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강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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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음(柳陰)
작품등록일 :
2018.04.2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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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1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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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2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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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헌터진학학원

DUMMY

주봉은 다음 날 정오쯤 돌아왔다.

“으이그, 아직까지 자고 있냐? 일어나라. 삼촌이 닭 사왔다.”

주봉은 새벽에 돌아와 계속 자고 있었던 경호를 깨웠고, 둘은 아점으로 닭강정을 먹었다.

“너, 내일은 삼촌과 같이 학교 가자.”

“근데 삼촌, 어떻게 하실 거예요?”

3일 전, 주봉은 경호가 파이팅 클럽에 나가지 못하게 막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냥 애들이나 선생님한테 항의하는 걸로는 경호가 왕따를 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오늘까지 경호를 기다리게 했다.

삼촌은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려고 3일이나 나를 학교도 가지 말고 기다리라고 했을까?

궁금했다.

“어, 이 삼촌이 말이다. 헌터진학학원을 차렸거든.”

“헌터진학학원요?”

헌터진학학원은 헌터사관고에 입학하려는 학생들을 교육하는 학원이다.

“그래, 그리고 네 문제도 있고 해서 사관고에서 파티전술론 강의도 하기로 했다.”

“우리 학교에서 강의를 한다고요?”

“후훗, 이 삼촌이 이 바닥 16년 경력 아니냐. 파티전술에 대해서는 베테랑이라 할 수 있거든. 정식 교관이나 선생은 못 되도 임시강사 정도는 할 수 있지.”

‘삼촌이 3일간 계속 누구를 만난 이유가 강사자리 따려고 한 거였구나.’

주봉은 경호와 헌터일을 그만두기로 약속하고는 앞으로의 생활과 직업에 대해 고민을 했었다. 경호가 사관고를 들어가기 위해 공부를 할 동안 주봉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런저런 상담을 받았고, 몇몇 지인들의 조언으로 헌터진학학원을 차리기로 했다.

하지만 학원을 차린다고 해도 학생들 모집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실적도 없고, 규모도 작은 학원에 과연 학생들이 얼마나 오는가가 문제다.

그래서 주봉은 다시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헌터사관고에 임시강사로 취업을 하기로 했다.

헌터사관고 강의 경력을 내걸고 학원을 운영하면 학생을 모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봉은 헌터협회 초기멤버고, 나름 인간관계가 좋았다.

헌터사관고의 교장과 교감도 한 다리 건너 인사를 할 수 있었다.

임시강사는 교장 권한으로 얼마든지 채용을 할 수 있기에 바로 내년 초부터 강의를 하기로 내정되었다.

그런데 경호의 문제가 터지자 주봉은 내년이 아닌 당장 강의를 하기로 결심하고 교장을 만나 사정을 이야기했다.

큰 문제는 없었다.

교장도 학교에서 왕따문제가 발생하는 것과, 공공연한 문제지만 불법적인 파이팅 클럽의 일이 불거져나오는 것도 원치 않았다.

그와 관련된 서류처리가 오늘로 끝나고, 주봉은 내일부터 정식 교관이 있는 파티전술론 수업에 특강형식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내일 너네 수업에 내가 들어간다. 이 삼촌이 16년 경력의 노하우를 팍팍 전수해주마.”

“예.”

경호는 짧게 대답을 하고 닭조각 하나를 입에 넣었다.

‘그런 거면 미리 말씀 좀 하시지. 애들 안 패도 될 뻔 했네.’

주봉 말대로 삼촌이 선생이면 애들이 경호를 건드릴 리가 없다. 괜히 일을 벌일 필요 없이 가만히만 있어도 되는 거였다.

‘대충 마무리 해야겠군.’

어차피 오늘로 끝을 내야 한다.

이제는 웅산과 진도를 어느 정도 힘으로 패야 하는지 확실히 감을 잡았다.

원래 오늘은 거기에 조금 더 힘을 써서, 반쯤 죽을 정도로 패려 했다.

죽지만 않으면 골병들어서 몸이 망가져도 괜찮다는 느낌으로.

그 정도로 압박을 가하면 죽기 싫어서라도 능력을 쓸 것이다.

그래서 아예 액션캠도 들고 가서 처음부터 촬영을 하려 했는데 주봉이 선생으로 온다는 말을 들으니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점심을 먹고 방으로 들어온 경호는 웅산에게 전화를 했다.


-밥 먹었냐?

-뭐냐?

