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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삼국지 헌제전[獻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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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5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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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02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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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제전 23

DUMMY

23화



양주의 별칭은 서량으로, 후한 자사부 13주 중에 하나다.

13주 중에는 두 개의 양주가 있는데, 하나는 장안과 낙양이 속해 있는 양주로 제대로 발음을 하자면 량주이다. 그리고 훗날 손씨 가문이 다스리게 되는 강동이 또 다른 양주에 속해 있다.

지금 내가 병사들을 이끌고 가는 곳은 량주에 속해 있는 곡성.

이제는 폐허가 되어 버린 낙양과 가까운 곳으로 함곡관과 곡성은 서로 연동하는 방어진이다.

곡성에는 지금 곽사와 이각이 통솔하던 서량군 10만이 주둔하고 있다.

난 그들을 나의 군사들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직접 행차를 하고 있는 것이다.


본래 역사대로라면 헌제는 곽사와 이각을 피해 장안에서 탈출한다. 그리고 지금 내가 지나고 있는 이 길을 지나가게 되는데, 나의 힘으로 역사가 바뀌면서 이 길의 풍경 또한 바뀌었다.

더는 도망자 황제의 길이 아닌, 이 시대를 호령하게 될 황제의 길이 되었다.


192년 4월.

내가 동탁을 죽이고 허수아비에서 벗어나 제대로 황제 노릇을 한 게 벌써 6개월째가 되었다. 봄 날씨에 맞게 하늘은 푸르고 맑았다.


“폐하.”


잠시 행차를 멈추고 휴식을 취하던 중, 함께 길을 온 가후가 다가왔다.

나는 그런 그를 보며 물었다.


“가공.”

“예, 폐하.”

“나와 잠깐 산책이나 하겠소?”


얼굴을 보아하니 내게 할 말이 있어서 온 것 같은데, 이럴 땐 천천히 길을 걸으며 대화를 하는 것이 편하다.

이건 내 오랜 버릇이기도 했다.

가후는 내 제안이 마음에 들었는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예, 폐하.”


마침 연못이 흐르는 근처라 산책하기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물론, 호위무사들이 두껍게 겹을 이루고 따라 나서는 것이 마음에 들진 않긴 했으나, 아무렴 어떤가?

이렇게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이 미세먼지로 가득한 서울보다는 백 배 천 배 나은 것을.


“폐하께서는 대장군의 직책을 스스로 부여하시어 10만의 서량군을 흡수하고자 하십니다. 그러나 소신은···.”


가후가 무슨 말을 꺼낼지 대충 알 것 같았다.

난 그의 말을 중간에 자르며 말했다.


“짐이 그들을 흡수하지 못할까 두려운 것이오?”

“무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많았던 문제입니다. 그건 병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가후의 말을 듣고 나는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가후에게 시선을 던졌다.


“가공.”

“예, 폐하.”

“우리가 장안성을 나올 때, 백성들이 짐을 우러러 보는 것을 봤을 것이오.”

“그렇사옵니다. 실로 폐하의 성은이 하늘에 닿았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꼈나이다.”


이놈이 이렇게 말을 번지르르하게 할 줄 아는 놈이었나.

나는 그의 말에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말을 이었다.


“서량군 10만도 결국 짐의 백성이지 않소? 그들이라고 해서 어찌 두려움이 없겠는가? 제 아무리 단련된 병사들이라고 할지라도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미래를 두려워하기 마련이오.”

“하여 폐하께서는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동탁이 죽었다는 소문이 퍼지고 나서 곽사와 이각이 이끌던 10만 명 중 수천 명이 탈영을 했다고 하오. 그게 무슨 뜻이겠소?”

“그건··· 역적으로 몰릴까 두려워 그런 것이겠군요.”


동탁의 죽음은, 곽사와 이각과 마찬가지로 10만 명의 병사들도 동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 아닌가?

그들도 역적은 삼대를 멸족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바.

당연히 지레 겁을 먹은 병사들이 탈영을 결심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불안을 잠재워주고 내가 새로운 길을 보여준다면?


“짐의 나이가 비록 어리기는 하나, 짐은 이 나라의 지존이지 않소? 아무리 나이가 어리다고 한들 백성들은 황제를 기둥으로 생각하지. 그 위치가 끼치는 영향력은 결코 나이로 무색하게 만들 수 없소.”


나이가 어린 것이 핸디캡으로 작용하긴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황제는 황제란 것이다. 황제가 직접 와서 말을 거는 것만으로도 일반 백성들에게는 황송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한 요인으로 내가 마차에서 내려 백성들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았던가?

