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공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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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자드킹
작품등록일 :
2018.04.10 12:45
최근연재일 :
2018.05.18 13:3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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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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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136

작성
18.04.2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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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불사의 괴물(4)

DUMMY

“크아아앙!”

다시 총알을 장전하고 있었는데 괴물이 공격 대상을 나유영에서 나로 바꾸었다.

“이크!”

나는 옆으로 굴러서 피하고 저 바닥에 떨어진 오른손으로 달렸다.

목적은 그것이 쥐고 있는 쇠몽둥이.

“좋았어!”

여러모로 위기가 있었고 꼬이기까지 했지만 그래도 성공이었다.

자, 이제···

“헉?”

막 잡으려는 순간 널브러져 있던 오른손이 휙 공중에 뜨더니 다시 ‘블랙 헤드 울프’에게로 돌아가 버렸다.

“크크크.”

“이런 씨발.”

나는 혀를 찼다.

저 새끼가 알고 보니 낚시질을 한 거였다.

“진작에 재생할 수 있었으면서···”

하긴, 초속재생이라는 명칭도 아까울 정도의 엄청난 수복능력을 보여주던 녀석이 오른손이 잘린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설마 저렇게 원거리에서 분리된 신체를 조종해서 다시 붙일 정도일 줄이야. 결국 상상력의 문제인가. 앞으로 뭘 더 보여줄지 짐작이 안 되네.

“아···저씨. 이제 됐으니 도망쳐요.”

힘겹게 상체를 일으키며 후퇴를 제안하는 나유영에게 나는 소리쳤다.

“여기까지 와서 물러설 순 없어! 끝장을 봐야 해!”

“······.”

“크르르.”

녀석은 마치 이 상황을 즐기듯 느긋하게 나와 나유영의 주변을 맴돌며 시간을 끌었다.

나유영은 중상을 입어서 전투불능 상태라 나 혼자서 어떻게든 끝을 내야 했다.

다시 한 번 녀석의 오른손을 노린다.

장전을 마친 TAT를 꽉 움켜쥐었다.

그러기 위해선 다시 한 번 녀석의 품에 파고들어야 한다. 하지만 녀석이 또 하울링을 쓰면 꼼작 못하고 당하게 된다.

하지만 기회가 없지는 않아. 지금 저 놈은 우릴 얕보고 한껏 방심하고 있으니까.

“크아앙!”

괴물이 앞으로 뛰어들며 쇠몽둥이를 휘둘렀다.

-쾅!

동굴의 암벽과 충돌하며 돌 부스러기들이 후두둑 떨어졌다.

설마 이거, 무너지진 않겠지?

나는 연속되는 쇠몽둥이 공격을 휙휙 어렵지 않게 피해냈다.

상처를 수복하는 재생력이 워낙 압도적이어서 그렇지 정작 괴물의 움직임은 아직 S급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물론 전면전은 꿈도 못 꾸고 도망치는 게 한계였지만.

단지 저게 1단계이고 앞으로 더 강화될 거라고 공략집에 나와 있었으니 절대 오래 끌어선 안 될 것이다.

“크아!!”

내가 자꾸 요리조리 피하자 화가 난 것인지 괴성을 지르며 더욱 거칠게 휘둘렀다.

-쾅! 쾅!

암석 파편이 튀며 오르며 사방에 흩뿌려졌다.

“크르르르.”

화가 날대로 나서는 어깨를 씩씩대며 숨을 내뿜는다.

“자, 어서 이리 오라고! 이 똥개야.”

사실 나도 지칠 대로 지쳐서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심장에 열이 가득차서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지만 허세를 부렸다.

“크르르.”

괴물은 내 도발에 응하는 대신 저 구석에 쓰러져 있는 나유영에게 갔다.

“이런 미친 개새끼가!”

나는 TAT를 괴물에게 발포했지만 너무 급하게 쏜 터라 빗나가버렸다.

장전하고 있을 틈이 없어!

바닥에 내버리고 그대로 달음박질 쳤다.

“개새끼야!”

나유영에게 접근한 괴물에게 보디체크를 시전했다.

“크엉!”

없던 힘이 솟아나 괴물이 저 멀리 날라가 벽에 쳐박혔···을 리는 없고 그저 접근을 저지한 수준에 그쳤다.

“크하하아!”

놈이 표효하듯 웃기 시작했다. 나는 저 웃음소리가 승리를 자신하는 것처럼 들렸다.

“크아!”

녀석의 쇠몽둥이가 내가 아닌 나유영을 향했다.

“윽!”

-쾅!

나유영을 집어서 온 힘을 다해 옆으로 굴리는 것으로 겨우 구해냈다.

젠장. 이대로면 100% 진다.

