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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삼국지 헌제전[獻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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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은놈
작품등록일 :
2018.04.15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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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0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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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제전 14

DUMMY

13화



난 피 묻은 황복을 입은 채 황좌에 앉아 미영전에 모여 있는 대신들을 쭉 둘러보았다.

그들은 내가 입을 열기 전까지 한 마디도 할 생각이 없는지 모두 숨을 죽이고 있었다.

방금 전 동탁이 어떻게 죽었는지 그들의 두 눈으로 보지 않았던가?

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동탁의 목을 직접 꿰뚫었다.

“모두들 들으시오.”


내 말을 들은 대신들이 깜짝 놀라며 얼떨결에 대답했다.


“예, 폐하.”


허수아비 황제라고 비웃는 기류가 더는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 저들이 날 바라보고 있는 눈빛은 오직 하나.

바로 두려움이다.


“아마 지금쯤 여기서 벌벌 떨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텐데, 그럴 필요 없소. 동탁의 죄는 동탁의 죽음으로 모두 갚았소. 그와 공모해 이윤을 챙겼던 사람들을 하나하나 벌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오.”


안도의 한숨이 사방에서 작게 흘러나왔다. 그중에는 불만 섞인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도 적잖게 있었다.


“허나! 안심하기는 이르오. 죄를 묻지 않는다고는 하나 어찌 사사로이 취한 재물들을 그대로 놔둘 수 있단 말인가? 여기 있는 대신들을 전부 조사해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 챙긴 재물들을 전부 회수할 생각이오.”


이번에는 안도의 한숨 대신, 숨이 막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내놓기는 아깝다, 이건가?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 되려 하자 나는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싫으면 싫다고, 부당하다 싶으면 부당하다 말하시오. 그럼, 짐이 동탁에게 내린 형벌과 똑같이 공평하게 경들에게도 내릴 것인 즉.”


웅성거림이 사라지고 모두 입을 꾹 다물었다.

동탁에게 내렸던 형벌이란 게 무엇이겠는가?

바로 죽음이다.

스스로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저들은 모든 재물을 아낌없이 내놓을 것이다.


“폐하. 한 말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먼저 조심스레 말문을 연 것은 바로 왕윤이었다.


“말하라.”

“폐하께서는 동탁과 함께 권력을 휘두른 탐관오리들을 전부 용서해 주시겠다는 겁니까?”


왕윤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대충 이해는 갔다.

역사를 보면, 왕윤은 조정의 붕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동탁과 함께 악행을 저지른 놈들을 대다수 살려 주었다. 하지만 곽사와 이각만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반발했는데, 그 이유로는 워낙 그 둘의 패악이 심했기 때문이요, 다른 하나는 동탁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왕윤의 고향 사람들을 전부 잡아 죽였기 때문이다.


“왕 사도는 저들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오?”

“폐하. 동탁과 함께 역모를 꾸며 마침내 선대 황제까지 죽인 놈들입니다. 어찌 저들을···.”

“왕 사도!”


왕윤이 더 길게 말하기 전에 말을 끊어 버렸다.

그는 내 고성에 놀랐는지 살짝 움츠러든 모습이다.


“짐은 만민의 아버지이며 여기 있는 대신들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짐은 모든 이의 위에 있는 지존이며 이 나라를 다스릴 권한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헌데 어찌 경은 모두를 죽이고 또 죽여 조정의 붕괴를 초래하라 청하는가?”

“폐, 폐하. 소신은 그저···.”

“짐은 사사로운 감정에 휘둘려 원수를 갚고자 동탁을 죽인 것이 아니다. 멸국의 위기에 놓인 한(漢)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고 마침내 동탁을 심판했다. 헌데 여기서 더 피를 흘리라고 청하는 것이냐? 동탁과 손을 잡으며 고개를 조아리지 않은 사람이 과연 이곳에 몇 명이나 있을 것 같더냐? 정녕 그들을 다 죽여야 경의 마음이 편해지겠는가!”

“···.”


뭐라 반박을 하려 했던 왕윤은 입을 닫고 내 말에 귀를 기울였다.


“짐은 만인지상(萬人之上)이요, 이 나라의 지존이다. 그리고 이곳에 있는 모두가 짐의 신하이며, 짐의 자식이다. 어찌 저들의 죄를 묻기만 할 수 있겠는가. 짐이 황제이기에 저들 모두를 품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군자의 덕목이자, 황제가 가져야 할 포옹심이 아니겠는가?”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왕윤은 바닥에 털썩 엎드렸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폐하! 소신의 미련함을 깨우쳐 주셔서 실로 감읍하옵니다. 소신은 폐하 같은 성군을 모시게 되어 영광, 또 영광이옵니다. 진실로 지금 죽는다 해도 여한이 없사옵니다. 이제 이 한(漢)은 폐하의 광채에 크게 번성하여 그 어느 때보다 더 강성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왕윤과 더불어 다른 대신들도 하나둘 바닥에 엎드리기 시작했다. 그들 중 왕윤처럼 눈물을 흘리는 이가 적지 않았다.


“폐하!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부디 소신들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왕윤은 만백성이 인정하는 재사 중의 재사.

