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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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B
작품등록일 :
2018.04.10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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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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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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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화

DUMMY

“3층 홀도 동일하구만.”

“그러게··· 똑같다. 정말 이게 더 신기해. 호호!!”


프리페는 이전의 아카데미와 계단 숫자 하나 다르지 않다는 것과 크기가 동일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탄했는지 눈을 번쩍였다.


“크흠··· 쿨럭···쿨럭···”

“저 할아범은···”


3층 홀 중심에는 항상 있을 것 같던 미하이릭 교장이 아닌 키가 작고 나무지팡이로 몸을 지탱하고 있는 할아버지가 있었다. 할아버지는 헛기침을 한 후에 입을 열었다.


“콜록··· 반갑다. 내 이름은 켄 하들리스, 2급 관리로 스카이 시티 본건물의 집사이자 지배인이지. 자네들은 이곳에서 생활하는 3개월간 나를 켄님이라고 부르면 되네. 콜록!”

“켄님?”

“영감으로 충분하겠군.”


켄은 연신 콜록 이더니 말을 이었다. 콜록 거리는 소리 때문에 학생들의 소리는 듣지 못한 듯 했다.


“콜록!··· 3층 숙소는 써봤으니 사용법은 설명치 않겠네. 방 앞에 이름표를 붙이도록 하고,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주는 교복과 수첩을 반드시 챙겨가게. 내일은 입학식이 있으니 오전 9시까지 4층에 모이면 되네. 콜록!··· 해산!”


“교··· 교복!?”

“어이어이··· 교복이라니···”


프리페는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동경하던 아카데미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오는 엄청난 기대감이 제논에게까지 오는 듯 했다. 그러나 제논은 숙소로 향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편하게 옷을 입고 훈련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거 받으십시오.”

“수첩?···”


제논은 포장된 박스 한 개와 작은 수첩을 받았다. 수첩의 앞면에는 ‘반드시 읽을 것’이라고 적혀 있다. 제논은 프리페의 옆방으로 자리 잡고는 방으로 들어왔다.


‘아마도 프리페라면 곧바로 교복부터 입어보겠군.’


제논은 박스를 넓은 책상 위에 놓고 수첩을 펼쳤다. 이전 아카데미보다 확실히 방도 커지고, 설비도 좋아졌다. 그렇게 기분 좋은 마음으로 수첩의 첫 장을 본 제논은 그대로 굳었다.


“·········.이건···”


제논의 눈을 한 번에 사로잡은 첫 문장은 바로 ‘교복을 입지 않으면 퇴학’이라는 것이었다.


“수칙같은거군··· 빌어먹을···”


수첩에 적힌 이상한 것들을 체크하며 보던 제논은 방을 두드리는 소리에 수첩에서 눈도 떼지 않은 채 문으로 다가가 문을 열었다. 제논의 예상에 100퍼센트 프리페일 것이라는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논! 어때?”

“···.응. 괜찮아.”

“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프리페는 자신에게 무관심한 듯 수첩만 바라보는 제논에게 소리치며 눈앞으로 불쑥 다가갔다. 그러자 제논은 깜짝 놀라며 한 걸음 물러났다.


“흡··· 음··· 예뻐.”


제논은 진심으로 프리페에게 말했다. 금색의 빛나는 머리칼이 새하얀 목을 감싸며 내려와 소매를 팔꿈치 위로 접어올린 흰 셔츠에 쏟아지고, 무릎 위로 오는 붉은색 치마와 시원하게 뻗은 다리 아래에 흑갈색의 단화가 아주 잘 어울려 환상을 이루고 있다.

거기다 뛰어난 몸매와 볼륨감 있는 가슴 위에는 짙은 흑적색 넥타이가 교복의 아름다움을 완성시키고 있다.


“정말!!?”


프리페는 자신의 양볼을 손으로 감싸며 붉어진 얼굴로 제논을 바라봤다. 제논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인 후 수첩을 보며 물었다.


“프리페, 혹시 수첩 봤어?”

“수첩? 아니···.”

“수첩에 보면 지켜야할 수척 같은 게 있어. 봐야해 꼭!”

“···응··· 제논, 너도 교복 입어보면 안돼? 부탁이야!”

“안 돼! 내일 입어볼 거야.”

“흐잉··· 알았어.”


