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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십자 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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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작품등록일 :
2018.04.14 10:53
최근연재일 :
2018.12.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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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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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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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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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2화

DUMMY

지후가 끌고 온 사람은 골목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마약을 팔던 인간이었다.


"너도 랑데뷰에서 거래를 했다고?"


얼굴이 잔뜩 부은 남자는 얼른 고개를 끄덕인다.


"아마 저 말고도 거래하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피가 흐르는 입을 벌리고 어눌한 말투로 보충 설명을 한다.


"그럼 한번 가볼까?"


"클럽 말입니까?"


"그럼 어딜 가냐?"


"선화 기사님은 나이 때문에 입구에서 걸리실지도."


그 말을 한 양선은 선화에게 머리를 얻어맞는다.


"일단 이놈은 경찰서에 넘기고 오겠습니다."


지후는 선화 앞에 무릎 꿇은 남자를 일으켜 경찰서로 데려간다.


"좋아. 그럼 움직여 볼까?"


"그전에 저녁 먹어요!"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는 재신이 선화를 보고 손을 번쩍 든다. 선화는 머리를 잡고 한숨을 쉰다.


지후가 돌아오고 어쩔 수 없이 저녁을 해결하러 움직인다.


차를 몰고 시내로 나간다. 태양은 땅속으로 조금씩 들어간다. 가로등이 켜지고, 가게들의 간판은 반짝반짝 빛난다.


공영주차장이 있어 차는 그곳에 주차했다. 코트는 차에 벗어두고 최소한의 장비만을 챙긴 채로 거리를 걸어간다.


"저기 랑데뷰 보입니다."


강연이 저 멀리 보이는 2층 상가를 가리킨다. 간판에 커다랗게 랑데뷰 라고 적혀있다


"저기가 거래장소라 이 말이지."


선화는 한참이나 건물을 바라보다 걸음을 재촉한다.


점심으로 고기를 구워 먹었으므로 재신의 고기 사랑은 묵살된다. 선화가 이끌고 도착한 곳은 일본식 라멘집.


재신은 고기가 아닌 것에 볼을 부풀리지만, 그래도 자신의 앞에 놓인 그릇을 깨끗이 비워낸다.


법인 카드로 계산한 후, 가게를 나선다.


"그럼 어떻게 들어갈지 생각을 해보자."


일행은 다시 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 계획을 세운다.


"저한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


재신이 손을 들어 올린다. 선화는 재신을 바라본다. 재신의 손가락은 백설을 가리킨다.


"설이를 이용하죠!"


"변장? 통하려나."


"아까 그 학생들도 같은 방법으로 잡았습니다!"


"혼자서는 그렇지? 누구 같이 갈 사람?"


백설이 잠입 하는 것은 결정 났다. 백설은 고개를 숙이고 한숨을 내뱉는다.


"제가 가죠."


지후가 손을 들어 올린다. 선화는 지후를 위아래로 훑어 본다.


"잘할 수 있어?"


"이래 봬도 기사입니다."


걱정이 묻어나는 선화의 질문에 지후는 간결하게 대답한다.


"좋아. 그럼 둘이서 들어가고, 나머지는 반 무장 상태로 밖에서 대기. 신호 울리면 바로 돌입이다."


임무가 정해지고, 작전도 세워졌다. 백설은 긴장했는지 숨을 몰아쉰다.


클럽 랑데뷰의 입구. 약간 떨어진 골목에서 재신이 고개를 내밀고 핸드폰 카메라를 들민다.


"뭐하십니까?"


양선은 재신의 행동에 의문을 품는다.


"찍어서 진율 선배한테 보내게."


재신은 계속해서 촬영 버튼을 누른다.


백설은 클럽의 입구에서 자신을 찍는 재신을 바라본다. 이 거리에서 어떻게 할 수 없다. 그저 한숨만 내쉴 뿐.


백설과 지후는 입구에서 걸리는 일 없이 클럽 안으로 들어간다.


공간을 울리는 음악. 휘황찬란하게 빛나는 조명들. 백설은 처음 보는 분위기에 놀라 몸을 움츠린다. 지후는 환경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얼굴을 찌푸린다.


"클럽 와본 적 있어?"


"처음입니다."


"나도 처음인데."


현대의 유흥문화라고는 TV로 본 게 전부인 둘은 입구 근처에서 이도 저도 못하고 서 있을 뿐이다.


"일단 7번 룸으로 가볼까?"


이미라를 비롯한 학생들도, 지후가 낚아챈 그 남자도 항상 7번 룸에서 거래를 진행했다고 한다.


