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플래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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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블레인
그림/삽화
yencomic
작품등록일 :
2018.04.10 15:55
최근연재일 :
2018.08.06 18:08
연재수 :
62 회
조회수 :
39,738
추천수 :
279
글자수 :
335,415

작성
18.04.27 18:03
조회
618
추천
5
글자
8쪽

17화 - 노이드

DUMMY

17화


노이드



-좀비플래닛. 홍콩, ‘PEAK CENTER’ 150층.


타타타타타


다시 양쪽 통로와 중앙통로가 이어지는 길이다. 중앙계단은 바리케이드 때문에 다시 돌아가지 못한다. 오른쪽 통로의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30초가 지나 속도를 회복했지만, 비상계단은 여전히 위험하다. 비상계단 내의 좀비들을 다 처리해 놓기는 했어도 또 어디선가 기어들어 와있을지 모른다. 비상계단 문을 모두 잠가두기는 했지만 더 높은 층에서 내려오거나 환풍구 통로라도 이용하면 정말 답이 없다. 비상계단에서는 피할 곳이 없다.


달깍


비상계단의 문을 열고 혹시라도 닫히지 않게 단단히 고정시킨다. 비상계단을 뛰어들면서 나는 더욱더 집중하러 애를 썼다. 좁은 통로를 속도저하 없이 올라가는 건 쉽지 않다. 왼손으로 난간을 잡고 추를 휘두르듯 코너를 돈다. 혹시라도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면 안 된다. 오늘은 습기가 많다.


“크아아악”


비상계단에 진입하는 좀비들의 비명소리가 좁은 통로에서 쩌렁쩌렁 울렸다.


151층은 무시한다. 생각보다 진행이 쉽지 않다. 조사되지 않은 층을 하나 더 진행하는 건 위험부담이 크다. 150층과는 중요도가 다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나중에 다시 오자. 이렇든 저렇든 이전 층들을 다시 돌면서 걷는 좀비들을 정리하러 오기는 해야 한다. 152층의 비상문 잠금장치를 열었다.


152층.

151층부터 155층까지는 콘서트홀이 건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149층부터 한꺼번에 공략을 진행한 이유기도 하다. 만에 하나 작은 소란에 콘서트홀 놈들이 빠져나오면 큰일이고 그렇다고 위험을 남겨두고 더 위층을 진행할 수는 없었다.


152층 중앙계단을 통해 153층 콘서트홀 입구로 가야 한다. 다행히 아래층에서 난리를 친 탓인지 앞쪽에는 좀비들이 보이지 않는다. 물론 뒤쪽으로는 톱스타도 서러워할 만한 인원들이 내 뒤를 따르고 있다.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유명인이 된 기분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걷는 좀비에게도 반가운 인사를 날려주었다. 가볍게 수도로 목을 꿰뚫었다.


[8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손가락이 부러지는 섬뜩한 느낌이 나면서 꽤나 아픈 통증이 밀려온다. 칼을 써도 되지만 잘못 목뼈에라도 걸리면 쓸데없는 일에 장비만 잃는 격이다. 부러진 손가락은 20초 안에 회복된다.

앞쪽에 다시 중앙계단이 보인다. 가장 중요한 층이다. 무리해서라도 153층 중앙계단을 꼭 이용해야 했다. 혹시라도 쓰레기라도 밟지 않도록 주의하며 중앙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153층. 결전의 층이다.

계단에 올라서자마자 오른쪽에 묶여있는 걷는 좀비 5마리를 풀어준다. 어제 이놈들 생포하느라 2번이나 죽었다.


서걱서걱서걱


난간에 묶여있는 긴 줄을 무디디무딘 칼로 썰자니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다. 풀리는 매듭을 단단하게 묶는 방법을 파이샤팀이나 로딘팀에게 언제 배워놔야겠다. 이제 계단 밑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무시무시하다. 건물이 흔들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풀어준 것이 고맙다는 듯 나에게 포옹하려는 걷는 좀비들을 지나서 다시 달린다. 앞으로 위험한 구간은 2번 남았다. 그리고 그중 한번이 지금이다. 여기서 좀비들을 한번 따돌려야 한다.


콘서트홀로 가는 길은 왼쪽이다. 나는 오른쪽 통로로 달렸다. 끝에서 왼쪽. 다시 왼쪽. 30미터 전방에 목표가 있다. 화물 엘리베이터다. 코너를 돌자마자 정면에 보이는 화물 엘리베이터로 슬라이딩했다.


작게 열린 틈 아래로 빨려들듯이 진입했다. 눈을 부릅떴다. 여기서 바닥으로 떨어지면 죽도 밥도 안된다. 어제 뭉쳐놓은 전선들을 몸에 휘감듯이 부여잡는다.


