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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십자 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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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작품등록일 :
2018.04.14 10:53
최근연재일 :
2018.12.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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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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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화

DUMMY

검은색 왜건이 도착한 곳은 석양이 지는 넓은 공터. 건물을 짓던 공사장이다.

차에서 내린 일행은 트렁크에서 장비를 꺼내 착용한다.

주변에 대기하던 경찰이 다가오자 진율은 기사 수첩을 보여준다.

기사 수첩을 확인한 경찰은 진율에게 경례한다. 진율은 손을 들어 경례를 받아준다.


"괴물은 건물 안에 있습니다."


"기사는 얼마나 모였습니까?"


"기사님을 포함해서 열 분 오셨습니다. 5분 내로 세 분 더 오실 겁니다."


경찰은 진율과 백설, 재신을 임시 본부로 데리고 갔다. 임시 본부는 파라솔 밑에 책상을 가져다 놓은 것으로 끝이 나 있다.

책상에는 기사들과 종자들이 주변 지도를 가져다 놓고 토의 중이다.

현장 3팀의 인원들도 보이고, 1팀과 2팀의 기사들도 보인다.


"진율 왔냐."


백강원은 자신의 종자와 먼저 도착해있다. 진율도 손을 들어 아는 체한다.


"기사님!"


멀리서 키가 멀대같이 큰 남자가 달려온다. 재진의 종자다. 그 후에도 여섯 명이 임시본부로 다가왔다.

이것으로 당장 모일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모였다.


"그럼 작전 회의를 시작한다. 남은 시간은 얼마지?"


회의는 현장 1팀의 팀장, 진화일이 진행한다. 기사생활 20년 째의 베테랑.

현장에서 직접 뛰기에는 몸에 무리가 있지만, 쌓아올린 경험과 지혜는 엄청나다.


"혈액 팩 절반을 섭취했습니다. 20분도 안 남았습니다."


괴물. 벰파이어 또는 혼혈이 과도한 혈액 섭취로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은 상태. 가끔 인간이 혈액 마약을 과도하게 복용했을 때도 일어난다.

기사단이 혈액 마약을 과격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빠른 통제를 하는 이유.

괴물이 되면 이성은 완전히 날아가 버려 오르지 본능으로 움직인다.근육은 부풀어 오르고 골격은 뒤틀린다. 더는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도 않는다.

말 그대로 괴물.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신체능력과 감각들. 이런 놈이 도시에 나타난다면, 수백 명 단위로 사람이 죽어나간다.

해독제도 소용이 없기에 괴물의 대응 방법은 오직 사살뿐.


다행인 것은 본능으로 움직이기에 적당한 장소에 몰아넣기가 쉽다는 것이다.

지금 드론으로 내부 정찰 중인 카메라에 보이듯 혈액 팩만 잔뜩 가져다 놓으면 다 마실 때까지 움직이지 않는다.


"약간 빠듯하군."


화일은 모여있는 기사들을 보며 말한다.


"인간 기사들과 종자들은 원거리 지원을 한다."


인간은 괴물 앞에선 뼈도 못 추린다. 능력이 부족한 종자들도 위험하긴 마찬가지.


열세 명의 기사 중에 인간은 네 명. 종자까지 합치면 열일곱의 인원이 원거리 지원을 하는 것이다.


"네 명씩 짝을 지어서 이곳, 이곳, 이곳 그리고 이곳에서 저격한다."


화일은 공터가 잘 보이는 건물들의 옥상을 가리킨다. 기사들이 종자들을 이끌고 이동한다.


"각자 장비는 어떻게 되지?"


기사들은 자신의 장비를 화일에게 보여준다. 검과 방패, 둔기와 활. 화일은 무기를 한번 둘러보고 생각에 잠긴다.


"나와 진율, 강원이 최전선에 선다. 나머지는 총기로 견제한다."


화일의 장비는 강철 글러브, 노쇠해서 왕년의 실력은 나오지 않겠지만, 충분히 위협적이다.


"그럼 놈을 불러내 볼까."






아직 짓다 만 건물 안. 근육이 기형적으로 부푼 남자가 혈액 팩을 게걸스럽게 섭취하고 있다.

한때 촉망받던 변호사였으나 결혼 실패로 인한 스트레스를 마약으로 풀던 남자. 인간의 피에까지 손을 대게 되었고, 그 결과 사람을 벗어난 존재가 되었다.


남자는 아니 이제는 남자라고 부를 수도 없다. 그저 괴물일 뿐. 괴물은 자신의 목으로 넘어가는 혈액의 맛을 느낀다.

