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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삼국지 헌제전[獻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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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5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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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제전 26

DUMMY

“형주 자사 유표는 썩 나와, 지엄하신 황명을 받들라!!”


양양성 동쪽에서 서쪽까지 들릴 정도로 여포의 목울대는 굉장히 컸다.

그 힘 넘치는 목소리에, 유표는 더욱 난색을 표하며 채모에게 고개를 돌렸다.


“채 장군. 이를 어찌 하면 좋소?”


황제가 동탁을 죽이는 것에 모자라 서량군까지 흡수했다는 건 채모도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형주로 방향을 틀어 10만 대군을 이끌고 올 줄 누가 알았겠는가?

채모는 입술을 꾹 깨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는 여포를 내려다보았다.


“본인은 황실의 녹을 먹는 형주목이지 않소? 황상께서 갑자기 왜 형주로 오시는지 알 수 없지만, 여기서 거부하게 되면···.”

“알고 있습니다. 황명 불복종으로 전면전이 일어날 겁니다.”


이제 막 형주에서 기반을 다지고 영향력을 넓혔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황제가 군을 이끌고 나오니 유표로써는 답답할 노릇이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란 말인가.


“일단, 폐하의 칙서를 받드십시오. 감히 황상의 명령을 거부할 순 없는 노릇이지 않습니까?”

“옳은 말이오, 채 장군.”


유표는 병사들에게 일러 성문을 열게 하고 여포를 안에 들어오게 했다.

황실의 깃발을 꽂고 달려온 여포는 다섯 명의 부장들과 함께 있었는데, 모두 기골이 장대하고 숨이 막힐 듯한 투기를 발산하고 있었다.

과연 인중여포와 그의 부장들이라고 할 만 했다.


“어서 오십시오, 좌장군.”


여포는 자신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채모에게 노성을 터트렸다.


“황상의 칙서를 들고 온 사신을 오랫동안 밖에 세워 놓다니. 혹,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냐!”


다짜고짜 소리부터 지르는 여포의 행동이 심히 거슬렸지만, 채모는 얼른 사과부터 했다.


“송구합니다, 장군. 절대 그럴 의도는 없었습니다. 어찌 소장이 그런 불충을 저지를 수 있단 말입니까?”


채모가 고분고분하게 나오자, 여포는 험악했던 표정을 풀었다.


“흠. 그런가? 아무튼, 형주목은 어디 있느냐?”

“여기 있습니다, 장군.”


유표가 나와 가볍게 예를 갖추자, 여포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형주를 다스리고 있는 형주목에게 보여서는 안 될 무례한 행동이긴 하나, 여포는 그런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다소 예의 없는 행동에 주변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렸지만, 누구도 감히 여포에게 호통을 치진 못했다. 그만큼 여포와, 그의 곁에 있는 장수들의 기세가 대단한 까닭이었다.

더군다나 지금 여포는 황제의 칙서를 가지고 온 사신.

황제의 대리인으로써 누구에게도 고개 숙이지 않아도 될 권한이 있다는 것이다.


“형주 자사 유경승은 폐하의 지엄하신 황명을 받들라!”


유표는 넙죽 바닥에 엎드려 칙서를 받들었다.


“짐은 친히 역적을 토벌해, 혼란스러웠던 천하를 안정시키고 있다. 나아가 아직도 사방에 잔존하고 있는 역적의 무리를 소탕하기 위해 힘쓰고 있으니, 어찌 신하된 자로서 이를 돕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여포는 잠시 숨을 고른 다음, 말을 이었다.


“짐이 듣기로, 형주 자사 유경승은 올곧은 마음으로 황실을 섬기며 백성을 위한다 하니, 짐은 그 공을 높이 사 형주로 행차하고자 하노라. 그러므로 형주목 유경승은 짐을 맞이하여 스스로의 공을 치하 받도록 하라.”


뭔가 말이 거창하게 길긴 했지만, 요약하자면 까불지 말고 나와서 자신을 맞이하라는 황제의 명령이었다.

과연 네가 내 명령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반항을 할 것인지 두고 보겠다는 황제의 칙서.

유표는 여기서 명을 거부하게 되면 황실과 형주의 전면전은 절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형주 자사, 유경승. 황제 폐하의 명을 받듭니다.”


더러워서 피한다는 말이 있지만, 이 순간만큼은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 아닌,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었다.

황제의 10만 대군과 붙어서 득이 될 게 어디 있겠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절박한 상황 속에서 단숨에 판세를 역전시킨 희대의 황제가 과연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소문에 의하면 나이는 11살 이지만, 어느 성인 못지않은 장대함을 자랑한다는데···.

유표는 자신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황제를 얼른 만나보고 싶었다.



* * *



총 13개의 군으로 이루어진 형주.

