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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삼국지 헌제전[獻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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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주기
운좋은놈
작품등록일 :
2018.04.15 04:59
최근연재일 :
2018.07.17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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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7.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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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헌제전 35

DUMMY

“폐하.”


기다리고 기다리던 답이 순욱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대답은 결코 내가 예상했던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소신을 시험하시는 겁니까?”


꽤나 도전적인 물음이 아닐 수 없다.

시험을 한다라.

나는 게임을 하고 있을 뿐. 하지만 순욱의 입장에서는 굉장한 시험이리라.

그는 이 게임의 룰을 간파하고 있었다.


“폐하께서는 소신에게 어떤 대답을 듣기 원하십니까? 동군 태수가 헛된 야망을 품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려야 할까요? 그것도 아니라면 최대한 포장을 해서 동군 태수의 결백함을 증명해야 할까요?”


재밌는 놈이다.

머리가 좋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나 눈치가 빠를 줄이야. 그리고 어떤 대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것 또한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게임이고, 어떠한 힌트도 없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간파를 할 줄은 몰랐다. 이것이 훗날 조조를 최강의 군벌로 만드는 순욱이란 말인가?

“좋소. 그렇다면 경은 어떤 답을 하길 원하시오? 짐에게 묻지 말고 경이 스스로 판단해서 답을 내놓는 게 어떻소?”


그렇다면 나도 이 게임을 더욱 즐겨야겠다. 과연 그는 내 물음에 바로 대답을 할 수 있을까?


“폐하. 여러 간신들로 인해 마침내 황실의 권위가 바닥으로 떨어졌었습니다. 십상시가 집권을 했을 때만 하더라도 이 나라는 황실의 통제에서 벗어나진 않았지요. 그러나 원본초의 손에 십상시가 척결을 당하면서 각 지방에 있던 제후들이 독자적으로 군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순욱의 말대로 십상시가 집권을 하고 있을 때만 하더라도 제후들이 함부로 군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나 하진이 죽고 원소가 십상시를 전부 주살하면서부터 군웅할거가 시작되었다.

각 지방을 다스리던 관리자들이 사라지니, 웅크리고 있던 제후들이 얼굴을 내밀게 된 것이었다.

십상시가 참으로 간신들이긴 했으나, 그들을 죽임으로써 더욱 악독한 간신들이 탄생했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왜 순욱이 이런 얘기를 꺼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굳이 그걸 밖으로 드러내진 않고 가만히 그의 말을 경청했다.


“때가 어지러웠고, 사방에서 제후들이 들고 일어나 각자의 야망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혼란스러움을 붙잡아 줘야 할 황실은 간신의 손에 놀아나고 있었지요. 누가 과연 그러한 상황 속에서 희망을 품었겠습니까?”


동탁이란 최고 권력자가 나오면서 군웅할거는 더욱 탄력을 받았다.

상황이 그렇게 돌아가니, 제후들이 어쩔 수 없이 칼을 들었다며 변호를 하고 있는 것인가?


“지금 경은 혹 감히 황실을 향해 칼을 든 제후들을 변호하려는 것이오? 그들에게 나름 명분이 있었다는 걸 일깨워 주려는 것인가?”

“명분이라는 건 결국 허상입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지 않습니까? 명분이라는 것도 결국 그와 같은 이치를 따르지요. 그러므로 그들에게도 나름의 명분은 있었습니다.”


순욱이 이렇게 도발적으로 나오는 이유가 뭐지?

저런 발언은 결국 스스로의 명줄을 당기는 일이라는 걸 모르는 것인가?

아니. 여기엔 뭔가가 더 있다. 내가 아는 순욱이라면 저 따위로 말을 하진 않을 것이다.

그만큼 지혜로운 사람이니, 분명 다른 생각이 있어 내게 이런 말을 하고 있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좀 더 운을 띄워 볼까?


“경의 말이 궤변처럼 들리기는 하나, 충분히 그럴 만도 하다는 건 이해하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말이 참으로 옳소. 하지만 달리 말하자면 그들은 결국 거짓 충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기회를 기다렸다는 말이 맞을 것이오.”


이번에도 내 말에 반박을 한다면 더는 봐 줄 수가 없다. 그땐 순욱의 패배라는 것이다.

내가 내놓은 카드가 마지막 기회라는 걸 알고 있는 것일까.

순욱은 짙게 심호흡을 한 다음, 입을 열었다.


“폐하의 말씀처럼 온 천하를 뒤진다고 해도 진정한 충신을 찾는 것은 실로 힘든 일입니다. 간신은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지만, 그중에서 충신을 찾으면 결국 모래 한줌일 뿐. 어찌 이 사실을 소신이 모르겠나이까? 천하가 혼란스러울 때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는 충신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경은 오히려 이것이 기회라고 말하는 것이오?”

“그렇습니다. 누가 간신이고, 누가 충신인지 알 수 있는 기회이지 않습니까?”


이런 거였나.

그동안 감추고 있던 음흉한 입가가 절로 얼굴에 떠오르고 있었다.

역시, 순욱은 순욱이다. 그는 이 게임의 룰을 잘 이해하고 있었으며 그리고 어떻게 이것을 이용해야 할지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그는 내가 딱 원하는 답을 내놓고 있었다.

이러한 혼란을 이용해 어떤 놈이 간신이고, 어떤 놈이 충신인지 가를 수 있다라.