분명 대신들 사이에서도 왕윤을 존경하는 자가 한둘이 아닐 것이다. 그런 왕윤이 내게 엎드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 어찌 저들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는가.

왕윤의 마음을 얻어 그를 완전히 내 사람으로 만들었으니, 이제 대신들 사이에 일어나는 잡음은 대부분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하나 뿐이다.

문관을 손아귀에 넣었으니, 이제 무인을 내 손에 넣어야 하지 않겠는가?


* * *



나는 피 묻은 옷을 벗어 버리고 새롭게 단장을 한 뒤 자리에 앉아 천천히 차를 음미했다. 그런 나를 보며 가후가 한 마디 던졌다.


“실로 의연하시군요.”

난 찻잔 너머로 가후를 슬쩍 바라보며 되물었다.


“의연하다···. 과연 어떤 것이?”

“오늘 폐하께서는 동탁을 죽이셨습니다. 이 나라의 최고 권력자를 몰아내신 겁니다. 거기다가 동탁을 따라 일을 도모했던 자들도 폐하에게 충성을 바치도록 하셨습니다. 그뿐입니까? 지금 여봉선 장군이 군사들을 이끌고 동탁의 휘하 장수들을 잡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폐하께서는 기쁜 기색이나 들뜬 기색 하나 없이 의연하시군요.”


그런가. 내가 너무 덤덤한 것인가.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던 일이라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내 성공을 너무나도 확신했기 때문에 무덤덤한 것인가.


“아직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되지. 할 일이 태산이지 않은가? 변방에 나가 있는 곽사와 이각에 대한 처분도 있고, 연합군을 모았던 각 제후들도 어떻게 달래야 할지 고심해야 하니까.”


가후는 만족스러운 낯빛을 띠며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소신도 안심이 됩니다. 헌데··· 정녕 동탁의 끄나풀들을 살려 두셔도 되겠습니까? 그들이 언제 폐하께 등을 돌릴지 모릅니다.”


가후의 말이 틀리지 않다.

한 번 배신했던 놈들이 두 번 배신하는 게 힘들겠는가?

그래서 역사를 보면, 왕윤도 필요한 자는 살려두고 그렇지 않은 놈들은 전부 죽이는 등 가지치기를 했다. 하지만 그것이 결국 악영향을 끼쳐 왕윤의 죽음을 재촉하지 않았던가.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 하도록 하지. 물론, 그들에 대한 처우는 짐이 알아서 천천히 해 나갈 생각일세.”


왕윤은 처음부터 방법을 잘못 택했다.

지금 같은 때에 가지치기를 하는 건 옳지 못한 방법이다.

황권이 제대로 서고, 모든 게 안정되었을 때 천천히 진행해야 하는 것이지 않은가.

그들이 전혀 피부로 느끼지 못할 정도로 은밀히 해 나가는 것이 안정적으로 숙청할 수 있는 방법이다.


“폐하. 도정후 여봉선이 폐하를 알현하고자 합니다.”


때마침 여포가 내 처소에 찾아왔다. 나는 환관들에게 말해 그를 안으로 들였다.

건장한 체격과 더불어 날카로운 턱선을 자랑하는 여포의 인상은 무섭다기보다는 참 잘생겼다는 표현이 맞았다.

그는 한쪽 무릎을 꿇고 내게 말했다.

저번 날 나와 나눈 이야기 덕분인지, 전보다 훨씬 무게감이 생긴 듯보였다.


“폐하. 황명을 내려 주신대로 서영, 호진, 그리고 양정을 붙잡아 왔습니다. 그 외 25명의 장교들도 함께 끌고 왔나이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게 느껴졌다.

서영, 호진, 그리고 양정.

이 셋은 동탁의 휘하 장수였다. 이 셋의 마음을 단단히 잡아놔야 군권의 안정을 도모할 수 있을 테고 곽사와 이각에 대한 처우도 결정내릴 수 있다.

난 여포의 인도에 천천히 따라 황궁 밖을 나섰다.

오늘 누가 진정으로 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는지 보여 줄 차례다.


작가의말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댓글도 하나하나 모두 다 읽고 있습니다.

모두 힘을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써서 더욱 흥미로운 전개로 이끌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Xn님 후원 감사드립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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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헌제전 28 +15 18.06.12 6,156 167 9쪽
28 헌제전 27 +13 18.06.09 5,909 165 10쪽
27 헌제전 26 +7 18.06.07 5,959 169 8쪽
26 헌제전 25 +6 18.06.06 5,870 165 8쪽
25 헌제전 24 +12 18.06.05 5,915 168 13쪽
24 헌제전 23 +8 18.06.02 6,176 158 8쪽
23 헌제전 22 +7 18.06.01 6,030 156 8쪽
22 헌제전 21 +10 18.06.01 6,131 140 8쪽
21 헌제전 20 +8 18.05.31 6,323 168 10쪽
20 헌제전 19 +8 18.05.29 6,348 171 8쪽
19 헌제전 18 +17 18.05.15 7,127 189 10쪽
18 헌제전 17 +10 18.05.12 7,054 177 9쪽
17 헌제전 16 +8 18.05.07 7,359 189 8쪽
16 헌제전 15 +9 18.05.04 7,569 208 11쪽
» 헌제전 14 +15 18.05.01 7,558 23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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