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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삼국지 헌제전[獻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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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은놈
작품등록일 :
2018.04.15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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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12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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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제전 28

DUMMY

“형주목.”

“예, 폐하.”


모든 신료들이 물러가고, 나와 유표만이 전각에 남게 되었다.

난 그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짐이 준 선물이 어떻소?”


나의 말에 유표는 살짝 몸을 움찔거렸다.

내가 준 선물이 곧 무엇이겠는가?

형주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채모를 유표에게서 치워 준 것이다.

아무런 대답이 없자, 난 볼멘 목소리로 다시 말했다.


“설마, 짐이 준 선물이 뭔지 모르겠다고 오리발을 내밀 생각인가?”

“그, 그것이 아니오라···.”

“그럼, 솔직하게 말을 하시오.”


나의 압박에 유표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채 씨 가문 덕분에 소신이 혼란스러웠던 형주를 평정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채 씨 가문의 허가가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실정이었지요.”

“알고 있소. 이미 그쪽 가문의 여식과 혼인을 하지 않았소?”

“그렇습니다.”


전각에 있는 건 나와 유표 밖에 없다.

그렇다는 건 서로의 마음을 숨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럴 땐 솔직하게 속내를 드러내는 것도 필요하다.


“어떻소? 이 정도면 나름 좋은 거래라고 생각하는데. 아, 물론. 어디까지나 이건 짐이 한참 양보한 것이오.”


내 명령 한 번이면 양양성에 있는 유표와 채모의 군대를 말살시킬 수 있다. 아니면 이곳에 있는 모든 병권을 빼앗아 장안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하지만 적정한 선에서 유표를 봐 준 것이다.

물론, 유표의 입장에서는 갑자기 어린 꼬마 녀석이 쳐들어와 자신의 군사들을 강탈해 가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터.

그래서 내가 그에게 한 가지 어드밴티지를 붙여 준 것이었다.

채모를 치워 주는 것.

고작 2만의 군대를 지불함으로써 형주의 진정한 실권자가 되는 기회를 얻었다. 이것만큼 더 좋은 거래가 어디 있겠는가?

그렇기에 내가 유표에게 말한 것이었다.

한참 봐 준 거라고.


“소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 채 장군이 있는 한, 제가 실권을 잡을 순 없겠지요.”

“잘 알고 있으면 됐구려. 하지만 채 장군이 사라진다고 해서 대적해야 할 적이 사라진 것은 아니오. 괴월과 괴량도 있지 않소?”


형주를 움켜쥐고 있는 건 채모만 있는 것이 아니다.

유표를 도와 형주를 평정하는 데에 지대한 공을 세운 괴월과 괴량도 있다.

연의에서는 괴월이 괴량의 동생으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둘이 성만 같을 뿐, 형 동생 관계는 아니다. 그러나 이 둘이 채모 다음으로 형주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는 건 이미 알려진 사실.


“그렇기는 합니다만···.”

유표의 얼굴을 보니, 채모만 없으면 괴월과 괴량은 별 문제가 없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그럼, 여기서 생색을 낼 수 있는 일을 하나 더 해 볼까.


“형주목의 짐을 좀 더 덜어 주겠소. 괴월을 짐이 데려가지.”

“괴이도를 말입니까?”


괴월의 자가 이도(異度)다.

그는 여량현령으로 유표 밑에 들어가 형주 평정에 많은 힘을 보탰다.

괴월의 계략 덕분에 유표가 형주를 평정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래서 그 조조도 나중에 형주를 얻고 나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형주를 얻은 것은 그냥 그러나, 괴이도를 얻은 것은 참으로 기쁘구나!’


조조가 인정할 만큼 정치적 수완도 좋고, 머리도 쓸 만하다.

가후와 붙여 놓으면 그럭저럭 밥값은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유표의 힘을 실어 준다는 핑계로 괴월을 데려가고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표의 얼굴을 보니, 그도 괴월이 쓸모 있는 인재라는 걸 아는 것 같았다.

괴량은 지금이라도 쳐내고 싶지만, 괴월은 아니라는 건가?

“괴월을 짐이 데려가는 것이 마음에 걸리시오?”

“그, 그것이 아니오라···.”

