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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십자 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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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작품등록일 :
2018.04.14 10:53
최근연재일 :
2018.12.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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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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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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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화

DUMMY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공장은 피비린내를 풍긴다. 백설은 코를 막지만, 진율은 향기에 취한 듯 눈을 몽롱하게 뜬다.


"기사님!"


진율은 백설의 부름에 자신의 뺨을 쳐 정신을 차린다. 눈을 몇 번 끔뻑여 풀린 눈동자를 긴장시킨다.


"취할 뻔했네."


"괜찮으시겠습니까?"


"괜찮아. 이런 걸로 흔들리면 기사 짓 못하지."


진율은 이를 보이며 웃음을 보인다. 백설은 약간의 불안을 느끼지만, 기우로 치부하기로 한다.


"꽤 엉망진창이었는데 싹 다 치웠네."


괴물과 경찰들을 포함해 열다섯 구의 시신이 놓여있던 공장은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깨끗하다.

라고 하기에는 피비린내와 틈에 남아있는 핏자국이 사건의 존재를 증명한다.


"으엑. 조각도 남아있네."


진율은 전투화 밑창에 달라붙은 조각을 바닥에 비벼 떨어트린다. 백설은 약간의 구역질을 느낀다.


"아직 다 치우지는 못했나 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났는데 이삼일로 끝내는 게 더 대단하지. 그래서 우리가 조사할 게 남아 있는 거고."


진율은 공장을 한번 둘러다 본다. 기계들이 놓여있던 흔적만이 남아있다. 내부를 어슬렁거리던 진율은 닫혀있는 문을 발견하고 미소를 띤다.


"이거 부수자."


백설은 당황하면서도 코트 안에서 망치를 꺼낸다. 전투 임무가 아니라서 폭약은 챙겨오지 못했다. 무기도 권총과 진압봉뿐이다.


망치를 쥔 진율은 문의 손잡이를 내려친다. 세 번 내려치자 손잡이가 문에서 떨어진다. 잠금장치가 너덜너덜해진 문을 발로 차 열어 재낀다.


문 안쪽은 먼지와 쓰레기들로 너저분하다. 진율은 쓰레기들을 발로 차며 방안을 돌아다닌다. 백설도 널브러진 상자들을 열어보며 방안을 확인한다.


"백설. 이것 좀 열어보자."


진율이 가리키는 것은 거대한 철제 상자. 자물쇠도 달린 것이 중요해 보인다. 진율은 어디선가 쇠 지레를 가지고 와 상자를 열기 시작한다.

백설은 망치로 자물쇠가 걸려있는 부분을 내려친다.


상당히 큰 소리를 내며 상자가 열린다. 백설은 상자 안을 살펴보고는 인상을 찌푸리고 물러난다.

진율은 백설이 서 있던 자리로 가서 상자의 내용물을 확인한다.


썩어들어가는 혈액 팩. 양을 보아하니 사람 한 명의 피를 그대로 뽑아낸 수준이다.


"평범한 양아치들은 아니었군."


"다른 조직과 연결되어 있을까요?"


"아마 물품 전달을 담당했겠지. 폭주족이라 알려진 것도 그 때문일 테고."


방안을 더 살펴보았지만, 눈에 띄는 물건은 없다.


"뭐야. 아무도 없어?"


사람의 목소리가 공장 내부에 울려 퍼진다. 딱히 통제는 하지 않았지만, 이 주변 사람들은 공장에서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외부인이라면 폐공장에 방문할 이유가 없고.


"이 자식들. 상품 들고 튄 거야?"


진율은 백설을 바라보며 씨익 웃는다.


"넌 뭐야?"


공장 안에 들어온 검은 양복의 남자는 진율을 보자 소리 지른다. 진율은 남자의 질문 따위는 무시하고 남자에게 다가간다.

남자는 진율이 다가오자 뒤로 한 발짝 물러선다. 이내 자신이 겁을 먹었다는 것에 분노해 진율에게게 주먹을 휘두른다.


진율은 주먹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얼굴을 주먹에 가져다 댄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남자가 자신의 손을 붙잡는다.


"백설 찍었지?"


"잘 찍혔습니다."


진율과 남자를 향해 들이민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말하는 백설. 남자는 그 말에 당황을 얼굴에 표출한다.


"이제 공무원 폭행 현행범이네?"


