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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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콘파우
작품등록일 :
2018.04.15 19:37
최근연재일 :
2019.12.06 18:15
연재수 :
2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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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59,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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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6.0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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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쪽

악의의 돌 / Part L[Chapter 3. (완)]

시간 남을때마다 쓰려고 합니다. 여유가 있으면 자주 자주 올릴수 있을거 같은데 아니면 좀 연재가 지연될수 도 있는 그야말로 자유연제..... 부족하지만 재밋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DUMMY

Part L / 각자의 현재


<행간 1>


소녀가 가버렸다.

뭐 거기까지는 그렇다 치자.

내가 해야 할 일은 다 한 거니 붙잡을 이유도 없었다.

문제는 소녀가 바닥에 떨구고 간 이거다.

대나무 모양의 칼집과 칼

이거 되돌려주러 가야하나?


그런데 방금 전 분위기로 보았을 때 절대로 오늘 만나선 안될 것 같다.

괜히 갔다가 정신적인 트라우마만 더 긁어버릴게 뻔하기 때문에 주더라도 내일이다.

근데 내일은 일요일인데?

고작 칼 하나 가져다 주겠다고 집밖으로 나갈 내가 아니다.


그렇다고 집에 둔다?

이런 거 가족 눈에 띄었다간 대체 이거 뭐냐고 추궁 당할게 뻔하다.

숨겨서 안 들키면 좋겠지만 굳이 들킬 위험을 무릅쓰고 내가 해야 할 이유 따윈 없다.

집에 두는 것만큼은 절대로 안 된다.

그렇다고 그냥 칼을 공원에 두고 간다?

내일 누군가 발견해서 경찰에 신고하면 뉴스에 나오겠지 공원에서 칼 발견됬다고···.

거기다 저기 누워있는 사람까지 함께 말이다.


그러고 보니 저 사람은 어떻게 처리하지?

그냥 놔두면 '피 흘린 채 공원에 쓰러진 남자 발견'이란 제목으로

정말 내일 뉴스 헤드라인인데?


아무 상관이 없다면 모를까 저 남자 다친거에 나도 지분이 약간 있단 말이지···

망했다.

돌맹이로 엮였을 때 보다 일이 더 커지고 말았다.

그 녀석 때려눕혔으면 처리는 하고가란 말이야!!!

아 하긴 그럴 정신이 없을정도로 멘탈을 금가게 한것도 내 지분이 상당히 포함되어있었지 참···

상당히 수준이 아니라 거의 100% 인 것 같은데? 도저히 탓할 수가 없다.


남탓은 그만하고 처리할 방법을 생각해 보자···

생각···

생각···

생각···

생각··· 은 개뿔

도저히 아무 방법도 생각나지 않는다.


혹시라도 이거 누가 보면 딱 내가 저 칼로 저 사람 쓰러지게 한 그림인데?

누가 보기 전에 이 자리라도 떠야하나?

아니 난 잘못한 거 없는데 왜 이래야 하냐고··· 아닌가?

법적으론 아무리 저쪽이 잘못했어도 이쪽도 때렸으면 쌍방과실이니 잘못 한 건가?

혹시 마술사 상대로는 정당방위로 인정 안될까나?

그전에 한국 법률 조항에 마술이란 단어가 있긴 해?

그렇다고 해서 괜히 이 자리에서 아무것도 도망갔다간 더 큰 거에 걸릴 거 같은데? 왠지 뺑소니 느낌나잖아!!!!!!!!

그냥 머리를 쥐어 뜯을 뿐이다.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와~ 귀여운 여자애를 울리다니~ 성격 한 번 참 고약하네~”


“이보슈, 지금 이 사단이 난 뒷배경에는 분명 당신도 포함되어 있는 뎁쇼?”


소리가 난 곳을 째려보며 있는대로 말을 내뱉는다.

그 곳에는 내가 이곳에서 이 사단이 나도록 발걸음을 하게한 망할 노란머리의 마술사가 슬금슬금 다가오고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특히 이 주머니 속에 깨진 구슬 조각!!!


