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핏빛 십자 기사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연재 주기
justme
작품등록일 :
2018.04.14 10:53
최근연재일 :
2018.12.07 11:51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3,666
추천수 :
78
글자수 :
184,399

작성
18.10.19 12:10
조회
58
추천
2
글자
12쪽

28화

DUMMY

해는 바다 너머로 가라앉는다. 젖은 몸을 닦아낸 진율은 지후와 함께 감시탑의 사각에 몸을 숨기고 있다.

입구 쪽에는 사격을 주특기로 삼은 백설, 재신, 휘석이 대기 중이다.


진율은 지후에게 손으로 신호를 보낸다. 신호를 받은 지후가 먼저 컨테이너 위로 뛰어오른다.


"뭐야!"


지후를 발견한 흑견의 조직원들이 소리를 치며 침입을 알린다. 지후는 그들을 무시하면서 감시탑을 향해 달려간다.


감시탑에서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지후의 눈에는 기관총의 총구가 자신을 향하는 것이 보인다.

지후는 그대로 컨테이너 위에서 떨어져 감시탑에서 보이지 않는 틈으로 숨어든다.


기관총이 지후를 향해 총구를 돌릴 때 진율도 컨테이너 위로 올라온다. 기관총의 총구가 자신을 향하기 전까지 충분히 달린 뒤 내려온다.


지상의 적들은 선화, 양선, 강연이 처리한다. 컨테이너의 지후와 진율에게 시선을 빼앗긴 녀석들은 손쉽게 제거된다.


감시탑에 대한 견제도 꾸준하다. 조금만 틈이 보이면 백설의 탄환이 날아가 꽂힌다.


기관총은 지후와 진율을 왔다 갔다 하며 제대로 발사도 하지 못한다. 지상의 기사단은 백설의 엄호로 노리기 쉽지 않다.

그렇게 우물쭈물하는 사이 지후가 감시탑에 도달한다.


"안녕히 가시죠."


지후의 검은 기관총의 송신을 베어낸다. 이어서 감시탑에 올라있는 사람의 목도.


감시탑의 제압을 확인한 진율은 컨테이너에서 내려가 지상의 적들을 섬멸한다. 입구의 사격팀도 내부로 돌입하여 잔당을 제거한다.


진율과 일행은 컨테이너로 쌓아올린 건물 앞에 당도한다. 강일의 지도에 따르면 지하를 파 공간을 확보했다고 한다.


"두드려도 안 열어 주겠지?"


진율은 그대로 검을 컨테이너의 외벽에 꽂아 넣는다. 철제 컨테이너는 진율의 검에 의해 점차 벌려져 구멍을 내보인다.


사람이 들어가기 충분한 구멍니 나자 진율이 먼저 발을 집어넣는다. 비명이 새어 나오고 잠잠해진다.


다른 사람들도 구멍으로 들어간다. 컨테이너 안은 책상 등으로 환히 밝힌다.


"생각보다 잘돼 있네요."


내부를 본 지후의 감상.


"취향 한번 고풍스럽네."


선화의 감상.


"으엑. 이런 분위기 싫은데."


마지막 재신의 감상.


컨테이너 바닥에는 양탄자가 깔렸고 목재로 만들어진 탁자가 있다. 책상 등은 그 위에 서 있고. 컨테이너의 벽에는 그림도 몇 점 걸려있다.

시체가 쓰러져 있는 의자는 붉은 융단으로 쌓여있다. 컨테이너의 철벽이 보이지 않았다면 어느 부자의 별장이라고 해도 믿을 판이다.


"양강일은 뭐라고 써놨습니까?"


휘석의 물음에 진율이 장부를 펼친다. 진율은 빠르게 장부를 넘기며, 목적한 것을 찾는다.


"여기 있다. 흑견의 아지트는 내부가 고풍스럽게 꾸며져 있다. 끝."


"아무래도 양강일은 감성이 메마른 듯하군요."


