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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십자 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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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작품등록일 :
2018.04.14 10:53
최근연재일 :
2018.12.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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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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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0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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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0화

DUMMY

"네. 그렇습니다. 네. 복귀하겠습니다."


​전화통화를 마친 선화가 가게 안으로 들어온다. 가게 안쪽에서는 다른 일행들이 고기를 구워서 먹고 있다.


재신의 강력한 주장으로 점심은 삼겹살로 결정되었다. 선화는 다시 자리에 앉아 젓가락을 들고 전쟁에 참여한다.


"무슨 전화였어요?"


입안 가득하던 고기를 삼킨 재신이 선화에게 질문한다.


"홍국인 팀장. 복귀하래."


"복귀 말입니까?"


지후가 선화의 말에 의문을 표한다.


"뭔 일이 생겼나 봐. 일단 먹고 생각하자!"


잠시 휴전 상태였던 불판은 선화를 시작으로 평화가 깨어진다.


진율이 빠진 일곱 명이 23인분을 정리했다.


점심을 해결하고 차를 몰아 기사단 본부로 돌아간다. 지하에 차를 주차하고 엘리베이터로 23층까지 올라간다.


특별팀 사무실에는 밖으로 출동했던 모든 인원이 모여 있다. 현장 1, 2팀뿐만 아니라 조사팀까지 확실하게.


현장 3팀이 사무실에 도착하자, 국인은 전원을 회의실로 불러들인다. 회의실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찬다.


국인은 모두가 들어온 것을 보고 입을 연다.


"갑작스럽게 복귀를 명령해서 당황했을 거로 생각한다."


국인의 말이 맞다. 회의실에 모인 기사와 종자들의 눈에는 의문이 가득하다.


"오늘 오전. 자신을 검은 피 행동대장이라고 부르는 녀석이 기사단 부산 지부를 습격했다. 아무런 피해 없이 막아냈지만, 이건 사실상 전쟁이나 다름없다."


기사단 지부의 습격이란 말에 웅성거림이 퍼져나간다. 그들의 경악에 물든 표정을 본 국인은 말을 이어 나간다.


"그러므로 특별팀을 다시 둘로 나눈다. 조사팀들과 정보부, 기록원은 계속 검은 피에 대한 정보를 찾아낸다. 그리고 현장팀들은 검은 피를 섬멸한다."


특별팀의 임무가 바뀌었다. 검은 피의 조사에서 섬멸로.


"현재 검은 피 소속으로 추정되는 곳이 몇 곳 있다. 팀마다 하나씩 맡아서 처리하도록."


현장팀 기사들은 한숨을 쉬어댄다. 이제부터는 이전보다 더 바빠질 것이다.


국인은 서류봉투에서 서류뭉치들을 꺼내 회의실 책상에 흩트려 놓는다. 개수는 아홉.


"한 팀당 세 개씩 가져가서 처리하도록."


현장팀끼리 서로의 눈치를 본다. 가장 먼저 손을 뻗은 것은 가까이 있던 현장 1팀. 그것을 본 2팀과 3팀도 움직인다.


"이재신!"


선화가 이름을 부르자 재신은 신발을 벗고 책상 위로 올라간다. 책상을 돌아서 달려가는 2팀보다 책상 위를 가로지르는 재신이 빠른 것은 당연한 사실.


재신은 책상 위에서 슬라이딩까지 선보이며 3개의 서류뭉치를 손에 쥔다. 그리고 자랑스럽게 선화를 바라본다. 선화는 생각지도 못한 재신의 행동에 한숨을 내쉰다.


재신은 당당하게 책상 위를 걸어서 자리로 돌아간다. 국인은 그 광경에 입을 열지도 못한다.


"선배! 구해왔어요!"


"그래······. 잘했다."


반짝이는 눈으로 선화를 바라보는 재신. 선화는 칭찬을 갈구하는 듯한 그 눈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칭찬을 해주기로 한다.


회의실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간다. 남은 것은 새로운 임무를 받은 현장팀들. 선화도 재신이 받아온 서류뭉치를 펼쳐 놓고 팀원들과 보고 있다.


"어디부터?"


인천, 서울, 파주. 이 세 곳에 검은 피와 연관된 조직이 있다.


"역시 가까운 곳부터가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오케이. 그럼 움직이자."


목표가 정해지자 현장 3팀은 언제나 그렇듯 빠르게 준비한다.


"바로 출동합니까?"


"개선부좀 들렀다 가자."






19층의 장비개선부. 닫혀있던 문을 열고 선화가 들어온다.


"내가 왔다!"


"제기랄! 긴급 상황! 미친개 2호다!"


