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강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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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음(柳陰)
작품등록일 :
2018.04.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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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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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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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폭탄테러

DUMMY

파이팅클럽은 충무로역과 남산 사이에 위치했다. 절반 정도는 땅을 파고 만들어진 건물은 겉으로 보면 거북이 등껍질처럼 보였다.

원래 이곳은 피난쉘터 중 하나로 만들어졌다.

서울방위선이 뚫릴 때를 대비해 만들었는데, 다른 피난쉘터와는 다르게 이곳은 민간인이 정부의 허가를 받아서 만든 개인쉘터다.

소유자는 ‘개성상인’이라는 별명의 헌터, 한국의 헌터관련 상품들을 제작 판매하는 회사 중 가장 큰 곳을 운영하고 있다.

개성상인이라는 별명은 경호도 자주 보았다. 헌터사이트의 사이버쇼핑센터 링크 중 가장 처음이 바로 그다. 별명이 곧 회사이름인 것이다.

“개성상인이 파이팅 클럽도 운영하고 있는 거군요.”

“그렇지. 그래서 파이트머니로 장비를 구입하면 할인도 해준다.”

“경기로 수익내고, 물건도 파는 거네요.”

주봉의 설명을 들어보니 개성상인의 장사수완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이런 불법시설을 대놓고 운영하는 걸 보면 정치적인 역량도 있는 것 같다.

주봉과 경호는 티켓을 끊고 안으로 들어갔다.

형형색색의 네온전광판이 사방에 설치되어 있는데, 경호에게는 놀랄 만큼 화려하게 느껴졌다.

경기장 가운데에 반경 30미터 정도의 커다란 링이 보였고, 사방으로 관객석이 있었다. 사람들이 연이어서 들어오고 있는데, 객석이 거의 꽉 찼다.

팝콘과 음료수를 먹으며 기다리니 곧 천정에서 중앙링 쪽으로 조명이 집중되었고, 사회자가 마이크를 잡고 짧은 인사와 선수소개를 했다.

차례로 나와서 관객들을 향해 파이팅 퍼포먼스를 취하는 선수들, 그들은 하나같이 가면을 쓰고 있었다.

“근데 삼촌, 이렇게 공개적으로 시합을 하는데 어떻게 너튜브에 영상 하나 안 올라올 수가 있어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정도면 그냥 핸드폰으로 찍어서 올린 영상만 해도 몇천 개는 검색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후훗, 궁금하면 직접 촬영을 해 보렴.”

“그럴게요.”

촬영해도 되는 거였군. 경호는 핸드폰을 링쪽으로 내밀고 촬영을 눌렀다.

그런데 화면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그냥 환하게 빛날 뿐이다.

눈으로는 보이는데, 카메라로는 나오지 않는다.

“어떻게 된 거죠?”

“저 조명에 특수한 장치가 되어 있단다. 마법아이템을 이용한 조명인데, 조명이 비치는 곳에는 촬영도 탐지도 안 되거든.”

“와, 그거 대단하네요.”

어떤 장치지?

경호는 천정에 달린 조명을 보았다. 색조명을 빼고 가장 큰 메인 조명은 모두 4개, 삼촌의 말대로라면 그것들 모두 마법아이템이다.

시합이 시작되었다.

한쪽은 할버드를 들었고, 다른 한쪽은 도끼 두 개를 들었는데, 둘 다 체격이 좋았다.

쌍도끼를 든 자는 거리를 두고 도끼를 던졌고, 도끼는 파지직 하고 뇌전을 뿜으며 날아갔다.

상대하는 할버드 사용자는 반사적으로 스파크가 튀는 도끼를 쳐냈는데, 도끼는 튕겨도 뇌전의 기운은 그대로 할버드를 타고 사람에게 전달되었다.

바지직 하고 뇌전에 휩싸이는 할버드 사용자,

튕겨나간 도끼는 다시 투척자의 손에 되돌아갔다.

쌍도끼 사용자는 연속해서 번갈아가며 도끼를 던졌고, 착실하게 상대에게 대미지를 주었다.

반면 할버드 사용자는 고통을 참아가며 상대에게 달려들며 할버드를 크게 휘둘렀다.

돌격할 때 주변 공간이 일그러지며 마치 몸 전체가 대포알처럼 펑 하고 튀어나갔다.

쌍도끼 사용자는 이크 하고 급히 땅에 몸을 굴려 가까스로 할버드를 피했다. 그러면서도 도끼를 던져 상대를 견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돌진이구나. 시합에서는 꽤 유용한 특성이다. 급격히 간격을 좁히면서 중병기로 큰 한 방을 노리기 때문에 한 방만 맞아도 방어구가 파괴될 수 있단다.”

“쌍도끼쪽은 뇌전부여특성에 투척회수능력인가요?”

“그런 것 같다. 무기에 속성을 부여하는 건 꽤 좋은 특성이지.”