불안을 느낀 남자가 도망가려 하지만, 진율은 남자의 뒷덜미를 붙잡고 들어 올린다.


"어딜 가시려고 나랑 진지하게 대화해보자."


진율에게 붙잡힌 남자는 비명을 지른다.






"생각보다 일이 커지겠는데요."


"그러니까 말이다."


진율과 백설은 의자에 묶여 기절한 남자를 앞에 두고 대화를 나눈다. 진율에게 붙잡힌 남자는 백설에 의해 묶였고 진율의 심문을 받았다.


"일단 본부로 돌아갈까요?"


"지원받아서 움직이자고."


묶여있는 남자를 풀어주고 진율과 백설은 검은 왜건에 탑승한다.


"기사 정진율입니다. 혈액 마약 생산지를 알아냈으니 지원 요청합니다."


연락을 해놨으니 본부에 도착할 때쯤에는 준비돼 있을 것이다.


차가 막히지 않아 본부까지 금세 도착한다. 본부 주차장에는 이미 출동 준비를 마친 인원들이 차량을 타고 대기 중이다.


진율과 백설도 사무실에서 재빨리 장비만 챙긴 후 차에 탑승한다. 아홉대의 엔진에 동시에 시동이 걸리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놈들의 소유지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30분 만에 기사들이 시 외곽의 작은 건물 하나를 포위한다.


주변에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경찰이 통제를 시작한다. 기사들은 자신들의 무기를 집어들고 돌입을 준비한다.


이번 작전의 지휘관은 백강원. 참여하는 인원은 종자를 포함하여 열여섯. 종자 두 명은 통신 담당으로 남겨 둔다.


강원은 주위를 살펴 인원들이 준비되었는지 살핀다.


"좋아. 돌입해서 보이는 놈들은 다 적이라 가정한다."


강원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강원은 그 모습이 만족스러운지 미소를 짓는다.


"좋아. 그럼 돌입!"


쇠사슬이 매여진 철문이 폭발과 함께 뜯겨 나간다. 화약에 의한 먼지가 가라앉기도 전에 전위를 담당하는 기사와 종자들이 돌입한다.


"전방 이상 무!"


"전 지역 이상 무!"


1층에는 수상한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다. 조직이 아지트로 삼은 건물은 지상 3층짜리 일반 상가. 상가라고 하지만 전혀 관리되지 않는다. 오직 마약 제조와 판매만을 위한 건물.


기사단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모인다. 계단은 각종 가구로 막혀있다.


"잘도 막아놨네."


"수류탄으로 터트리자."


진율의 말에 백설이 수류탄을 꺼낸다. 안전 클립을 제거한 후 양손으로 잡아 핀을 뽑는다. 수류탄은 백설의 손을 떠나 공중을 비행하다, 바리케이드 너머로 떨어진다.


기사단 전원이 코트로 얼굴을 덮는다. 바리케이드 조각들이 터져나간다. 파편들이 기사들에게 튀어나오지만, 전부 방탄 코트에 가로막힌다.


먼지가 가라앉고 방해물은 사라졌다. 기사단은 다시 진형을 갖추고 계단을 올라간다.


계단은 철문으로 굳게 잠겨 있다. 폭약을 설치하고 약간 떨어져서 터트린다. 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터져나간다.


새롭게 나타난 통로를 강원을 중심으로 돌파한다. 적들의 공격에 대비하여 자세를 웅크리고 돌입한 강원은 적들의 공격이 없자 이상함을 느낀다.


"여기도 없어?"


"3층에 모여있는 거 아닐까요?"


"그런 것치고는 인기척이 너무 없지."


기사 중 한 명의 질문에 진율이 대답한다.


"그래도 확인하는 것밖에 방법은 없지."


3층으로 향하는 계단 또한 각종 가구로 막혀있다. 백설이 수류탄을 꺼내 들고 던진다. 폭발음과 함께 바리케이드가 사방으로 파편을 발산한다.


먼지가 가라앉고 기사단은 계단을 올라간다. 역시나 문은 잠겨있다.


"문 너머에 아무도 없는듯합니다."


문에 귀를 댄 선화가 강원에게 말한다. 강원은 선화의 말에 고민을 시작한다.


"너무 이상하지 않아? 벌써 도망갔을 리는 없고."


"안에 폭탄이라도 설치한 거 아니야?"


진율의 말에 기사단에 웃음이 번진다. 그리고 긴장이 감돈다.


