압도했거든.”

“역시 재밌어! 다크 미스릴의 경기는 사람을 뜨겁게 해주는 무엇인가가 있단 말이야. 크크크크!!”

케게스는 다크 미스릴에 대한 대화라면 무엇이든 좋아했다. 그리고 그를 직접 상대했던 탈레반과의 대화는 여태 궁금했던 것들을 풀어주는 가뭄에 단비와 같았다. 한참을 대화하던 그들은 술집을 나와 케게스의 집으로 향했다.

“여긴?”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재밌어요와 선호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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