“이것 때문에 마술도 못쓰는 내가 여기 있는 거 맞죠? 분명 사람을 물리는 술식이란 것 때문에 접근조차 못 할텐데··· 대체 뭘 어디까지 내다본 겁니까?”


“으아~앙~ 내가 준 선물이 깨져버렸네~? 왜 깨졌을까~~~ 영문을 모르겠다~ 영문을~”


능청스럽게 모르는 척 넘기려는 모양, 제발 묻는 말에나 대답해 흘려넘기지 말고!!!!


“그럼 그 쪽에서 알아서 수거하도록···”


뭐야 갑자기 말투랑 목소리가 왜 달라져 무섭게시리···

그나저나 그쪽? 수거?

여자가 보고 있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그곳에는 쓰러진 남자 주변으로 몇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사건 현장 정리하는 듯? 그런데 저 사람들은 갑자기 뭔데?


“마침 협회 쪽 사람들이 근처 다른 사건 때문에 와있더라고 그래서 겸사겸사 이쪽도 처리해 달라고 불렀어~ 보통 마술과 관련된 일의 뒷 처리는 협회 차원에서 관리하거든~”


또 다시 목소리가 밝게 변했다···

뭐야 이 사람


“아 그러니까 무슨 마술사들만 알고 있는 조직이 있다 그 소리죠?, 그런 조직에 선생님이라는 사람이 버젓이 들어가 있어도 되는 거에요? 혹시 양심은?”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지마~ 아주 멀쩡한 협회라고 멀쩡한 협회~ 오히려 각국의 경찰들과도 상호 협력정도는 맺고 있다고~ 물론 그쪽도 수뇌부끼리만 아는 거고 일선 경찰들은 마술 같은 건 하나도 모르지만 말이야. 그냥 경찰에 협력적인 UN 산하의 무슨 정보 조직쯤 되나 정도로 생각할걸?”


매우 기밀사항일 것 같은 이야기를 이렇게 함부로 떠들어도 되는 건가?

모르겠다. 그냥 듣고 아니다 싶은 건 기억에서 지워버리지 뭐. 이딴 이상한 거에 더 이상 엮이기 싫어!!!


“그래서 연이 어때? 약하니?”


“모르겠는데요?”


어제 커피숍에서 질문했던 것에 대한 답변과 동일하다.

약하다는 것에 대한 의견은 보류한다.

솔직히 그 아이가 약한지 강한지는 지금의 내가 판단할 자신이 없다.

다만

어제와는 다르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가지 있었다.


“최소한 괴물은 아니긴 하죠···.”


그렇다.

괴물은 아니다. 어제까진 내 의견이 끼어들 공간 따윈 없다고 생각했지만, 오늘만큼은 의견 하나 정도는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서라도 쑤셔 넣고 와야겠다.


“그렇지~”


이봐요. 남은 심란해 죽겠는데 뭘 웃으며 바라봅니까.

특히나 그쪽이 보호자로 자처하는 그 소녀 울면서 간 거 뻔히 봤으면서 걱정도 안돼?

아니 그전에 언제부터 여기서 보고 있던 거야?

그럴거면 애당초 처음부터 당신이 해결 좀 하라고!!!

분명 자기 실력 좋은 마술사라며? 정말 실력 좋은 거 맞아?


“어쨌든 봐준다는 약속 지켜줘서 고마워. 아니··· 보는걸 넘어서 결국 돕기까지 했으니”


“됐어요. 덕분에 전 핸드폰도 날려먹었단 말입니다. 손해가 막심하다는 것은 알아주시죠”


“아 그거라면 여기~”


“엉?”


눈앞의 여자가 건네는 손

그 위에 올려진 물건을 바라본다.

이거 내 핸드폰이랑 상당히 비슷하게 생겼는데? 아니 그냥 내 폰인데?

아까 폭발에 부셔진 거 아니야?


“저기요? 이거 대체···.”


