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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삼국지 헌제전[獻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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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5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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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제전 39

DUMMY

청주병.

기록에 따르면 조조가 연주 구원전 이후로 100만에 달하는 인구를 흡수하게 된다. 이는 연패를 거듭하던 황건적이 마침내 조조에게 항복을 하면서 벌어진 일인데, 그때 조조가 30만에 달하는 장성들을 거두어 정예병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청주병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30만 명은 말도 안 되는 숫자라며 반박했고, 조조군의 군량 기록을 토대로 조사를 해 본 바에 의하면 약 3만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솔직히 여기서 주목해야 할 건 숫자가 아니다.

조조가 황건적을 모두 토벌하지 않고 그들을 자신의 힘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모두가 황건적을 배척하며 그들을 말살시키려 할 때, 조조는 이것을 기회로 여겼다. 그리고 그는 황건적의 식솔들을 전부 받아들여 100만의 인구를 흡수해 연주에서 가장 강한 세력으로 거듭났다.

그렇다면 여기서 다시 중요한 관점을 두고 고민을 해야 한다.

과여 조조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동군 태수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계속해서 임성국에 머무르고만 있으니, 이에 대해 장수들의 불만이 매우 크다··· 라고 이곳에 쓰여 있군.”


나는 서영이 보낸 상소문을 접은 다음, 전각에 모인 신료들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경들의 의견이 궁금하오. 동군 태수가 어찌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 것 같소?”


나의 물음에 누군가가 입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손을 들어 그 문관의 입을 닫게 한 뒤, 순욱을 불렀다.


“순공.”

“예, 폐하.”

“경의 생각을 듣고 싶구려.”


순욱은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 이내 목소리를 내었다.


“동군 태수는 어리석은 인물이 아닙니다. 분명 생각하는 바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것도 아니라면 피치 못하는 일이 있을 거라 사료되옵니다.”


조조의 편을 들어 보겠다는 것인가?


“허나, 만일 다른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게 적발된다면 일벌백계하여 황실의 권위를 높임이 옳은 줄 아옵니다.”


어중간한 대답이다.

누구의 편도 서지 않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겠다는 것인가?

하여튼, 재밌는 놈이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진공에게 묻겠소. 경은 어찌 생각하시오?”

“동군 태수가 다른 마음을 품은 것이 아닌지 염려됩니다. 물론, 폐하의 충성스러운 장수들이 황군을 지휘하고 있긴 하지만, 동군 태수 조맹덕이 다른 뜻을 품고 반기를 든다면 그들에게 해가 되지 않겠습니까?”


순욱은 중립이지만, 의외로 진궁은 완전히 내 편으로 돌아섰다는 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순욱은 왜 저렇게 답을 했던 것일까?

저번에 그는 분명히 내게 무릎을 꿇고 자신의 모든 능력을 내게 맡기겠노라고 말했다.

그건 단순히 그때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임기응변이었나?


“폐하. 소신 순문약. 한 가지 폐하께 청이 있사옵니다.”


갑자기 청이 있다?

그렇지 않아도 무슨 속셈인지 궁금하던 차였다.


“말해 보시오.”

“폐하. 바라건데, 폐하께서 허락을 해 주신다면 소신이 임성국으로 넘어가 동군 태수가 과연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 알아 오겠습니다.”

“감찰관이 되어 동군 태수를 조사한다?”

“예, 폐하. 바로 그렇습니다.”


꽤 흥미로운 제안이다.

그러나 이건 내게 이득이 되는 제안이 될 수도 있고, 조조에게 좋은 일을 시켜 주는 제안이 될 수도 있다.

만일 순욱이 감찰관이라는 신분으로 조조에게 가서 그를 돕는다면, 그건 내게 불이익이지 않은가?

하지만 저번 날 순욱이 내게 했던 말도 있고, 상당히 복잡한 청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럴 때는 정면 돌파를 해야 하지 않겠는가?


“순공만 남고 모두들 물러가 보시오.”


나의 명령에 따라 전각에는 나와 순욱, 둘만이 남게 되었다.


“순공.”

“예, 폐하.”

“무슨 속셈이오?”


