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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십자 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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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작품등록일 :
2018.04.1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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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0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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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DUMMY

가게 문을 넘어 양복을 입은 남자가 들어온다. 검은 넥타이와 반짝이는 넥타이 핀까지 완벽하게 차려입고 있다.


​그 남자는 강원과 진율이 앉아있는 자리에 앉는다.


"너 이놈도 불렀냐?"


하진은 진율을 가리키며 강원에게 묻는다. 진율은 소주잔을 내려놓고 혀를 찬다.


"불만 있냐?"


"그만해라. 너희는 어떻게 만날 때마다 싸우냐?"


"저놈이 먼저 시비를 걸잖아."


하진과 진율이 동시에 말한다.


"앙? 내 말 따라 하는 거냐?"


역시 동시.


"푸하하하하."


둘의 만담을 본 강원이 소리 내서 웃는다. 진율과 하진은 고개를 돌려 서로에게서 시선을 거둔다.


"너희는 어째 바뀌질 않냐."


백강원, 정진율, 백하진. 이 세 명은 기사학교 동기다. 나이는 조금씩 차이 나지만, 10년 넘게 만나 온 친구 사이다.

진율과 하진은 서로 악우라 생각하겠지만.


"일단 한 잔씩 받아."


강원이 진율과 하진의 잔에 술을 채운다. 강원이 자신의 술잔을 든다.

진율과 하진도 마지못해 술잔을 들고 부딪힌다.


"건배!"


"건배."


짠하고 잔이 부딪친다. 세 명의 친구는 동시에 잔을 들이킨다.


"근데 갑자기 무슨 일로 부른 거야?"


잔을 내려놓으며 하진이 강원에게 묻는다. 강원은 진율에게도 보여줬던 인터넷 기사를 보여준다.


"풉. 기사 탔네. 이러다 뉴스도 나오는 거 아닌지 몰라?"


하진은 비꼬는 말을 한다.


"이미 뉴스 탔어."


진율도 잔을 내려놓는다. 하진의 표정이 비웃음으로 물든다.


"완전 스타시네. 정진율씨."


"머리 쪼개버린다."


친구답게 놀리고, 그에 대응한다. 서로를 향한 비난과 그 속에 숨은 웃음들.

세 명의 동기는 술잔을 나누며 친목을 도모한다.


즐겁게 서로를 욕하고 즐기는 때, 강원과 진율의 옷에서 소란을 깨는 벨이 울린다.

강원과 진율은 들고 있던 술잔을 내려놓고 통신기를 꺼내 귀에 꽂는다.


"현재 움직일 수 있는 모든 기사는 본부로 모여주시기 바랍니다. 긴급 상황입니다."


통신이 끊긴다. 자기 할 말만 하고 끊어지는 통신은 기사단의 전매특허다.


진율과 강원은 동시에 혀를 찬다.


"오늘은 여기서 끝이네. 나중에 시간 되면 또 보자."


하진이 먼저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진율과 강원도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고 택시를 부른다.


"시간이 몇 신데 긴급 호출이냐."


시계는 8시를 가리킨다. 당직 근무 기사가 아닌 모든 기사를 호출한다는 것은 어지간히 심각한 사건이라는 이야기다.


금세 온 택시를 타고 본부로 향한다. 요금을 두 배로 주겠다고 하니 빛의 속도로 도착한다.


술기운이 도는 상태로 급정지 급출발을 하다 보니 본부에 도착한 강원과 진율의 표정은 가관이다.


술에 전 몸을 이끌고 현장 3팀의 회의실로 향한다. 회의실에는 도착한 사람보다 아직 오고 있는 사람이 더 많다.


팀장인 유적성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을 시작한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사람들한테는 각자 연락하고, 일단 이 인원으로 움직인다."


진율과 강원은 자신의 종자를 찾는다. 백설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다.


"25분 전에 경찰에 신고가 들어왔다. 서울 외곽 폐공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더군.

신고자는 40대 남성. 현재 경찰서에서 조사하고 있다."


진율은 후배 기사가 가져다준 숙취 해소제를 마신다.


"경찰 두 명이 확인하러 들어갔고, 연락이 끊어졌다. 마지막 무전에서 '괴물이 있다.' 라는 말이 나왔다."


적성의 말에 모인 인원들이 한숨을 쉰다. 하루 만에 괴물이 두 마리 튀어나왔다.


"그러므로 일단 출동!"


적성의 명령에 기사들과 종자들이 회의실을 나선다. 각자의 캐비닛에서 코트를 꺼내 걸치고 장비를 챙긴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사무실 문이 열리며 숨을 몰아쉬는 백설이 들어온다. 백설은 진율을 발견하고 그에게 다가간다.