이런 광경을 보고도 그런 소리 밖에 못하는 양강일을 강연이 비웃는다.


"빨리 내려가자. 아직 열 명쯤 남았을 거다."


진율은 아래로 내려가는 사다리를 가리키고 자신은 뛰어서 내려간다.


그런 진율을 본 벰파이어들은 똑같이 사다리를 사용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신체 능력 따위는 무시하는 그들을 본 재신은 한숨을 쉬고 사다리를 타고 내려간다. 백설과 양선도 얌전하게 사다리를 이용한다.


사다리 밑에서 지키고 있던 흑견의 조직원들은 이미 처리되어서 바닥에 쓰러져 있다. 진율은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며 인간인 일행들이 내려오길 기다린다.


"빨리 와라."


진율은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는 재신을 보고 재촉한다.


"선배가 너무 빠른 거에요."


재신은 진율의 옆으로 가서 투덜거린다. 그동안 백설과 양선도 사다리로 내려온다.


"안쪽은 다 처리했습니다."


컨테이너의 문을 열고 지후가 진율에게 상황을 보고한다.


아래층도 위층과 비슷하다. 컨테이너 하나가 아니라 수십 개를 연결하여 꽤 큼직하게 만들어져 있다. 바닥에는 양탄자가 깔렸고, 탁자나 서가들은 목재로 만들어져 있다.


"안쪽은 어때?"


"문이 있어서 그 앞까지만 정리했습니다."


진율은 검을 바닥에 끌면서 지후를 따라 문앞으로 걸어간다. 바닥의 양탄자는 진율의 검에 의해 잘려나간다.


"어떻게 할겁니까?"


컨테이너의 거대한 문은 사람 허벅지만 한 쇠사슬로 묶여 있다. 열쇠 구멍은 안쪽에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선화는 문 앞의 의자에 걸터앉은 채 진율이 결정을 내리기를 기다린다.


"벽을 뚫는 건?"


"다른 벽 너머는 흙이고, 문은 최소한 20㎝는 될 겁니다."


"못 뚫겠네."


진율은 검을 바닥에 꽂고 머리를 긁적인다.


"폭약은 안 챙겨 왔나?"


"있긴 합니다만, 양이 모자랍니다."


양선은 코트 속에서 폭약을 꺼내 선화에게 보여준다. 일반적인 작전에서 들고 다니는 폭약은 문고리나 경첩을 부수는 정도다.


"설득해볼까요?"


휘석이 문앞으로 다가가며 묻는다. 진율은 고개를 끄덕인다.


"설득되는 겁니까?"


"진휘석의 별명은 뱀의 혀다. 기사단장까지 쭉쭉 올라갈 사람의 능력을 봐봐."


백설이 진율에게 질문하는 동안 휘석은 굳게 잠긴 문을 두드린다.


"저희가 기사단인 것은 알 겁니다. 그냥 대화를 나누고 싶은 것이니 답해 주시죠."


문 너머에서는 아무런 대답도 없다. 휘석은 한숨을 쉬고 다시 문을 두드린다.


"문 안 열어주시면 서로 피곤합니다. 저희는 지원 요청해서라도 이 문을 부수도 들어가야 합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요구 조건이 뭡니까?"


휘석은 진율을 바라본다.


"그냥 들어가서 장부나 좀 살펴보겠다고 해."


진율의 말에 휘석은 고개를 끄덕인다.


"들어가서 장부 좀 보겠습니다. 검은 피랑 관련해서 사건이 생겼거든요."


"열어주겠다."


진율은 봤지 하는 표정으로 백설을 바라본다.


문에 걸린 사슬이 풀린다. 의자에 앉아 있던 선화도, 벽에 기대어 있던 지후도 자세를 바로 한다.


완전히 열린 문 너머로 수십의 총구가 나타난다. 문 앞에 서 있던 휘석은 바로 양손을 들어 올려 싸울 생각이 없음을 밝힌다.

