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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삼국지 헌제전[獻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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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은놈
작품등록일 :
2018.04.15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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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01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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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제전 22

DUMMY

22화



“폐, 폐하!!”

“폐하!!”


이 몸에 들어오기 전만 하더라도 나는 지지자들을 모아 대선 운동을 펼쳤었다.

내 기억으로 그때 여의도 광장에 모인 유권자들의 숫자가 족히 수만은 넘었었다.

그런데 이 순간만큼은 여의도 광장에 모인 수만 명의 유권자들이 내게 보낸 환호보다 훨씬 더 큰 환호를 받고 있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은 몰골에도 그들은 억지로 소리를 지르며 나를 반기고 있는 것이다.


"황제 폐하 만세!!"

"만세!!"


세뇌 된 민심이라는 게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황제는 곧 하늘.

이 나라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모든 것.

그래서 황제를 천자라고 부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미개한 사상이 아닌가.

어쩌면 북한보다 못한 나라꼴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정치적 사상도 바뀌는 법.

지금은 법보다 칼이, 덕보다 피가 앞서는 시대다.

21세기에는 시대가 발전하면서 군주제가 없어지고 민주주의가 생겨나지만, 시간이 흘러 민주주의가 철폐되고 군주제가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낼 지도 모른다.

뭐. 솔직히 그건 더는 내 알 바가 아니긴 하지만.


"짐의 아들들아. 그리고 딸들아."


나는 안타까움 가득한 목소리를 담아 백성들을 향해 말했다.


“너희들의 얼굴을 보니, 짐의 마음이 더욱 무겁구나. 조금만 기다려 주거라. 짐이 반드시 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 그대들의 아픈 마음을 낫게 해 줄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백성들은 아까 전보다 훨씬 더 많은 눈물을 흘리며 내게 엎드렸다.


"폐하!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폐하!"

"폐하께서는 진실로 이 나라의 지존이십니다!"


나는 그들에게 한 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자 호위 무사들이 내 곁으로 달려와 앞길을 막았다.


“폐하. 이 이상으로 가시면 위험합니다.”


천자를 호위하는 봉군도위 왕상이 무사들과 함께 몰려드는 백성들을 막았다.

봉군도위로써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왕 도위.”

“예, 폐하.”

“길을 열어라. 짐의 백성들이며, 짐의 자식들이다. 저들이 정녕 아비의 몸을 해할 거라 생각하는가?”

“폐, 폐하···.”

“어서!”


나의 강경한 의사에, 왕상은 고개를 숙이며 뒤로 물러났다.

난 내 모습을 보고,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백성들에게 다가갔다.


“그대들의 고통은 짐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미안하다.”


그리고 지나가는 길마다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는 이들의 머리에 손을 올려 주었다.


“모든 것이 짐의 불찰이다. 부디 용서해다오.”

“폐하!!”

“어찌 그런 말씀을!”


저들은 감복에 찬 얼굴로 눈물을 흘렸지만, 난 그런 그들을 보며 속으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참으로 어리석은 백성들이 아닌가?


백성들에게 거리낌 없이 다가가 머리와 어깨에 손을 올려 주는 것만으로도 그 파급은 굉장하다.

황제라는 존재가 바로 그렇다.

그 많은 간신들이 권세를 휘둘렀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황제의 자리에 오르지 못한 건, 민심의 힘을 무시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황제라는 기둥을 꺾는 건, 이 나라를 멸망에 이르게 하는 것과 다름이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황제라는 위치가 갖는 힘은 상상 이상으로 크다.

이 광경이, 그것을 증명한다.

이 우매한 백성들을 보라.

나의 손길 한번에 모두 광적으로 몸을 떨며 어쩔 줄을 몰라 한다.

황제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이라며 떠들고 다니는 자들이 바로 이 백성들이지 않던가.


“부디··· 짐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다오. 짐 또한 그대들을 위해 살아갈 터이니···.”

“폐하!!”

“오직 폐하를 위해 살겠습니다!!”


나의 말 한 마디에 백성들의 눈동자가 일렁이며 다시 뜨거운 눈물로 땅을 적신다.

내가 그냥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귓등으로 들었겠지만, 내가 황제라는 이유로 이들은 내가 내뱉는 말 하나에 귀를 기울이고, 감정이 격해지는 것이다.


"짐은 항상 너희들을 잊지 않고 있겠다. 부디 너희들도 짐을 잊지 말아다오."


난 마지막까지 백성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 뒤, 해가 거의 저물어가고 있을 때 다시 마차에 올랐다.