"뭐 하고 있었냐?"


"재신 기사님이 만나자고 해서 만났다 오는 길입니다."


백설의 대답에 진율은 한숨을 내쉰다. 백설도 그동안 준비를 끝냈다.





서울 외곽의 폐공장 지대. 한때 큰 규모의 제조업체가 운영했지만, 외환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도산했다.

아무도 관리하지 않아 주변의 범죄조직들이 사용하고 있는 구역.


십수 대의 차가 공장 주위를 뱅 둘러싼다. 차에서 내린 붉은 코트의 기사들이 경찰들이 미리 설치해 놓은 임시 본부로 모여든다.


"내부에는 괴물 하나와 시체 십여 구가 있습니다. 괴물에게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 제복을 입은 시신도 두 구 있습니다."


"그만큼 먹었으면 당장 날뛰지는 않겠지."


정찰 드론을 담당하는 기사의 이야기를 들은 적성이 잠시 생각하다 작전을 설명한다.


"정진율. 백강원. 김선화. 이 세 명이 수고해줘야겠다."


적성은 진율의 이름을 입에 담은 게 불쾌한지 인상을 찡그린다.


"인간들은 창문에 자리 잡고 사격. 벰파이어들은 세 명을 보조해준다."


기사들은 돌입을 준비한다. 자신의 무기를 꺼내고 손질한다. 몸을 풀어주고, 심호흡한다.


진율, 강원, 선화는 공장의 거대한 철문 앞에서 준비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제가 왜 선배랑 같이 있을까요?"


"그러게 왜 내가 너랑 같이 있냐."


"전투 전에는 싸우지 마라."


진율과 선화의 싸움을 중재하는 것은 언제나 강원의 몫이다.


"선배님들. 돌입 준비 끝났습니다."


후배 한 명이 준비가 끝났음을 알린다. 한창 싸우던 진율과 선화도 무기를 꺼내 들고 준비한다.


"그럼 준비하시고."


강원의 말에 뒤에 서 있는 벰파이어 기사들이 침을 삼킨다.


"돌입!"


폭음과 함께 육중한 철문이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열린다. 진율이 먼저 공장 안으로 달려들어 간다.

그 뒤를 선화가 따라가고, 먼저 달려간 진율 때문에 타이밍을 놓친 강원이 들어간다.


괴물은 붉은 눈동자를 가지고 기사들이 들어오는 입구를 바라본다.

부풀어 오른 근육으로 새로운 먹이들에게 달려들 준비를 한다.


"사격!"


천장 부근에서 고함이 들려온다. 창문이 깨지며 총탄이 괴물에게 빗발친다.


로프를 달고 10미터가 넘는 높이에서 창문을 통해 괴물을 쏜다. 괴물이 팔을 올려 총탄을 막아내는 동안 진율이 접근하여 오른 다리를 노린다.


"크악!"


달려오며 피를 복용한 진율의 근력은 괴물에게 상처를 입히기 충분하다. 괴물의 종아리에 검상이 생긴다.

총격은 멈추고 진율을 향해 휘둘러지는 팔을 강원이 막아선다.


뒤이어 선화가 강원의 어깨를 밟고 솟구친다. 괴물의 어깨에 발을 걸치고 와이어로 목을 조른다.

괴물은 고통스러워 하며 선화를 잡기 위해 손을 뻗는다.


괴물의 팔은 진율이 베어낸다. 괴물의 비명이 버려진 공장을 가득 메운다.


진율을 노리고 휘두르는 팔은 강원이 막아낸다.

강원과 괴물이 힘 싸움을 시작하면 선화가 와이어를 강하게 당겨 힘을 빼게 한다.

선화를 잡기 위해 손을 뻗으면 진율이 팔을 검으로 벤다.


와이어가 목의 살갗을 찢고 파고든다. 괴물은 고통으로 가득 찬 비명을 지른다.

당장 생명의 위협이 되는 선화를 먼저 제거하겠다는 듯이 팔을 휘적거린다.

진율이 팔을 베어내고, 강원이 방패로 부딪혀도 괴물은 무시하고 선화를 떨어트리는 데 집중한다.


결국 선화의 팔이 붙잡히고 괴물에 의해 내팽개쳐진다. 전투에 보조를 맡은 기사가 떨어지는 선화를 붙잡아 멈춰 세운다.


날아가면서 와이어가 끊어졌다. 선화는 다른 기사가 건네주는 창을 몇 번 휘두르며 무게 중심을 찾는다.