-학교 끝나고 좀 보자. 애들 데리고 나오지 말고, 진도랑만 나와.

-···좋다. 끝나고 학교 앞에 솔텍이라는 카페에서 보자.


경호는 시간에 맞춰서 솔텍으로 나갔다.

학생들 상대로 한 피씨방 겸 카페라 한쪽에는 애들이 모여서 게임을 하고 있었고, 웅산과 진도는 테이블이 있는 쪽에 앉아있었다.

경호는 콜라를 한 잔 뽑아 가지고 웅산 앞에 앉았다.

“어제 진도한테 대충 사정은 들었다. 어떻게 할 거냐?”

“뭘 어떻게 해?”

“끝장 보던가, 아니면 내 밑으로 들어오던가, 결정해라.”

“뭐? 이 새끼가!”

웅산은 경호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제대로 하면 쨉도 안 되는 놈이 헛소리를 하니 기가 막혔다.

옆에서 진도가 끼어들었다.

“경호야, 그건 말이 안 돼.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30렙이 10렙한테 숙이냐?”

“레벨? 그건 헌터 자격증 따고 나서 얘기해라. 그리고 너희들, 솔직히 레벨 값 못하는 거 모르지?”

“뭐?”

“제대로 몸 단련도 안 하고 있다가 갑자기 각성해서 힘 세지고, 몸 빨라지고, 초능력 같은 특성, 능력 얻으니 좋지? 완전 금수저 느낌이겠네? 선택받은 인생이라는 느낌일 거고. 근데 말이야.”

경호는 일단 말을 끊고 콜라를 한 모금 마시고는, 다시 웅산을 보며 말했다.

“요즘 제대로 된 20레벨, 30레벨 각성자는 일반인일 때부터 헌터사관고에 들어와 몇 년 동안 치밀한 훈련으로 각종 격투기와 전투기술을 습득하지. 그런 애들은 각성을 한 뒤에도 움직임이 달라. 그런데 너희들은? 10레벨인 나한테도 터지는 수준이니 나중에 헌터가 되도 같은 레벨대에서는 최저수준의 전투력밖에 발휘 못할걸?”

“너······.”

“너희들이 10레벨하고 파티 짤 거 아니잖아? 같은 레벨하고 파티를 짜야 하는데, 누가 미쳤다고 전투력 떨어지는 너희들하고 파티를 짜겠냐? 혼자 흑탑 들어갈 거냐?”

“전투술 같은 건 지금도 배우고 있다. 체술도.....”

“말로 배우는 전투술, 체술이 무슨 소용이 있다고? 차라리 만화를 보고 배운다고 하지? 무술계통은 기본적으로 실전이든 대련이든 상대와 붙어서 싸워가면서 익혀야 몸에 붙지. 천재가 아니면 말이야.”

“······.”


웅산은 경호의 말에 대답을 못 했다.

사실 그도 불법각성자 출신 헌터가 업계에서 잘 적응을 못 한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기는 했다.

초기에는 몰라도, 지금은 헌터들이 기본적으로 사관고를 나와야 한다.

그들은 각성 전부터 프로격투가나 특공대 수준의 전투력을 쌓은 상태로 백탑에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요즘 헌터들은 초기 헌터보다 훨씬 강하다.

전술적인 노하우도 쌓여서 점점 더 빠르게 레벨을 높이고 있다.

훈련 자체도 문제다.

헌터가 된 이후에도 각 길드에서는 자체적으로 레벨에 맞는 훈련을 해서 길드원들을 끊임없이 강하게 만든다. 그것은 헌터가 되기 전에 받은 것보다 오히려 훨씬 가혹한 훈련이다.

그래도 사관고를 나온 헌터들은 이미 엄격한 훈련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견뎌내면서 스스로를 발전시킨다.

그러나 전혀 훈련을 안 하다가 불법으로 각성한 웅산과 진도 같은 경우, 그런 훈련을 따라갈 리가 없다.

학교에서도 제대로 훈련을 안 시켜준다.

학교의 커리큘럼은 이미 각성한 그들이 아닌, 각성을 준비하는 일반인들에게 맞춰져 있다.

결국 특별반은 불법각성자가 미성년자를 벗어나 성년자가 될 때까지 가두어두고 감시하는 역할이 강하다.

수업 내용도 준법정신을 비롯한 도덕성 함양에 비중을 둔다.

학생들의 강화와는 거의 무관한 것이다.