나중에 5개의 군이 추가되긴 하지만, 지금 형주에는 13개의 군이 존재한다.

이곳에서 가장 핵심 역할을 하는 곳은 양양으로, 유표가 처음으로 기반을 다지기 시작한 곳이다. 그렇기에 내가 가야 할 곳은 형주의 양양현이었다.


서량군 10만. 그리고 내가 황실에서 데려온 1만의 황실군.

총 11만의 대군이 뿜어내는 위용은 가히 대단했다.

용이 지상으로 내려와 꿈틀거리는 듯한 행군은 적들로 하여금 충분히 두려움을 사게끔 위협적이었다.

그리고 그들을 통솔하는 입장이 되어 보니, 수십 만의 목숨을 쥐고 적과 싸우는 대장군의 기분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달까.

아무튼, 대단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모두 멈춰라-!!”

선봉군에 서서 앞장을 서고 있던 서영이 손을 번쩍 들어 행군을 멈추게 했다.

나는 마차를 호위하고 있는 호청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냐?”

“전방에 황실의 깃발을 들고 있는 군세가 나타났습니다.”


황실의 깃발을 들고 있다라.

그렇다는 건 유표가 나왔다는 것인가?


“잠깐 내려야겠구나. 사륜거를 가져오너라. 짐이 직접 상황을 살펴야겠다.”

“예, 폐하.”


내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호청은 사륜거를 가져왔다. 나는 마차에서 내려 사륜거에 몸을 맡겼다. 사실 내가 타고 있던 마차도 사륜거이긴 하지만, 황제의 마차는 보통 사륜거와는 달리 크고 사방에 비단으로 장막이 만들어져 있어 시야가 막혀 있다.

그래서 차양 하나만 달려 있는 작은 사륜거를 가져오라고 한 것이었다. 그래야 내가 상황을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을 테니까.


“황제 폐하의 행차이시다! 소속을 밝혀라!!”


서영은 전방에 나타난 군세에 고함을 지르며 다그쳤다. 그러자 그들 군세 앞으로 문관복을 입은 중년 남성이 앞으로 나섰다.


“형주목 유경승, 폐하를 맞이하기 위해 나왔습니다!”

역시, 내 예상대로 유표였다.

난 호청에게 말했다.


“서영에게 사람을 하나 보내거라. 가서 유표를 내 앞으로 데려오라고.”

“예, 폐하!”


호청은 내 명령을 받들어 병사 하나를 서영에게 보냈다.

내가 있는 중군과 선봉군과의 거리가 꽤 있어서 사람을 보내야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이윽고 나의 명령을 받은 서영이 유표에게 소리쳤다.


“형주목 유경승은 이곳으로 와 황제 폐하를 받들라!!”


유표는 몇몇의 수하들만 이끌고 내 군사들 사이로 걸어왔다.

저것이 유표인가.

멀리 있어서 처음에는 잘 안 보였지만, 점차 키 작은 중년 남성의 얼굴이 뚜렷하게 보였다.

이목구비를 보니 그닥 야망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꽤 온순한 얼굴이라는 것이다.

마치 풀이나 뜯어 먹을 것처럼 생긴 수사슴 같았다.


“폐하. 형주목 유경승, 폐하를 알현합니다.”


그는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올렸다. 그 뒤에 있던 수하들도 같이 예를 차렸다. 저들 중에 채모가 있을 것이다.


“형주목은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거라.”

“예, 폐하.”


난 내게 고개를 조아리고 있는 유표를 물끄러미 살펴보다 물었다.


“형주목.”

“예, 폐하.”

“경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소.”

“하문하십시오.”


과연 그는 내 말을 어디까지 받아 줄까?


“짐이 여기서 죽어달라고 하면, 경은 죽어 줄 수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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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헌제전 34 +17 18.07.03 4,603 151 7쪽
34 헌제전 33 +14 18.06.30 4,994 145 10쪽
33 헌제전 32 +10 18.06.27 5,222 155 13쪽
32 헌제전 31 +17 18.06.24 5,270 15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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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헌제전 29 +17 18.06.20 5,560 169 12쪽
29 헌제전 28 +15 18.06.12 6,177 167 9쪽
28 헌제전 27 +13 18.06.09 5,930 165 10쪽
» 헌제전 26 +7 18.06.07 5,984 169 8쪽
26 헌제전 25 +6 18.06.06 5,889 165 8쪽
25 헌제전 24 +12 18.06.05 5,937 169 13쪽
24 헌제전 23 +8 18.06.02 6,196 159 8쪽
23 헌제전 22 +7 18.06.01 6,052 156 8쪽
22 헌제전 21 +10 18.06.01 6,153 140 8쪽
21 헌제전 20 +8 18.05.31 6,347 16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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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헌제전 18 +17 18.05.15 7,151 18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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