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핏빛 십자 기사단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justme
작품등록일 :
2018.04.14 10:53
최근연재일 :
2018.12.07 11:51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4,840
추천수 :
78
글자수 :
184,399

작성
18.06.01 13:06
조회
148
추천
4
글자
11쪽

8화

DUMMY

하늘은 이미 붉게 물들었다. 진율과 백설이 도착한 곳은 2층 전원주택.

이곳에 혈액 마약 구매자가 살고 있다.

서우림. 20세. 주변에서 알아주는 망나니다.

진율과 백설은 문앞에서 초인종을 누른다.


"누구세요?"


인터폰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듯하다.

진율은 기사 수첩을 꺼내 초인종의 렌즈에 잘 보이도록 펼친다.


"기사입니다. 서우림 씨에게 용건이 있어서 왔습니다."


여성은 잠시 기다리다 말한다.


"저희 아들 어제부터 안 들어 왔어요."


진율은 인상을 찡그리며 대화를 이어나간다.


"안에 있는 거 알고 온 겁니다. 부수고 들어가기 전에 문 여는 게 좋을 겁니다."


잠시 뒤 인터폰에서 한숨 소리가 들려온다. 대문이 열리고 진율과 백설은 정원을 지나 현관에 도달한다.

현관문이 살짝 열리고 중년 여성이 고개를 내민다. 인터폰으로 대화했던 우림의 어머니다.

우림의 어머니의 눈동자는 불안의 기운이 맴돈다.

자기 아들에게 기사가 찾와왔으니 불안할 수밖에.


진율은 현관문을 열어 재낀다. 우림의 어머니는 뒤로 물러선다.

진율과 백설은 현관으로 들어선다. 백설은 신발을 벗으려 하지만 진율은 신고 있는 전투화 그대로 거실을 밟는다.

백설과 어머니는 당황한 채로 진율을 보지만 진율은 둘을 무시한다.


"2층에 있습니까?"


어머니가 고개를 끄덕이자, 진율은 신발을 신은 채로 2층으로 올라간다.

백설은 그냥 현관에 서 있기로 한다.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집을 가득 채운다.

백설은 신발을 신은 채로 서둘러 계단을 오른다.


2층은 복도식으로 되어있다. 복도 끝 방의 문이 열려있어 백설은 그 방으로 들어간다.

방안에는 진율이 머리를 붙잡고 주저앉아있고, 창문이 깨어져 있었다. 머리를 붙잡은 진율의 손 사이로 피가 흘러나온다.


"기사님!"


백설이 다가오는 것을 진율이 제지한다.


"놈을 쫓아!"


백설은 진율을 한번 보고 창문을 뛰어넘는다. 착지하며 몸을 굴려 충격을 흡수한다.

담장 일부에 누군가 밟고 올라간 흔적을 발견하고 담장을 넘는다. 담 너머는 다른 사람의 집이다.

정원에는 젊은 여성이 바닥에 주저앉아 있다. 백설은 그 여성에게 기사 수첩을 보여준다.


"기사단에서 왔습니다. 수상한 사람 보셨습니까?"


여성은 손가락으로 대로 쪽을 가리킨다. 백설은 인상을 찡그리고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뛰어간다.

집의 정문 밖에 있는 대로에는 몇몇 사람만이 길을 걷고 있다. 사람들이 한 곳을 바라본다.

백설은 우림이 그곳으로 갔다는 확신을 하고 움직인다.

사람들이 가리키는 손가락과, 고개가 향하는 방향에 집중하며 나아간다.

백설은 대로를 따라가던 중 학생 몇 명이 골목 앞에서 넘어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백설은 골목으로 뛰어든다.


골목 안은 햇빛이 들어오지 않아 어두컴컴하다. 백설은 코트 안에서 권총을 꺼내 손에 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 걸음씩 골목을 향해 걸어간다. 골목의 끝이 어렴풋이 보인다.

막다른 벽에는 사람 한 명이 벽에 머리를 박고 서 있다. 정리되지 않은 긴 머리를 보니 서우림이 맞는 것 같다.

백설은 권총을 들어 우림을 조준한다. 우림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백설을 주시한다.

백설은 우림이 자신을 보는 것을 느낀다. 전신을 핥는듯한 시선. 백설은 가벼운 역겨움을 느낀다.


"서우림 씨. 움직이지 않으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백설은 서우림에게 조금씩 다가간다. 서우림도 백설에게 다가간다.

조금씩 둘의 사이가 가까워진다. 백설은 권총의 공이를 당겨 언제든 사격할 준비를 한다.

가까이서 본 서우림의 흰자는 붉게 물들었다. 혈액 마약 중독 중증이란 의미다.