게다가 내 고집 때문에··· 나유영이 위험해졌다. 이대로 계속 시간을 끌면 죽는 사람이 나올 것이다.

“······.”

아니, 잠깐.

주변을 둘러보던 나는 한 가지 생각을 떠올렸다.

마지막 기회다.

나는 괴물과 대치하면서 쓰러진 나유영을 들쳐 맸다.

“뭐 하려고요?”

“다시 한 번 놈의 오른손을 노릴 거야.”

“왜 자꾸 거길 집요하게 노리는 건가요? 거기가 무슨 약점인가요?”

“약점이긴 하지. 정확히는 놈이 들고 있는 쇠몽둥이가.”

‘블랙 울프 헤드’가 슬금슬금 움직였다. 나는 뒷걸음질을 치며 물러났다.

“유영아. 한 가지 부탁하마. 내가 저기에다가 널 던져놓을 거야.”

“네?”

-쾅!

몽둥이가 코끝을 스쳐지나갔다.

“윽!”

바닥에 넘어지며 나유영도 함께 엎어졌다.

“왜 몽둥이가 약점인지는 다 끝나고 얘기해줄게!”

“정말···”

나유영은 개구리가 점프를 하듯 펄쩍 뛰어 몸을 날렸다.

-쾅!

그 자리를 쇠몽둥이가 작렬했다.

“이 똥개놈이 자꾸 비겁하게 굴래? 나보다 센 줄 알면 당당하게 나한테 오라고! 더러운 똥개놈 아니랄까봐 부상당한 여자나 노리고 말이야.”

아까 욕을 했을 때 반응한 걸 보면 분명 내 말을 알아듣는 게 틀림없었다. 잠깐이라도 좋으니 주의를 끌 필요가 있었다.

“크르르르!”

과연, 똥개답게 제대로 반응해온다.

“크앙!”

녀석이 확 뛰어들어 몽둥이를 내려쳤다.

“우왓!”

겨우겨우 피했다. 이건 정말 목숨을 건 도박이 아닐 수 없었다.

“아저씨! 여기요!”

그리고 그 정도면 됐다.

나는 나유영이 던져준 TAT를 받아들었다. 당연히 총알은 장전된 상태였다.

“이 개새끼야!”

착, 받아든 TAT를 열이 뻗쳐서 달려든 괴물의 코앞에서 오른손을 향해 발포했다.

-파아아앙!

근접해서 쏜 TAT의 위력은 가공할 수준이라 간단하게 날려버렸다.

“좋았어!”

바닥에 떨어진 쇠몽둥이를 집어 들었다.

나유영이 잘랐을 땐 속목 째로 분리시킨 거라 손아귀에 쥐어져 있었지만 이번엔 완전히 파괴당해 손쉽게 몽둥이만 건져냈다.

“넌 이제 뒤졌다!”

내가 왜 이것에 집착했겠는가.

‘신의 공략집’에서 이르길, 이것이 이 괴물의 유일한 약점이었다.


[블랙 울프 헤드는 어떤 공격을 당해도 수복하는 절대적인 재생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저주가 걸려있어 한 가지 약점이 존재합니다.]


그 약점이란 바로 괴물이 가진 쇠몽둥이였다.


[이 불사의 괴물에게 ‘죽음’을 부여하기 위해 신들은 탄자탄 산맥의 강철을 제련하여 만든 쇠몽둥이 안에 영혼을 집어넣었습니다.]

[따라서 블랙 울프 헤드는 쇠몽둥이에 종속되었고 그것에 의한 타격에는 재생력이 발동하지 않습니다.]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어찌됐든 괴물이 가진 쇠몽둥이엔 유효타가 발생한다는 소리였다.

나는 쇠몽둥이를 집어 들고 괴물에게 달려들었다.

“크르륵.”

괴물은 눈에 띄게 당황하는 눈치였다. 당첨이었냐!

“하아합!”

기합을 내지르며 공격을 가했다.

“크앙!”

몽둥이에 맞자 놈이 아파하며 물러났다. 맞은 부위의 피부가 찢기가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아물지가 않고 있었다.

이거 완전 아킬레우스 같은 놈이구만.

아킬레우스의 발뒤꿈치가 바로 이 쇠몽둥이렸다.

“크아아아아아!”

하지만 이대로 쉽게 결판이 나면 역시 S급이 아니라는 듯 ‘블랙 울프 헤드’가 엄청난 기세로 괴성을 내질렀다.

“저 새끼··· 설마···”

근육이 팽창하며 핏줄이 불거져 나온다.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온다. 털의 색깔이 이전보다 더욱 붉어져서 이젠 완전히 새빨간 늑대인간이 되었다.