그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다행입니다.”

“무엇이 말인가?”

“폐하께서는 역시 몇 수를 앞서 생각하시는군요. 장안성에서부터 그걸 느꼈습니다. 폐하께서 마차 밖으로 내려 백성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그것이 서량군 10만을 다독이는 연습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지요.”


난 다시 가던 길을 멈추고 가후를 힐끗 쳐다보았다.

사람 속을 저렇게 잘 볼 줄 알다니.

한편으로는 말이 통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마땅히 경계해야 할 사람이다.

주인의 속을 잘 꿰뚫어 보는 사람일수록 이쁨을 받기 보다는 경계를 받는다.

역사를 보면, 조조의 부하 중에 양수라는 인재가 나온다.

공융과 예형이 인정한 인재 중의 인재인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너무 사람 속을 잘 읽는다는 것이었다.

사람 속을 읽는 것으로 그치면 되는데, 양수는 대인관계에서 겸손함을 보이지 않고 스스로의 재주를 보이기에 급급해 조조의 심기를 건드리게 된다.

너무나도 자신의 속을 훤히 꿰뚫어 보는 양수가 싫어, 조조는 일부러 트집을 잡아 마침내 그를 죽이고야 만다.

물론, 가후가 양수와 같은 행보를 보인다는 것은 아니다.

가후야 말로 처세술에 능한 사람이지 않던가.

그는 결코 윗사람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다. 그래도 가끔 그가 내 속을 꿰뚫고 있는 것 같아 썩 기분이 좋진 않다.

그리고 함부로 기어오르지 못하게 확실히 선을 긋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예행 연습이라···. 하하. 농담이라면 거기까지 하시오.”


낮아진 나의 목소리에 가후는 움찔거리며 제자리에 멈춰 섰다. 그리고 얼른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렸다.


“송구합니다, 폐하. 소신이 감히 무례한 언사를···!”

“괜찮소. 사람이 어떻게 딱딱한 말만 할 수 있겠는가? 가끔은 농도 즐기고 해야지. 그렇지 않느냐, 호청?”


호청은 나의 전속 호위무사로, 동탁이 죽고 나서 내가 그를 호위대장으로 삼았다.

그의 칼로 내가 동탁을 죽이지 않았던가. 그때 내게 칼을 바쳤다는 것만으로 출세를 하게 된 것이었다. 그 외에도 무예 실력이나 나에 대한 충심도 높아 그를 중히 쓰게 되었다.

호청은 차갑게 식은 눈으로 가후를 노려보며 대답했다.


“그렇사옵니다. 폐하.”


나는 아직도 바닥에 엎드려 있는 가후를 일으켰다.


“자자. 그만하고 일어나시오. 농이 지나치면 분위기도 좋지 않으니까.”


이것으로 가후에게 교육이 되었을 것이다.

그가 비록 내 측근이긴 하나, 항상 내 앞에서는 경계를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리라.


“곡성으로 가게 되면 할 일이 아주 많아질 것이오. 그리고 10만의 병사들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경은 잘 생각해 주기를 바라오.”


10만의 서량군.

그들을 흡수하게 되면 어떻게 정국을 풀어 나가야 할지 미리 생각해 두라는 명령이었다.

눈치 빠른 가후는 한껏 공송해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 폐하. 성심성의를 다해 폐하의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고맙소. 이제 슬슬 돌아갑시다. 아직 갈 길이 머니까.”


난 그런 가후와 함께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그러면서 나는 가후의 이마 아래로 떨어지는 식은땀을 보며 남 모르게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유능한 사람일수록 자고로 군기를 바짝 세워야 하는 법.

앞으로 가후를 쥐락펴락하는 맛이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기분이 유쾌해진다.


작가의말

가후를 갈구는 맛에 사는 우리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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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헌제전 32 +10 18.06.27 5,223 155 13쪽
32 헌제전 31 +17 18.06.24 5,272 15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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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헌제전 29 +17 18.06.20 5,561 169 12쪽
29 헌제전 28 +15 18.06.12 6,178 167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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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헌제전 26 +7 18.06.07 5,986 169 8쪽
26 헌제전 25 +6 18.06.06 5,890 165 8쪽
25 헌제전 24 +12 18.06.05 5,937 169 13쪽
» 헌제전 23 +8 18.06.02 6,197 159 8쪽
23 헌제전 22 +7 18.06.01 6,053 156 8쪽
22 헌제전 21 +10 18.06.01 6,155 140 8쪽
21 헌제전 20 +8 18.05.31 6,348 16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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