제논은 귀여운 프리페의 모습에 피식 웃었다.


“내가 책임져야 할 것이 늘어나는군··· 훗···”


탁!


잠시 후, 제논은 수첩을 책상 위에 던져서 올려두고는 중얼거렸다.


“이제 S클래스의 수업인가··· 다른 종목들도 같이 수업을 듣는건가? S클래스는 이곳으로 모인다고 했으니···”


제논은 하얀 머리의 라질이 떠올랐다.


“라질은··· 뭔가 알고 있는 눈치였지···”


‘어차피 또 볼 것 같은 녀석들이다. 큭큭.’


“···.수수께끼투성이군. 젠장.”


제논은 머리를 긁었다. 그리고는 침대에 얼굴을 파묻었다. 지금 최고로 신경 쓰이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닌 수첩 안에 적힌 내용이다.


‘다른 클래스는 모두 6개월인데 S클래스만 3개월이다··· 그 이유는···’


제논의 머릿속에 베론과 헤어진 날 했던 말이 스쳐갔다.


‘S클래스는 짧으니깐 꼭 합격하셔야 합니다. 학학!!’

‘베론은··· 알고 있었다. 어떻게···?’


제논은 베론의 웃음소리에 알 수 없는 그리움을 느꼈다. 그러나 지금은 만날 수 없었다. 궁금한 것은 많은데 알아낼 방법이 없으니 답답할 따름이었다.


‘내일 오전 9시였지···. 후벨이라는 기사에게 물어봐야겠군.’


제논은 결국 저녁 식사를 먹기 위해 방을 나섰다. 이미 교복을 입기로 한 건지 복도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교복을 입고 있었다. 제논은 속으로 욕을 하며 다시 방으로 들어가 박스를 뜯었다.


“빌어먹을···”


박스에 들어 있는 교복은 총 4벌이었다. 제논은 한숨을 쉬며 교복을 꺼내들었다.


*


“멋져! 제논!”

“···.밥이나 먹자. 프리페···”


제논은 검붉은 색 머리칼을 묶고 교복을 입었다. 남자 교복은 꽤나 심플하면서 괜찮았다.


흰 셔츠에 폭이 좁은 짙은 흑색 넥타이와 같은 색의 긴 바지에 구두다. 제논은 답답한지 셔츠의 윗 단추를 풀고, 넥타이를 조금 풀었다. 거기다 프리페가 제논의 오른쪽 팔꿈치 위에 리본모양으로 묶어준 붉은색 천은 제논의 허리에 있는 2자루의 검과 어울려 꽤나 고급스러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왼손으로 머리를 긁으며 프리페와 복도를 걷던 제논은 어느새 홀에 도착했다. 그리고 홀의 문을 열자 같은 교복을 자신들만의 스타일대로 입은 여러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라질···.”


하얀 머리칼과 왼쪽 눈꼬리에 은색 하트 무늬가 있는 라질은 제논의 시선을 느끼고는 손을 흔들었다.


‘역시 올라왔군··· 큭큭큭···’


“3개월의 아카데미 생활··· 재밌겠어.”


제논은 미소를 띠며 이곳에서의 생활동안 숨겨진 비밀들을 모조리 밝혀내겠다고 마음먹었다.


“가자. 제논! 나 배고파!!”

“응.”


제논은 프리페의 손에 이끌려가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프리페의 몸매는 역시 미스터리해.’


*


대륙 년 2199년 5월 20일의 날이 밝았다. 제논은 이른 시간부터 일어나 어제 받은 수첩을 암기했다. 이런 곳에서는 룰을 확실하게 꿰뚫고 있을 필요가 있다. 낯선 곳일 경우엔 정보가 곧 힘이다. 제논은 확실히 그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침부터 준비를 마치고 수첩만 본 것이다.


“벌써 8시 30분이군. 프리페 녀석 올 때가 됐는데···”


쿵쿵!!


제논은 말을 열자 등 뒤로 손을 숨긴 채 웃고 있는 프리페가 보였다. 손에는 초록색 칼집의 검을 든 채 그녀는 제논에게 소리쳤다.


“와아!! 어제 내가 해준 거 아직도 하고 있네!?”


제논은 오른팔에 자리 잡고 있는 붉은색 천을 보며 프리페의 머리에 손을 올려 쓰다듬어주었다.


