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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십자 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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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작품등록일 :
2018.04.14 10:53
최근연재일 :
2018.12.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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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0.1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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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화

DUMMY

기사단 수도 병원은 언제 봐도 너무 하얗다. 언덕 위의 하얀 집이라는 이명이 딱 어울린다.


검은 차와 붉은 차가 언덕으로 나 있는 도로를 올라간다. 당연히 현장 3팀의 인원들이다.


진율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추어 손가락으로 핸들을 두드린다. 백설은 창밖 풍경을 바라보고, 재신은 어느샌가 잠들어 있다. 강연은 그런 자신의 기사를 보고 한숨만 푹푹 내쉰다.


병원의 주차장에 두 대의 차가 사이좋게 양옆으로 주차된다. 재신은 차가 멈춰 서자 자연스럽게 눈을 뜬다. 깨우기 위해 귀를 잡아당길 예정이었던 진율은 위기를 감지하는 능력에 혀를 내두른다.


차에서 내린 일행은 병원의 정문으로 걸어간다. 정문의 경비들은 진율 일행을 한번 보고 들여보내 준다.


기사단 병원이라는 특성상 아무나 들어올 수는 없다. 기사단의 붉은 코트는 그 자체로 기사의 신분 증명이기도 하기에 문제없이 들어간다. 참고로 저 경비들은 기사단 소속이다.


진율은 접수대에 기사 수첩을 보여주며 강원이 입원한 곳을 묻는다. 덧붙여서 이 병원의 간호사 의사 모두 기사단 소속이다.


"407호실이란다."


강원이 입원한 병실을 알아온 진율을 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12인승이기는 하지만 8명이 타니 약간 좁다고 느껴진다.


407호실은 1인실이다. 사실 기사단 병원은 다 1인실이다. 기사단원만이 입원 가능하다는 특이성이 비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만들어 냈다.


진율은 병실 문을 힘차게 열어 재낀다.


"놀러 왔다!"


병실 안에는 양팔에 깁스한 강원이 침대에 누워 여성과 입을 맞춘 상태로 진율을 바라본다. 진율은 재빠르게 문을 닫는다.


"......."


진율의 옆에 서 있던 백설도, 그 뒤에 있던 다른 일행들도 그 광경을 봤다. 진율은 고개를 돌려 다른 사람들을 본다. 그리고 다시 문을 본다.


심호흡하고 문을 두드린다.


"정진율이다. 들어간다."


아까의 일을 없던 일로 만들 속셈이다. 진율은 당당한 표정으로 문을 연다. 진율의 얼굴로 베개가 날아든다.


퍼억 하는 소리와 함께 진율은 몸을 숙이고 안면을 부여잡는다. 벰파이어가 온 힘을 다해 던진 베개는 아무리 솜이라고 해도 묵직한 맛이 있다.


강원은 부러진 팔로 던진 것이 무리였는지 팔을 잡고 있고, 여성은 떨어져서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선배 오래간만입니다."


선화는 쓰러진 진율을 넘어 병실로 들어가며 강원에게 인사한다. 강원은 얼굴을 감싸고 한숨을 쉰다.


"뭔 일이길래 한꺼번에 와?"


강원은 아직 전국 규모 수사에 대해 듣지 못한 모양이다. 진율은 놀릴 거리를 찾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진율은 떨어진 베개를 강원에게 던져준다.


"제수씨 안녕하셨습니까?"


우선 강원의 여자친구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야. 왜 제수씨냐? 내가 너보다 나이 많아."


"졸업 성적으로 서열 정리한 거 아니었나?"


진율의 말에 강원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진율씨도 잘 지내셨나요?"


"저야 뭐 항상 잘 지내죠."


강원의 7년 된 여자친구 라세희는 평정을 유지한 채 진율과 안부를 묻는다. 세희는 웃는 얼굴이지만, 눈이 웃지 못하고 있다.


"아마 기사단의 일인 것 같으니, 저는 이만 나가 볼게요."


세희는 강원에게 손을 흔들고 병실을 떠난다. 세희가 병실을 나가자 밖에서 기다리던 다른 인원도 병실로 들어온다.


"그래서 진짜 무슨 일이야?"


강원은 자신의 병실로 모여든 여덟 명을 차례로 훑어본다.


"그나저나 재천이는?"


"세희 와서 잠깐 내보냈어. 금방 올 거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병실 문을 열고 강원의 종자 김재천이 들어온다. 재천은 병실 안을 가득 메운 인원을 보고 당황한 듯 문에서 멈춰 선다.