"장비 숨겨! 가려!"


선화를 보자 장비개선부의 연구원들은 책상에 이리저리 흩어져 있던 장비들을 흰 천으로 가린다.


이 광경을 본 적이 있는 백설은 선화를 바라본다. 선화는 마치 진율처럼 장비개선부를 들쑤시며 놓여있는 물건들을 마치 장난감처럼 다룬다.


"선화 선배 또 저러네."


재신은 선화를 막기 위해 선화에게 달려나가고, 백설은 지후를 바라본다.


"진율 선배도 저러지?"


"네. 똑같아서 놀랐습니다."


"보면, 둘이서 진짜 비슷하단 말이지."


재신이 뒤에서 선화를 끌어안아 겨우 진정시킨다. 연구원들은 공포에 떨며 선화가 지나간 자리를 정리한다.


"뭐야!"


장비개선부의 문이 열리며, 개선부장 이자성이 들어온다. 자성은 문앞에 서 있는 현장 3팀의 인원들을 보고 한숨을 내쉰다.


"이번에는 김선화냐?"


"당숙 잘 지내셨어요?"


"대충 지내고 있다."


차분해진 선화는 자성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 자성은 손을 들며 인사를 받고 난장판이 된 개선부실을 정리한다.


이번에는 양선이 놀랄 차례.


"당숙?"


"아버지의 사촌 동생."


​"그래서 진율 기사님이 형님이라고······."


"그 인간은 당숙이라는 걸 알기도 전부터 형님이라고 불렀어."


백설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여기는 왜 온 겁니까?"


휘석은 이 상황이 그저 귀찮은지 입을 가리고 하품을 한다. 지후가 눈총을 주지만, 휘석은 귀를 후비며 시선을 피한다.


"전쟁이라는데 장비는 제대로 갖춰야지."


재신에게 붙잡혀 있던 선화는 팔을 뿌리치고 개선부를 휘젓고 다닌다. 선화가 무엇을 하려는 지 눈치챈 지후와 재신은 개선부 한쪽 벽에 걸려있는 가방을 들고 선화를 따라간다.


"이거랑 이거랑 저것도. 아! 이것도 잔뜩."


선화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장비들을 지후와 재신이 가방에 챙겨 넣는다. 총기류, 그에 맞는 탄약, 폭약들, 수류탄, 그 외의 각종 보조 장비들. 가방은 금세 가득 찬다.


개선부의 연구원들은 재신과 지후의 뒤를 따라다니며, 집어넣는 장비의 종류와 수량을 파악하고 있다.


"확인했지?"


선화의 질문에 연구원들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수석 연구원 중 한 명이 수령확인서를 건넨다. 선화는 내용을 확인하지도 않고 자신의 서명을 남긴다.


지후와 재신이 들고 있는 가방은 백설과 양선이 넘겨받는다.


"가자!"


왜인지 신이 난 선화를 따라 현장 3팀은 움직인다. 운전대도 선화가 잡는다. 백설은 진율의 차를 몰며 선화의 과격운전을 열심히 따라간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지후와 휘석, 양선이 쓰러지듯 차를 뛰쳐나온다. 안색이 창백하고 눈이 초점을 잃었다.


백설이 몰던 차도 선화를 따라가다 보니 탑승객이 정상적이지 못하다.


"뭐야! 왜 다들 그래?"


원래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멀미하지 않는다고 한다. 선화와 백설만이 멀쩡히 서서 벽을 기대고 서 있는 사람들을 본다.


어쩔 수 없이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린다. 그동안 선화와 백설은 챙겨온 가방을 열어 사람 수에 맞추어 장비를 분배한다.


멀미의 후유증에서 벗어난 순서대로 준비된 장비들을 챙겨 코트 안쪽에 집어넣는다. 마지막으로 정신을 차린 휘석까지 장비를 챙긴다.


"좋아. 그럼 작전을 설명하지."


선화는 국인에게 받은 자료를 땅에 펼쳐 놓는다. 서울 외곽의 대학가 골목에 자리 잡은 조직. 대학생들을 통해 알음알음 퍼져 있는 판매망을 통해 꾸준한 판매량을 선보인다.


"일단 화기 상용 금지."


주택가에서 총격전이 일어나면 월급이 깎여나간다. 백설은 소총 대신 삼단봉을 집어 든다.


"놈들은 점조직 형태로 움직인다. 그러므로 우리도 인원을 나눠서 이동하자."


"저는 어떻게 합니까?"


기사와 종자가 같이 움직이면 백설이 남게 된다.


"나랑 가자!"


올라간 팔을 재신이 잡아챈다. 백설은 살려달라는 눈빛으로 선화를 바라보지만, 선화는 고개를 돌린다.