“아아··· 고마워. 프리페.”


펑!


프리페의 얼굴이 새빨개진 것은 순식간이었다. 그녀는 급히 한 걸음 물러나더니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 나를 동생취급 하지마!! 나··· 너보다 나이 훨씬 많거든!!”


당황하는 프리페의 모습에 제논이 웃음을 터트리며 복도를 걸었다.


“하하하!! 그게 무슨 상관이야.”

“으으···. 제··· 제논 바보!!”


프리페는 제논의 놓아두고 먼저 달려 나갔다. 제논은 그 모습이 귀여운지 피식피식 웃을 뿐이었다.


*


“8시 50분이군.”


4층 홀에 도착한 제논과 프리페는 홀 중심의 무대에 서있다. 제논은 주머니에 있는 흑색의 회중시계를 확인한 후 주변을 확인했다.


‘지금 인원은 19명이군··· 총 몇 명이나 S클래스일지···’


“제···제논!”

“응?···. 왜 여기 있지···?”


제논은 식은땀이 등 뒤를 타고 흐르는 것을 느꼈다. 그의 앞에는 도저히 만날 것이라고 예상치도 못했던 그녀가 있다.


“뷰린···”


흑갈색 머리칼을 머리 위로 묶어 올린 뷰린은 교복이 아주 잘 어울려 원래의 귀여운 인상이 더욱 귀여워진 듯 했다. 그녀는 다시 만난 제논이 무척 반가웠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다.


‘난 대상인의 딸이다! 침착해야되!!’


“바··· 반가워. 제논.”

“너야말로··· 설마··· S클래스?”

“물론이지. 내가 아니면 누가 S클래스가 되겠어?”

“컥······.”


제논은 어이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헤어질 때 미라클 아카데미 스카이 시티 입학 테스트를 본다고 말은 했지만 여기까지 따라올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S클래스에 그녀가 합격했다는 것은 제논의 눈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너··· 넌 내 연인이니까! 파··· 팔짱 껴주는거야! 감사해!”

“잠깐만··· 뷰린!”


제논은 갑자기 뷰린이 왼손에 달려들며 안겨들자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움찔했다.


“제논···?”

“이··· 이건 말이야··· 프리페···”


프리페에게서 무형의 기운이 솟아나는 듯 했다. 제논은 다급히 뷰린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오히려 뷰린은 프리페를 쏘아봤다.


“나의 제논인데. 문제라도?”

“나의 제논···.”

“잠깐만··· 이제 곧 입학식이···”


제논은 위기를 벗어나야 했다. 마치 양다리를 걸쳤다가 눈앞에서 떡하니 걸린 상황이다.


‘뭔가 없나···?’


그때 제논의 눈에 루시아와 레나가 오는 것이 보였고 제논은 급히 손을 들어 소리쳤다.


“여어~! 루시아. 레나!”


루시아와 레나는 제논을 발견했고 알 수 없는 상황에 어리둥절하며 다가갔다.


“아침부터 웬 소란이예요. 호호!!”

“옆에 여자는 누구야?”


루시아는 제논의 옆에 달라붙어 있는 뷰린은 가리켰다. 그러자 뷰린은 제논에게 물었다.


“이 여자들 전부다 제논, 너의 연인은 아니겠지?”

“······뭐···?”

“······.”


제논은 한 마디 할 줄 알았던 프리페나 루시아가 멍하니 가만히 있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제논 오빠는 애인없어요. 루시아 언니랑 프리페 언니는 제겁니다. 호호호호!!”


쿵!


“커헉···”


루시아는 이제 익숙하게 레나를 잠재웠다. 그때였다.


“아침부터 시끌시끌하구나!! 네 녀석들!!”


붉은 망토에 살짝 상기된 얼굴인 베돌프는 4층 홀이 울리도록 소리쳤다. 그리고 조용해지자 옆에 있던 흑색의 머리칼을 가진 후벨이 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대에서 내려와라. 교장님께서 입학식을 시작할 것이다.”


무대에 올라서 있던 몇몇 학생들이 무대에서 내려오자 4층 홀의 문을 열고 미하이릭 교장과 몇몇 사람들이 같이 들어왔다. 그리고는 무대 위로 올라가 줄 하나 맞추지 않고 제멋대로 서있는 학생들을 바라봤다.