둘은 몰리는 인파를 헤집으며 7번 룸으로 간다. 그렇게 문 앞에 도착한 백설과 지후는 서로를 바라볼 뿐이다.


"어떡합니까?"


"그냥 들어갈까?"


지후는 그대로 문을 열어 버린다. 문 너머에는 가죽 소파에 모자를 깊게 눌러쓴 남자가 앉아 있다.


남자는 잔을 든 채로 문을 열고 들어온 둘을 바라본다. 남자 앞의 테이블에는 주사기, 하얀 가루가 담긴 비닐봉지가 가득하다.


"찾았네."


한마디 말을 내뱉고 지후는 남자를 향해 달려든다. 남자는 미처 반응하지 못하고 지후의 손에 목을 붙잡힌다.


"백설!"


지후의 말에 백설은 들고 있던 통신기를 통해 공급책을 잡았다고 알린다. 남자는 지후의 손을 붙잡고 때어내려 발버둥 친다.


"당신들 뭐야!"


보안요원으로 보이는 남자가 문밖에서 소리친다. 백설은 뒷주머니의 기사 수첩을 열어 그 남자에게 보여준다.


"공무 수행 중입니다."


남자는 잠시 눈을 굴리더니, 옷깃의 통신기로 상황을 전파한다.


지후의 손에 붙잡힌 남자는 보안요원을 보고 손을 뻗는다. 하지만 보안요원은 그대로 자리를 벗어난다.


"그럼 얼른 나가자. 여기 오래 못 있겠다."


들고 있던 남자를 바닥에 내팽개친다. 남자가 문을 향해 기어가지만, 지후는 그 남자의 무릎 뒤쪽을 밟는다.


남자는 신음을 흘리며 움직이지 못한다. 백설은 움직이지 못하는 남자의 손을 뒤로 돌려 쇠고랑을 채운다.


지후는 남자의 뒷덜미를 잡고 일으켜 세운다. 남자를 밀면서 방을 나간다. 클럽 안의 사람들이 지후와 그 남자를 쳐다보고 길을 비킨다. 들어올 때와는 다르게 쉽게 나갈 수 있었다.


건물 밖에는 차를 끌고 온 선화가 코트를 걸친 채 기다리고 있다.


"왔냐. 빨리 태워라."


뒷문이 열리고 지후에게 잡혀 있던 남자는 던지듯이 차에 탑승한다. 그 양옆에 지후와 휘석이 앉는다.


"백설! 넌 여기 타!"


지후의 차보다 조금 앞에 운전석에서 재신이 내리고 백설을 부른다. 백설은 뛰어가 조수석에 올라탄다.


선화의 차가 앞서서 출발한다. 재신도 액셀을 밟으며 그 뒤를 따른다. 두 대의 왜건이 도착한 곳은 경찰서. 다시 협조를 구하고 심문실을 빌린다.


찬 기운이 올라오는 철제 책상을 사이에 두고 선화와 남자가 서로를 노려본다.


"이름."


"변호사 불러줘요."


"나이."


"변호사 불러줘요."


"주소."


"변호사 불러줘요."


선화의 모든 질문에 변호사를 불러달라고 대답한다. 선화는 선문답이 이어질수록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기사단 심문실이 아니기에 함부로 할 수도 없다.


"이름은 알려줘야지 변호사를 부르지!!!"


결국,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은 선화가 고함을 지른다. 남자는 수갑을 찬 손으로 귀를 막는다.


한번 소리를 지르니 조금 진정되었는지 선화의 숨이 차분해진다.


"그러니까 이름."


"변호사 불러줘요."


"제기랄."


선화는 문답을 포기하고 심문실을 벗어난다. 문 앞에는 양선이 음료수 캔을 들고 서 있다.


"이럴 줄 알았습니다."


선화는 양선이 건네주는 캔을 따고 단번에 들이킨다. 악력만으로 캔을 찌그러트리고, 주변에 보이는 쓰레기통에 냅다 집어 던진다.


"저놈 기사단으로 데려가자."


"그래도 변호사는 불러야 할 겁니다. 경찰 기록에 남으니까요."


자판기 옆에서 캔커피를 마시던 지후가 말을 한다. 선화는 그 말에 벽에 머리를 박는다.


"짜증 나!"


"휘석이한테 부탁해 볼까요?"


"걔도 말이 통해야 설득을 하지. 저건 무리야."


선화는 벽에 머리를 박은 채로 한숨을 쉰다.


"그래도 기사단으로 데리고 가죠."


"그래야지. 여기서 주구장창 있는 것보다야 낫겠지."