이 얼마나 색다른 프레임이란 말인가.


“하여 경은 지금의 동군 태수를 어떤 쪽이라 평가하고 싶소?”

“폐하. 동군 태수 조조는···.”


이제 마지막 단계다. 무겁게 입을 연 순욱이 말을 이었다.


“충신도 아니고 간신도 아닙니다.”


애매한 답변이다. 순욱은 나의 찌푸려진 안색을 슬쩍 보기라도 한 것일까, 그는 얼른 다음 말을 이었다.


“동군 태수가 충신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는 십상시가 권력을 휘두르며 천하를 혼란스럽게 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했습니다. 또한 언젠가 십상시 손에 죽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 잡혀 있었지요. 그래서 황건적의 난이 일어났을 때를 틈타 의병을 모았습니다.”


조조를 손자로 거둔 조등이란 인물은 십상시도 무릎을 꿇고 섬길 정도로 대단한 권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권력의 판도는 항상 바뀔 수밖에 없는 법.


조조는 십상시와 자주 충돌을 했는데, 그럼에도 그가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건 어디까지나 조등의 후광 때문이었다. 그러나 언젠가는 십상시 손에 죽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달은 조조는 황건적의 난을 빌미로 의병을 모아 독자적인 세력을 갖추게 된 것이었다.


그러니까 순욱이 하고자 하는 말은, 조조가 처음부터 야망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아직 조조를 변호하는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동군 태수의 시작은 결코 충심 때문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스스로의 목숨을 위한 것이었지요. 그러므로 그를 충신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또한 간신이라 부를 수도 없습니다. 그저 흐르는 시류에 휘말린 것이지요.”

“하여 조조는 간신으로 볼 수가 없다, 이 말인가?”


슬슬 이야기가 지루하게 끌어지는 것 같다. 말을 돌리는 것도 여기까지.

나는 확답을 들어야겠다. 그리고 순욱은 싱긋 미소를 보이며 답을 내놓았다.


“소신이 곁에서 동군 태수를 지켜본 이유는, 그가 가장 희망이 있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는 비상한 머리를 가졌으며, 큰 잠재력을 가졌습니다. 그러므로 그는 훗날 이 나라에 있는 제후들을 전부 무릎 꿇리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대단한 사람이다.

조조를 길게 본 것도 아닐 텐데, 그는 조조가 최강의 군벌 세력이 될 것임을 예측하고 있었다. 물론, 순욱이 조조를 최강으로 만드는 가장 큰 공을 세우긴 하지만, 만일 그가 조조가 아닌, 다른 제후의 밑으로 들어가면 똑같은 결과를 내놓을 수 있겠는가?

현재 각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 군벌 세력들 중 조조가 가장 유능하다는 평가를 내린 순욱이 이제 마지막 결론을 내렸다.


“그러므로 조조는···.”


과연 그는 최종적으로 조조를 어떻게 평가하게 될까?


작가의말

ㄷㄷㄷ과연......순욱의 운명은.......ㄷ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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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2

  • 작성자
    Lv.60 호랑이눈물
    작성일
    18.07.04 08:24
    No. 1

    짧다...ㅜㅜ 매일연재는 감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뽀로미2
    작성일
    18.07.04 08:34
    No. 2

    연참 가즈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eogh12
    작성일
    18.07.04 08:34
    No. 3

    여포가 등장해줘야 하는건 아닌지 나중에 버릴패로 사용한다 생각이 든다지만 여포때문에 그나마 주인공의 계획이 성공하거라서 여포를 어떻게 활용하실지.. 불만을 품고 그게 커진다면 지금 왕실의 위신도 더 떨어지게 될텐데요.. 여포는 싸우게 해주면서 감투를 쒸어주어 딴맘을 품지 못하고 자신에게 충성을 하는게 좋을듯 다만 그를 제어해주고 지략을 빌러준 책사와 여인이 필요하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0 eogh12
    작성일
    18.07.04 08:37
    No. 4

    소설에서 초선이라는 왕윤의 양녀딸로 나온다면 정사에선 왕윤이 동탁의 시녀를 애정을 한 여포를 보고 여포의 성향을 파악해 이용해 동탁을 죽이는데 성공하지만 나중에 여포도 군웅할거에 나서게 되는것도.. 여포와 왕윤의 사이가 좋지 않았으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Dione
    작성일
    18.07.04 11:48
    No. 5

    잘 보고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0 pelphrey..
    작성일
    18.07.04 12:40
    No. 6

    이번편 내용 요약 : 60초 후에 공개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야아
    작성일
    18.07.04 13:28
    No. 7

    여기서 그 목을 쳐야합니다. 이럼 개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2 도수부
    작성일
    18.07.04 14:10
    No. 8

    건필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天狼星
    작성일
    18.07.04 16:17
    No. 9

    잘 보고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포도맛치즈
    작성일
    18.07.04 21:23
    No. 10

    순욱이 조조 빠는 거 왤케 거슬리지ㅋㅋ작가님은 이미 써먹기로 맘을 굳히신 거 같지만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는 게 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아고니아
    작성일
    18.07.04 22:07
    No. 11

    다음멘트예상: 치세에는 능신이요 난세에는 간신입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79 마독천
    작성일
    18.07.05 04:09
    No. 12

    굳굳!잘보고있어용.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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