“부셔진 물건쯤이야 쉽게 고칠 수 있다고~ 이래 뵈도 실력 좋다니까~ 최상위권 마술사라고~ 마술사~”


이 여자와 만난 이후 처음으로 이 여자가 쓸만한 일을 했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평소에도 이렇게 쓸모가 계셨으면 하고 바랍니다··· 제발


“작동은 잘 하는거겠죠?”


“물론이지~ 봐봐”


“어 갑자기 내 폰은 왜 뺏어가요? 뭐하려고!!!”


내 폰으로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이 노란머리의 여성, 이윽고 그녀의 주머니 속에서 폰이 울린다. 설마 자기 폰에 건거냐···


“자 봐봐 연결 잘되지? 말소리도 잘 들려~ 문제 없다고~”


그렇다. 별 문제는 없는 것은 완벽하게 확인

아쉽네···

1년 정도 된 휴대폰이라 혹시라도 신품으로 이 여자에게 보상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는데···

잠깐 그렇게 생각하니 이번에도 역시나 쓸 데가 없는 마술이었다.

못 고쳤으면 내가 받을 건 신제품이라고!!! 쓸모없는 마술사 같으니라고


“그렇구나 전화번호는 이거군~ 그러면 이름이···음··· 맞아 이신~ 신이 전화번호 획득 완료~”


졸지에 전화번호를 뺐겨버렸다···

그전에 뭐? 내 이름이 어쨌다고?


“’선’ 입니다···. ‘신’이 아니라”


“아 그렇지 참, 뭐 선이나 신이나 뭐 한 획 차이네, 이 정도면 비슷비슷해~ 해깔릴만 하다고”


어딜봐서!!!!


“그럼 다음 주에 학교에서 보자··· 선, 뒷정리는 내가 할 테니 먼저 들어가 봐”


“절대로 안 볼 겁니다. 그리고 잘 알지도 못하는데 친근하게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고요. 그럼 수고하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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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2>

“어이 선, 선아!!! 갑자기 뭔 생각해!!!”


“어? 응? 아~ 뭐 잠깐 옛날 생각?”


“그렇군 옛날 첫 만남을 생각하고 있던거군”


그렇다.

방금 전까지 이상한 이야기나 해대던 우리반 남자애들 사이에서 나와 연이 어쩌다 만난 건지나 설명해 달라는 헛소리에 귀를 닫고 무시로 일관 했는데 어쩌다보니 무시하려던 그 일이 떠올라 버린 것.

그렇게 잠시 멍 때려버린채 옛일을 떠올리던 날 보자 인영이를 포함한 주변 남자애들은 먹잇감을 발견한 하이에나 마냥 어서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하라고 아우성이다.


대체 1교시 언제 시작해!!!!!!


“예들아 선생님들 1교시 회의 있다고 자습하래”


갑자기 들어온 반장이 이상한 이야기를 지껄인다.

아무래도 오늘 하루의 일진은 꼬일 대로 꼬일 모양이다.

젠자아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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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3>


점심시간

1층에 있는 학교 매점으로 간다.

보통은 잘 가지 않지만 오늘은 가서 할 일이 있을 것 같으므로···

음 역시나 예상대로 있다.

이용하고자 하는 학생수에 비해 카운터가 하나밖에 없는 비좁은 매점 안은 상당히 전쟁터다.


그 곳에서 평소 키가 작다는 이점을 살려 요리조리 자신의 목표물을 골라오던 소녀는 지금 휠체어에 멍하니 앉아있다.

매점 입구에도 들어갈 엄두도 못 내는 중.

항상 급식이 부족한지 추가적으로 빵과 음료수를 사먹는 소녀에게 위기가 찾아올 것이란 것 정도는 너무나도 쉽게 예상 가능했다.


“연아~ 여기서 뭐하니?”


“어? 아정샘 여긴 무슨 일로?”


“그냥 난감해 하고 있을까 봐 와봤는데, 역시나~”


“딱히 난감하진 않아요~ 딱히··· 그럼··· 가볼게요”


교실로 가려던 소녀 자력으로는 도저히 저 전쟁터를 돌파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포기해 버린 듯싶다.