벽에 기댄 머리를 때어낸 선화는 다시 심문실로 들어간다. 잠시 뒤 쇠고랑을 채운 남자와 같이 심문실을 나온다.


"가자."


휴게실과 심문관찰실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차에 올라탄다. 아까와 같이 그 남자는 지후와 휘석 사이에 끼고 간다.


기사단까지 가는 동안 지후가 심문을 시도해 보지만, 남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


지하주차장에 도착해서 내리는 선화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하다. 계속되는 질문에 묵비권을 행사하는 남자의 모습에 이를 갈며 차 문을 잠근다.


지후와 휘석은 남자의 양팔을 붙잡고 차에서 내린다. 그 상태로 심문실까지 올라간다.


미리 연락했기에 심문실 앞에는 기록원의 사람이 서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다.


선화를 보자마자 심문실 문을 열어주고 자신은 심문기록실로 들어간다. 선화는 지후와 휘석이 데리고 온 남자를 붙잡고 심문실로 들어간다. 다른 일행들은 심문기록실로 들어간다.


경찰서의 심문실보다 어둡고 살벌한 느낌이 풍겨오는 공간. 모든 벽과 천장, 바닥마저 검은색으로 칠해져 필요 없는 위압감을 선사한다.


선화는 검은색 철제 탁자를 사이에 두고 남자를 노려본다.


"다시 묻는다. 이름."


"변호사 불러 줘요."


아까와 다를 바 없는 대답에 선화는 한숨을 쉰다. 변호사가 올 거기에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금물이다.


선화는 아무 말도 없이 남자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남자도 지지 않고 선화의 눈을 바라보다.


10여 분이 시간이 지나도록 심문실에는 침묵만이 무겁게 가라앉아있다. 벽을 두드리는 소리가 침묵을 깬다. 선화는 정신을 차리고 심문실 문을 열고 나간다.


심문실 밖에는 휘석이 남자 한 명과 이야기하는 중이다. 그 남자는 선화를 보고 인사를 건네며 손을 뻗는다.


"변호사 백하진입니다."


선화는 하진을 바라보며 손을 맞잡는다.


"담당 기사 김선화입니다. 들어가시죠."


심문실 문을 열고 선화와 하진이 들어간다. 하진은 그대로 남자의 옆으로 걸어가 의자에 앉는다.


"반갑습니다. 담당 변호사 백하진입니다."


하진은 남자에게 악수를 청한다. 남자도 그 손을 맞잡는다.


"변호사 왔으니까 대답하자. 이름."


남자는 하진을 쳐다본다. 하진은 대답하라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성강천."


"나이."


남자는 다시 하진을 본다. 하진은 다시 고개를 끄덕인다.


"27."


"주소."


"주소는 말하지 맙시다."


하진의 말에 남자는 입을 다문다. 선화는 다시 한숨을 쉰다.


"마약은 어디서 구했어?"


남자는 다시 입을 다문다.


"이런 건 말하는 게 좋습니다."


하진의 말에 남자가 눈을 크게 뜬다.


"말 하나요?"


"네. 차라리 빨리 필요한 정보를 줍시다."


남자는 그 말에 머리를 긁적인다.


"매일 아침에 공원에 가면 봉고차가 오는데 거기서 거래를 합니다."


"그냥 탑승하나?"


"네. 번호는 17가 8889. 회색이요."


"오케이. 심문 끝! 감사합니다. 도와주셔서."


선화는 하진에게 악수를 청한다.


"아닙니다. 제가 원래 해야 할 일인걸요."


하진은 자리에서 일어나 선화의 손을 잡는다. 강천만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입을 벌린다.


"이······. 이게 무슨! 사기잖아!"


강천은 자리에서 일어나 수갑을 찬 손으로 하진을 가리킨다.


"사기는 아닌데? 나 당신 변호사 맞아."


하진은 품속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꺼내어 보여준다. 강천은 그것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뜬다.


"돈을 기사단에서 받는다는 게 문제지만."


진율과 기사학교 동기인 하진은 기사단 변호사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일종의 국선 변호사로 강천처럼 변호사를 불러달라고 때 쓰는 사람을 맡아서 기사단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

​의뢰인이 기사단이기 때문에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변호사의 원칙에 위배 되지 않는다.


속은 사람은 경악하겠지만, 어쩌겠는가 이런 일을 하는 곳이 기사단인걸.


충격에 벗어나지 못하는 강천을 내버려두고 선화와 하진은 심문실을 벗어난다. 남은 뒤처리는 기록원에서 할 것이다.


"오늘은 늦었으니 내일 일하자."


오늘 일은 내일로. 선화의 좌우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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