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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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콘파우
작품등록일 :
2018.04.1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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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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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월하우인 / Part E

시간 남을때마다 쓰려고 합니다. 여유가 있으면 자주 자주 올릴수 있을거 같은데 아니면 좀 연재가 지연될수 도 있는 그야말로 자유연제..... 부족하지만 재밋게 봐주셨으면 좋겠네요




DUMMY

Part E / 달빛 아래있던 바보는 더 이상 그 빛에 머무르려하지 않는다. 4


갑자기 나타난 검은 로브를 뒤집어 쓴 사람

선이는 그를 세민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둘러 쓴 로브로 인해 남자인지 여자인지조차 확인할 길 없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미술사라는 점이다.

주변을 맴도는 살기가 우리를 적대하고 있음을 느낀다. 그 것에 반응하여 옆구리에 손을 얹어 보지만 허전할 뿐이다. 내 옆에 차고 다니던 칼집은 내 삶에서 사라진지 오래니까.

소매 자락 속에 넣고 다니는 호신용 단검도 없기에 무기로 쓸 만 한 것이 없나 주변을 둘러보는게 고작이다.


그 순간 눈앞에 글씨들이 아른거린다. 혹시 저 마술사는 벙어리인 걸까? 허공에 마력으로 글씨를 써 넣다니, 왜 이런 쓰잘데기 없는 의사소통 방식을···..

뭐 그런 낭비력 넘치는 모습은 아무래도 좋다. 내용만 올바르다면 말이다. 그러나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진 글은 나로 하여금 주먹을 내지르게 만든다.


『무기 같은 거 필요 없잖아? 막혀있는 힘을 다시금 열어.』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백했다.

나보고 마살사로 돌아가라는 것이다.

선이에게도 차마 끝맺지 못한 말.

마살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상황인식.

그것이 타인에 의해 떠벌려지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그것을 보며 화를 참지 못하고 주먹을 날리는 내 모습을 보아하니, 역시 난 아직 각오가 안 됬나보다.


혼자서 마술 사건에 엮여 일하는 선이를 돕기 위해 할 수 있는걸 해보겠다고 다짐은 하였지만, 막상 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마살사로 돌아가는 것임을 알았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싸우는 선이의 뒷모습을 바라볼 뿐이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선이는 지금 매우 잘 싸우고 있다.

마치 오랜 세월 싸워온 싸움의 베테랑이라도 된 듯 날렵하게 상대의 공격을 피하며 거리를 좁혀간다.


그러다 급격하개 거리를 벌리며 혀를 차는 선이


"어이쿠 공격 패턴이 좀 바뀌셨네요?"


『너에겐 이미 한번 당했으니까.

아무런 대책 없이 네 앞에 다시 섰다고 생각해?』


아무래도 저 둘의 대화내용을 들어보면 싸운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닌 가보다.

그리고 그 싸움의 이유가 나라는 사실 또한 잘 알 수 있었다.


『월하. 뭐하는거야. 네 친구가 슬슬 밀리고 있는 거 안보여?』


아른거리는 글씨가 가리키듯 전투상황은 실제로도 그렇다.

선이의 움직임이 살짝 느려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질지도 모른다.

저런 마술사 쯤 내 마살능력만 멀쩡했더라도 충분히 이기는 건데······ 그러나 도저히 그 시절로 돌아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거기에 선이가 말하는 저런 내용까지 듣게 되면 말이지


"잘 들어. 연아 저 녀석 목적은 너가 마살사로 돌아가는거야. 그러나 절대로 돌아가지마. 녀석이 원하는 대로는 해선 안돼."


상대가 원하는 것은 내가 마살사로 돌아가는 것.

마술사이면서 그 존재에게 가장 위협적인 마살사라는 존재를 어째서 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저 마술사가 원하는 바는 명확했다.

따라서 저 자를 처리하겠다고 마살사로 돌아간들 그것은 승리가 아니다. 저 자가 원하는 데로 해준 샘이니 패배인 것.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바라만 보는 일 뿐인 것인가.