"빨리 와!"


괴물의 공격을 막고 있는 강원이 선화를 재촉한다. 방패를 사이에 두고 괴물과 힘 싸움을 한다.

진율이 검을 휘두르며 피부를 베어내지만, 괴물은 강원만을 노린다.


선화는 창을 고쳐 쥐고 괴물에게 달려든다.

괴물의 피부는 평압보다 점압에 약하다. 총탄은 무게도 적고, 근섬유들이 회전을 줄여 치명상을 입기 힘들다.

하지만 맨손으로 시멘트벽을 부술 근력을 가진 존재가 전속력으로 달려와서 찔러넣는 3kg의 쇳덩어리라면, 치명상이다.


선화가 찔러 넣은 창은 괴물의 복부를 뚫고 등으로 튀어나온다.

괴물을 그것으로는 부족한지 자신을 꿰뚫은 창을 구부러트린다. 선화는 무기를 잃고 뒤로 물러선다.


괴물의 복부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아직 살아 있지만, 창에 꿰뚫린 중상을 입었기에 행동이 굼떠진다.

진율은 그렇게 발생한 틈을 놓치지 않는다.


괴물의 등을 뚫고 튀어나온 철창을 밟고 솟아오른다. 괴물의 피부는 평압에 강하다.

그렇기에 진율의 검이 깊게 들어가지 못하고 겉 부분만 긋는 것이다.


그래도, 4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검날에 버틸 리는 없다.

진율의 검은 기요틴처럼 괴물의 목을 향해 떨어진다.


낙뢰가 떨어지고 진율이 착지한다. 괴물의 머리는 몸에서 분리되어 땅에 떨어진다.


진율은 검을 휘둘러 묻은 피를 떨구어 낸다.


"진짜! 옷에 피다 묻었잖아요!"


"너 지금 그걸로 화내는 거야?"


사건이 정리되자마자, 진율과 선화는 서로를 물어뜯으려 한다. 강원은 자신의 종자가 가져다준 해독제를 마신다.


"너희 나중에 싸워라. 뒤처리하는데 방해된다."


둘을 말리는 것은 역시나 강원이다. 진율과 선화는 서로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후배들이 가져다 준 해독제를 마신다.


머리와 몸이 분리된 괴물의 시체는 사후처리팀이 잘 수습할 것이다.


"수고하셨습니다."


어느샌가 내려온 백설이 진율애개 수건을 건넨다. 진율은 피를 닦으며 선화를 향해 싱그러운 미소를 날려준다.

'느 집엔 이거 없지?' 라며 감자를 건네는 점순이의 미소.


"박양선! 넌 뭐하고 있냐!"


선화는 자신의 종자를 부르며 짜증을 표출한다. 양선이 수건을 던지다시피 선화에게 건넨다. 진율은 그 광경을 보고 더 크게 웃는다.





월요일. 괴물 사건을 처리하느라 이번 주말도 기사단에서 보냈다. 벌써 몇 주째냐.


"출근하셨습니까?"


사무실에 들어선 나를 백설이 맞이해준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 안 온 건가?

정규 출근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오긴 했지만. 그럼 백설은 언제 온 거지?


"너 언제 출근했어?"


"여덟 시? 그쯤일 겁니다."


"그렇게 일찍 오지 마라. 나중에 쓰러진다. 뭐 하고 있었어?"


"토요일에 일어난 괴물 사건 조사하고 있었습니다."


백설과 대화를 나누며 책상에 앉는다. 백설은 커피를 타와 내 책상에 올려놓는다. 고맙다고 인사하고 커피를 목으로 넘긴다.


"어디까지 알아봤어?"


백설은 자신의 책상 서랍에서 서류를 꺼낸다. 이제 백설의 책상도 채워지는구나.


"괴물은 그 주변 동네의 폭주족 멤버인 강혁진입니다. 23세. 무직."


일요일에 회의실에서 들은 내용.


"공장은 그 폭주족의 아지트였고, 거기서 피를 마시다 폭주했을 겁니다."


주변에 놓여있던 시체는 같은 폭주족 인원들이었을 거다.


"폭주족 멤버 전원이 그 자리에 있던 건 아니랍니다. 그 지역 경찰이 증언하길 열다섯 명으로 구성된 그룹인데 발견된 시체는 열두 구뿐입니다."


"세 명이 살아있다고?"


"네. 어젯밤에 올라온 정보입니다."


"위치는 알아?"


"주소 등록지에는 없었답니다. 바이크도 없고요."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푼다.


"준비해라. 놈들 잡으러 가자."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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