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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삼국지 헌제전[獻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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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은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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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5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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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5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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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제전 18

DUMMY

19화.



부산스러운 아침.

사면장이 공표되고 그동안 황실의 눈을 피해 있던 세력들이 하나 둘 장안으로 모여 들었다.

앞으로 시끄러운 일만 남았다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침소에서 일어나 조용히 눈을 감고 명상에 빠졌다.

내가 이 거지 같은 몸을 갖기 전에도 항상 하던 일이었다.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내가 바라보고 있는 이상은 무엇인가.

나의 아군은 누구며, 또 나의 적은 누구인가.

그리고 오늘은···


누굴 파멸시켜야 하는가?


일련의 생각들을 정리한 다음 하루를 시작해야 마음이 가볍다. 하지만 문득 오늘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곳에 있는가?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

신의 변덕인가, 아니면 내가 여전히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이것이 만일 신의 뜻이라면, 내가 이곳에서 무얼 해야 하는가.

정녕 신은 이 땅에 진정한 평화를 내리기 위해 날 보낸 것인가?


하지만 자고로 평화라는 것은 막강한 피와 그리고 그를 뒷받침 해 주는 막대한 양의 피가 아니면 이룰 수 없는 망상이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이 땅에 평화가 오기를 바란다면 피를 강처럼 흐르게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평화의 대가다.

등가교환이라고 하지 않던가.

평화를 원한다면 그 원하는 만큼의 피를 지불해야 하는 것.

그리고 그건 누구보다도 잘할 자신이 있었다.

일단, 지금 가져야 할 건 군사력이다.

피를 강처럼 흐르게 만들 군사력.



* * *



“오랜만에 뵙사옵니다.”


양주에 있는 곽사와 이각에게 찾아간 가후는 정중히 인사부터 올렸다.

두 장수가 거느리는 군사들의 숫자가 상당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막상 와서 보니 과연 대단한 군세였다.

이 정도의 군세가 장안으로 진격하게 된다면···.

가히 불지옥이 장안 한복판에서 일어나게 되리라.

하지만 이 두 장수는 지금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병력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고 있는 모양이다.

저 불안감에 가득한 눈동자들을 보라.

정녕 저들이 곽사와 이각이란 말인가?

동탁의 수족이자, 쌍룡이란 무명을 날리며 강대한 힘을 자랑하던 이들이 사실은 저토록 사리분별을 할 줄 모르는 멍청이들이었다니.


“누군가 했더니, 자네였나?”


가후가 우보를 섬기면서부터 곽사와 이각은 그의 윗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곽사가 하대를 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예. 장군.”


가후의 대답에 이각이 급한 듯 말문을 열었다.


“갑자기 왜 온 거지? 혹시 장안에서 들은 게 없나?”


곽사도 만만치 않지만, 이각은 아주 성격이 급하기로 유명하다.

가후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폐하께서 보내셨습니다. 폐하의 칙령을 두 분께 전달해 드리기 위함이지요.”

“폐, 폐하의 칙령?”


두 장수가 깜짝 놀라하며 눈을 크게 떴다.

무려 10만의 병력을 이끌고 있는 두 장수에게서 근엄과 위엄이라는 게 한 톨도 느껴지지 않았다.

속으로 짙게 한숨을 쉬던 가후는 문득 왜 황제가 자신을 이 두 사람에 보냈는지 궁금했다.

굳이 자신을 이곳에 보낼 필요가 있던가.

가후가 아니더라도 이 두 사람을 설득할 인재는 많지 않은가.

이들과 동료인 서영을 보냈더라면(물론 그렇게 친분이 있어 보이지는 않지만), 이야기가 좀 더 수월하게 흘러갔을 수도 있다.

그래서 가후는 여전히 황제가 자신에게 남긴 말의 진의가 무엇인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본인의 죄를, 감히 역사를 더럽힌 죄를, 이 일로 말끔히 씻어 버리시오.’

