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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삼국지 헌제전[獻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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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좋은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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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5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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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30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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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제전 33

DUMMY

“주공.”


조조가 밖을 나오자, 전각 밖에서 서성이고 있던 순욱과 진궁이 다가왔다.

그들은 사색이 된 얼굴을 하고 있는 조조를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


“기다리고 있었소?”

“예. 헌데 폐하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셨습니까?”


조조는 짧게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누었다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맞은 것 밖에 없소.”

“일방적으로 맞아요?”


순욱과 진궁은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갑자기 조조가 이런 말을 하는 연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황상께서 내게 황군을 맡기셨소.”


황군을 맡긴다는 말에 두 사람 중 누구도 조조에게 축하의 말을 건넬 수가 없었다. 오히려 그들은 굳은 낯빛을 띨 뿐이었다.


“황상께서 어떤 걸 요구하셨습니까?”


순욱과 진궁은 이미 황제에게 무슨 노림수가 있다는 걸 눈치채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뜬금없이 조조에게 황군을 맡길 리 없지 않은가.

보통 사람이었다면 아주 잘 되었다고 축하할 일이었겠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건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불필요한 설명을 할 필요 없이, 핵심만 말하면 되니 조조는 이 두 사람이 참 편할 따름이었다.


“뻔하지 않소? 황군을 이끌고 가서 황건적과 싸우라고 하시더군.”

“그게 전부입니까?”


진궁은 조조의 얼굴에 걸려 있는 근심을 놓치지 않았다.

이윽고 그는 길게 한숨을 뱉으며 대답했다.


“황건적에게 먼저 항복을 권고하라고 하셨소.”


순욱과 진궁은 바보가 아니었다. 저런 간단한 요구를 황제가 했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저 요구에는 이면적인 뜻이 분명 담겨 있으리라.

그들은 입을 다문 채, 다음 조조의 말을 기다렸다.


“황상께서는 반드시 황건적에 내분이 일어날 거라 하셨소. 그때를 놓치지 말고 공격하라는 말씀도 하셨지.”

“그 말씀은···.”

“최대한 많은 숫자를 몰살시키라고 하시더군.”


두 책사는 큰 충격에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최대한 많은 숫자를 몰살시킨다?

그것이 정녕 황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이란 말인가?


“항복 의사를 가진 자들도 분명히 있을 텐데요. 그런 자들까지 모두 죽이라는 겁니까?”

“내가 그 말을 했다가 엄한 꾸지람을 들었소. 지금은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라고 하셨다오.”


회초리 치고는 상당히 매서운 매질이다. 하지만 잠자코 생각을 해 보면 결코 틀린 말도 아니었다.

지금의 황건적은 기세가 매우 높아진 상태다. 그런 그들의 승세를 잠재우기 위해서는 크나큰 패배를 안겨 줄 필요가 있다.

콧대가 높아져 있는 그들이 황실의 명령을 듣는 척이라도 하겠는가?

물론, 마음이 흔들리는 자들이 몇몇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황제는 그것이 결코 많은 숫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회초리를 들어 먼저 엄히 다스린 다음, 인정의 손을 베푼다.

이것은 황군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없다면 실행할 수 없는 대담한 전략이다.


무려 100만의 황건적이 아니던가?

이들과 싸우기 보다는 살살 달래려고 하는 것이 아마 대부분의 제후들이 생각하는 방법일 터. 하지만 황제는 초강경수를 두어 전황을 완전히 뒤집으려 하고 있다.

이번 기회로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그래야 사방에서 황제를 주시하고 있는 군벌 세력들이 꼬랑지를 내리게 될 것이 아닌가?

“황상께서는 이번 전쟁으로 많은 것을 얻으시려나 봅니다.”

“진공의 말이 맞소. 그분이 나이에 맞지 않게 매우 영민하고 대담하시다고 하던데, 과연 그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소.”


진궁과 순욱은 조조의 속도 모르고 황제를 칭찬하기에 이르렀다.

그의 씁쓸한 표정을 읽었는지, 그들은 얼른 말을 삼키고 조조에게 말했다.