"들어와."


누워있는 강원이 말하자 그제야 문 안쪽으로 발을 들이민다. 재천은 들고 온 음료수를 냉장고에 집어넣는다.


"다들 무슨 일이십니까?"


재천은 강원의 옆에 서서 일행을 둘러본다.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뭐부터 들을래?"


장난기가 가득한 미소를 선보이며, 진율이 질문을 해온다. 그 질문을 받은 강원과 재천은 서로 눈빛을 교환한다.


"나쁜 소식부터?"


"검은 피가 전국 규모로 넘어가고, 너와 여기 있는 사람들은 특별팀으로 넘어갔지."


강원의 눈은 격하게 흔들린다. 재천은 입을 벌리고 다물지를 못한다.


"그럼. 좋은 소식은?"


진정한 강원이 진율을 바라본다. 진율은 웃으며.


"미안. 그냥 해본 말이야."


이번에는 베개가 아니라 탁자 위에 있던 꽃병이 날아든다. 아까는 베개라서 맞아준 진율은 꽃병을 잡아챈다.


"야. 그렇다고 꽃병은 아니지."


이어서 날아온 베개는 못 봤나 보다. 진율은 다시 얼굴을 부여잡고 땅에 엎어진다. 들고 있던 꽃병은 지후가 잡아서 탁자에 올려둔다.


떨어진 베개는 재천이 주워 강원에게 쥐여 준다. 강원은 진율이 일어나는 순간에 맞추어 한 번 더 던진다. 결국, 진율은 세 번이나 베개를 맞는 기록을 세운다.





강원을 신나게 놀린 진율은 콧노래를 부르며 차를 운전해 간다. 현재 진율은 강일을 체포한 공사장으로 향하는 중이다. 솔직히 기대는 하지 않는다. 사후처리팀이 들쑤시고 난 뒤에 남아있는 정보는 없을 테니까.


공사장에 주차하고 차에서 내린다. 여덟 명의 기사단원은 자신의 장비를 챙겨 들고 인적이 느껴지지 않는 건축현장으로 들어간다.


당연히 큰 소득은 없다. 아니. 어떠한 소득도 없다. 피도 흔적도 없이 닦였으며, 작은 종잇조각도 찾지 못했다.


"뭐. 솔직히 기대도 안 했으니."


"다음은 어디에 갈 건가요?"


재신의 질문에 진율은 생각에 잠긴다.


"넥타이랑 연결된 판매자들을 털어볼까?"


복사본이긴 하지만 넥타이 조직의 장부는 진율이 가지고 있다. 진율은 차에 올라타서 장부를 뒤적인다.


"가까이 있는 곳부터 가는 게 맞겠지?"


수상한 곳을 찾았는지 진율은 뒤를 돌아보며 의견을 묻는다.


"저는 선배 말에 언제나 찬성입니다!"


[멀리 가면 힘듭니다. 좀 있으면 해도 지는 데 말입니다.]


지후도 진율의 의견에 찬성한다.


"인천의 부두로 간다."


진율은 액셀을 밟는다.


[제 의견은 안 듣습니까?]


뒷좌석에 앉았는지 약간 먼 거리에서 선화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다수결의 법칙이라는 거다."


기사단의 차 두 대는 공사장을 벗어나 도로로 들어간다. 사이렌은 울리지 않고 신호와 규정 속도를 준수하며 적당히 움직인다.


솟아오른 빌딩들을 지나고, 주택단지를 지나고, 아파트촌을 벗어난다. 왼편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느끼며, 목적한 곳에 도착한다.


기사단은 차에서 내려 트렁크에서 장비를 꺼낸다. 진율은 검집을 허리에 매고 목적지를 바라본다.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있는 부두. 이 컨테이너들의 서류상 주인은 중국에 사는 누군가. 2년째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있는 이 무언가 숨기기 딱 좋은 철제 상자들은 하나의 조직이 점유 중이다.


"흑견이라."


진율은 가만히 그 조직의 이름을 되뇐다. 강일은 자신과 거래한 자들을 뒷조사까지 철저하게 했다. 검은 피의 뒤에 `그분`이 있다는 것을 알아낼 정도로.


흑견은 중국과 닿아있는 밀수조직. 강일은 이들에게서 마약을 다수 사들여 유통했다. 진율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이경의 장부에도 흑견의 이름이 있었다.


"검은 피랑 직접 관계가 있을까요?"