“허허! S클래스 학생들 반갑군. 오늘은 알고 있겠지만 입학식이지. 진행 순서는 간단하다네. 우선 내가 학생들의 입학을 축하하는 것으로 시작하겠네.”


미하이릭 교장은 다른 사람들을 뒤로 물리고 앞으로 나서서 입을 열었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많았구만. 이번 해의 S클래스는 총 22명일세. 정말로 축하하겠네. 졸업에 성공한다면 자네들은 아마도 대륙을 이끌어 가는데 큰 힘이 되겠지. 그러니 무사히 죽지 않고 졸업하길 바라겠네.”

“죽지 않고?···.”


미하이릭 교장의 말에 술렁임이 조금 있었지만 미하이릭 교장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말을 이었다.


“다음 순서는 S클래스에 관한 설명을 하겠네. 다들 잘 알고 있겠지만 S클래스는 다른 클래스들과는 다른 스페셜 클래스라네. 쉽게 말하자면 종목에 구애받지 않는 스페셜하고 유니크하다···라고 말할 수 있겠군. 그래서인지 다른 클래스가 6개월 후 졸업이라면 S클래스는 3개월 후 졸업일세. 3개월 동안 자네들이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 궁금해 하겠지만 실상 배우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네. 오늘 이후 아카데미 생활은 자유가 보장된다네. 단! 7일에 한 번씩 하는 수업에는 반드시 참여를 해야 하네. 여기서 수업이란 자신의 종목에 맞는 수업이며 그 수업에 2회 이상 참여하지 않았을 시 강제 퇴학이 될 것이니 그리들 알고 있게나. 그럼 이제 그 수업을 해주실 분들을 소개하겠네!”


미하이릭의 손짓에 4명의 남자가 앞으로 나왔다.


“모든 무기를 마스터해 무기의 날개라고 불리는 후벨 경은 자네들의 훈련에 도움을 줄걸세.”


후벨은 앞으로 나가서 고개를 살짝 끄덕였고, 그 다음은 노기사 미렌이었다.


“과거 힘의 용병이라 불린 미렌 경 역시 후벨 경과 함께 할 걸세. 미렌 경과 후벨 경의 수업은 결투쪽 학생이라면 반드시 듣도록 해야 하네.”


미렌은 왠지 섬뜩한 흑색 눈동자를 날카롭게 빛내며 학생들을 노려보았다.


“다음은 차기 현자로 손꼽히는 나의 제자 헤일러일세. 헤일러는 마법에 관한 것과 훈련 모두를 도와줄걸세. 헤일러의 수업은 자유롭게 듣도록 하게나.”


헤일러라 불린 남자는 이제 막 30대에 오른 듯 아직 젊은 티가 있었지만 차기 현자라는 명칭은 딱지 쳐서 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의 실력은 그 명칭 하나만으로도 증명되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상인들의 신이라 불리는 베단 컴퍼니의 사장 아이레온 베단님이다. 조선과 무기(병기)로 대륙을 거머쥔 분이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들어본 적이 있을걸세. 베단 컴퍼니는···. 물론 아이레온님의 수업은 상업쪽 학생은 무조건 들어야하네.”


아이레온이라는 남자는 50대 중반으로 황색 머리칼을 뒤로 빗어 올린 멋쟁이 신사였다. 그는 첫인상부터가 다른 사람과는 다른 기품이 느껴지는 듯 했다. 아이레온의 등장에 몇몇 이들은 놀란 듯 속닥속닥 거렸고, 뷰린은 입을 벌린 채 손으로 입을 가렸다. 미하이릭 교장은 마지막 사람을 곧바로 소개했다.


“다섯 번째인 마지막은!”

“아무도 없는데?···.”

“설마···”


미하이릭 교장은 자신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허허··· 내가 바로 마지막일세. 나의 수업에는 지능쪽 학생이라면 꼭 들어야한다네. 여기 있는 다섯 명이 7일에 한 번씩 수업을 해줄 것이라네. 그리고! 지금부터 반드시 알아야할 것들 몇 개만 말해 줄테니 잘듣게나.”


미하이릭 교장은 손짓으로 앞으로 나온 4명을 다시 뒤로 물린 후 입을 열었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셨으면 재밌어요와 선호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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