"설마 진짜겠어?"


"그래. 마지막 테러가 1년 전이였지?"


다시 웃음. 백설을 비롯한 신입 종자들만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네가 열어라. 방패 들고 있잖아."


"내가 지휘관이니까 네가 열어."


진율과 강원은 서로에게 문 열기를 떠넘기고 있다.


"아. 최고 선임자 둘이서 뭐하는 짓입니까?"


"그럼 네가 열래?"


선화도 진율의 질문에 그저 입을 다문다.


"그럼 제가 열어도 되겠습니까?"


백설이 앞으로 나서며 말한다. 진율뿐 아니라 상황을 알고 있는 모두가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너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긴 해?"


"잘 모르겠습니다."


진율이 한숨을 쉬며 상황을 설명해준다.


"처음은 7년 전. 우리가 습격한 조직의 아지트 전역에 폭탄이 설치돼 있었지. 기사단 20명이 투입된 작전인데, 폭탄이 터지고 세 명이 죽었어."


진율의 말에 백설과 신입 종자들이 침을 삼킨다.


"그다음부터 자금력이 받쳐주는 놈들은 아지트에 폭탄을 설치하고 우리를 끌어들이지. 그 결과는 펑!"


계단 층계참에 침묵이 감돈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거야?"


"돌입은 무리겠지 일단 나가서 폭발물 제거반을 부르자고."


결론이 나자 단원들은 빠른 속도로 건물을 빠져나간다. 본부에 연락하여 제거반이 오기까지 기다린다.


지원이 오기까지는 30분 정도가 더 걸린다. 어차피 시간이 걸릴 거 점심을 해결하자는 말이 나온다.


"좋아. 짜장면으로 통일!"


"우우! 난 짬뽕이 좋다!"


강원의 식사 통일 발언에 거대한 반발이 일어난다. 특히 진율은 머뭇거리는 종자들마저 동원해 강원의 의견을 꺾는다.


결국 각자 원하는 음식을 주문했다. 폭발물 제거반이 올 때쯤에 음식이 도착했다. 제거반의 것도 미리 시켜놨기에 다들 젓가락을 바쁘게 움직인다.


"이래도 괜찮은 겁니까?"


"뭐가?"


백설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진율에게 질문한다. 진율은 마시던 짬뽕 그릇을 내려놓는다.


"빨리 움직여야 하는 거 아닙니까? 너무 여유로운 것 같아서."


"어차피 폭탄을 설치했을 정도면, 자료는 다 빼돌렸을 거야. 조금 여유롭게 해도 문제없어."


백설은 진율의 대답을 받아들이고 젓가락을 움직인다.


"그럼 다시 돌입해 볼까?"


제거반이 들어가서 설치된 폭탄을 제거하자, 강원이 그릇을 치우며 얘기한다. 각자의 장비를 챙기고 다시 건물 정문으로 모인다.


어차피 안에 적이 없다는 것은 확실하고, 제거반을 통해 안전도 확인했기에 다들 조금 늘어져 있다.


진형을 갖추지도 않고 터덜터덜 들어가 형식적인 조사를 마친다.






"결국 얻은 건 하나도 없네."


"하나 있지."


"뭔데?"


강원은 진율의 말에 의문을 표한다.


"놈들이 평범한 마약 조직은 아니라는 거."


"그건 그러네. 평범한 놈들이 기사단을 노리고 폭탄을 설치할 리가."


회의실에서는 그에 관련된 내용을 토의 중이다.


놈들의 정체, 폭탄의 구매 루트, 어디로 이동했는가. 아지트에서 증거 대부분이 처리되었지만, 어떻게든 구해낸 정보들이 있다.


"이동한 차들은 트럭 두 대, 12인승 승합차 여섯 대. 인원이 최소 일흔 명은 넘는다는 거다. 일단 추적 중이긴 한데, 이 정도 조직력이면 잡긴 힘들 거야."


분명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추적을 뿌리칠 거다.


"그래도 일단 하부 조직들은 추적했다. 이놈들을 중심으로 작전을 시행한다."


현장 3팀의 움직임이 정해진다.


"으아! 한동안 바쁘겠구나!"


진율은 기지개를 켜며 크게 외친다. 그 바쁨이 진율의 몫만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다른 이들은 그저 한숨을 쉴 뿐이다.


작가의말

아까 전에는 실수로 17화 분량을 올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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