"부디 건강히 돌아오셔야 합니다, 폐하!"


백성들은 장안성 밖까지 몰려와 나를 배웅해 주었다.

길가에 꽃까지 뿌려 놓은 것을 보면, 어지간한 정성이다.


“왜 그러느냐?”


내가 마차에 오르기까지 멍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던 왕상.

그는 내 물음에 깜짝 놀라 얼른 고개를 숙였다.


“소, 소신이 죽을죄를 졌습니다. 감히 폐하의 존안을···.”

“괜찮다. 그런데 아까부터 왜 그러는 것이냐?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 있는 것 같은데.”

“송구하옵니다, 폐하. 소신이 이런 광경은 처음 보는지라···.”

“어떤 광경을 말하는 것이냐?”


왕상은 조심스레 입을 열어 내 물음에 답했다.


“저희 왕 씨 가문은 대대로 봉군도위를 맡아 황실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저도 어릴 때부터 할아버님과 아버님이 황제를 모시고 성 안팎을 다니는 것을 보았지요.”


저 말대로 왕상의 가문은 오랫동안 봉군도위를 맡아 온 집안이다.

봉군도위는 황제의 수레를 호위하는 근위대와 기병대의 장(將).

왕상은 고조 때부터 이어온 봉군도위 직책을 고스란히 물려 받은 것이었다.


“헌데?”

“오늘 같이 이렇게 백성들이 열렬히 황제 폐하를 부르며 눈물 흘리는 것을 단 한 번도 본적이 없습니다. 대부분 폐하께서 지나가실 때까지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이는 게 전부였지요.”

“그렇군. 경은 그 이유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

“그야···.”

왕상은 선뜻 대답하기를 망설였다. 난 그를 잘 타이르며 부담감을 덜어 주었다.


“괜찮다. 편하게 말하거라.”


그제야 왕상도 마음을 놓고 속에 있는 생각들을 풀어 놓았다.


“폐하께서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왔던 역적들을 처단하시고, 황권을 바로 세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간신들이 황실을 능욕해 왔지 않습니까? 하지만 지금은 간신들이 사라지고, 폐하께서 굳건하게 나라를 다스려주고 계시니, 어찌 백성들의 마음이 편안하지 않겠습니까?”


왕상의 말이 맞다.

비록 내 나이가 어리긴 해도, 황제라는 위치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오히려 그 어린 나이 때문에 백성들의 기대감이 한층 더 커진 것일 수도 있다.

아직 약관도 지나지 않은 나이로 무려 그 동탁을 죽이지 않았던가. 또한 황권을 바로 세우기 시작하며 무너진 국정을 재건하고 있으니, 백성들은 이를 반길 수박에 없으리라.

어쩌면 그들은 한나라의 전성기가 다시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은근한 기대감에 사로잡혀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말을 해 주니 고맙구나.”

“송구하옵니다, 폐하.”


이것으로 난 확신했다.

초반에는 이 헌제의 몸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히 모든 것을 할 수가 있지 않은가.

민심은 곧 천심이라 했다.

만백성이 지금 나를 우러러 보고 있는데, 어찌 하늘이 나의 편을 들지 않을 수가 있단 말인가.


설사, 하늘이 내 편을 들지 않는다고 해도 난 기어코 내 뜻하는 바를 이룰 것이다. 그것이 정녕 하늘을 무릎 꿇게 만드는 일이라고 할지라도.

지금 수많은 군웅들이 각지에서 웅크려 있다 점점 날개를 피고 있는 상황.

하지만 난 그들에게 위로의 꽃을 보내고 싶다.

이미 게임은 끝났다.

미래의 후손들이 알게 될 삼국지라는 역사는 생겨나지 않을 것이며, 마치 한무제가 그러했듯 천하를 호령한 위대한 황제의 이야기가 역사에 길이 남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바로 나 유협이 될 터.

누구도 내가 만들어 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 나갈 수 없을 것이다.

아니. 내가 용납지 않으리라.


작가의말

오늘은 좀 빨리 올렸네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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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헌제전 24 +12 18.06.05 6,216 176 13쪽
24 헌제전 23 +8 18.06.02 6,471 166 8쪽
» 헌제전 22 +7 18.06.01 6,332 16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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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헌제전 20 +8 18.05.31 6,624 175 10쪽
20 헌제전 19 +8 18.05.29 6,651 178 8쪽
19 헌제전 18 +17 18.05.15 7,435 196 10쪽
18 헌제전 17 +10 18.05.12 7,363 18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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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헌제전 15 +9 18.05.04 7,894 2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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