우직 우지직


이번에는 오른쪽 어깨가 탈골됐다. 정신을 집중하고 왼손으로 끊어지는 전선들을 붙잡았다. 마찰을 일으키는 전선들 때문에 손바닥이 타들어 가는 느낌이다. 허공에서 정신없이 흔들리는 시선 사이로 끝도 안 보이는 어두운 바닥이 보인다. 나는 소리를 내지 않으려 기를 쓰고 신음을 참고 몸을 움츠렸다.


“끄어어어엉”

쿠탕콰아아앙


엘리베이터 입구 밖으로 굉음을 뿜어내며 달려가는 좀비들의 소리가 울린다. 손이 조금씩 미끄러진다. 근력이 너무 약하다. 전선들을 놓치면 끝이지만 근력이 약한 건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허전한 발밑이 쭈뻣거리는 자극을 일으킨다.


‘빨리 지나가라. 빨리.’


다행히 30초가 지나 오른쪽 어깨탈골이 회복되자 한결 편해졌다. 모든 좀비들이 지나간 것을 확인하고 나는 벽을 세차게 찼다. 두어 번 정도 시계추처럼 아둥바둥거리고 난 뒤에 옆쪽의 비상 사다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한숨 돌릴 시간은 없었다. 지나간 좀비들의 뒤를 잡아야 한다. 153층은 화물 엘리베이터와 연결된 레일이 콘서트홀로 연결돼있다. 아마도 무대장비를 이동시키는 통로 같았다.

사다리를 타고 1.5미터 정도 되는 높이의 통로로 올라가서 달린다. 허리를 숙인 체 달리려니 허리가 끊어지는 느낌이다.


‘별 빌어먹을 통증을 잘도 만들어 놨네.”


욕이 안 나올 수가 없다.


다행히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오른쪽으로는 뛰는 좀비들이 달려가고 있었고 뒤쪽에는 아까 풀어놓은 걷는 좀비들이 멀리 보인다. 그리고 정면에는 홀의 입구가 있다, 뒤쪽으로 돌아가 걷는 좀비가 오는 길목에 어제 만들어 놓은 트랩을 작동시켰다. 트랩이래야 별거 없었다. 허리쯤 오는 밧줄을 설치한 것뿐이다. 다시 콘서트홀의 입구를 향해 달리기 시작한다.


“엘리! 나 겁나 고생한다아!”


생각없이 아무소리나 입에서 나오는데로 소리쳤다. 최선을 다해 소리지르자. 복도가 쩌렁쩌렁 울린다.

달리다가 오른쪽을 보니 뛰는 좀비들이 내 고함에 돌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이제 마지막 중요한 순간이다. 홀의 커다란 문의 자물쇠를 풀고 발로 뻥 찼다. 거대한 콘서트홀 안에 모든 좀비들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와우 이거 생각보다 더 좋은데?”


엄청난 수의 좀비가 날 바라보고 있다. 이 짧은 순간 오싹한 쾌감마저 느껴질 정도다. 인상을 찌푸리게 만드는 대단히 고약한 냄새도 잊을 만큼 흥분되는 순간이다.


콘서트홀 안으로 다시 달린다. 홀의 위쪽과 아래쪽에서 좀비들이 마구 달려든다. 들어온 입구로는 날 쫓아오던 좀비들이 몰아닥친다. 앞뒤 옆 할 것 없이 죄다 좀비들이다. 좌석들 등받이를 밟으면서 아래로, 아래로 내달린다. 최대한 무대 쪽으로 가야 한다.


이미 눈앞에는 좀비들밖에 보이지 않는다. 팔다리를 움직여보려 했지만 이미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좀비들이 날 둘러싸고 물어뜯고 있었다. 역시 좀비 때에게 물어뜯기는 기분이 이루 말할 수 없이 끔찍하다. 하지만 격통 속에서도 홀가분했다.


이곳에서는 한번 죽었어야 하니까. 무대쪽으로 많이 가지는 못했어도 목표는 달성했다. 생명체처럼 뭉친 좀비떼를 보고 있자니 자꾸 웃음이 새어 나온다.


[사망하셨습니다. 재접속 가능시간까지 9:42]


“하하하하하하”


나는 시원하게 웃으면서 접속을 종료했다. 10분 동안 휴식이다. 게임상에서 체력소모가 있든 말든 관계없이 정신력 소모가 엄청났다. 지금 당장은 아펠스타 한 병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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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 감염 18.05.24 484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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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 - 카나에 18.05.16 506 1 11쪽
36 36화 - 카나에 18.05.15 523 2 13쪽
35 35화 - 카나에 18.05.12 484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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