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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빛 십자 기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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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me
작품등록일 :
2018.04.14 10:53
최근연재일 :
2018.12.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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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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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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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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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6화

DUMMY

19층의 장비개선 부 문을 진율이 격하게 열어 재낀다.


"여러분! 제가 왔습니다!"


"으악! 미친개다!"


"빨리! 장비 숨겨!"


연구원들이 경기를 일으키고, 백설은 예전에 본 적 있는 이 장면에 한숨을 쉰다.


"아니. 부장이 불렀는데도 이러 깁니까?"


​"진율! 우리 애들 괴롭히지 마라!"


자성은 진율을 기다렸는지 자신의 방에서 금세 나온다. 진율은 손을 들러 올리며 반갑게 인사한다.


"백설 양도 왔네?"


"오면 안 되는 거였어?"


"아니. 상관없어. 일단 사무실로 와라."


진율과 백설은 자성을 따라 개선부장 실로 들어간다.


"여긴 언제와도 삭막하구먼. 형수님 사진이라도 놓는 게 어때?"


"난 원래 주위가 깔끔해야 일이 잘돼서."


진율과 백설은 소파에 앉아 자성이 타다 주는 커피를 마신다.


"그래서 무슨 일로 부른 건데?"


"새로 만든 장비가 있는데 네가 한번 시현해봐라."


"엑?"


진율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들고 있던 잔마저 내려놓는다.


"왜 하필 나야?"


"상관없잖아? 그냥 한번 해봐. 백설 양도 참가해주시면 좋고요."


예상 못 한 말이었는지 백설은 입에 담은 커피를 뿜어냈다. 죄송하다는 백설의 말에 자성은 웃으며 손수건을 건네준다.


"저도 그 시현에 참여합니까?"


백설은 자성에게 받은 손수건으로 탁자를 닦으며 물어본다.


"여러 명이 시현하는게 자료수집에도 좋으니까."


"비밀 장비야?"


자성은 진율의 질문에 잠시 머뭇거린다.


"완전 비밀은 아닌데 아는 사람이 적을수록 좋은 정도?"


"무슨 장비길래?"


자성은 목에 건 열쇠로 책상 서랍의 자물쇠를 푼다. 각종 서류로 어질러진 서랍을 뒤적이다 필요한 것을 발견하고 꺼내놓는다.


진율은 소파에서 일어나 책상에 놓인 서류를 확인한다.


"도대체 뭘 만들고 있는 거야?"


진율의 물음에 자성은 그저 웃을 뿐이다.


"실물을 보면 알게 될 거야."


"갑자기 엮이기 싫어지는데."


자성은 진율의 어깨를 힘껏 두드린다.


"이미 얘기는 끝났다. 외부 실험실로 갈 거야."






서울시 외곽의 거대한 건물. 기사단뿐 아니라 군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을 연구, 개발, 실험하는 장소.

검은색 왜건에서 진율, 자성, 백설이 차례로 내린다.


자성이 가지고 있는 패스카드로 정문을 통과한다. 입구에서 금속탐지기와 경비원들에게 몸수색을 당한다.


이미 출입 자격이 있는 자성을 제외한 진율과 백설은 임시 출입증을 받아 코트 왼쪽 가슴에 단다.

공식적인 방문이기에 기사단의 정복인 코트를 차려입고 왔다. 기사가 아닌 자성은 연구복을 그대로 입고 있다.


자성의 안내를 따라 건물을 돌아다니던 일행은 불길하게 생긴 거대한 검은 문을 마주한다.

아무런 장식 없는 무광의 검은 문은 앞에선 자의 마음을 불안케 하기에 충분하다.


"생긴 게 왜 이래."


"엄청 불길합니다."


"건축 설계사가 취향이 독특해서 그런 거니까 너무 걱정 마."


자성이 문 옆의 카드 리더기에 자신의 출입증을 인식시킨다. 2층 건물 높이의 눔은 뜻밖에 어떠한 소리도 없이 부드럽게 열린다.


캄캄한 방은 자성이 발을 내딛자 불이 밝혀진다. 쉽사리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계들과 모니터로 가득한 방과, 거대한 유리창.

그 유리창 너머로 건물 하나쯤은 들어설 크기의 공간이 보인다.


진율과 백설은 첨단 시설에 감탄한다.


"장비 들고 올게."


방 한쪽에 창고처럼 보이는 방에 들어간 자성이 상자에 담긴 무언가를 들고 온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소리로 보아하니 무게가 꽤 나가는 듯하다.


"뭐길래 상자에 담아와?"