"없을걸? 그래도 거래는 하지 않았을까?"


컨테이너 사이로 스산한 바람이 몰아온다. 진율은 숨을 한번 몰아쉰다.


강일의 정보에 따르면 흑견은 이 컨테이너들을 고쳐서 마약을 보관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어디서 들여온 것인지는 몰라도 기관총까지 가지고 있다고 한다.


"좋아. 우선 작전을 짜보자."


진율은 넥타이의 장부를 왜건의 보닛에 펼쳐 놓는다. 강일이 작성한 장부는 거래 내용뿐만 아니라 거래한 상대의 뒷조사 내용까지 빼곡히 담겨 있다.


구매자의 조직, 조직의 위치, 자금력, 범죄 이력까지. 심지어 은신처의 설계도도 포함되어 있다.


"우선 우리는 이곳에 있어."


진율은 손으로 그려진 것치고는 정확하게 축척까지 사용한 지도를 가리킨다. 진율의 손가락은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곳에서 약간 떨어진 주차장을 향한다.


흑견의 아지트는 컨테이너를 교묘하게 쌓아올려 입구를 한 곳으로 만들어 놓았다. 심지어 그 입구도 안쪽의 감시대에서 관찰이 쉽다.


"그럼 들킨 거 아닙니까?"


"주차장은 안 보여. 차 소리는 들었겠지만."


진율은 지도에서 감시탑을 가리킨다.


"문제는 감시탑이겠네요. 기관총이면 코트로 막지도 못합니다."


감시탑에는 빨간 글씨로 기관총이라고 적혀있다.


"이건 나랑 지후가 들어가서 처리한다. 할 수 있지?"


지후는 고개를 끄덕인다. 진율은 손가락을 컨테이너들 위로 올린다.


"다른 인원들이 감시탑의 시선을 끄는 동안 컨테이너 위로 올라가 감시탑을 친다."


"다가가는 게 무리지 않습니까?"


"그러면 백설의 저격을 믿어야지."


백설은 진율의 말에 침을 삼키고 고개를 끄덕인다.


"솔직히 기관총만 없으면 나머지는 쉽잖아? 다 때려 부수면 돼."


간단명료라기보다는 한심한 수준의 작전에 선화가 한숨을 내쉰다.


"그게 작전입니까?"


"뭐 어때. 원래 작전이라는 건 몸이 안 따라주는 녀석이나 짜는 거다."


"그러디 일찍 돌아가십니다."


"너 지금 나한테 악담하는 거냐?"


"대부분은 이런 걸 걱정이라고 할 겁니다만."


"그게 걱정하는 사람의 말투냐!"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리는 진율과 선화는 지후와 재신에 의해 제지된다. 잔뜩 흥분해서 이빨을 드러내고 서로를 노려보는 둘을 대신하여 재신이 입을 연다.


"일단 지후는 올라가서 준비해. 선배는 내가 진정시켜서 보낼게."


지후는 잡고 있던 진율을 놓고 장비를 챙겨 달에 의해 생긴 그림자로 들어간다. 지후가 막던 진율은 양선과 강연이 막고 있다.


"밀린다! 백설!"


종족의 한계에 의해 재신이 선화에게 힘으로 밀리자 재신은 백설을 부른다. 백설은 재신과 함께 선화를 막는다.


"저는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


휘석이 지친 듯이 손을 올린다.


"진율 선배 트렁크에 물병 있을 거야. 그거 둘한테 뿌려!"


휘석은 느릿한 걸음으로 트렁크를 열어 1.5리터 짜리 페트병을 들고온다. 뚜껑을 돌려 열고 물을 뿌릴 준비를 한다.


"셋 하면 다 놓는 거야. 붙으면 뿌리고."


모두 고개를 끄덕이고 마음의 준비를 한다.


"하나, 둘, 셋!"


재신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진율과 선화를 붙잡고 있던 사람들이 옆으로 몸을 피한다. 진율과 선화는 서로에게 달려들어 땅을 뒹군다. 그리고 휘석이 그 둘에게 물을 뿌린다.


"진정 되셨나요?"


휘석이 뿌린 물에 홀딱 젖은 진율과 선화는 헛웃음을 흘리며 재신을 바라본다.


"그래 진정 됐다!"


진율은 재신의 오른 볼을 선화는 재신의 왼 볼을 잡아당기며 소리친다.


"언제 오십니까!"


다들 웃는 동안 지후만이 외로이 그림자에서 진율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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