『네 친구가 당한걸 보고도 아직도 고집을 꺾지 않은거냐? 이선.』


친구가 당해?

설마 학교에서 일어났던 박인영 씨의 습격사건도 저 마술사가 일으킨거란 말인가. 나를 마살사로 각성시키기 위해 선이를 압박하고자.

나를 이전으로 돌릴 수 있는 존재는 나 말고도 선이도 있으니까.

······

나 때문에 사람이 다쳤다.

그런데도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뭐야. 마살사에서 벗어나면 아무 문제도 없이 행복할 줄 알았는데, 누구도 다치게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결국 또 누군가를 다치게 하였다.

대체 이 삶은 어떻게 되먹은 생인거야!


“별 수 없거든요. 제가 좀 고집이 쌔서요.”


이번엔 선이의 공격이 정확히 복부에 들어갔다.

거친 숨을 토해내며 나뒹구는 마술사.


『쳇. 저번보다는 실력이 줄은 것 같은데, 그래도 아직인가?』


실력이 줄어?

이미 한번 싸워봤던 상대란 말인가?


“아무래도 제 상황에 대해서는 아시나보네요. 그러면 길게 끌어줄 이유는 더 더욱 없죠.”


다시금 달려드는 선이. 그러나 마술사는 더 빠르게 거리를 벌리며 퇴각한다.


『그 힘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포기 하는게 좋아. 그렇지 않으면 계속 주변이 피해를 볼테니까.』


무거웠던 머리가 가벼워진다.

강하게 짓누르던 감각.

선이는 그것을 사람을 물리는 마술진의 영향이라 했는데, 아무래도 그 영향이 사라져가는 듯 싶다.

즉 진정한 퇴각이 이루어진 셈.


“에휴······ 이번에도 실패인가?”


역시 이번에 처음 맞닥뜨린 상대는 아닌가보다.


“대체 뭐가 어찌된거야?”


“말했잖아. 그 마술사 너가 마살사로 돌아가는 것을 바라고 있어. 그래서 나를 압박해 오는거고.”


할 말이 없다.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건만, 나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선이를 지켜보는 것 말고는


“거기다 내 힘은 기간한정이거든.

이전에 받았던 브리엘과 라다리스 씨의 전투 감각에 대한 마력이 체내에 남아있어서 아직은 싸울만 한데 얼마 안 가서 사라질거래.

아정샘이 한 말이니 맞을거야.

그러니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하는데.”


“그렇다면 나도 뭔가를 돕고 싶어.

비록 싸울 힘은 없지만 분명 도울만한 일이 있······”


그러나 선이는 내 말을 막아선다.

이미 아정샘의 지원 요청도 반쯤은 거절한 상태라면서 말이다. 스스로 해결하고 싶단다.

대체 어째서.


“확실히 말해둘게. 이 일은 나 혼자 끝낸다.

다른 사람.

특히 너의 도움은 받을 생각이 없어.”


“내가 힘이 없어서야?”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는 선이.

힘이 있던 없던 내가 월하연임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저 월하연이라는 나란 존재의 도움이 받기 싫다고, 나에 대한 태도는 이전과 지금이나 달라진 건 없다고 말이다.

거짓말이다.

예전엔 나에게 도움도 많이 청했었다.

나 또한 힘을 많이 빌려주었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일을 해쳐나갔다.

마술사들과 싸워왔다.

그런데 내가 힘이 없어져서 함께 못한다고 생각하니 혼자 하겠다고 고집을 피우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따지면 자기는 뭐 잘난 줄 아나?

내가 한창 힘이 있어서 날 뛸 때는 지가 힘이 없었으면서.

그러나 마술사에 대적할 힘이 없었음에도 선이는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따라서 나 또한 마술사와 싸우는 일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온 몸을 짓누르고 있는 이 무력감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으니까.


“할 수 있는 일? 어 있긴 해.”


“뭔데?”


“내 주변에서 사라져주는 일.”


선이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사라져달라니. 내 존재 자체가 방해된다 그 소리야?

아무리 힘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너무하잖아.


