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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십자 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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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작품등록일 :
2018.04.14 10:53
최근연재일 :
2018.12.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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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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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9.2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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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4화

DUMMY

현장 3팀의 팀장실. 언제나 그렇듯 어떠한 장식도 없는 무미건조한 방.

적성은 책상에 걸터앉아 무릎 꿇은 진율과 선화를 본다. 진율과 선화는 서로를 흘깃거리며 바라본다.

참고로 백설과 양선은 자신의 자리에서 다리를 떨며 자신의 기사가 나오길 기다린다.


"그래서. 주변을 조사하라고 했는데 강원도로 간 이유는?"


"다 정진율 기사의 잘못입니다!"


"야! 거기서 내 이름이 왜 나와!"


"선배가 정보 물어와서 간 거잖아요!"


"씁."


서로를 물어뜯던 진율과 선화는 적성이 소리를 내자 침묵한다. 적성은 머리를 잡고 한숨을 쉰다.


"정진율이 강원도로 가자고 했다 이 말이군."


"심지어 운전도 했습니다!"


선화는 적성의 눈빛을 받고 조용해진다. 적성은 조용히 진율을 바라본다. 진율은 붕대를 감은 오른손을 들어 올린다.


"저 다쳤는데, 치료부터 하고 오면 안 되겠습니까?"


적성과 눈을 마주친 진율은 다시 손을 내린다.


"얻은 건 있나?"


진율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적성은 다시 한숨을 내쉰다.


"담당 구역을 벗어나서 한판 붙었는데, 얻은 것은 없구나."



적성의 눈동자에서 귀기 어린 푸른 빛이 일어난다. 진율과 선화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낀다.


"너희가 보고도 없이 구역을 넘어가서 뒤처리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나?"


두 명의 고개가 동시에 좌우로 움직인다.


"그래. 모르니까 그렇게 쉽게 넘어가지."


적성의 목소리는 차갑기 짝이 없다. 그 한기를 느낀 진율과 선화의 몸은 벌벌 떨린다.


"음.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드는 멍청이들한테는 어떤 벌이 어울릴까."


진율은 자신의 호흡이 멈추는 것을 느낀다. 선화의 눈동자는 흰자만이 남아있다.


"농담이다. 뭔가 해보려고 한 거고, 결과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으니 벌은 안 주도록 하지."


그렇게 일은 잘 해결되어 진율과 선화는 살아있는 채로 팀장실을 나온다.

진율과 선화가 상당히 멀쩡하게 팀장실을 나오자 사무실 내에 박수가 울려 퍼진다.


"괜찮으십니까!"


백설과 양선이 어디선가 구급상자를 들고 진율과 선화에게 다가온다.


"이 구급상자는 뭐냐."


진율의 말에 백설은 시선을 피한다.


"다른 분들이 필요할 거라고 해서."


"너희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한 거냐."


진율이 사무실을 고개를 돌려 사무실의 사람들을 훑어본다. 박수를 치던 사람들은 다시 자기 일에 집중하는 듯 보인다.


"그게. 팀장님 과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답은 양선에게서 들려온다.


"아. 푸른 도깨비?"


"유명했었죠."


"그 말을 들으니 걱정이 돼서."


"뭐 좋게 끝났어. 그리고 푸른 도깨비도 5년 전 얘기야."


"결혼하고 나서는 엄청 유해지셨지."


"뭐. 이제 시간도 됐으니 자러 가볼까!"


"벌써 말입니까?"


백설이 놀라서 질문하자 진율은 시계를 가리킨다. 작은 바늘은 10을 가리키고 있다.


"특근 시 수면시간은 10시부터 8시. 나의 잠을 방해할 수 있는 것은 사건밖에 없다!"


"사건이다."


팀장실의 문이 열리며 적성이 나온다. 진율은 그대로 땅에 주저앉고 만다.


"이틀 연속입니까······."


책상 앞에 앉아 있던 지후가 무너지며 입을 연다. 다른 기사들도 힘이 빠진 채로 축 늘어진다.


"다들 정신 차리고 출동 준비해."


인선의 말에 다들 비척거리며 장비를 챙겨 넣는다.






관짝은 30분간의 주행을 끝마치고 반쯤 시체가 된 기사와 종자들을 내뱉는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해안가를 배경으로 몇몇 기사들이 뱃속에 보관된 것을 세상에 선사한다.


적성은 그런 한심한 광경을 보고 머리를 붙잡는다.


"다음에는 멀미 참기 훈련을 넣어야겠군."


그 말에 멀쩡하던 사람들의 얼굴도 창백해진다.