‘소신의 죄라면 혹··· 선대 황제 폐하를···.’


가후의 반문에 황제는 자못 섬뜩해 보이는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그것이 아니오. 만일 짐이 동탁을 직접 죽이지 않았더라면, 경이 여전히 우보의 곁에 남아 있다가 곽사와 이각에게 붙었더라면 일어났을 최악의 상황을 말해 준 것뿐이지.’

‘폐하. 소신은 폐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정녕 알지를 못하겠나이다.’

‘그것까진 알 필요 없소. 그저 이번 일을 완수하면 경의 죄는 씻기고, 훗날 천하를 구원한 영웅으로 칭송될 것이오.’


그 말을 끝으로 황제는 가후를 곽사와 이각에게 보냈다.

아직까지도 가후는 황제가 말한 ‘죄’가 무엇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왜 말이 없는가? 폐하께서 보내신 칙령이 무엇인가?”

“아. 송구합니다.”


생각에서 벗어난 가후는 두 장수에게 은근한 물음을 던졌다.


“설마, 이곳에서 폐하의 칙령을 받들 생각이십니까?”

“거참. 쓸데없는 의식은 그만 두고, 어서 칙령이나 줘보게.”


역시, 예전의 습관을 버리지 못한 두 사람이다.

이들은 여전히 황제가 허수아비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가후는 여기서 물러나면 곽사와 이각을 설득한다 할지라도 저 행태가 고쳐지지 못할 것임을 깨달았다.


“장군!”


그러므로 가후는 결심했다.

여기서 물러설 순 없지 않은가.

따끔하게 이 둘을 깨우쳐 줄 필요가 있었다.


“아직도 장군들께서는 폐하를 정녕 모르십니까? 그토록 기고만장하며 황실을 농락한 동탁이 누구 손에 죽었는지 정녕 모르신단 말입니까?”


처음에는 눈을 부라리던 곽사와 이각은 차츰 안색을 굳혔다.


“비록 나이가 어리시기는 하나, 무려 동 상국을 그 어린 손으로 몰아내신 분입니다. 어쩌면 그분은 누구도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영리한 분일지도 모릅니다. 그분을 여전히 허수아비 황제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을 하시는 겁니다.”


줄곧 조용한 모습만 보이던 가후가 저리 나오자 곽사와 이각은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두 사람은 금방 꼬리를 내렸다.


“우, 우리 말은 그게 아니지 않은가?”

“그래. 자네가 오해하는 거야. 그냥 쉽게 가자는 취지로···.”


하지만 가후는 이들의 변명조차 들으려 하지 않았다.


“폐하께서는 매우 총명하시며, 거침이 없으십니다. 그 동탁을 작은 두 손으로 직접 찌르시어 숨통을 끊어 놓으셨습니다. 하지만 무고한 피를 더는 흘리지 않으시겠다며 동탁과 결탁한 이들에게 전부 사면장을 내리셨습니다. 이런데도 장군들께서는 폐하의 성은을 거부하시렵니까?”

“거, 거부라니!”

“당치도 않은 말을!”


이들의 격렬한 반응에 가후는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동탁 얘기가 나오면 민감하게 반응을 할 줄 알았더니, 역시 이놈들도 동탁에게는 충성심이라는 게 전혀 없었다. 그저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해 동탁 옆에 붙어 있었던 것뿐.


“그럼, 정식으로 폐하의 칙령을 받드시겠습니까?”

“무, 물론이네.”

“당연하지!”


이 정도면 넘어온 것인가.

가후는 두 장수와 함께 천막 밖을 나가 폐하의 칙령을 가지고 온 병사에게 손짓했다.

비단으로 만들어진 보 위에 올려 있는 칙서를 가후가 조심스레 들자, 곽사와 이각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준비가 끝나면서 가후가 목소리를 엄중하게 높였다.