"점조직으로 운영된다고 해도, 공급책은 따로 있을 테니 그놈을 잡는 걸 우선으로 하자고. 출발!"


선화는 재신에게 끌려가는 백설을 못 본 척한다. 백설은 끝까지 손을 뻗지만, 재신에 의해 끌려간다. 양선만이 안쓰럽게 쳐다볼 뿐이다.


재신과 강연, 백설은 차가 주차된 주차장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멈추어 선다.


"그러면 우리는 판매자를 잡아볼까?"


들떠 보이는 재신의 모습에 백설은 불안을 느낀다.


"그럼 설아. 코트 좀 벗어볼래?"


백설은 재신의 미소가 음흉하다고 느낀다. 백설은 핏빛의 코트를 벗어 손에 든다. 강연은 백설이 든 코트를 받아든다.


검은 셔츠를 입고 청바지를 입은 백설을 재신이 뚫어지게 쳐다본다.


"신발이 전투화라는 게 걸리지만 대충 여대생 같네!"


백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재신을 바라본다. 재신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인다. 강연은 백설의 어깨를 잡고 고개를 가로젓는다. 백설의 눈에서는 혼이 빠져나간다.


"그럼 출동!"


"기사님. 지금 제가 돌아다니면서 판매책과 만나는 것이 계획입니까?"


"기사님이 아니라 언니!"


"언니. 이런 계획을 짠 목적이 뭐죠?"


이성을 반쯤 놓친 백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재신을 언니라고 부른다. 재신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인다.


"재밌잖아?"


백설은 반응을 할 정도의 정신이 없다. 대신하여 강연이 한숨을 쉰다.


"네. 재밌으시군요. 저는 재미가 없답니다."


"일단 한번 해봐!"


의욕 없는 백설을 재신이 등을 떠밀어 거리로 던져 넣는다.


이렇게 된 이상 하는 수밖에 없다. 기사 학교에는 연기 과목이 따로 있다. 성적은 비록 C였지만, 백설은 경험해보지 못한 대학생을 연기한다.


하지만 고등학교 중퇴생이 대학교에 대해 뭘 알겠는가. 이곳의 지리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백설은 그저 골목 어귀를 왔다 갔다 할 뿐이다.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쓰기에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다.


"어떻게 할 겁니까?"


"저대로는 안 되겠지?"


"당연한 거 아닙니까."


멀찍이 떨어져 백설의 모습을 보던 재신과 강연은 긴급회의에 들어간다.


"거기 언니!"


백설은 골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놀라 고개를 돌린다.


골목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이 벽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러면서 한 손으로는 아무리 봐도 수상한 가루가 든 지퍼백을 들어 보인다.


"언니도 이거 때문에 온 거지?"


백설은 일단 고개를 끄덕인다. 학생은 손짓으로 백설을 부른다. 백설은 재신과 강연만을 믿고 그 학생을 따라간다.


"그럼 이번에는 네가 가라!"


"싫습니다."


작전회의 중인 재신과 강연은 백설을 시야에서 놓치고 만다.


교복의 여학생은 골목으로 점점 깊숙이 들어간다. 백설은 걸어가는 장소를 머릿속으로 기억해 둔다.


골목길은 두 갈래로 갈라진다. 여학생은 오른쪽으로 돌아선다. 백설도 그 뒤를 따라 계속 걸어간다.


골목의 끝에는 여학생과 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모여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그들의 앞에는 녹색의 술병들이 질펀하게 널브러져 있다.


"뭐야?"


"새로운 손님."

이 무리의 리더로 보이는 남자가 백설을 보고 언짢은 듯 말을 한다. 백설을 데리고 온 여학생의 설명에 약간 표정을 푼 남학생은 자리에서 일어나 백설에게 다가온다.


"처음이야?"


백설은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인다. 백설이 수상한지 남학생은 한참이나 바라보다 뒤로 돌아선다.


"알아서 해라."


그 말에 여학생은 백설에게 가루가 들어있는 봉지를 들이민다.


"처음이면 이게 좋을 거야. 25만 원인데 처음이니까 22에 줄게. 다음에도 또 이용해야 한다?"


백설은 봉지를 받지도 못하고 눈을 이리저리 돌린다. 당장 지갑도 없을뿐더러 받는 순간 입장이 곤란하게 된다. 백설은 재신과 강연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으앗! 설이 놓쳤다!"


"뭐하시고 계셨습니까!"


"너랑 같이 회의하고 있었잖아!"


둘은 백설이 사라진 것을 이제야 눈치채고 찾으러 골목을 쏘다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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