"10분 내로 준비해서 집합!"


인선은 진율의 등을 두드려주며 소리친다. 10분 후 죽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의 얼굴을 가진 기사들이 자리에 모여든다.


"목표는 검은 피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밀수 조직. 중국과 동남아 쪽에서 물건을 모은다고 한다. 다 밟아 버려."


적성은 해변에 자그마하게 만들어져 있는 부두를 가리킨다. 기사단은 멀미와 싸우며 한 걸음씩 걸어나간다.


쓰러질듯한 창고 건물이 보이자 적성이 정지 신호를 보낸다.


"적은 이십 정도니까 금방 끝날 거다. 빨리하고 잠이나 자러 가자."


기운 빠진 함성이 들려오고, 진율과 지후가 앞으로 나선다. 적성의 수신호에 맞춰 앞으로 달려나간다.


낡은 창고의 문이 열리고 통일되지 않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방망이나 파이프를 들고 뛰쳐나온다.


"뭐야. 고작 두 명이야?"


리더 격으로 보이는 남자가 진율과 지후 앞으로 나아온다. 저 멀리 떨어진 서른 정도 되는 기사단원을 눈치 못 챈 것을 보면, 눈이 안 좋은 것이 분명하다.


진율은 상대를 한심하게 바라본다.


"고작 스물이냐? 총도 없어? 혹시 흡혈하고 온 사람?"


당당하게 나오는 진율은 상대들을 당황하게 한다.


"지후. 어떻게 생각하냐?"


"검은 피랑은 관련 없겠네요."


"그렇겠지?"


진율과 지후는 형형색색의 무리에 관심을 주지 않는다. 나름 준비해서 나왔는데 관심을 받지 못하자 화가 난듯하다.


"이것들이! 얘들아 밟아!"


기사단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렇게 무식하답니다.


진율과 지후 둘이서 스물을 정리하는 데는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무기도 쓰지 않고 말이다.


쓰러져서 바닥을 기는 인간들은 내버려두고 창고를 수색한다. 각종 마약과 밀수할 때 쓰이는 것으로 보이는 보트가 발견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래 장부.


적성은 숫자와 글자가 춤추는 종이들을 빠르게 훑어본다.


"우리 중에 마약상이랑 연결된 놈 있나?"


모두의 시선이 진율을 향한다. 진율은 최대한 그 시선을 피한다. 숨 막히는 침묵이 공간을 메우고, 진율은 한숨을 쉬며 손을 올린다.


"네. 바로 접니다."


"여기 있는 이름들에 대해 정보 알아와."


진율은 서류를 받아 백설에게 넘긴다. 백설은 받아든 서류를 챙겨 넣는다.


"정리는 마약반이 할 거니까 우리는 가서 자자!"


기사단 사이에 함성이 솟구친다. 참고로 관짝을 타고 도착하니 멀미에 시달리느라 잠을 설쳤다고 한다.






검은 왜건이 적당한 공터에 주차된다. 진율과 백설은 차에서 내려 인적이 없는 산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수풀 사이로 숨겨진 절벽을 강하게 두드리자 문이 열리고 양복의 남자가 진율을 맞이한다.


"누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긴 통로를 따라 은신처 내부로 들어간다. 안내를 받아 어떤 부자의 취향이 가득한 응접실에서 이경과 만난다.이경은 웃는 얼굴로 진율과 백설을 맞이한다.


"이야. 기사님께서 먼저 연락을 다 주시다니."


"몸은 괜찮냐?"


이경은 아직 왼 어깨에 붕대를 감고 있다.


"뭐 차차 나아가고 있습니다. 몸을 쓰는 직업도 아니고요."


"사고는 안 치고 있지?"


"정리될 때까지는 잠정 휴업입니다."


그 외에 간단한 안부를 물으며 티테이블에 모여 앉는다.


"그래서 용건은 무엇입니까?"


이경의 질문에 백설이 챙겨온 장부를 내민다. 이경은 장부를 들고 꼼꼼히 읽는다.


10여 분은 살펴본 이경이 장부를 내려놓는다.


"1년 치 거래 장부 좀 가져와."


문 근처에 서 있던 남자가 밖으로 나간다.


"거래 장부 비교해서 수상한 인간들 찾아달라는 말씀이시죠?"


"검은 피랑 연관되면 더 좋지."


남자가 들고온 거래장부는 상자 세 개에 가득 실려있다.


"으엑. 양이 장난 아니네."


"한 시간이면 정리 끝납니다. 그동안 기다리실 겁니까?`


"기다리지 뭐."