“하하. 이왕 이렇게 된 거, 서로 솔직해 집시다.”


유표는 나의 말에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괴이도는 소신에게도 큰 힘이 되어 주는 인재입니다. 앞으로 형주의 발전을 위해서 그가 남아 있었으면 합니다.”

“그렇구려. 그것이 경의 속마음이오?”


나의 은근한 물음에 유표는 다시 조심스레 대답했다.


“그렇··· 사옵니다.”


이제 내 차례인가.


“경이 진심을 보여 주었으니, 하면 짐도 속내를 아낌없이 털어 놓겠소. 경에게는 짐의 명령을 거부할 권리가 없소.”


내가 당당히 속내를 드러내자 유표는 조금 당황한 눈치였다. 하지만 여기서 당황하면 곤란하다. 진짜는 지금부터니까.


“사실, 형주목이 짐의 명령을 거부하려는 순간, 이 양양성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려고 했소. 혹 눈치채고 있었소?”


유표는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폐, 폐하!”

“그렇게 소리 지를 필요 없소. 경이 짐의 명령을 따라주면 되니까. 짐이 무슨 명령을 내리든, 경은 그저 가만히 엎드려 따르면 되는 것이오. 하면, 그런 끔찍한 짓을 벌이진 않을 것이오. 허나···.”


내가 말을 끌자, 유표는 마른침을 삼키며 귀를 기울였다.


“실권을 잡은 이후에 경이 황실에 대한 충심을 가벼이 본다면 그땐 짐이 결단코 용서치 않을 것이오. 맹세하건데, 짐은 절대 두 번의 기회를 주지 않소. 짐의 명령을 거부하는 순간, 기필코 경을 죽일 것이오.”


유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그저 몸을 미세하게 떨 뿐이다.

내가 할 말은 끝났다. 그가 쓸데없는 소리를 하지 않게 나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짐의 말을 잘 알아들었다면, 그만 물러가시오.”


그는 대답도 하지 않고 멍청하게 서 있기만 했다. 제대로 한 방 먹은 모양이다.


“짐의 말이 들리지 않는가?”

“아. 예. 폐, 폐하.”


유표는 도망치듯 전각 밖으로 물러났다.

난 정숙하게 고개를 숙인 채 사라지는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본래 역사대로라면 유표는 참칭을 하며 황제처럼 위세를 떨친다. 하지만 내가 있는 이상, 그런 헛 짓거리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채모를 내가 치워 주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표에게 완전한 자유와 실권이 주어진 것은 아니다.

어쩌면 유표는 차라리 채모가 나았다고 말할 정도로 나의 지배력 아래에서 숨도 못 쉬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자고로 공포가 없는 경외심과, 두려움이 없는 충성심은 반드시 깨지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난 단 한시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유표를 단단히 붙잡아 놓을 것이다.



* * *



유표는 전각 밖을 나오기 무섭게 다리에 힘이 쭉 풀렸다.

그는 그만 제자리에 주저앉으며 무겁게 참고 있던 숨을 그제야 내뱉을 수 있었다.

시종들이 부축하기 위해 달려왔으나, 유표는 그들의 손을 거부하며 바닥에 앉은 채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았다.

망연자실한 그 얼굴에 시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도대체 저 전각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들은 그저 유표가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이윽고 그가 탄식 어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앞으로 난 꼼짝도 못하고 붙잡혀 살게 되겠구나···.”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할 게 아니었다.

약관도 지나지 않은 황제라 조금 경계를 풀어 놓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형주의 힘이 절반이나 뜯겨져 나갔다. 그럼에도 유표는 어떤 반항조차 할 수가 없었.

왜냐하면 저 황좌에 앉아 있는 사람은 이 나라의 지존이니까.


형주목이란 곧 황실의 녹을 먹는 신하이지 않은가?

찌 신하된 자로써 황명을 거부할 수 있겠는가?

만일 황제가 아니라 황제를 등에 업은 간신이었다면 이토록 무력하게 당하고만 있진 않았을 터. 그러나 황제는 스스로의 장점을 알고 있으며, 상대의 약점 또한 아주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유표가 뭐라 반박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당하고만 있는 것이다.

