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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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소나무
작품등록일 :
2018.04.12 19:53
최근연재일 :
2018.05.18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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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7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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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돈을 벌자

DUMMY

"이만 갈게, 내일 봐."


"잘 가."


라이에게 인사하고 손질한 토끼 가죽을 들고 나왔다.

어두워진 밤길을 걸으며 현재의 상황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의상실에 지불해야 할 돈은 1실버 70쿠퍼.

현재 가진 돈은 50쿠퍼.

현재 가진 것은 토끼 가죽(중) 9장, 토끼 가죽(상) 2장. 그리고 첫 결과물인 품질도 알수 없는 엉망진창 토끼 가죽 1장.


'토끼 가죽은 얼마나 할까? 가족공방 할배가 비싸게 사줘야 할텐데...'



#가죽공방


딸랑~


"할배, 나왔어."


"이런 늦은 시간에 어쩐 일이냐? 오늘 장사 끝났다."


작업실에서 작업에 열중하던 할아버지가 가게에 누군가 들어오는 소리에 슬쩍 쳐다보고 나가라는 말을 돌려서 하였다.


"가게문 열려 있으면 장사 하는 거지."


돌려서 하는 말 따위 지훈에겐 먹히지 않는다.


"지금은 내 작업시간이야. 당연히 올 사람 없을 줄 알고 문을 안 잠갔는데. 내일부턴 꼭 잠가야겠군."


"할배도 겨울축제 준비때문에 바쁜 거야?"


"그건 당연하고 지금 바쁜 건 기초훈련 때문이지. 기초훈련을 훌륭히 받은 사람들에게 고생했다고 보상으로 토끼가죽 방어구 세트를 주거든."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과 같은 옷?"


"그래."


"이럴 수가. 이 옷 괜히 샀네. 나도 다음 주에 기초훈련에 참가 하는데. 일주일만 기다렸으면 받을 수 있는 옷을 3실버나 주고 산거야? 왜 지난번에 살 때 얘기 안해줬어?"


아무것도 모른다고 또 사기당한 것 같은 느낌에 할배에게 큰 소리 쳤다.


'이 동네 사람들 너무한거 아니야? 같은 마을 사람끼리 정보도 나누고 서로 돕고 살아야지. 새로 이사왔다고 텃세부리나. 그래도 얼씨구나 속이려고 하면 안되지.'


"쯧쯧쯧. 이틀 전 있었던 일도 잊어버린 게야? 춥다고 덜덜 떨면서 이불 뒤집어 쓰고 온 놈이 어디 사는 누구더라. 그 때 안 샀으면 벌써 얼어 죽었겠다.

날짜 계산도 똑바로 못하는 모자란 놈 같으니라고. 훈련받을 기간까지 더하면 2주일은 있어야 받을 수 있는데 그 동안 이불 뒤집어 쓰고 다니려고 했냐?

그리고 3실버면 거의 원가로 준거다 이놈아. 그런 불평 늘어 놓으려고 이 시간에 온거냐?"


깜빡 잊어버렸다. 난 가죽을 팔러 왔다. 흥분해서 큰 소리 치면 나에게 좋을 일 하나도 없다. 그리고 할배 말 들어보니 속은 것도 아니다. 이 세계에 와서 의심만 잔뜩 생겨서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다.


'이게 다 그 사기꾼 새끼 때문이야. 빌어먹을.'


"할배, 미안해. 내가 흥분했어. 이 마을에 처음 이사왔다고 이상한 놈이 나한테 사기쳤어. 할 줄 아는거 없다고 놀려먹는 사람도 있고."


할배에게 바로 사과하고 할배의 동정심도 자극했다.


"할배, 지난 번에 가죽 가져오면 사준다는 얘기 한거 기억나?"


"그럼, 기억하고말고. 너처럼 이틀 전에 있었던 일도 잊어버릴만큼 모자란 놈 아니다."


"에이, 할배. 미안하다니까. 아깐 흥분해서 제대로 생각을 못 했어. 이거 좀 봐줘. 내가 토끼 사냥해서 손질한 가죽이야."


"그래. 어디 한번 보자."


가져온 토끼 가죽 12장을 건네 주었다. 모노클을 낀 할배가 가죽을 하나하나 자세히 살펴보고 세 종류로 나누었다.


"요즘 토끼 가죽이 대량으로 필요해서 평소보다 좀더 비싸게 매입하고 있어.


여기 두 장은 상태가 아주 좋구나. 한 장에 7쿠퍼에 사마.

그리고 여기있는 9장은 썩 좋진 않지만 쓸만해. 이건 한 장에 5쿠퍼에 사마.

어디보자. 그럼 총 60쿠퍼네."


"이 가죽은 안 사?? 이것도 어딘가에 쓸모가 있을 거야."


"이건...

하아, 그래. 1쿠퍼 줄게. 총 61쿠퍼."


지훈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하지 못하고 엉망진창인 가죽도 구입하기로 결정했다.

할배가 건네주는 61쿠퍼를 두 손으로 공손이 받아들었다.