이경은 상자에 놓여있는 장부들을 이것저것 바꿔가며 비교한다. 진율은 핸드폰을 만지며 시간을 죽인다. 백설은 어쩌다 보니 이경을 돕고 있다.


백설이 돕는다고는 하나 이름을 찾아 주는 정도다. 이경의 장부는 암호화되어 있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백설이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진율이 지루함에 살짝 고개를 숙일 때 즈음 정리가 끝난다.


"검은 피로 추정되는 인물 셋을 발견했습니다."


"이유는?"


"알아보니 검은 피가 생겨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더군요."


"1년밖에 안 됐다고?"


"그러니까 기사단 정보망에 안 걸리고 있던 겁니다."


"그래도 1년 만에 그렇게 성장하다니."


"있던 조직들을 흡수한 거 같습니다. 자금은 외부에서 들어 왔고요. 마피아나 삼합회 뭐 이런 녀석들이랑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경의 말에 진율은 한숨을 내쉰다.


"그래서 연관 있는 놈들은?"


"검은 피 녀석들도 자체 유통망이 있겠죠. 그러면 1년 이내에 저한테서 마약 구매를 끊었고, 어디 다른 곳에서 구한다는 소문도 없는 그룹이 세 곳 있습니다."


이경은 부두에서 얻은 장부에 동그라미를 치며 가르쳐준다.


"고맙다."


"사건 끝나면 저랑 영화 보러 가시면 됩니다."


"농담이 재밌네."


하하하. 약간 살벌한 웃음이 퍼져나간다. 백설도 어쩌다 보니 그 웃음에 동참한다.


일시에 모든 웃음이 멎는다.


"뭐. 나중에 또 보자고."


"조심히 가십시오."


진율과 백설은 이경의 은신처를 벗어난다. 그대로 차를 타고 본부로 돌아가 적성에게 보고한다.


그다음은 당연히 출동. 규모가 큰 조직들은 아니기에 적당히 나눠서 습격하기로 한다.


그리고 어째서인지 진율과 선화가 한팀이 되어 움직인다.


"왠지 너랑 나랑 자주 엮인다?"


"그러게 말입니다."


뒷좌석의 선화는 창문을 통해 하늘을 바라본다. 특별한 대화도 없이 목적지에 도달한다.


"여긴 또 뭐냐."


목적지에 도달한 진율이 약간 질린 기색으로 한 말이다.


거래 장부에는 넥타이라고 적혀있는 자들이 아지트로 삼은 곳은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건설현장.

주변에 걸려있는 플래카드를 보아하니 건설사가 중간에 도산한 모양이다.


철골이 드러난 시멘트벽들은 10층 높이까지 올라가 있다. 바닥은 모래와 시멘트 가루로 가득하다. 입구로 보이는 곳에는 시시껄렁해 보이는 남자 둘이서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다.


"문지기가 담배를 피우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냐"


"제대로 되먹은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진율은 한숨을 쉬며 검을 들어 올린다.


"빠르게 하고 돌아가자."


"점심은 밖에서 먹고 가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백설. 권총 들어라. 빠르게 쳐부수고 가자."


진율은 검을 든 채로 그대로 달려나간다. 선화는 한숨을 쉬며 그 뒤를 따른다. 이제는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진 양선과 백설도 무기를 들고 달려든다.


담배를 피우던 둘은 반응할 새도 없이 바닥에 쓰러진다. 층마다 대여섯 명씩 등장하지만 뭔가 해보기도 전에 정리당한다.


백설과 양선은 나설 것도 없다. 문을 열고 누군가 나오면 진율이 턱에 주먹을 꽂아 넣는다. 선화도 이에 질세라 머리에 발차기를 날린다.

한 명을 쓰러트리는 단 한 번의 동작으로 충분하다.


그렇게 탑을 오르듯 조직원들을 처리하다 보니 금세 10층에 도달한다. 푸른 하늘이 천장을 대신하는 곳. 남자 한 명이 책상에 앉아 있다.


진율은 그 남자를 보자마자 인상을 구긴다.


"너 벌써 나왔냐?"


"나온 지 1년 됐습니다."


"내가 이래서 돈 많은 놈이 싫어. 집어넣어도 일찍 나오거든.`


남자는 진율의 말에 크게 웃는다.


"그래도 금방 잡혀 들어가는군요."


"모르지 협조해주면."


"저 인간 설마?"


남자의 정체를 아는지 선화가 진율을 바라본다.


"예전에 수도권의 모든 마약 유통을 책임지던 금손. 양강일."


양강일이라 불리는 사내는 희미하게 미소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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