그러나 그냥 가버리면 내가 온 이유가 없지.


“빵은 평소처럼 소보루 일테고 마실건?”


“······ 그럼 바나나···”


“응 알았어”


그렇게 소녀가 먹을 소보루 빵과 바나나 우유를 사기 위해 전쟁터로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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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4>


B-3 구역의 주택가 어느 집

원래는 한 명의 남자가 혼자 살고 있을 이 집에 웬일인지 3명이라는 사람이 모여있다.

정확하게는 모여있다기 보단 2명이 무단으로 침입해 집주인인 남자를 제압한 상태

제압당한 집주인은 죽기 직전까지 공격 당하고 바닥에 쓰러져있다.


“키히히힉 약 먹고 강해진게 고작 이거야? 역시 3류는 3류야, 이거 이제 한두번만 공격하면 정말 죽겠는데? 키히히힉”


초록색 빵모자를 눌러쓴 여성이 쓰러진 남자를 향해 조롱 섞인 말투로 말해가며 비웃어대고 있다. 그 손에는 ‘D.G’라고 쓰여있는 유리병이 쥐어져있었다.


“그렇다고 죽이진 말라고, 혹시라도 그 3위에게 걸렸을 때 피해갈 구멍정돈 만들어 놔야 하니까.”


웃고 있는 여자와는 다르게 초록색으로 머리를 염색한 남성은 무뚝뚝함 그 자체였다.

여자가 쓰러진 남자의 고통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면 남자는 오히려 반대로 쓰러진 남자의 고통 따위는 있던지 말던지 아무런 신경도 안 쓰는 상태. 그런 정반대의 두 사람이 무단으로 침입하여 집안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으나 주변 이웃들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다.


그들은 마술사니까

이 집안에는 사람을 물리는 마술진이 쳐져 있었다. 사람의 육신뿐만 아니라 정신마저도 물리는 마술,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평범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설사 이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더라도 아무도 듣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목숨 따위 별 신경도 안 쓰는 그런 두 명의 마술사를 억제하는 그 이름 ‘제 3위’

그것의 존재만이 쓰러져있는 남자가 더 이상 공격 당하지 않고 생명만큼은 연장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알고 있다고 다른 녀석들도 변명거리 만들려고 적당히 즐기다 끝을 보진 않는다며~ 조심해서 나쁠건 없지, 뭐 이 정도면 나름 즐기기도 했고~”


그렇다.

협회 차원에서 시작한 ‘D.G’라는 약물에 대한 회수작전 그 과정에서 사용자들에 대한 분쟁은 이 나라 여기저기 발생하고 있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살생은 일어나지 않는다. 만약 일어 났다간 3위라고 불리는 어떤 노란머리의 여 마술사에게 공격 당할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 될 테니, 다들 적당히 몸 사리면서 간단히 제압할 정도로만 공격을 하고 있는 것, 물론 상위권 마술사들의 별거 아닌 공격도 3류들에겐 너무나도 큰 공격이기에 이 모양, 이 꼴이지만 말이다.


사실 지금도 이 초록모자의 여자를 비롯해서 3위의 성질을 건드릴지도 모르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상태의 사냥꾼들은 여기저기 발생하고 있었다.

아마 성질은 조금 건드렸을지도 모른다.

다만 우리에 대한 공격을 감행 할만한 명분이 없을 뿐이지.


“더구나 말이야. 3위뿐만이 아니야”


“당연하겠지 4위도 날 뛸 거 아니야? 어차피 그쪽은 일본 쪽 ‘D.G’ 해결하고 다니느라 여기 관심 없을텐데? 일본도 터졌다며? ‘D.G’ 사건 크히히히”


“그건 너무 당연한거고··· 5위··· 5위가 날뛰기 시작하고 있어”


“뭐? 5위? 그 번쩍번쩍 여자가? 도대체 왜?”