"고마워, 할배. 내일도 토끼 잡아올게. 그럼 안녕."


딸랑~


토끼 가죽을 팔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간다. 현재 지훈이 가지고 있는 돈은 1실버 11쿠퍼가 되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해. 내일도 바쁘게 움직여야 겠구나. 소파만 완성되면 하루종일 뒹굴거리고 놀아야지. 소파야 기다려라.'



#셋째날


이 세계에 온지 셋째날 아침이 밝았다.


"아함~ 어제보다 몸이 좀더 가볍군. 오늘 하루 돈을 왕창 벌어 보자."



#여관


"내가 왔다."


"지훈, 안녕. 오늘은 좀 일찍 왔네. 아침준비는 아직 안 됐어. 조금 기다려야 해."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싱싱의 요리가 생각나서 서둘러서 왔어. 뭐 도와줄 거 있어?"


"테이블 준비 좀 해줘. 나는 위층에 올라가서 용병단원들 불러 올게."


라이가 올라가려는 순간 제리가 계단 끝에서 내려오고 있다.


"라이, 우리 내려왔어. 굿모닝~ 지훈도 굿모닝~"


제리를 시작으로 펠리즈 단원들 모두가 일층으로 내려와 테이블 준비를 함께 했다.


"자, 오늘의 아침식사 완성! 오늘의 메뉴는 양송이스프와 크로와상, 그리고 케이준치킨샐러드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잘 먹을게, 싱싱."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친 용병단원들이 하나둘 자리를 뜨기 시작한다. 오늘도 역시 마지막까지 식사하는 사람은 제리였다.


"후하, 배부르다. 오늘도 역시 맛있었어.

라이랑 지훈은 오늘도 덫 설치하러 갈거야?"


"라이는 안 간대. 할 일이 많아서 사냥할 시간이 없대. 그래서 오늘부터는 혼자 덫 설치하러 가려고.

빅터랑 크리스, 제리도 할 일이 많을텐데 이젠 혼자 다닐게. 그 동안 잘 가르쳐줘서 고마웠어."


"혼자 괜찮겠어?"


"그럼. 걱정하지마. 이틀동안 많은 걸 배웠다고. 이젠 혼자 할 수 있어."


어젯밤 깊이 생각하여 내린 결론이다.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 고민고민한 끝에 혼자 사냥을 가기로 결심했다. 용병단에게 수업료로 지불해야 할 토끼를 지훈의 수입으로 만들기로 했다. 그러려면 조금 겁나더라도 혼자 가야 한다.


"너무 산속 깊숙하게는 들어가지마. 지훈이라면 잘할 수 있을 거야. 우리와 함께 했던 곳 근처는 안전할거야."


그 동안 라이편만 들어 주고 지훈에게는 놀리기만 하던 제리가 약간의 걱정섞인 격려를 해주었다.


"지훈은 잘할 수 있어. 토끼 많이 잡아와."


빅터도 웃으며 축복해주었다.


"그럼 나 먼저 나가볼게. 또 봐."




['함정'스킬의 숙련도는 20% 입니다.]


"오늘은 덫을 몇개나 설치해볼까? 어제 16개 설치 했었으니까 오늘은 20개 설치하자."


지훈은 배운대로 덫을 하나하나 설치했다. 토끼 발자국을 찾고 함정스킬을 사용하여 덫을 만들어 설치하였다.

10개째의 덫을 설치하고 나자 인터페이스의 알림이 떴다.


['함정'스킬의 숙련도가 25%가 되었습니다.

사냥감이 잡힐 확률이 조금더 증가합니다.]


"오, 드디어 함정스킬도 효과가 좋아 졌어. 잡힐 확률이 높아졌으니까 이젠 발자국 하나에 두개씩 말고 한개씩만 설치해도 토끼가 잘 잡힐 것 같아. 그럼 더 많은 토끼를 잡을 수 있을거야. 좋아! 이제 발자국 하나당 덫 한개씩 설치하자."


'함정'


['함정(초급)'을 실행하였습니다.

토끼가 사냥될 확률은 99%입니다.

'함정(초급)'스킬의 숙련도가 0.5% 올랐습니다.]


훌륭하게 설치되지 않아도 확률이 99%가 되었다.

발자국 하나에 덫을 한개씩만 설치하다 보니 더 많은 토끼발자국을 발견하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런, 시간이 너무 늦어진 것 같아. 라이랑 같이 소파 만들 시간이 줄어들면 안되는데."



#여관


"라이, 내가 왔다."


"지훈, 왜 이렇게 오래 걸렸어? 무슨 일 생긴 줄 알고 걱정했잖아. 좀만 더 늦었으면 다같이 찾으러 갈 생각이었다고."


"걱정끼쳐서 미안. 오늘따라 토끼발자국이 자꾸 눈에 띄어서. 신나서 덫 설치하다보니 이렇게 오래 걸린 줄 몰랐어."


"휴, 아무일도 없다니 다행이야. 얼른 소파 만들러 가자."