양은 충분하지만, 괴물은 부족함을 느낀다. 팩에 담겨 있는 혈액은 신선함이 부족하다.

그때 괴물의 코에 신선한 피의 향기가 느껴진다. 괴물은 향기가 나는 곳으로 본능에 따라 이끌린다.

건물 4층 창문에서 몸을 내밀어 향기가 풍겨 나오는 곳을 확인한다. 공터 한복판에 여성이 자신의 손목을 그어 피를 흘리고 있다.


괴물은 일그러진 입으로 되지도 않는 미소를 짓는다. 창문에 발을 걸치고 그대로 떨어진다.

4층 높이에서 떨어진 거대한 육체. 괴물은 그대로 여자에게 다가간다.

여자는 괴물을 똑바로 바라본다. 괴물은 자신의 먹이가 도망치지 않자, 천천히 다가간다.


"지금!"


괴물이 충분히 가까워지자, 여성은 신호를 보내고 다른 기사가 던져준 자신의 창을 잡는다.

공터 양옆의 벽에서 쇠사슬에 이어진 작살이 날아든다. 작살은 괴물의 양팔에 박히고, 그 사슬들을 기사가 두 명씩 달라붙어 당긴다.

괴물의 양팔은 양쪽으로 당겨진다. 창을 집어든 여성은 창을 괴물의 오른발에 꽂아 넣는다.

괴물은 가까이 온 여성에게 왼발을 후려친다. 양팔을 교차해 막았지만, 그대로 뒤로 날아간다. 팔도 부러진 듯하다.


주변 건물의 옥상에서 총탄과 화살이 날아든다. 대부분은 피부에 튕겨 나가지만, 일부는 살을 파고든다.

괴물은 고통스러운 듯 울부짖는다. 괴물은 양팔의 사슬을 더 강하게 당긴다. 벰파이어가 둘씩이나 달라붙었지만, 조금씩 끌려가고 있다.

결국, 한 명의 손에서 피가 나오며 쥐는 힘이 떨어졌다. 괴물은 양팔을 잡아당기고, 사슬을 붙잡고 있던 기사들은 공중으로 몸이 떠버린다.

양팔에 박힌 작살을 뽑아낸 괴물은 발에 박힌 창마저 뽑아 부러트린다.


괴물은 양팔을 교차해 날아오는 탄환들을 막아낸다. 사슬을 잡고 있던 기사들은 주변에 놓여있던 총기를 들고 괴물을 향해 사격한다.

공터 곳곳에서 기사들이 모습을 드러내 사격을 시행한다. 괴물은 쉽사리 움직이지 못한다.

그리고 진율과 강원, 화일이 등장한다.


강원이 강철 방패를 들고 괴물에게 달려든다. 그에 맞춰 사격이 멈춘다.

강원의 방패가 괴물을 밀어낸다. 괴물도 방패를 잡고 힘을 준다.

원래라면 벰파이어의 근력으로는 괴물을 이길 수 없다. 강원의 흰자는 붉게 물들었다. 세 명 모두 피를 복용한 상태다.

강원이 괴물을 상대로 힘 싸움을 하는 동안, 화일이 괴물의 갈비를 강타한다.

괴물은 고통스러워 하면서도 화일을 막지 못한다. 화일을 막기 위해 손을 방패에서 때면 강원이 밀어붙인다.


괴물은 고통의 비명을 지른다. 괴물은 방패를 꽉 부여잡고 그대로 들어 올린다. 강원 또한 방패를 붙잡은 채로 공중으로 올려진다.

괴물은 그대로 강원을 던진다. 강원은 공중에서 멋들어지게 한 바퀴 돌아 착지한다.

화일은 괴물의 행동 제한이 풀리자 뒤로 물러선다. 괴물은 가장 가까이 있는 화일을 향해 돌아선다.

괴물이 움직이자 다시 총탄이 날아든다.


날아갔던 강원이 다시 괴물에게 덤벼든다. 이번에는 진율도 같이 움직인다. 총탄이 멈추고 강원과 괴물이 충돌한다.

기술이 없는 힘과 힘의 충돌. 누구도 쉽게 물러나지 않는다. 화일과 진율은 비어있는 괴물의 측면을 노린다.

화일의 주먹이 뼈를 때리고, 진율의 검은 피부를 도려낸다.

괴물이 진율이나 화일을 공격하려고 하면 강원이 방패로 밀어쳐 행동을 제지한다. 강원을 공격하려고 하면, 진율과 화일이 팔을 공격하여 행동을 제한한다.

괴물은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서 그저 공격을 당하고 있다.