2단계 각성이냐? 하필 이 타이밍에···

이미 소진할 대로 소진한 나는 한계에 부딪쳐 있었다. 젖 먹던 힘까지 끌어내서 싸우고 있었는데 놈의 힘은 오히려 다 강해졌다.

유일하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쇠몽둥이를 빼앗았다고는 해도 이건··· 답이 없었다.

“오···라.”

“음?”

놈이 말을 했다?

“덤···벼라.”

어눌하고 느릿한 어조였지만 확실히 그렇게 들렸다.

꿀꺽.

달라진 기세에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멍때리고 있으니 놈이 히죽 웃었다.

“여자··· 노린다.”

“똑같은 놈이 맞구만.”

나는 혀를 차고 자세를 바로잡았다.

“아저씨!”

그때 그녀가 나를 불러 세웠다.

“뭐야, 이 때에?”

놈에게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

“그걸로 패면 죽는 게 사실이에요?”

역시 보통 눈치가 아니군. 아직 말 안 했는데 혼자서 깨닫다니.

“당근 빠따지!”

“귀환석, 사용 안 해도 되겠어요?”

“······.”

나는 붉게 변한 블랙, 아니 ‘레드 울프 헤드’를 바라보았다.

“겨우 몽둥이까지 빼앗았는데, 한 번 해봐야지.”

놀랍게도 나의 피는 뜨겁게 끓어오르고 있었다. 지금 상황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흥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헌터를 꿈꾼 게 이런 상황을 바라서인 걸지도 모르겠다.

“알겠어요.”

나유영은 체념한 것 같은 목소릴 흘렸지만 잔뜩 흥분한 나에겐 신경 쓸 거리가 안 됐다.

“하압!”

“크르르르.”

괴물은 가소롭다는 듯 달려드는 나에게 손을 휘둘렀다.

“윽?”

아슬아슬한 타이밍에 멈춰 서서 가슴 앞부분을 미세하게 비껴나갔다.

“한 대 맞으면 골로 가겠군.”

“크아앙!”

화가 날대로 난 붉은 늑대가 펄쩍 뛰어올라 위에서 아래로 내게 뛰어들었다.

너무 빨랐다.

육안으로는 쫓을 수 없는 속도여서 뛰어올랐다는 걸 인식했을 땐 이미 내 머리 바로 위쪽까지 내려오던 중이었다.

뭔가 느린 타이밍으로 늑대의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손아귀가 다가왔다.

씨발.

머릿속에서 떠오른 말은 그 한마디였다.

-띠링!

그때 들려온 시스템 메시지.


[승리의 축복이 발동합니다.]

[모든 상태이상이 복구되고 체력이 회복되며 현재 스텟이 250% 상승합니다.]


-쿠웅!

“크륵?”

‘레드 울프 헤드’는 확실하게 끝을 낼거라 예상했는지 자신의 손이 바닥을 내려찍자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하하하.”

나는 설마 내가 이런 웃음소릴 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한껏 쳐발리던 악당이 갑자기 새로운 힘을 꺼내들고는, 폭발연기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면서 흘리던 웃음소리가 아닌가.

하지만 웃을 수밖에 없었다. 웃음이 멈추질 않았으니까.

“넌 진짜로 뒤졌다, 똥개 새끼야.”


작가의말

꾸준하게 봐주시는 독자분들 덕분에 힘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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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어둠의 잔상(2) 18.05.09 838 12 10쪽
32 어둠의 잔상(1) 18.05.08 870 12 9쪽
31 뒤바뀐 운명 18.05.06 911 9 11쪽
30 인형극의 거장(5) 18.05.06 923 15 8쪽
29 인형극의 거장(4) 18.05.05 888 13 10쪽
28 인형극의 거장(3) 18.05.04 925 10 11쪽
27 인형극의 거장(2) 18.05.03 963 14 11쪽
26 인형극의 거장(1) 18.05.02 1,045 12 11쪽
25 네 개의 술잔 18.05.01 1,000 15 9쪽
24 파상공세의 생물병기(4) 18.04.29 1,049 12 10쪽
23 파상공세의 생물병기(3) 18.04.29 1,077 14 8쪽
22 파상공세의 생물병기(2) 18.04.28 1,050 12 9쪽
21 파상공세의 생물병기(1) 18.04.27 1,147 13 10쪽
20 한 번 죽었던 자 +2 18.04.26 1,191 10 10쪽
19 불사의 괴물(5) 18.04.25 1,149 13 9쪽
» 불사의 괴물(4) 18.04.24 1,179 13 10쪽
17 불사의 괴물(3) 18.04.22 1,205 14 8쪽
16 불사의 괴물(2) 18.04.21 1,222 14 10쪽
15 불사의 괴물(1) 18.04.20 1,288 13 11쪽
14 검은 하늘(3) 18.04.20 1,380 1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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