직설적인 나의 물음에 순욱은 당황하기 보다는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폐하를 돕기 위함입니다.”

“짐을 돕는다?”

“예, 폐하.”

“무엇을?”

“폐하께서 원하는 것이 뭔지, 소신은 알고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있다?

정말 순욱은 그 말이 갖는 뜻이 뭔지 알고 있는 것일까?


“폐하께서는 동군 태수를 노리고 계시지 않습니까? 소신은 동군 태수가 어떤 인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쯤이면 황건적을 쳐도 몇 번이나 쳤을 터. 그럼에도 아무런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오?”

“장수들과 연동을 하고 계신 것이 아닙니까? 비록 동군 태수가 총대장을 맡았다고는 하나, 그들이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면 제 아무리 총대장이라 해도 어찌 손을 댈 수가 없을 겁니다.”


호오. 거기까지 꿰뚫고 있었나?

하기사. 상대는 바로 그 순욱이다. 이정도 해 주지 않으면 오히려 내가 곤란하지.


“하하. 이왕 이렇게 된 거, 짐도 속 시원히 모든 걸 풀어 놓겠소.”


나는 황좌에 앉은 채로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였다. 그리고 부드러웠던 목소리를 풀고 살벌하게 순욱을 바라보며 말했다.


“짐이 이곳에 온 이유는 단순히 황건적을 멸하기 위함이 아니었소. 연주에서의 영향력을 높이려는 것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조조라는 사람을 그물망에 넣기 위해서였지.”


나의 말을 들은 순욱의 몸이 살짝 움찔거렸다.


“솔직히 아직 고민 중이오. 조조를 내 사람으로 써야 하는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미리 싹을 잘라놔야 하는 것인지.”

“···.”


이번에도 순욱은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하찮은 짐승이라도 훈련을 시키기 마련이지 않소? 내일 당장 죽인다고 해도 말이오. 하물며 사람이라고 다르겠는가?”


그제야 순욱이 입을 뗐다.


“지금 폐하께서는 동군 태수를 훈련시키는 중이십니까?”

“하하. 글쎄. 그렇다고 봐야겠지. 그 오만한 마음을 꺾어놔야 하는 법이니.”


이제 슬슬 본론으로 이야기를 옮길 때였다.


“그래서 짐이 묻겠소. 경은 조맹덕을 도울 생각이오?”


이번에도 나는 직설적으로 순욱에게 물었다. 빙빙 돌려 말하는 건 이 자리에서 필요하지 않다.


“폐하께서는 소신이 허튼 마음을 품고 있다 여기십니까?”

“미안하오만, 짐이 사람을 믿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서 말이지. 특히 황제라는 자는 누구도 믿어선 안 되며, 누구에게도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가르침을 경이 모를 리 없을 거라 생각하오.”


나의 대답을 들은 순욱의 얼굴이 조금 펴졌다.


“오히려 그렇게 말씀을 하시니, 소신의 마음이 놓입니다. 그렇다면 소신이 폐하의 믿음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십시오.”

“그것이 바로 감찰관이다?”

“예, 폐하. 동군 태수 조맹덕을 확실하게 폐하의 소유물로 만들어 놓겠습니다. 그가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고 해도 기필코 그를 함정에 빠뜨려 폐하에게 바치겠나이다.”


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음을 깨달았다.

매우 흥미로운 제안.

이것은 마치 사탕에 발린 독약과도 같다.

과연 그는 진심으로 하는 소리일까?

아니면 나를 속이기 위한 함정을 파 놓은 것일까.

난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

내가 이곳에 와서 의지하는 게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을 판단하는 나의 눈을 믿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인간이 완벽하다고 해도, 수많은 연습과 경험이 있다고 해도 반드시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지 않은가?

그러므로 나는 절대 빗겨나갈 리 없는 사실에 근거해 상대방을 믿을 것인지, 믿지 않을 것인지를 판단한다.

그리고 나의 선택은 바로 이렇다.


“오늘부로 경을 임성국으로 보내는 감찰관으로 임명하겠소.”


역사를 알아야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다는 말도 있지 않던가?

난 수천 년을 이어온 역사적 기록과 그 판단을 믿을 것이다.

