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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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작품등록일 :
2018.04.10 00:53
최근연재일 :
2018.05.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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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59,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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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1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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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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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26화

DUMMY

“흠··· 안에 계시는 것이 빨리 디로인 제국으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인데···”


미간을 좁히며 아크 후작은 도적들에게 돌진했다. 역시 아크 후작은 아크 후작이었다.


“쳐라!”


산 위에서 약 50명 정도의 기사들이 말을 타고 내려왔다. 그리고 300여명에 달하는 도적들을 늑대가 양들을 도륙하듯 압도적으로 쓸어갔다. 도적들은 반항할 틈도 없이 뿔뿔이 흩어져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그러나 산에서라도 그들은 기사답게 말을 잘 컨트롤하며 자비 없이 도적들을 쓰러뜨렸다. 그렇게 리더를 잃은 도적들은 차가운 바닥위에 쓰러졌다.


잠시 후 붉은 머리칼의 여자가 기사들을 뒤에 대동한 채 루시아와 아크 후작 앞에 섰다.


“다시 한 번 인사드리죠. 제 4부대인 몬스터 부대의 리더 베리나스 피렐의 딸인 레나페 피렐입니다. 레나라고 불러주시면 됩니다.”

“반가워. 난 루시아···라고 불러.”

“아닙니다. 루시아님. 루시아님이라고 불러야한다. 레나페.”


역시 예절에는 익숙치 않은 루시아였다. 아크 후작은 레나에게 새롭게 정정해주고는 사무적인 말투로 물었다.


“그런데 지금 어디로 가는 길인가?”


레나는 붉은 머리칼에 뽀얀 피부지만 약간 거칠면서도 귀여운 듯 한 외모였다. 그녀는 슬쩍 기사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까와 같이 청명하면서도 울리는 카랑카랑한 목소리였다.


“전 미라클 아카데미에 입학하려고 디로인 제국으로 가는 길입니다. 가는 길에 묘한 뿔피리소리가 들리기에 와본 것이죠···”


아마도 레나는 처음에 들렸던 뿔피리소리에 혹해서 온 듯 했다. 아크 후작은 루시아에게 결정권을 넘겨주었다,


“디로인 제국까지 같이 가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전 빨리 가고 싶은데···”

“같이 가시는 것이 아마도 더욱 빠를 것입니다. 저들이 괜히 몬스터 부대라고 불리는 것이 아닙니다.”

“음··· 좋아요··· 그럼.”


루시아가 고개를 끄덕이자 아크 후작이 레나에게 말했다.


“레나페. 루시아님도 같은 목적지인 디로인 제국이다. 함께 가면서 루시아님을 지키도록,”


완벽한 명령이었다. 그러나 레나는 상관없다는 듯 희미하게 웃었다.


“저희 아버지와 황제 폐하님을 제외한 그 누구도 우릴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아버지께서 아크 후작님의 말이라면 아버지 말처럼 따르라고 했으니··· 어쩔 수 없겠네요.”

“레나. 이 마차에 타. 나 혼자는 심심하거든···”


레나는 루시아의 권유에 아크 후작을 슬쩍 보았다. 그러자 아크 후작이 고개를 끄덕였다.


“루시아님과 레나페만 마차에 타고 나머지는 오늘 안에 바르갈 산맥을 넘어 제다스 성까지 가야하니 어서 출발 준비를 하라!”

“옙!”


몬스터 부대 기사들과 남은 흑룡부대 기사 2명이 마차를 둘러쌓다. 그러는 동안 아크 후작은 죽은 흑룡부대 기사 2명의 시체를 한 곳에 모아서 눕혀두고는 입에 금화 한 개씩을 물려주었다. 그리고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짧은 말이었다.


“수고했다···”


여전히 날카로운 눈매를 유지한 채 말에 오른 아크 후작은 슬며시 2명의 시체를 바라보았다.


“사람은 죽어서 그 이름을 남기고, 기사는 죽어서도 잊혀 지지 않을 기사도 정신을 남기리라.”