“어쩌면 좋은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조조는 비웃음 섞인 입가를 띠며 대꾸했다.


“정녕 그렇게 생각하시오?”


순욱은 뭐라 대답을 하려다 입을 다시 다물었다. 그가 생각해도 이건 황제가 조조에게 비난의 화살이 몰릴 수 있도록 설계해 놓은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즉, 이번 전쟁으로 황건적은 크게 패배하겠지만, 죄없는 백성들까지 학살했다는 비난을 황제가 아닌, 조조가 전부 뒤집어쓰게 생겼다는 것이다.

저돌적인 계책부터 시작해 희생양까지 미리 준비해 놓는 치밀함이라.

연륜에서 묻어 나오는 노련미가 그 어린 황제에게서 나오고 있으니, 세 사람 모두 혀만 짧게 찰뿐이었다.


‘이렇게 놀아날 수밖에 없는 것인가.’


조조는 입술을 잘게 깨물며 쓰린 속을 삼켰다.

이것이 과연 자신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누구도 모른다. 하지만 결코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 같진 않았다.


황건적이라고 해도 일반 백성들이 섞여 있는 군대다. 그런데 그중에서 항복을 하고자 하는 자들까지 모조리 죽였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천하가 누구에게 손가락질을 하겠는가?

저 음흉하고 그 속을 알 수 없는 황제는 이미 빠져 나갈 구멍을 속속히 만들어 놓았다.

온 천하에 있는 백성들에게 물어보라.

누가 과연 황제를 욕하고 있는지.

태평성대가 열릴 것이라며 모두 입을 모아 찬양하고 있다.

그런 황제가 조조를 앞세워 이와 같은 일을 벌였다는 걸 과연 누가 믿기나 하겠는가?


“일단 돌아갑시다. 할 일이 아주 많을 것 같으니···.”

이번에는 황제에게 된통 당했다. 그러나 조조는 두 번은 당하지 않겠노라 결심했다. 물론, 이러한 자신의 결심이 과연 지켜질 수 있을지는 본인조차도 믿을 수가 없었다.



* * *



한 가지 꿈을 꾸었다.

지팡이로 간신히 몸을 지탱하고 있는 한 노인이 쓸쓸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네가 원하는 천하가 바로 이런 것이냐?’


그는 내게 하늘과 땅이 피로 물드는 끔찍한 세상을 보여 주었다.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세상이 저것을 통해 이뤄질 수만 있다면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내가 대권에 도전했을 때, 많은 유권자들이 이렇게 소리쳤다.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원한다!


그런 그들에게 나는 반대로 묻고 싶었다.

너희들은 진정으로 새로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고 있는가?


새로운 세상이란 결국 기존에 있던 모든 것을 파괴해야 탄생하는 것이다.

태초에는 창조만 있었으나, 꽉 채워진 땅 위에 새로운 것을 세우려면 파괴가 필요하다.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것처럼.

그러므로 내가 원하는 세상을 펼치기 위해서는 기존에 있던 썩은 것들을 모조리 파괴해야 한다.

그 대가가 피로 강을 흐르게 할 정도의 값을 지불해야 한다면 난 망설이지 않으리라.


‘너의 행동을 계속 지켜보겠다.’


노인은 끌끌 웃으며 안개 속에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나지막이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차피 세상에는 정해진 답이란 게 없지 않느냐?’



* * *



“황건적이 마침내 임성국을 넘어 짐이 거하고 있는 이곳 진류까지 노리고 있다는 급보가 들어왔다. 짐은 그들에게 인정을 베풀려고 했으나, 그들은 짐에게 비수를 꽂는구나. 어찌 이것을 가만히 묵과할 수 있겠는가?”


오늘은 대리인을 쓰지 않고 내가 직접 목소리를 높여 전각에 모인 대소신료들에게 나의 뜻을 전했다.


“황건적이 짐의 선의를 무시하고 이런 패악한 짓을 벌인다는 것은 명백히 황실에 대한 도전이다. 하여 짐은 토벌군을 꾸려 황건적을 벌할 것이다.”


나는 시선을 옮겨 조조를 불렀다.