순욱은 날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 * *



공격을 하고자 하면 장수들이 나서주지 않고, 그렇다고 이곳에 가만히 있으면 저들은 적을 바라만 보고 있다며 비난한다.

이도저도 할 수 없게 황제가 조조의 손발을 완전히 묶어 놓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래서 조조는 몇 가지 꾀를 구상하고 있었다.

어떻게든 장수들을 움직이게 만들 꾀를.

장수들의 무거운 엉덩이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조조의 명령보다는, 외부적인 위협이 낫지 않겠는가?

조조는 황건적을 이곳에 유인해서라도 저들을 움직이게 만들겠다는 뜻을 품었다.

그런데 뜻밖의 손님이 그를 찾아왔다. 그것도 아주 반가운 손님이.


“누가 와?”

“황실에서 감찰관의 신분으로 순공이 왔습니다.”


순욱이 왔다? 이곳까지?

그것도 감찰관의 신분이라니.

순욱이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그 뛰어난 머리로 나름 수를 낸 것이 틀림없으리라.

조조는 버선발로 뛰어나가 순욱이 들어오고 있는 군영 입구에 다다랐다.


“순공! 어서 오시오! 그대를 보니, 마치 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소이다.”


격한 반응으로 순욱을 환대하던 조조였지만, 상대는 얼음처럼 차갑게 그를 대했다.


“말을 삼가시오, 조공. 나는 지금 그대를 감찰하기 위해 온 감찰사요.”

“수, 순공. 왜 그러시오?”

“말을 삼가라고 하지 않았소?”


조조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순욱의 뒤를 따라온 자들을 살펴봤다.

병사들 수는 많진 않았지만, 그의 뒤로 왕윤과 충불 등이 있었다.


“정녕 감찰관의 신분으로··· 오신 겁니까?”


하는 수 없이 조조는 상대에게 말을 높여 주었다. 그러자 순욱은 거만한 자세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꾸했다.


“그렇소. 그대가 황실에 역심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닌지, 황상께서 아주 근심이 많으시오. 그 근심을 덜어내는 것이 바로 나의 일. 그러므로 조사에 충실히 임해 주길 바라오.”

“조사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저는 몇 번이나 황실에 상소문을 올려 장수들의 나태함을 고발했거늘, 어찌 그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씀도 없으십니까?”


순욱은 대답을 하지 않으며 물끄러미 조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내뱉는 한 마디.


“그건 내 알 바가 아니오. 중요한 건, 그대의 나태함이 장수들에게서 불신을 키웠고, 그것은 곧 황실의 불안감을 키우는 일이 되었소.”

“그 말씀은 제가 정말 역모라도 꾸몄다는 겁니까?”

“그럴 수도 있다는 거지.”

“이보시오, 순공!!”


조조는 결국 참다못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순욱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은 채로 차갑게 식은 목소리를 냈다.


“한번만 더 그렇게 언성을 높인다면, 그것 또한 폐하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겠소.”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황제가 직접 임명한 감찰관은 엄청난 힘을 자랑하게 된다. 그래서 순욱이 이 상황을 뒤집어 줄 것이라 기대했건만. 이건 기대와는 딴판인 일이지 않은가.

조조는 버선발로 뛰어와 순욱을 반갑게 맞이하려 했던 스스로가 한심하게 느껴졌다.


“동군 태수. 언제까지 우리를 이곳에 놔둘 생각이오?”


눈이 뒤집힐 것처럼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지만, 조조는 주먹을 부르르 떨며 간신히 화를 참아냈다. 그리고 공손하게 허리를 굽혀 말헀다.


“이쪽으로 드시지요.”


순욱은 그 앞을 당당히 걸어가며 꼿꼿하게 허리와 목을 세웠다. 하지만 조조는 분명히 보았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흘깃거리며 조조에게 은밀한 눈짓을 보내는 순욱의 눈동자를.

과연 순욱은 뭘 꾸미고 있는 것일까?


작가의말

원래는 주 5일 연재인데....하루만 쉬고 연재를 재개합니다...허허...


털썩...

그래도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힘이 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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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헌제전 22 +7 18.06.01 6,390 163 8쪽
22 헌제전 21 +10 18.06.01 6,482 14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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