주봉은 둘 다 상당한 실력자라고 칭찬을 했다.

그러나 경호가 보기에는 둘의 실전능력이 그렇게 대단해보이지 않았다.

돌진은 꽤 잘 알려진 특성이다.

몸 전체에 급격한 추진력을 얻고, 추진 상태에서는 대미지가 5배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C급 특성 중에서는 강력한 한방을 자랑한다.

강력한 중병기로 기본대미지를 확보하면 대형몬스터를 상대할 때 충분히 제몫을 한다.

또한 장거리 공격을 하는 상대로 거리를 좁히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장거리에 대한 상성이 좋다.

그러나 경호가 보기에 근접전 대인전에는 그다지 효용이 없는 특성이었다.

돌진해오는 상대의 공격을 누가 가만히 서서 맞고 있을까?

일직선으로 돌격을 하니 움직임을 예측하기 쉽고, 돌격이 끝날 때에 빈틈이 많이 발생한다.

살짝 피하고 돌진이 멈춘 순간에 공격하면 된다.

쌍도끼의 뇌전부여나 투척 역시 마찬가지.

피하면 끝이다.

난전시에 기습용으로는 쓸만할 지 모르겠는데, 그것도 저렇게 화려하게 뇌전을 뿜으면 날아오는 순간 눈치를 챌 거다.

한 마디로 저 두 사람은 몬스터, 그것도 둔한 몬스터 상대를 위한 특성을 보유한 거다.

둘의 공방은 화려하지만 단순했고, 그것이 몇 번 반복되니 경호로써는 별로 재미가 없었다.

하지만 시합을 하는 당사자들은 진지하게 승부를 가렸다.


드디어 할버드의 돌진공격이 쌍도끼에게 먹혔고, 쌍도끼의 보호구가 견디지 못하고 파괴되었다.

‘쯧, 저걸 못 피하네.’

경호는 속으로 혀를 찾지만 사람들은 승부가 나자 환호성을 질렀다.

화려한 맛은 있지만 별로 재미는 없다. 경호는 기대에 못 미치는 헌터들의 대전에 실망했다.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경호는 화장실에서 느긋하게 볼일을 봤다. 시합 중이라 화장실에는 사람이 없었다.

경기장 쪽에서 와아 하는 환성이 들려왔다.

선수들이 뭔가 필살기를 썼나보다.

이번 시합은 재미가 있었으면 좋겠다.

대인형 근접전투 특성자들이 나오면 그래도 볼만할 텐데···.

경호는 변기에 앉아서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때, 묘한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가 들어와서 옆 자리에 들어갔고, 툭 하고 뭔가 무거운 걸 내려놓았다. 아래쪽의 빈틈으로 가방이 보였다.

그런데 그걸 내려놓은 사람은 그대로 밖으로 나갔다.

이건?

기분이 묘했다.

경호는 얼른 고개를 숙여 문 아래쪽 틈으로 바깥에 있는 사람을 확인했다.

상대의 무릎 아래쪽, 그러니까 청바지와 검은색 슈즈, 발목이 드러나는 짧은 양말이 보였다.

경호는 급히 마무리를 하고 일어나려 했다.

콰앙

가방이 폭발했다.

“크윽, 이런 젠장!”

화장실이 불길에 휩싸였고, 안에서 경호가 투덜대며 걸어 나왔다.

머리와 어깨에 온통 재와 먼지를 뒤집어썼지만 보호결계 덕분에 경호자신은 멀쩡했다. 옷도 타거나 찢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기분이 거지같았다.

볼일을 보다가 폭탄을 맞았고, 바지춤을 올리다가 화염을 뒤집어썼다.

불바다 속에서 이를 갈며 바지춤을 올리고 허리띠를 찬 후에야 걸어 나온 것이다.

콰콰콰콰쾅

경기장 곳곳이 연속해서 폭발을 일으켰다.

“이런!”

폭탄 테러다. 그런데 왜 이런 데서 갑자기 폭탄테러를?

경호는 주변을 살폈다.

경기장 쪽에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몰려나오고 있었다.

삼촌은?

경호는 사람들을 헤치고 안쪽으로 들어가 삼촌과 자신이 있던 자리 쪽을 보았다.

“경호야! 경호야!”

“삼촌, 저 여기 있어요.”

경호는 주봉이 애타게 부르는 소리에 손을 흔들며 외쳤다.

주봉은 경호를 확인하자 허둥지둥 이쪽으로 와서 경호를 끌어안았다.

“다행이다. 무사했구나.”

“예, 그런데 어떻게 된 거예요?”

“폭탄이 마구 터져서 난리도 아니다. 빨리 경기장 밖으로 나가자.”

“예.”

경호는 주봉과 함께 밖으로 나가려 했다.

속으로는 볼일 보다가 폭탄을 맞은 게 너무 화가 나서 어떻게든 범인을 찾아 바지를 벗기고 폭탄을 터뜨려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주봉의 안전이 우선이다.