또한, 황제는 완급 조절을 기가 막히게 할 줄 아는 사람이다.

2만의 병력을 뜯어가는 대신, 형주의 실권을 쥐고 있는 채모를 치워 주었다.

하나를 가져가면, 하나를 줘야 한다는 정치의 기본을 아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나를··· 부축해 다오.”


그제야 유표는 손을 뻗어 시종들에게 몸을 맡겼다.

온몸에 타고 흐르는 전율이 멈추지 않는다.

동탁을 죽이고 황권을 장악한 전대미문의 황제가 탄생했다는 소문이 전혀 과장이 아니라는 걸 오늘에서야 깨닫는 스스로가 저주스럽기까지 하다.

저것이 정녕 약관도 넘지 않는 황제란 말인가.

앞으로도 영원히 저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불안한 직감이 유표를 흔들어 놓았다.

항상 그랬듯이, 불안한 직감은 틀리지 않는 법이니까.


작가의말

공지에도 있지만, 6월 18일까지는 출장으로 인한 휴재입니다.

6월19일에 뵙겠습니다. 


m(_.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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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5

  • 작성자
    Lv.21 Dione
    작성일
    18.06.12 03:34
    No. 1

    잘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3 청운도령
    작성일
    18.06.12 05:12
    No. 2

    여읔시 황제는 황제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금수저시키
    작성일
    18.06.12 05:26
    No. 3

    형주까지 왔는 데 황충 위연 먹어여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을지한
    작성일
    18.06.12 06:51
    No. 4

    남양에서 번성까지만 틀어쥐고 믿을만한 상장 한명에게 맡기면 그냥 끝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노인월하
    작성일
    18.06.12 06:53
    No. 5

    왜 자꾸 약관이란 단어를 사용할까나... 당시 기준으로 진시황은 13세에 진왕에 올라 천하를 호령하며 한신에 버금가는 백기를 죽이고 여불이와 자신의 어머니가 환관과 통정해서 낳은 동복 동생들을 갈갈이 찢여 죽였는데..

    찬성: 1 | 반대: 3

  • 작성자
    Lv.44 초류공자
    작성일
    18.06.12 07:10
    No. 6

    명분상 황제를 능가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짧게 생각해보면 명목상으로 충심을 보이지 않는 원소를 제외하고는 없는 듯. 때문에 황실을 바로 세우려면 모두에게 병사를 내라고 한 후에 원소를 먼저 쳐야할 듯 싶네요. 현재로는 원소를 빼면 그저그런 세력 뿐이니까요. 그리고 황실에 충성하는 순욱은 데려와야하는 거 아닌가 싶네요. 오라고 하면 기쁘게 올 인재들이 많은 듯.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53 고양아
    작성일
    18.06.12 08:42
    No. 7

    캬.... 사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eogh12
    작성일
    18.06.12 09:02
    No. 8

    진시황도 때를 기다려 죽인거지 무조건 바로 하면 직격탄으로 맞으니.. 폭군이라 칭한 여러 왕을 봐도 무조건 처음부터 그러지 않음 때를 만들어 차츰 포악스런 행동을 하죠. 소설이니까 그런거지 나이 어린 사람이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그러한 능력을 보여주기 힘들죠. 약관이 넘어야 그나마 생기고 경험을 하니까요.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80 eogh12
    작성일
    18.06.12 09:02
    No. 9

    연참을 해주기 바라네요 작가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호랑이눈물
    작성일
    18.06.12 09:26
    No. 10

    어찌..

    어가 빠진듯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62 레이나크
    작성일
    18.06.12 13:06
    No. 11

    찌 신하된->어찌 신하된. 잘보고 갑니다.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0 백린안
    작성일
    18.06.13 03:21
    No. 12

    헌제가 주인공인건 진짜 드믈게 나오는데 그중에서 잘 쓴건 더 보기 드믈죠.... 잘 보고 있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도수부
    작성일
    18.06.13 16:52
    No. 13

    건필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6 hieronym..
    작성일
    18.06.13 23:31
    No. 14

    건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마독천
    작성일
    18.06.14 11:54
    No. 15

    대박쓰.ㅋㅋㅋ인재하나씩 삥뜯읍시다.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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