“에휴······ 말했잖아? 힘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금의 너라면 마살사라 한들 내가 거부할거야.”


선이는 말한다.

힘이 있고 말고는 부차적인 문제라고, 그저 내가 달라졌으며 그에 따라 자신도 다른 대우를 할 뿐이라고 한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내가 달라진 건 마살사이냐 아니냐잖아. 그거 말고 뭐가 달라졌다는 건데.”


“너 지금은 행복해보이거든.”


“뭐?”


“내가 아정샘에게 너를 지켜봐달라는 부탁을 받은 날, 너가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다면 절대로 그 부탁 들어주지 않았어.

뭐, 지금과 같다면 그런 부탁이 날아올 일도 없었겠지만.

내가 네 곁에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네가 행복해 보이지 않아서야.”


지금의 내가 행복하다는 것은 딱히 부정하지 않는다.

실제로도 마살사의 삶이 끝남과 동시에 많은 문제들이 해결되었으니까

언니와도 만날 수 있게 되었고······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것이 내가 선이를 돕지 못하는 일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것인가?


“내가 행복하고 안 하고가 너에게 중요해?”


“어, 중요해.”


저 녀석은 바보다.

지금이 내 행복 걱정해줄 때인가?

당장 지가 위험한 상황인데 말이다.


“지금 위험한 건 너야. 마술사에게 습격 당했잖아.

니 몸을 챙길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널 돕는 사람이 행복한지 안 한지가 무슨 상관이야.

혹시라도 내 걱정해주느라 그런거라면 쓸데없는 참견이야.

널 돕더라도 내 행복은 깨지지 않을테니, 걱정말라고”


“미안. 네 행복 걱정하는 건 아니여서. 진심으로 내 자신을 걱정해서 이러는 거지.”


진짜로 이해 못하겠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행복해하는 널 바라보면 내 자신이 무너져 내릴 것 같거든.”


“날 보면······ 무너져 내려?”


“어. 행복해 하는 널 보면 내가 힘들어서.

널 보는 것만으로도 내가 힘들단 소리야.

그러니까 제발 그만 보자.”


무슨 말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할 말을 한 채 선이는 떠난다.

다만 한가지 확실히 안 것은 있다.

지금의 선이는 날 보는 것조차 싫어하고 있다는 사실.


대체 왜?

내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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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 월하우인 / Part H 19.12.04 60 2 15쪽
229 월하우인 / Part G 19.12.03 52 2 14쪽
228 월하우인 / Part F 19.12.02 58 2 12쪽
» 월하우인 / Part E 19.12.01 84 2 9쪽
226 월하우인 / Part D 19.11.30 63 2 12쪽
225 월하우인 / Part C 19.11.29 92 2 20쪽
224 월하우인 / Part B 19.11.28 69 2 14쪽
223 월하우인 / Part A [Chapter. 17 (시작)] 19.11.27 57 2 12쪽
222 우인월하 / Part L [Chapter. 16 (완)] 19.11.26 56 2 18쪽
221 우인월하 / Part K 19.11.25 60 2 16쪽
220 우인월하 / Part J 19.11.24 98 2 15쪽
219 우인월하 / Part I 19.11.23 78 2 14쪽
218 우인월하 / Part H 19.11.22 60 2 18쪽
217 우인월하 / Part G 19.11.21 70 2 20쪽
216 우인월하 / Part F 19.11.20 60 2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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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우인월하 / Part D 19.11.18 54 2 17쪽
213 우인월하 / Part C 19.11.17 60 2 14쪽
212 우인월하 / Part B 19.11.16 67 2 13쪽
211 우인월하 / Part A [Chapter. 16 (시작)] 19.11.15 57 2 11쪽
210 마의 노인 / Part N [Chapter. 15 (완)] 19.11.14 70 2 10쪽
209 마의 노인 / Part M 19.11.13 63 2 21쪽
208 마의 노인 / Part L 19.11.12 104 2 16쪽
207 마의 노인 / Part K 19.11.11 65 2 17쪽
206 마의 노인 / Part J 19.11.10 59 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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