그런데 막 몸을 돌려 경기장 외곽 쪽으로 나가려고하는데 우연히 시선이 천정 쪽으로 향했다.

조명,

조명이 달린 대 위에 사람이 올라가 있었다. 얼굴에 흉악한 마인의 가면을 썼다.

다른 조명에도 각각 수상한 사람이 붙어있었다. 그들은 동시에 조명에 대고 무엇인가를 하려 하고 있었다.

저놈들이 테러를 일으킨 거군!

경호는 즉시 고스트핸드를 발동시켰다.

두 개의 투명한 손이 슈욱 하고 날아갔다.

마인의 가면을 쓴 남자는 품속에서 짧은 금속 막대기를 꺼내 조명에 대고 외쳤다.

“디스펠!”

파지직

연이어 남자의 손끝이 커다란 갈퀴로 변했다.

“파괴!”

콰드드득

조명기가 갈라지고, 갈퀴손이 안쪽에서 무엇인가를 꺼냈다.

“크크크, 이걸 가져가면 되는 거겠지?”

그때, 경호의 고스트핸드가 남자의 뒤통수를 때렸다. 그리고 다른 한 손은 남자의 허리띠를 잡아 풀었다.


“어억!”

찌지직

마인가면의 남자는 좁은 조명대 위에 올라타 있다가 갑자기 뒤통수에 큰 충격을 받자 중심을 잡지 못하고 떨어졌다. 그런데 동시에 허리띠가 풀어지며 바지가 벗겨지기 시작하더니 좌악 찢어졌다.

바지 한쪽이 저절로 조명대에 둘둘 묶이고, 그는 허공에 거꾸로 매달린 형태가 되었다.

“으윽, 이게 어떻게 된?”


다시 턱에 충격을 받은 남자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동시에 남자가 쓴 가면이 벗겨졌다.

남자가 정신을 잃으니 갈퀴손으로 쥐고 있던 물건이 툭 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경호는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고스트핸드로 잡아 사람들의 발 사이를 통해 자신이 있는 좌석 아래쪽까지 이동시켰다.

‘다음 놈.’

놈들의 목적과 정체는 모른다.

하지만 폭탄테러를 일으키는 흉악한 놈들이다. 보통사람이었으면 꼼짝없이 죽었을 폭발, 경호라서 죽지는 않았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뭐가 뭔지는 몰라도, 네놈들은 오늘 잣 되는 거다!

경호는 다른 세 명도 똑같이 허공에 매달고 가면을 벗겼다. 이미 조명이 꺼져서 촬영이 됐다. 경호는 그들의 얼굴을 핸드폰으로 찍었다.

그런데 뒤에 잡은 세 놈은 그사이 조명에서 꺼낸 물건을 자신의 인벤토리에 넣었기에 물건을 떨어뜨리지는 않았다.

경기장 대기실 쪽에서 사회자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이 나와 그들을 발견하고 소리를 질렀다.

경호는 잠시 고민하다가 처음 확보한 물건을 자신의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는 주봉과 함께 경기장 밖으로 피하기 시작했다.

밖으로 나오면서 경호는 주변을 계속 살폈다.

‘찾았다!’

검은 가죽 잠바, 청바지, 손가락이 드러나는 검은 장갑과 신발, 발목이 드러나는 짧은 양말.

저놈이다! 폭탄 놓고 간 놈!

조명 위에 올라간 놈들도 저자와 한패일 것이다.

경호는 슬적 주봉과 떨어졌다.

“어? 경호야? 어딨니?”

주봉은 뒤에 따라오던 경호가 어느 새 보이지 않자 당황해서 외쳤다.

삐릭

-삼촌, 사람들한테 밀려서 삼촌 잃어버렸어요. 저 역으로 가서 지하철 타고 돌아갈게요.

핸드폰에 찍힌 문자를 보고 주봉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

-헌터 범죄조직 ‘40인의 마인들’, 충무로 쉘터를 폭탄테러!

-마인이 노린 것은?

-네 개의 마법아이템, 개성상인의 비보.

인터넷 뉴스가 일제히 들썩였다.

몬스터가 아닌 헌터에 의한 테러!

그것도 마법아이템을 노린 추악한 탐욕에 의한 테러였기에 사람들의 충격은 컸다.

헌터가 테러행위를 하다니!

헌터는 정부가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했는데······.

사람들의 불안이 급격히 커졌다.

원래 일반인들은 알게 모르게 헌터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하급인 C급만 해도 보통사람보다 몇 배나 강하다.

그런 자들이 범죄를 저지른다면 보통 사람들로는 감당이 안 된다.

정부에서는 즉시 헌터협회와 공동으로 발표를 했다.

-정부와 헌터협회는 헌터의 명예를 걸고 40인의 마인들의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흉악한 범죄가 벌어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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