다른 사람들도 무기를 땅에 내려놓고 손을 들어 올린다.


흑견 조직원들의 감시를 받으며 여덟 명은 문을 넘는다. 다른 컨테이너와 비슷하다. 양탄자가 깔렸고, 목제 책상 너머에 중년 남성이 양손으로 깍지를 낀 채 턱을 괴고 있다.


"장부가 필요하다고?"


흑견의 보스로 보이는 그 남자는 가장 앞에 서 있는 휘석에게 물어본다. 휘석은 진율을 바라보고, 진율이 앞으로 걸어 나와 대답한다.


"일단은 말이지."


흑견의 보스, 양강일의 정보에 따르면 척진옹 이라는 중국인이다. 어찌 된 것인지 외국인 등록이 되어있는 사람.

아마 돈으로 해결한 것이라는 것이 강일의 생각. 그리고 진율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나도 기사단과 싸우기는 싫으니 정보를 제공하지."


척진옹은 뒤쪽의 책장에서 검은 장부를 꺼내 진율에게 던진다. 진율은 그 장부를 받아 훑어본다.


"충분하네. 그럼 시작."


진율은 장부를 백설에게 건네주고 신호를 보낸다. 그 신호를 기다리던 선화, 재신, 지후, 휘석, 강연은 행동에 들어간다.


재신과 휘석은 멍하니 있는 백설과 양선을 보호한다. 다른 사람들은 가장 가까이 있는 적을 제압해 총을 빼앗는다. 그 후는 일방적 사살.


기습을 예상하지 못했던 흑견의 조직원들은 저항하지 못하고 쓰러진다. 기사단은 탄창이 비면 떨어져 있는 다른 총들을 주어서 사격을 이어간다.


1분이 지나기도 전에 흑견의 보스 척진옹은 홀로 남게 되었다. 진옹은 이 말도 안 되는 광경을 보고 한숨만 내쉰다.


"역시 기사는 위험하군."


기사를 함부로 믿은 자신에게 한탄하는 진옹의 책상에 진율이 걸터앉는다. 진옹이 도망치지 못하게 양옆에 선화와 지후가 선다.


"그럼 검은 피에 관해 이야기해 볼까?"






흑견의 생존자들과 시체들은 인천의 경찰들에게 맡기었다. 그리고 기사단은 현재 불판 앞에 모여있다.


진율은 흑견에서 얻어낸 자료와 강일의 장부, 이경에게 들었던 정보를 분석 중이다. 선화는 식탁에 엎어져서 조는 중이고, 재신은 백설과 이야기꽃을 피운다.

양선은 어느샌가 지후와 친해져 서로를 알아가는 중.


결국, 막내 두 명을 대신해서 휘석과 강연이 고기를 굽고 있다.


"다 익었습니다."


강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젓가락들이 달려든다. 진율은 들고 있던 것들을 내려놓았고, 선화는 엎드린 채로 팔을 움직인다. 재신과 지후는 대화를 나누면서도 팔을 멈추지 않는다. 휘석과 강연은 들고 있는 집게로 고기를 집어 먹는다.


선배들의 고기에 대한 탐욕에 놀란 백설과 양선은 젓가락도 들지 못한 채이다.


"10인분 더 주세요!"


입에 잔뜩 욱여넣은 고기를 삼킨 재신이 다음을 준비한다.


"적당히 시켜라."


진율은 다시 종이 뭉치를 집어 들고 시선을 고정한다.


"뭐. 어차피 선배가 내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선화는 몸을 일으켜 의자에 등을 기댄다.


"그러니까 4인분 더!"


기세를 탔는지 지후도 추가로 주문한다.


고기가 나오고 구워지는 동안은 평화롭다. 마치 폭풍이 불어오기 전날 밤 같다.