"보면 알아."


자성은 상자를 열고 장비들을 꺼내기 시작한다. 금속으로 이루어진 장갑. 투박하게 생긴 헬멧. 요상하게 달린 부츠. 그리고 짧은 길이의 단검.


"일단 입어봐."


진율은 자성의 도움으로 장비를 착용한다.

오토바이 헬멧에 가까운 투박한 은색의 헬멧. 금색으로 빛나는 장갑은 붉은 코트와 비교되어 보였으며, 부츠는 22세기의 물건인 듯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풉."


백설의 입에서 실소가 나온다.


"아니! 그게! 죄송합니다!"


"아니야. 됐어. 거울 안 봐도 내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된다."


진율은 백설의 실소에 상처를 입은듯하다.


"디자인은 나중에 바꿀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좀 미리 바꾸고 주면 안 되는 거였나?"


진율의 대답에 자성이 웃음을 짓는다.


"일단 들어가기나 하시죠."


진율은 자성의 손에 이끌려 유리창 너머의 실험실로 들어간다. 백설도 자리에서 일어나 유리창 근처로 다가간다.


"방탄유리긴 한데 위험할지 모르니까 너무 붙지는 마."


자성의 말에 방탄유리에 바짝 붙어있던 백설은 약간 떨어진다.


"도대체 뭘 만들었길래 위험하다는 말이 나오는 겁니까?"


방탄유리 너머로 진율의 짜증 섞인 질문이 들려온다. 자성은 웃으며 질문을 무시한다.


"시작한다. 처음은 위력 실험."


자성이 말을 하며 기계장치를 작동시킨다. 어떤 원리인지는 몰라도 진율의 앞에 펀치 기계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솟아오른다.


"이거 때리면 되나?"


"검은 쓰지 말고."


진율은 오른손의 검을 바닥에 내려놓는다. 자세를 잡고 장갑을 낀 오른손을 뒤로 젖힌다. 자세를 잡고 휘두르는 정권.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진율의 주먹 위력이 측정된다.


"270kg."


"원래 얼마 정도 나오지? 세진 거 같다는 느낌은 안 드는데."


"원래 너 이 정도야."


"엑?"


"설마 그런 장갑 하나 꼈다고 힘이 세진다는 비과학적인 생각을 한 거야?"


자성의 신랄한 일침에 진율은 입을 꾹 다문다.


"다음으로 넘어가자."


펀치 기계가 내려간다.


"그나저나 저건 무슨 원리입니까?"


백설이 궁금한지 자성에게 묻는다.


"나도 몰라. 만든 사람만 알지 않을까?"


"어이. 잡담하지 말고."


진율은 이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듯하다.


"다음은 본격적으로 실험해 볼까?"


다시 자성이 기계를 조작하자 바닥에서 금속 원기둥이 솟아오른다. 길이는 진율의 키 정도로 상당히 크다. 두께는 사람 팔뚝 정도.


"그거 검으로 한번 잘라봐."


"이 단검으로?"


"일단 한번 해봐."


진율은 한숨을 내쉬며 땅에 놓인 단검을 집는다. 자세를 잡고 목표에 시선을 고정한다. 호흡을 멈추고 짧디짧은 단검을 휘두른다.


"크악!"


큰 굉음을 내며 단검이 튕겨 나간다. 진율은 손을 붙잡으며 고통을 호소한다.


"역시 무리였군."


"그걸 알면서 시키냐!"


진율은 자성의 말에 실험실이 떠나가도록 소리친다.


"괜찮으십니까?"


백설은 유리창 너머의 진율을 걱정한다. 진율은 쓴웃음으로 화답한다.


"어차피 혼혈은 저 정도로 안 죽어."


"앙? 직접 해보시지?"


"미안. 난 연구원이라서."


"제기랄. 말이나 못 하면."


백설은 자성과 농담을 나누는 진율을 걱정하는 것을 그만둔다. 진율도 땅에 떨어진 단검을 다시 쥐고 다음 실험을 준비한다.


"일단 달려봐."


벽에서 러닝 머신이 튀어나온다. 진율은 한숨을 쉬면서도 얌전히 위로 올라가 달리기 시작한다.


그리 빠르지 않은 속도. 조깅하는 수준으로 10여 분을 달리자 자성이 정지 신호를 보내다.

참고로 진율이 달리는 동안 자성과 백설은 소박하게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이제 다시 기둥 앞에 서봐."


진율은 단검을 꽉 잡은 채로 기둥 앞에 선다.


"손잡이 쪽에 버튼 있거든? 한번 눌러봐."