혈액 마약 중독이 중증에 달하면 흥분 상태 동안 인간을 먹이로 보게 된다. 마치 벰파이어처럼.


우림이 갑작스럽게 행동을 개시한다. 백설이 가지고 있는 권총을 손으로 쳐서 날린다.

권총은 바닥을 구르고, 백설은 목이 붙잡혀 공중으로 들어 올려진다.

백설은 자신을 붙잡은 손을 내려치지만, 꿈쩍도 하지 않는다. 우림은 백설의 의미 없는 반항을 무시하고 목을 물어뜯기 위해 팔을 굽힌다.

백설은 우림의 얼굴이 가까워지자, 손가락으로 그의 눈을 찔러버린다.


"크아악!"


인간이 아닌 짐승의 울부짖음.

우림은 백설을 벽에 집어 던지고, 자신의 눈을 붙잡는다. 제대로 찔렸는지 피까지 흘러나온다.

저건 확실히 실명이다. 백설은 손가락에 기분 나쁜 감각을 느낀다.

백설은 우림이 고통에 허덕이는 것을 보고 총을 주우러 달려간다.

바닥에 떨어진 총을 줍고 몸을 돌려 우림을 겨눈다.

우림은 어느새 백설의 앞에 왔다.


"어?"


폭주상태에 접어든 우림의 팔은 권총을 든 백설의 오른팔을 오른쪽으로 꺾어버린다.

살이 찢기고 부러진 뼈가 튀어나온다. 백설의 입에서는 비명조차 나오지 못한다.

정신이 날아갈 뻔했지만 어떻게든 기절하지는 않았다.

우림은 다시 백설의 목을 움켜진다. 백설이 찌른 오른눈에서는 피가 흘러나온다.

우림은 백설의 왼팔을 잡고 힘을 준다. 인간을 초월한 근력은 손쉽게 팔을 부러트린다.

이번엔 백설이 기절했다. 우림은 무방비 상태가 된 백설의 목을 물어뜯으려 팔을 굽힌다.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옥상에서 노랫소리가 울려 퍼진다. 우림은 그 노래가 거슬려 노래의 근원지를 찾는다.

골목에 울려 퍼져서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위쪽. 노래는 골목 위쪽에서 울려 퍼진다. 우림은 고개를 들어 건물의 옥상을 본다.

기절한 백설은 우림의 손에 붙잡힌 채 늘어져 있다.


"그러니까 뒤져라. 개새끼야."


붉은 하늘에서 붉은 유성이 떨어진다. 붉은 코트를 입은 진율은 떨어지면서 우림의 어깨를 밟는다.

4층 높이에서 떨어진 충격이 그대로 우림의 어깨에 전달되고, 말 그대로 으스러졌다.

백설은 그 충격으로 우림의 팔에서 풀려난다. 진율은 반대 발로 우림의 머리를 걷어찬다.

혼혈의 힘을 가득 실은 발차기였지만, 우림은 그저 날아가는 수준으로 끝이 났다.

진율은 쓰러진 백설을 한번 쳐다보고 우림에게 달려간다.

벽에 박혀버린 우림은 고개를 들고 일어서려 한다.


"일어서지 마!"


우림의 머리를 진율이 무릎으로 찍어버린다. 우림의 머리가 꺾이며 그대로 기절한다.

우림이 기절한 것을 확인한 진율은 쓰러진 백설에게 다가간다.

백설을 뺨을 살살 치며 깨워보지만 백설은 깨어나지 못한다. 진율은 구급대와 경찰서로 전화를 건다.






백설은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네 시간 만에 깨어난다. 백설이 신음을 흘리며 깨어날 때 옆에는 진율이 앉아 있다.

진율은 백설이 눈을 뜨자 간호사를 부른다. 백설은 몸을 일으켜 똑바로 앉는다.

부러진 팔은 깁스로 고정되어 있다. 진율은 백설을 보고 한숨을 내쉰다.


"너 진짜 죽을 뻔한 거 알아?"


진율의 목소리는 마치 칼날처럼 날카롭다.

백설은 진율의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숙인다.


"네가 뭘 잘못했지?"


"놈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했습니다."


"웃기고 자빠졌네."


진율은 백설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백설은 우물거리며 대답을 하지 못한다.


"총이 있는데 왜 쏘지를 않았지?"


백설은 대답하지 못한다.


"그 녀석이 죽을까 봐? 그래서 네가 대신 죽게?"


백설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넌 인간이다. 폭주하는 녀석과 싸우면 죽기 딱 좋아."


백설은 고개만 숙이고 있다.


"넌 기사다. 종자여도 기사다. 시민을 지키는 자가 죽으면 어디다 쓰지?"


백설의 눈에서 쓰디쓴 눈물이 흘러내린다.