노릇하게 구워지는 고기는 모두의 시선을 붙잡는다. 아까의 전쟁에서 전리품을 얻지 못한 백설과 양선도 준비태세를 갖춘다.


"익었다!"


진율의 선전포고로 전쟁이 시작된다. 젓가락들이 불판 위를 춤춘다. 돼지의 육신은 입을 통해 위장으로 흘러간다.

몸싸움도 마다치 않는다. 진율은 선화 젓가락의 고기 한 점을 노리고, 재신은 지후의 팔을 붙잡고 늘어진다. 휘석과 강연은 고기를 먹으면서도 계속 구워나간다.


여덟 명이어서 35인분을 해치웠다. 계산대의 직원이 질린 듯이 일행을 바라보았다.


"잘 먹었다!"


시계는 지금 9시를 넘겼다고 알려준다. 이쑤시개를 길바닥에 내던진 진율은 차에 올라탄다.


"가자."


백설과 재신, 양선이 탄 것을 확인하고 액셀을 밟는다. 검은색 왜건은 부드럽게 출발한다.


50분 넘는 주행 끝에 기사단 본부의 지하 주차장에 도착한다. 시동을 끄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23층으로 올라간다.


특별팀의 사무실은 늦은 시간에도 불이 환히 밝혀져 있다. 진율은 팀장실 문을 두드리고 안으로 들어간다.


특별팀장실은 현장 3팀의 팀장실보다도 간소하다. 최소한 그곳에는 현장 3팀이 맡아온 사건 기록들이라도 있었다. 특별팀장실은 책상, 의자, 컴퓨터, 캐비닛으로 단출하다. 흔한 화분 하나 없다.


특별팀장 홍국인은 자리에 앉아서 보고서를 읽고 있다. 진율이 들어오자 눈만 살짝 마주친다.


"보고하겠습니다. 검은 피와 거래한 흑견에서 이것저것 가져왔습니다."


진율은 들고 있던 흑견의 장부와 진옹의 진술서를 책상 위에 올려놓는다. 국인은 그것에 신경 쓰지 않고 읽고 있던 보고서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국인의 집중력을 알고 있는 진율은 그대로 방을 벗어난다.


특별팀장실 밖에는 현장 3팀의 인원들이 진율을 보자 눈을 반짝인다.


"어떻게 됐어요?"


재신이 손을 들며 질문한다. 진율은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쉰다.


"아무 말도 없으셨어."


그 말에 공기가 차갑게 식는다.


"보고서를 읽고 있으셨거든!"


진율은 입가에 미소를 가득 머금고 고개를 든다.


"그 말은!"


"자러 가자!"


와! 하는 함성과 함께 현장 3팀은 특별팀의 사무실에서 사라진다. 진율과 백설만이 그 자리에 남아있다.


진율은 부럽다는 듯이 쳐다보는 특별팀원들을 바라보고 입가를 가리고 풉 하고 웃어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핏빛 십자 기사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 관련 공지 18.12.07 38 0 -
35 35화 18.12.07 35 2 13쪽
34 34화 18.11.30 35 1 11쪽
33 33화 18.11.23 38 1 12쪽
32 32화 18.11.16 46 1 12쪽
31 31화 18.11.09 44 1 12쪽
30 30화 18.11.02 53 2 12쪽
29 29화 18.10.26 58 2 12쪽
» 28화 18.10.19 59 2 12쪽
27 27화 18.10.12 62 2 11쪽
26 26화 18.10.05 63 2 12쪽
25 25화 18.09.28 66 1 12쪽
24 24화 18.09.21 79 1 12쪽
23 23화 18.09.14 73 1 12쪽
22 22화 18.09.07 90 2 12쪽
21 21화 18.08.31 103 1 11쪽
20 20화 18.08.24 83 2 12쪽
19 19화 18.08.17 89 2 12쪽
18 18화 +2 18.08.10 92 2 11쪽
17 17화 18.08.03 97 1 1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justme'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