공터에서 1KM 정도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백설은 그 광경을 보고 있다. 재신과 다른 종자들도 그 광경을 관찰하고 있다.

괴물과 기사들의 혈투. 마치 동화 속의 이야기를 그들은 보고 있다.


"쉽게 이기는 거 아닙니까?"


재신의 종자, 창원의 질문에 재신은 코웃음을 친다.


"네가 괴물을 몰라서 그래."


백설은 재신의 말에 긴장하며 소총을 꽉 잡는다.




화일과 진율이 쉴 틈 없이 괴물을 몰아치지만, 오히려 그들이 지쳐가고 있다. 강원도 조금씩이지만 힘 싸움에서 밀린다.

방패를 들고 버티던 강원의 발이 조금씩 땅에 끄는 자국을 만들어낸다. 괴물은 강원이 지쳐간다는 것을 알았다.

괴물은 방패를 붙잡은 채로 온몸을 방패에 부딪친다. 강원의 폐는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공기를 모두 내뿜는다.

진율과 화일이 막기 위해 다리를 공격하지만, 괴물은 공격을 무시하며 몇 번이고 몸을 부딪친다.


다섯 번 쨰의 충돌에 강원은 버티지 못하고 방패를 손에서 놓치고 튕겨 나간다. 괴물은 손에 든 방패를 강원을 향해 던진다.

진율과 화일은 괴물에게서 떨어지려 하지만, 화일의 팔이 괴물의 손에 붙잡힌다. 괴물은 화일을 들어 올리고 다른 손으로 화일을 때린다.

화일은 반대 팔로 막지만, 그대로 부러진다.

다행히 두번째 공격은 진율이 막아낸다. 검으로 주먹을 막았지만, 검이 그대로 부러진다.

진율은 한껏 인상을 쓰고, 화일을 붙잡은 팔을 부러진 검으로 긋는다.


괴물은 화일을 놓쳤고, 진율이 화일을 받아서 괴물에게서 떨어진다. 이어서 총탄이 날아든다.

괴물은 진율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총탄을 막아낸다. 날아갔던 강원도 방패를 챙겨 들고 진율에게 다가간다.


"팀장. 싸울 수 있겠습니까?"


"난 안될 것 같네."


화일은 너덜거리는 왼팔을 들어 보인다. 진율은 머리를 부여잡고 한숨을 내쉰다.


"다른 전투 기사는 없어?"


"없어. 한 명 있었는데 양팔이 부러졌어."


창으로 괴물의 발을 찔러 넣은 여성이 다른 전투 기사였다.

전투기사는 기사단 중에서도 특이한 존재. 수사가 아닌 오르지 전투를 위해 있는 기사다.

인력 부족으로 수사에도 참여하지만.


"그럼 그냥 부딪히는 수밖에 없는 건가? 저놈보다 우리가 먼저 죽을걸?"


강원의 질문에 진율은 잠시 고민한다. 어차피 검은 부러져서 쓰지 못한다.

강원도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우리 와이어 쓰는 애 있지 않나?"


"선화가 와이어를 쓰지."


"하필 계냐."


선화는 순혈주의자다. 순혈주의자에게는 존재 자체가 모독이나 다름없는 진율과 사이가 좋을 리가 없다.

유적성은 팀장이라는 자리를 자각하고 있기에 진율을 무시하는 수준으로 끝나지만, 김선화는 진율을 못 물어뜯어 안달이다.

선화는 공터 한구석에서 괴물을 향해 총탄을 갈기고 있다. 진율이 장비를 빌려달라고 하면 저 총구는 진율을 향할 거다.


"현장 지휘관 권한으로 대여를 명령하면 되겠군."


앉아서 휴식하던 화일이 말한다. 명령이 떨어지면 불만이 있더라도 빌려줄 것이다.

선화와 얼굴이 마주쳐서 좋을 것 없는 진율 대신 강원이 움직인다. 진율은 부러진 검을 내려놓고 화일 옆에 털썩 주저앉는다.

잠시 뒤 강원이 시계와 붉은 액체가 든 병을 두 개 가져온다.


진율은 강원이 던져준 시계를 왼쪽 손목에 착용한다. 양손에 가죽 장갑을 쓰고 시계를 조작해 와이어 실을 뽑아낸다. 몇 번 당겨보고 손에도 감아보며 손에 익숙하게 만든다.


"준비됐냐?"


"그래 마시고 들어가자."


강원과 진율은 병에 든 붉은 액체를 목구멍으로 넘긴다. 저 액체는 당연히 피.

강원은 방패를 들고 진율은 와이어를 손에 감으며 괴물을 향해 다가간다.

싸움의 끝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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