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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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드
작품등록일 :
2018.04.16 14:07
최근연재일 :
2018.08.03 20:00
연재수 :
37 회
조회수 :
6,476
추천수 :
53
글자수 :
177,893

작성
18.04.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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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6
추천
7
글자
4쪽

Constellatio

.




DUMMY

눈을 뜨면, 아무것도 없다.


보이는 건 오로지 칠흙같은 어둠뿐. 이때, 조금더 자세히 주위를 둘러보면 보이게 되는 것이 딱 하나 있다. 한 어린아이가 땅에 쭈그려 앉아 하늘이 두려운 듯 고개를 땅에 처박고 있는 모습. 내 어릴 적 나의 모습이자, 참 오랜만에 꾸는 악몽이다.


악몽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항상 똑같다. 하늘이 무서운 나의 머리위에는 항상 여섯쌍의 눈동자가 나를 쳐다보고 있다. 언제라도 눈이 마주치길 기다리는 것처럼. 나는 그 포식자의 눈이 너무 두려워, 질끈 눈을 감은 채 바닥만을 쳐다본다.


오랜시간 눈이 마주치지 않은 눈동자들은 방법을 바꾼 듯, 스르륵 녹아내려 그 형상을 바꾼 채 나의 주위를 둘러싼다.


한쌍의 눈동자가 변한다. 눈알이 어둠에 파먹 힌 듯 비어있는 한 남자의 얼굴로. 그 남자는 비어있는 동공에서 검은 피를 흘린 채 저주의 말을 토해낸다.


- 너는 신에게 저주받은 아이다!


한쌍의 눈동자가 변한다. 혀가 뽑힌채 검은 피를 울컥울컥 토해내는 한 여성의 얼굴로. 입에서 부글거리는 피가 끓어오르며 한탄을 내뱉는다.


- 너만... 너만 없었으면...


나머지 눈동자들도 곧 사람의 형상으로 변한다. 누구는 턱이 뜯긴 채 앞니와 조각난 턱으로 달그락 소리를 내며 증오를 태우고, 누구는 귀와 얼굴의 반쪽이 녹아내린 채 비명의 소리를 지른다. 누구는 두상의 절반이 날아간 채 얼굴이 검은 피로 덮혀있고, 누구는 얼굴 전체에 화상을 입은 듯 피부에 검은 기포가 부글거린다.


그렇게 일그러진 세쌍의 남녀 얼굴은, 나에게 끊임없는 원망과 저주를 퍼붓는다. 정말 끝없이 질긴 악몽이다.


눈을 뜨면, 질척거리에 땀에 달라붙어오는 옷의 끔찍한 느낌과 함께 익숙한 천장이 보인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오늘을 보내야 하는 불안감 때문일까, 상당히 오랜만에 불쾌한 악몽을 꾼 듯 하다. 그립고도 지독한 악몽...


상당히 오랜만에 꾼 악몽 때문일까, 무언가 어색하고도 낯선 느낌이 든다.


악몽이-,


-악몽이 원래 이렇게 끝났었나?


아주 중요한... 중요한 무언가가 빠진 느낌이다.


덜컥-


방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머릿속에서 번뜩이는 듯 한 감각을 느끼며 깨닫는다.


... 악몽의 ‘마지막 부분’ 이 없다.


‘악몽이 전해주는 이야기는 항상 똑같다’. 끝없이 이어질 것 만 같은 원망과 저주가 지난 뒤, 한 소녀가 나와서-


“ 너는... 신이 왜 사라졌는지 아니? ”


-물어본다.


방문 뒤엔 한명의 소녀가 서있다. 하얀 후드를 머리 끝까지 뒤집어 쓴 채 얼굴을 가린. 위부터 아래까지 모두 백색인 그 소녀는 목 둘레에만 검은색 헤드폰을 쓰고 있다.


그 소녀는 항상 악몽의 마지막에 나와 앳된 목소리로 뜻 모를 질문을 내게 건넨다. 이유는 모른다. 이번에도 이전에도 언제 어디서도 이런 형상의 소녀는 본적이 없다. 어디서 나타난 건지, 질문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그저 항상의 악몽의 끝에서 나타나 똑같은 질문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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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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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홀로 꽃피우는 유산 18.07.06 147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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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Hanging Gardens-1 +1 18.06.30 157 2 11쪽
19 Hanging Gardens 18.06.28 142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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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Deus ex machina-1 18.06.24 137 1 12쪽
16 Deus ex machina 18.06.22 137 1 12쪽
15 영혼이 흐르는 밤-1 18.06.21 142 2 12쪽
14 영혼이 흐르는 밤 18.06.20 133 1 12쪽
13 쇄진-2 18.06.19 149 3 11쪽
12 쇄진-1 18.06.18 124 2 12쪽
11 쇄진 18.06.17 124 2 12쪽
10 도서관-1 18.06.16 142 4 12쪽
9 도서관 18.06.15 161 3 11쪽
8 Monstrum-3 +1 18.04.25 241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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