진율은 자성의 말을 따라 버튼을 누른다. 단검이 낮은 소리를 내며 진동하기 시작한다. 진율이 잡은 손에도 그 진동이 전해진다.


"칼날 잡으면 손 잘려나가니까 조심해라."


진율은 진동하는 단검이 신기한지 손에 쥔 채로 이리저리 돌려본다.


"이제 다시 잘라봐."


"이번에는 자를 수 있는 거지?"


"해보고 말해."


진율은 혀를 한번 차고 자세를 잡는다. 짧은 기합과 함께 단검이 휘둘러진다.


단검은 마치 두부를 자르듯 금속 기둥을 베고 지나간다.


"지금 저거!"


가장 놀란 것은 백설이다.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백설에게 자성이 말을 이어간다.


"장난 아니지? 초 진동 칼날이라는 거다."


진율도 단검이 마음에 드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버튼을 눌러 진동을 멈춘다.


"원리가 뭐야?"


"칼날을 1초에 120회 진동시키는 거야. 효과는 보시다시피."


진율은 실험실에서 나와 자성과 백설이 있는 관측실로 들어온다.


"상용화는 언제쯤 될까?"


자성은 진율이 입고 있는 장비를 벗기며 대답한다.


"내년 초쯤? 몇 가지 문제가 있어서."


진율은 장비를 다 벗고 몸을 움직이며 스트레칭을 한다.


"자 그럼 다음은 백설 양."


자성의 말에 백설이 흠칫 몸을 떤다. 거부하려는 듯한 몸짓에 진율이 사악하게 웃는다.


"설마 담당 기사의 그런 꼴을 봤으면서 자신은 피하시겠다?"


진율의 눈동자를 본 백설은 이내 체념한다.






장비를 입은 백설도 진율과 마찬가지로 실험실로 들어간다.


"칼은 그렇다 치고 나머지는 왜 필요한 건데?"


백설의 모습을 보고 배꼽 빠지게 웃던 진율은 어느새 진정하고 자성에게 궁금했던 점을 질문한다.

진율과 마찬가지로 웃었던 자성은 아직 호흡이 고르지 못하다.


"부츠 신고 걷거나 뛰면 전력이 충전되지. 그 충전된 전류는 헬멧에 보관되었다가 장갑을 타고 단검에 전해져."


"선으로 연결 안 돼 있잖아. 그런데 충전이 돼?"


"그게 과학이란 거다. 동생아."


"저,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백설은 둘의 잡담을 참지 못하고 대화를 끊고 들어간다. 평소에는 이러지 못하겠지만, 부끄러움을 등에 업으니 입에 담을 수 있게 된다.


"미안. 미안. 그럼 일단 충전부터 할까?"


백설은 진율이 했던 것처럼 러닝 머신 위를 서서히 뛰기 시작한다.


"문제점이 뭐야?"


"응?"


"초 진동 칼날? 그거 문제 있어서 내년에나 상용화된다며."


"아아. 배터리랑 칼날 내구성이 문제지."


열심히 달리는 백설을 바라보며 두 명의 남자는 대화를 이어간다.


"10분 정도 걸어야 1회 사용할 정도의 전력이 생성돼. 칼날도 3번 정도 사용하면 부러지는 수준이고."


"심각하네. 실전에서 못 써먹겠어."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완성되면 대 괴물 전투에 효과적이겠지?"


"날이 약간 짧은 게 흠이지만."


"저거보다 길면 진동을 못 시켜요."


"그럼 어쩔 수 없네. 만들어만 주면 어떻게든 써먹을게. 아. 디자인은 바꿔줘야 한다."


"디자이너 좀 쪼면 되겠지."


진율과 자성의 대화가 끝날 때쯤 백설의 달리기도 끝이 난다. 백설 또한 진율처럼 원기둥을 베어내기 위해 자세를 잡는다.


"한번 해봐."


백설이 단검을 휘두른다. 칼날은 부드럽게 금속의 기둥을 뚫고 나온다.


"오케이. 전원 끄고 밖으로 나와."


백설은 칼날의 진동을 멈추고 실험실을 나온다. 자성의 도움으로 장비를 벗는다.


"생각해보니까 혼자서 입을 수 있게 만들어야 하지 않아?"


"그것도 지금 연구 중이니까 걱정하지 말도록."


벗겨진 장비는 자성이 창고로 집어넣는다.


"본부로 갈 거야?"


"난 좀 더 있다가. 먼저 가. 알아서 갈게."


모든 실험이 끝나고 진율과 백설은 차를 타고 본부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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