알 수 없는 말을 하고는 아크 후작이 선두에서 말을 박차며 달려 나갔다. 그리고 그를 따라 기사들과 흑색 마차가 뒤를 이었다. 아크 후작의 눈에서 작은 물방울이 보인 것은 착각이었을까···


*


해가 거의 질 무렵 바르갈 산맥에서 기사들이 우르르 빠져나왔다. 그 중 푸른 눈에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아크 후작이 선두에 서서 달려가고 있었다.


“제다스 성이군.”


드디어 지긋지긋한 바르갈 산맥을 벗어나 도착한 곳은 옛날 키슈타르 제국의 최전방이었던 제다스 성이었다. 붉은 노을이 제다스 성 뒤로 지는 것이 마치 붉게 피를 머금은 성처럼 보이는 듯 했다.


성 입구에서 먼저 문이 열렸다. 세븐 포스 중 한명인 아크 후작이 선두에 있다는 것을 확인 한 듯 했다. 제다스 성에 입성한 아크 후작은 흑룡부대 기사 둘에게 최고급 여관을 잡게 하고, 루시아와 레나가 타고 있는 흑색마차로 다가갔다.


“루시아님. 제다스 성에 도착했습니다. 여관으로 이동할 테니 조금만 참으십시오.”

“네. 아크 선.생.님. 호호호.”

“호호호호!!”


흑색마차 안에서 루시아의 장난치는 듯 한 목소리와 함께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러자 아크 후작은 루시아에게는 어쩔 수 없는 듯 눈을 감으며 말했다.



“오늘은··· 왠지 피곤하군.”


*


며칠이 훌쩍 지나갔다. 이제 옛 키슈타르 제국의 수도였던 블라크에 도착했다. 물론 아크 후작은 이곳을 지나 다음 성에서 쉬자고 했지만 루시아는 이곳에서 꼭 하루를 묵고 싶다고 졸라댔다.


결국 아크 후작은 ‘루시아님의 명령이라면···’라고 하면서 이제는 자신의 궁이 된 블라크의 황궁에서 쉬기로 했다. 아크 후작은 이 곳을 점령할 때 큰 공을 세웠다는 이유로 얻게 된 영지였다. 이제 곧 공작의 이름을 받게 될 그는 여전히 철두철미한 성격답게 영지관리 역시 완벽했다.


안정되어 있는 도시와 상권, 새롭게 관리되는 영지민까지 철저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루시아는 달이 보이지 않는 밤에 숙소를 빠져나왔다. 황궁 안은 깨끗하게 정리되어 7년 전 전쟁의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숙소를 지키던 병사들을 뒤로한 채 그녀는 어디론가 걸었다.


“루시아님 어딜 가십니까?”


붉은 머리칼의 여자 레나가 뒤에 서있었다. 늦은 밤이지만 잠이 오지 않는 듯 산책이라도 하는 복장이다. 그러나 가벼운 복장임에도 불구하고 손에는 흑청색 광택이 나는 장갑을 끼고 있었다.


“가보고 싶은 곳이 있거든.”


루시아는 여전히 아름다운 웃음을 짓고 말했다. 검은 마차 속에서 함께였던 그녀들은 꽤나 가까운 사이가 되어 있었다. 레나는 ‘거기가 어디죠??’라며 루시아의 뒤를 따라왔다. 거친 성격의 레나지만 루시아는 그녀가 가끔 귀엽다고 생각했다.


“이곳은 바뀌지 않았네···”


루시아와 레나는 구름으로 가려진 달 아래 넓은 정원 입구에 도착했다. 7년 전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 13살이었던 그녀는 걸리적 거리는 드레스를 입고, 제럴드 백작과 이곳 정원입구에 도착했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를 만났다. 검붉은 머리의 신비한 소년을···


“이곳에 와보신 적이 있으신가보네요?”


정원을 거닐며 레나가 루시아에게 물었다. 그녀가 보기에는 루시아의 눈빛이 과거 향수를 느끼는 듯했기 때문이다. 늘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던 그녀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무엇인가에 이끌린 듯 걸어갔다. 레나는 무엇인가 이유가 있냐는 듯 한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


작가의말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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