"응응. 얼른 가자."




#목공소


"토마스아저씨, 안녕하세요. 저희 왔어요."


"라이 왔구나. 오늘도 친구 도와주는거야?"


"네. 혼자서 만들기 어려우니까 제가 도와줘야죠."


토마스 아저씨는 라이와만 반가운 인사를 나누었다. 지훈에게는 눈 한번 마주친 걸로 끝. 뭐 지훈도 다를 건 없다. 눈 마주쳤을 때 손을 살짝 들어올린 걸로 끝.


"그럼 오늘 할 작업 시범을 보여주마. 먼저 소파의 등받이 될 부분을 만들어 보자.

지훈이라고 했나? 이리와서 여기 잡게. 움직이지 않도록 힘 꽉 줘서 잡아줘.

라이는 여기 잡아주고. 이 부분을 고정시켜줄거야."


어제 잘라둔 목재판을 이리저리 도안대로 배열해 두고 고정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지훈과 라이에게 움직이지 않도록 잡으라고 하고 기계를 이용해 나사를 박아 고정시킨다.


"나사를 박는 간격은 이정도로 적당하게 배치해. 간격이 너무 넓으면 소파가 튼튼하지 않고 그렇다고 간격을 너무 좁게 하면 쓸데없이 작업시간만 길어져.

수직으로 고정해야 할 곳은 양 끝쪽으로 박아주고.

나사는 박을 곳에 잘 놓고 기계 버튼을 누르면 쑥 들어가. 나사가 들어가는 동안 휘지 않도록 균형만 잘 잡아주면 돼.

할 수 있겠어?"


"네, 할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혹시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라이는 참 착해. 오늘도 수고해."


토마스는 오늘도 작업하느라 바쁘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활대를 제작하고 있다.


"자, 이제 시작하자. 내가 먼저 나사를 박아볼게."


"응응. 이따가 내가 교대해 줄게."


지훈과 라이도 작업에 집중했다. 라이가 도와줄 때 조금이라도 더 많이 작업해야 한다.


"지훈, 거기 아니야. 좀더 아래로."


"이렇게?"


"응응. 그럼 고정시킨다."


한 시간 정도 흐르자 점점 소파의 형태가 갖춰지고 있다.


"후, 이제 팔걸이를 소파의 밑부분에 고정시키면 돼. 생각보다 빠르게 만들어 지고 있다."


"그러게. 생각보다 빨라. 점점 형태가 만들어 지니까 뿌듯해진다.

지훈 잘 잡아. 얼른 마무리 하자."


"자~ 끝."


라이와 지훈이 작업하는 동안 은근히 시끄러웠을텐데 미동도 하지 않고 집중해서 작업하는 토마스다. 라이가 끝이라고 외친 소리도 못 들었다.


"휴, 토마토 아저씨 다음 작업은 뭐야?"


"벌써 다했어? 어디 보자. 잘했네."


지훈과 라이가 작업한 결과물을 꼼꼼히 살펴본다. 들어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다음 작업은 표면을 매끄럽게 만들어 주는 작업이야. 넓은 면은 이 기계를 이용해서 한번 쓱 지나가 주면 돼. 기계가 지나간 곳과 안 지나간 곳을 비교해서 만져봐. 어때? 부드러워졌지?"


"오~"


"네. 신기하다. 꺼칠꺼칠 하던 목재판이 기계가 지나가자 보들보들 매끄러워졌어요."


계속 만지고 싶을 정도로 매끄럽다.


"좁은 부분이나 꺽인 부분은 기계로 하기 어려워. 그런 부분은 이 사포로 직접 문질러 주면 돼. 이건 기계처럼 한번에 매끄러워 지지 않아. 그래서 여러번 문질러 줘야 해.

문지를 때 힘을 균등하게 주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해야 해. 한 곳만 너무 쎄게 힘주어서 문지르면 목재가 파여서 흠짓난 가구처럼 돼.

모서리 부분이나 꺽이는 부분은 이걸 이용해서 둥글게 만들어 줄 수도 있어. 이렇게 하면 실수로 부딪히더라도 덜 아프지.

사포질은 세심한 작업이니까 급하게 하지 말고 조심히 해 줘."


"네."


"근데 이 작업을 왜 해야 하는 거야? 매트 놓고 천으로 둘러싸면 보이지도 않고 만질수도 없을텐데."


"목재판이 거칠거칠하면 매트와 천이 목재에 쓸려서 망가져. 그래서 이 작업은 꼭 해야하는 아주 중요한 작업이야."


"응, 알았어.

내가 소파의 밑부분을 사포로 문지르고 있을게. 라이는 소파의 등받이 부분부터 기계로 해줘."


"응? 지훈이 먼저 해보고 싶지 않아?"


"괜찮아. 너 먼저 해봐."


'라이녀석에게 먼저 맡기고 나는 쉬엄쉬엄 하고 있어야지. 처음이라 서툴러서 느리게 하면 농땡이 부리는 거라고 눈치채지 못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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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토끼 사냥 18.05.02 191 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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