“곽사와 이각은 들으라. 경들의 죄는 마땅히 동탁과 같은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나, 짐은 경들의 죄가 본심이 아님을 알고 있다. 또한 짐은 경들의 능력을 아주 높이 사고 있으니, 어찌 이 나라의 유능한 인재들을 그냥 버릴 수 있겠는가. 하여 짐은 경들의 죄를 모두 용서하고 짐의 충성스러운 장수들로 받아들이노라.”


칙서를 다 읽은 가후는 황제가 남긴 당부를 잊지 않았다.


“이 칙서를 받는 즉시, 두 분께서는 폐하를 뵈러 장안으로 가셔야 합니다. 만일 황명을 거부한다면 그것은 곧 역적 동탁과 같이 스스로 역적임을 밝히는 꼴입니다.”


장안으로 가야 한다는 말에 두 장수는 난색을 표했다.


“저, 정말 가도 괜찮은가? 혹시 우리가 장안에 도착하자마자 붙잡히는 건···.”


가후는 입 꼬리를 위로 올리며 대답했다.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반기를 들고자 한다면 생각을 접으십시오. 비록 두 분이 가진 군세가 크기는 하지만, 장안에서 오던 보급이 끊기지 않았습니까? 어차피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더군다나 폐하의 사면장이 퍼지면서 대부분의 잔존 세력들이 폐하께 충정을 바치겠노라 맹세를 했습니다.”


곽사와 이각도 듣는 귀가 있다.

이들도 마냥 바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이 둘은 얼마든지 장안을 향해 진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동탁이 죽으면서 10만 대군을 먹일 보급이 전부 끊긴 상태.

이 군세를 계속 유지하면서 장안을 치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는 것을 모르지 않으리라. 만일 양주에 있는 호족들에게 도움을 받는다면 사정이 나아지겠지만, 황제가 사면장을 공표한 이상 그들이 그걸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함정은 아니다?”

“예. 그리고 명령에 불복할시, 섬현에 있는 우보와 같은 꼴을 당하게 되실 겁니다.”

“잠깐. 우보? 갑자기 우보 이름이 여기서 왜 나오는 건가?”


이각이 물음에 가후는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아아. 아직 듣지 못 하셨겠군요. 우보는 폐하께 반기를 들기 위해 군사를 일으켰다가 여봉선 장군에 의해 토벌되었습니다. 지금쯤 장안으로 후송 중에 있을 겁니다.”

“···.”


사실 가후는 여포가 우보를 잡았는지, 아니면 못 잡았는지 몰랐다. 하지만 그 정도로 함정을 파 놓았으니 못 잡을 리 없다는 계산을 마친 것이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여기서 역적이 되어 생을 마감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소인과 함께 장안으로 가서 폐하를 알현하시겠습니까?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폐하께서는 실로 관대하시며 각 능력에 따라 직책을 부여해 주십니다. 두 분이 절대로 손해 볼 일이 아니라는 겁니다.”


우보의 이야기까지 했으니, 퇴로는 완전히 차단되었다.

즉, 반항하면 죽는다는 것을 두 사람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는 것이다.

곽사와 이각은 서로를 잠시 바라보다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자네를 따라 장안으로 가서 폐하를 알현하도록 하지.”


역시, 이 둘은 가후의 덫에 걸려들었다.


“현명한 선택을 하셨습니다., 장군.”


두 장수의 대답에 가후는 그 뒤로 펼쳐진 무수히 많은 천막들을 바라보았다.

이제 저것이 전부 황제의 것이란 말인가···.

과연 그 영리하고도 음흉한 황제가 저 군사들로 무슨 일을 벌일지, 벌써부터 가후는 심장이 두근거리고 혈맥의 피가 빠르게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왜 자신이 이토록 흥분하는 것인지, 가후는 아직 깨닫지 못했다.


작가의말

헉헉....새벽에 써서 이제 올립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황제가 힘을 갖게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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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헌제전 25 +6 18.06.06 5,890 16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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