“동군 태수 조맹덕은 앞으로 나오너라.”

“예, 폐하!”


이미 갑옷을 갖춰 입고 있던 조조는 늠름하게 앞으로 나와 무릎을 꿇었다. 나는 눈짓을 보내 그에게 검을 하사하게 했다.


“그 검을 가진 자만이 황군을 이끌 수 있다. 경은 오늘부로 황군의 총대장이 되어 황건적을 쳐부수도록 하라. 또한 제장들은 총대장의 명을 충실히 따라 황실의 위엄을 높이도록. 공이 높은 자일수록 대장군의 직책이 가까워짐을 잊지 말거라.”


뜬금없이 조조가 황군의 총대장을 맡게 되었으니, 장수들로써는 적잖게 당황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마지막 여지를 남겨 두었다.

공이 큰 사람이 대장군 자리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일깨워 주지 않았던가.

조조는 공손히 검을 받아 고개를 조아렸다.


“폐하의 명령을 위해 이 한 목숨 바치도록 하겠습니다!”


크게 대답하는 것을 보니, 조조도 역시 무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천하의 조조가 내 앞에서 무릎을 꿇는 것도 모자라 고개를 조아린다라-.

만약 헌제가 아닌, 다른 삼국지의 인물이 되었다면 나는 이러한 광경을 경험할 수 있었을까? 아마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하의 조조가 누군가에게 고개를 숙인다는 것은 아무래도 상상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보니 이것도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가라. 가서 황실의 위엄을 아낌없이 드높이며 천하를 더럽히는 역적에게 어떤 형벌이 내려지는지 온 천하가 알게 하도록 하라.”

“황명을 받듭니다, 폐하!!”


조조는 그 길로 10만의 군사를 이끌고 황건적이 있는 임성국으로 출진했다.

그는 내가 건넨 언질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당장이라도 황건적과 부딪힐 것처럼 열을 올리긴 했지만, 조조는 일단 기다려야 한다.

황건적이 진류를 노리고 있다는 소식과 더불어 그들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 또한 들어왔다. 하지만 나는 굳이 그걸 밖으로 밝히진 않았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고, 굳이 들춰 낼 필요가 없는 일이다. 그래야 저들을 마음대로 도륙할 수 있지 않겠는가.

조조라면 분명 효율적으로 군을 움직여 황건적을 괴롭힐 것이다. 그리고 내가 명령을 내려 두었으니, 당장 공격을 하진 않을 터.

일단 황건적이 스스로 지치도록 만든 다음, 그들의 힘이 약해져 있을 때를 노려 총 공격을 감행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황좌엣 앉은 채로 조조가 들고 오는 승전보를 기다리면 된다.

과연 조조는 어떤 행동을 보일 것인가.

그는 내 명령에 복종하기만 할까, 아니면 조금 다른 행동을 보이게 될까?


작가의말

과연 조조는...어떻게 나올 것인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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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헌제전 30 +13 18.06.23 5,529 174 11쪽
30 헌제전 29 +17 18.06.20 5,563 169 12쪽
29 헌제전 28 +15 18.06.12 6,179 167 9쪽
28 헌제전 27 +13 18.06.09 5,932 165 10쪽
27 헌제전 26 +7 18.06.07 5,986 169 8쪽
26 헌제전 25 +6 18.06.06 5,890 165 8쪽
25 헌제전 24 +12 18.06.05 5,938 169 13쪽
24 헌제전 23 +8 18.06.02 6,199 159 8쪽
23 헌제전 22 +7 18.06.01 6,054 156 8쪽
22 헌제전 21 +10 18.06.01 6,156 140 8쪽
21 헌제전 20 +8 18.05.31 6,349 168 10쪽
20 헌제전 19 +8 18.05.29 6,373 171 8쪽
19 헌제전 18 +17 18.05.15 7,153 189 10쪽
18 헌제전 17 +10 18.05.12 7,079 177 9쪽
17 헌제전 16 +8 18.05.07 7,383 189 8쪽
16 헌제전 15 +9 18.05.04 7,594 209 11쪽
15 헌제전 14 +15 18.05.01 7,580 234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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