"다음부터는 무엇보다 목숨을 우선시해라. 적을 죽여서라도 살아남아라."


진율은 할 말을 하고 병실을 나간다. 열린 문으로 간호사와 의사가 들어온다.

백설은 눈물을 흘리는 채로 의사의 말을 듣는다.






일주일이 지났다. 기사단 고유의 치료방법으로 백설의 팔은 금세 치료되었다.

백설은 현장 3팀의 사무실 문 앞에서 들어가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진율의 얼굴을 볼 면목이 없다.


"백설? 퇴원했어?"


백설에게 누군가 말을 건다. 백설이 돌아보자 백강원이 서 있다.


"안 들어가?"


"강원 기사님."


"저기 그런 눈으로 보지 마. 나 여자친구 있단 말이야."


촉촉하게 물기가 젖은 백설의 눈동자는 강원에게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강원은 잠시 생각하더니 사무실 문을 열고 백설을 안쪽으로 집어넣는다.

사무실 안에는 진율이 자신의 자리에 앉아 있다. 진율은 아직 백설을 보지 못한 듯 서류파일을 펼쳐놓고 있다.

백설은 눈물을 닦고 조심스레 진율의 옆, 자신의 자리에 앉는다. 진율은 고개를 돌려 백설을 바라본다.


"퇴원했냐?"


백설은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진율은 의자를 돌려 백설을 마주 본다. 백설은 고개를 숙인다.


"기사님. 제가 기사에 어울릴까요?"


진율은 침묵한다. 백설 또한 그 침묵을 유지한다. 시곗바늘만이 자신의 움직임을 선보인다.


"글쎄. 내가 알 수는 없지."


숨이 막히는 침묵을 깨는 진율.


"그래도 안 어울리지는 않을걸?"


백설은 고개를 들고 진율을 바라본다. 진율은 희미하게 미소 짓는다.


"타인에게 피해 입히는 걸 두려워하는 건 문제가 되지. 하지만 그건 고치면 돼. 이미 기사단에 입단했다는 것이 너의 자질을 설명해준다."


진율은 다시 의자를 돌려 파일을 바라본다. 백설도 자신의 책상을 본다. 아직은 아무것도 없는 책상.

언젠가 계속 기사단에 머문다면 진율의 책상처럼 이것저것 쌓여나갈 백설의 책상. 백설은 자신의 책상을 쓰다듬는다.

백설은 자신이 이 자리에 있는 이유를 다시 떠올린다.


자신을 구했던 기사의 뒷모습을 떠올린다. 지옥에서 자신을 구한 그의 모습을.

한없이 당당했던, 한없이 오롯했던 그의 뒷모습을. 백설은 다시 한번 자신을 다잡는다.


"기사님"


진율은 백설을 쳐다본다.


"저는 기사가 될 겁니다."


"그럼 일이나 열심히 해."


진율은 자신이 보던 서류 파일 중 하나를 백설에게 넘긴다. 백설은 그 파일을 확인한다.

지난번 혈액 마약 사건과 관련된 서류. 스포일러 말고도 다른 공급처가 있는 것 같다.

대대적으로 조사한 결과 혈액 마약의 원재료가 흘러들어 간 기록들이다.


"여기서 뭘 찾으면 되는 겁니까?"


"어디부터 갈래?"


진율의 질문에 백설이 서류에서 눈을 뗀다. 백설은 진율을 봤지만, 진율은 서류에 집중 중이다.


"거기 적혀 있는 곳 다 방문할 거야. 어디부터 갈래?"


서류에는 다섯 곳의 주소가 적혀있다.


"가까운 데부터 가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럼 가자."


진율은 자리에서 일어나 코트를 걸치고 장비를 갖춘다. 백설도 자신의 코트를 입는다.

핏빛 십자 기사단의 상징인 피처럼 붉은 코트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핏빛 십자 기사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16화 18.07.27 114 1 12쪽
15 15화 18.07.20 127 1 12쪽
14 14화 18.07.13 133 3 11쪽
13 13화 +3 18.07.06 153 3 12쪽
12 12화 18.06.29 138 2 12쪽
11 11화 18.06.22 118 3 11쪽
10 10화 18.06.15 139 3 11쪽
9 9화 18.06.08 133 4 12쪽
» 8화 18.06.01 149 4 11쪽
7 7화 18.05.25 162 2 11쪽
6 6화 18.05.18 165 2 11쪽
5 5화 18.05.12 198 4 11쪽
4 4화 +1 18.05.05 228 5 11쪽
3 3화 18.04.28 266 4 13쪽
2 2화 18.04.21 288 4 14쪽
1 1화 18.04.14 390 4 1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justme'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