“몰라. 일단은 일본에서 ‘D.G’에 대한 과도한 토벌을 역으로 응징하고 다니는 것 같더군”


“일본이라···.”


“그러나 한국인인 3위와 일본인인 4위가 각각 자기 나라에 일 처리 중이라면, 5위는 어디까지나 영국인

어디 있어도 상관 없지. 조만간 한국으로 넘어올지도 몰라. 우리 좀 더 몸 사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알았어. 일단 이 집에선 철수하지 더 이상 할 것도 없고 말이야.”


그렇게 두 남녀간의 대화가 사라지고 어두운 방안에서는 남자 하나만이 살았다는 안도감 속에 그저 쓰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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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5>


“으헉···”


정말로 전쟁터였다.

저 녀석들 장유유서 정신도 없나? 선생님을 상대로 거친 몸싸움을 해대다니···

아니지, 이건 오히려 날 젊게 봐준다는 건가? 이런 기특한 녀석들.

으악!!! 내 허리

아니야.

기특하긴 뭐가 기특해 난 젊어!!! 아직 충분히 젊다고!!!!!!

앞으로도 쭈~욱 싸워주겠어!!!! 다 덤벼!!!!

어찌되었든 소보루 빵과 바나나 우유라는 전리품을 무사히 획득한 채 휠체어를 탄 노란 두루마기 소녀를 향해 걸어간다.


“감사합니다.”


“뭘 이 정도야~”


아픈 기색을 최대한 숨겨가며 멀쩡한 듯 당당히 가슴을 내밀며 자신의 전리품을 건낸다.

오물오물 먹기 시작하는 소녀.

그래 성장기엔 많이 먹어야 크지~ 어서어서 크렴~


“그래도 말이야 키 크는데에는 초코나 바나나 같은 우유보단 흰 우유가 더 좋지 않을까?”


그냥 느낀 감상을 이야기 해줬는데 뭔가 찔리나보다 헛기침을 해대는 연이


“무···무슨 키에요!!! 그냥 우유가 먹고 싶었을 뿐이라고요.”


“하지만 작년만 해도 콜라나 사이다 같은 탄산 위주였잖아? 언제부턴가 우유로 바뀌었다고 너··· 아마 그때쯤부터였나? 선이에게 초등학생 선언 들었을 때~”


“그···그 바...바보랑은 상관 없어요.”


뒤로 갈수록 쪼그라드는 목소리를 들었을 때 확실히 그 날의 충격이 심했나보다···

확실히 연이의 작은 키를 보고 초등학생 같다고 까댈만한 녀석은 선이 이전에는 전무했으니··· 연이 입장에서 처음듣는 그 소리엔 충격이라면 충격이였겠지.

근데 연아 그건 좋게 생각하라고, 어려보인다는 거잖아? 동안이라는 거야.

내 나이 돼봐라 그건 최고의 칭찬이라고.


잠시 옛날 생각을 해본다.

연이를 울려버리며 종결났던 그날의 사건, 훗날 마술계에선 악의의 돌 조작사건이라 불리게 된 사건이었다.

인간의 악의를 증폭시켜 범죄를 유발시켰던 마석으로 인해 한동안 이 도시에는 강력범죄가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었다.

나중에 선거를 몇 달 안 남겨두고 지지율에서 크게 밀린 상대 후보 측에서 뒷 공작을 폈던 사실이 협회조사 결과 밝혀졌다. 각종 사고를 터뜨려서 현 시장에 대한 평판을 떨어트리자는 상당히 비열한 전략.


아무리 그렇다 한들 마술의 존재에 대해서 대중에게 알릴 수는 없는 일. 적당히 마술을 뺀 채로 사실을 각색하여 최대한 사실 관계를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언론에 알리고 처벌받아야 할 자들을 처벌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종결지었다.

뭐 그거야 사건 이야기이고 그날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했던 건 연이가 울었다는 것이겠지.

보통 때 같으면 우리 귀여운 연이를 울린 대가는 죽음으로써 갚으라고해도 모자라겠지만···


그날만큼은 연이를 울려준 그 소년에게 감사해 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연이의 감정이 아직 살아있음을 알려줬으니까.

나 이외에는 남들에게 감정을 들어내지 않는 연이가 슬픔을 드러냈다.

아니 그것은 내 앞에서 조차 드러내지 않을 만큼의 큰 슬픔.


그것을 바라보며 희망을 느껴버렸다.


저토록 아픔을 느낄 만큼 감정이 살아있다면···

반드시 행복 또한 느낄 수 있으리라···

그 만큼의 감정은 살아 있으리라는 희망이 말이다.


소녀가 웃음을 잃어버린 것이 아닌

단지 웃을 일이 없을 뿐이었다는 사실로 인해 나는 그날 진심으로 구원받았다.

그러니 감사할 수 밖에


다만 감정을 비치기 시작한 소녀가 지금은 약간의 토라짐을 표현 중이란 사실은

다소 난감하지만 말이다··· 내가 장난이 너무 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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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 6>


정말이지 난감하다.

요즘 들어 나에 대한 아정샘의 장난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 선이 그 바보 때문···

아정샘의 장난이 늘어난 것도 그 돌맹이 사건 이후부터였던 것 같다.


그래도 그 매점의 아이들을 뚫고 빵이랑 우유를 사다주셨는데 너무 매정하게 대해버렸나?

갑자기 할 일이 생각났다며 당황해서 가시는 뒷모습이 왠지 마음에 걸린다.

아무리 그래도 난 키 따위 신경 안 쓴다고요. 아정샘···

그 직후 나도 자리를 뜨고 학교 뒷 편 공터로 와있다.

외진 곳이고 정말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 이곳에 오는 학생은 거의 없다. 전교에서도 사실상 나 혼자만의 공간일지도?


이곳에서 마주쳐서 이야기를 나눠 본 사람이라곤···

역시 그 바보 한명 뿐

그나마도 내가 불러내서 이야기 한 것이니 딱히 마주쳤다고 표현하기도 좀 그렇다.

그러고 보니 그것도 그 돌맹이 사건 때문이네···

여러가지로 골치 아펐던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여기서 만났을 때라···.”


나는 그곳에서 다시 한번 물어봤다.


‘무섭지 않느냐고’


선이는 말했다.


‘대답은 어제 했다고.’


그리하여 내가 가르쳐주겠다고 했다.


‘너는 고양이 앞에 겁을 상실한 쥐라고’

'그저 무서운 것을 인지 못할 뿐이라고’

‘그러다 잡아 먹힐거라고’

‘그러니 그러기 전에 내가 옆에서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겠다고’

‘살기 위해 한동안 나와 함께 다니면서 마술이란 세계 그리고 자신의 무서움을 눈에 세 겨 넣으라고’


그리하여 그 바보를 위해 같이 다니기로 한지 벌써 4개월이 지났으나 여전히 못 배우고 있는 그 바보이다.

머리는 나쁜 편은 아닌데 왜 이런 쪽으로는 학습능력이 떨어지는지 나로썬 도저히 이해불가.

날 무서워하긴 커녕 이제는 오히려 아정샘이랑 세트로 묶여서 날 놀려대고 있으니···

갑자기 이곳에서 녀석이 했던 말도 안 되는 소리가 생각난다.


『최소한 무서워보이려면 날 내려다 보라고, 이렇게 조그만한 키로 올려다 봐서야 무서워 하겠냐? 꼬맹아··· 생긴건 진짜 초딩같네』


“그러니까 어딜 봐서 내가 초등학생이냐고!!!! 선 바보 녀석아!!!!!”


- Chapter 3. 악의의 돌 END -


작가의말

드디어 3번째 챕터도 완료 됬네요

과거 회상은 끝났고 챕터 4에서는 다시 스토리 이어가겠습니다.


읽어주시는 분들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읽어주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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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마의 노인 / Part K 19.11.11 65 2 17쪽
206 마의 노인 / Part J 19.11.10 59 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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