선생들도 그냥 되는대로 다른 반과 똑같은 내용의 수업만 진행하지, 헌터 시험을 보지도 않는 이들에게 어떠한 의무나 책임도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웅산은 나름대로 훈련을 하려 했다.

그러나 일반인일 때에 하던 훈련은 각성을 한 이후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30레벨에게 걸맞는 훈련은 길드에 들어가야 할 수 있는데, 자연각성자와 달리 불법각성자에게는 잘 가르쳐주지 않는다.

체술만 해도 30레벨은 같은 30레벨이 상대를 해줘야 연습이 된다. 그런데 웅산에게는 같이 연습할 상대가 없다.

그래서 웅산은 정찬호에게 붙었다.

정찬호의 피닉스 길드에 들어가서 제대로 훈련을 받고 싶었다.

그 결과 몇 번은 피닉스 길드에서 비공식적으로 훈련도 받았다. 그런데 이게 정상적인 훈련이 아니다.

이미 어렸을 때부터 범죄조직에 발을 담갔던 웅산이기에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피닉스 길드에서 웅산에게 하는 교육은 주로 지저분한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법들이다.

옛날 조직에서 웅산에게 시키려 했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요즘은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피닉스 길드의 훈련에 참가를 하지 않고 있었다.

이건 진도도 아직 모르는 부분이다.

웅산은 결정해야 했다.

피닉스 길드에 들어가서 뒷일처리전담반으로 살아갈지.

아니면 그곳을 포기하고 어떻게든 정상적인 헌터로써의 삶을 살아갈지.

그러나 아직까지는 정상적인 헌터로써의 길이 보이지 않았다.

30레벨 각성자가 되었을 때에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는데, 알고 보니 크게 바뀐 게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경호는 웅산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자신의 말을 듣고 뭔가 마음에 와 닿는 게 있었던 모양이다.

이쯤에서 결론을 말해야겠지.

“선생들도 너희들에게 진지하게 뭘 가르치려 하지 않더라고. 가르쳐봤자 의미 없다고 생각하나 봐. 그러니까 현시점에서!”

경호는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르쳤다.

“너희들을 훈련시킬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

30레벨과 맞상대를 할 수 있는 10레벨,

체술 선생이 감탄할 정도의 실력. 충분히 사범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내 밑에 붙어. 그럼 내가 너희들을 훈련시켜 준다.”

“으음. 훈련을······.”

이제야 경호의 의도를 안 웅산과 진도는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정 내 밑에 들어오기 뭐하면, 우리 삼촌이 운영하는 헌터진학학원에 등록해. 내가 삼촌한테 말해서 따로 반 만들라고 할 테니까.”

“헌터진학학원? 너네 삼촌이 한다고?”

진도가 눈이 휘둥그레해져서 물었다.

“응, 우리 삼촌이 20레벨 헌터야. 참, 이번에 학교로 강의도 하러 온다.”

“야! 넌 삼촌이 헌턴데 왜 정식으로 진학 안하고 불법각성을 한 거야? 그러고 보니 체술도 제대로 훈련받은···.”

“집안의 사정이랄까. 그런 게 있어. 아무튼, 너희들 들어온다면 반 만들고, 내가 사범해서 삼촌 거들 거다. 어떻게 할래?”

웅산은 마음이 결정을 하려는 듯 눈을 잠시 감았다. 그리고는 다시 떠서 경호를 노려보았다.

“아무리 그래도 네 밑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하지만 제대로 된 훈련을 받을 수 있다면 거기 등록하겠다. 그리고 널···끄응, 사범으로 인정하지.”

‘이정도가 한곈가? 하긴, 내가 얘네들 데리고 일진놀이 할 건 아니니까.’

경호는 이쯤에서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좋아. 그러면 내일 삼촌한테 이야기 할 테니까. 수업료나 준비해 놔라. 참, 그리고 다른 애들한테도 이야기 해 봐. 너희 둘만 가지고 반 만들기는 좀 그러니까.”

“하겠다는 애들은 다 붙이지. 어차피 걔들도 제대로 된 훈련을 받고 싶어 할 테니까.”

특별반 애들은 파이팅 클럽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러나 그들은 다른 선수들한테 거의 상대가 안 된다. 거의 당하기 위한 역할로 시합에 들어간다.

경호가 말한 대로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자와 받지 않은 자의 차이는 그들 자신이 가장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좋았어. 그럼 내일 보자.”

경호는 일어나서 카페를 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이걸로 반 애들 문제는 정리 되었다.

덤으로 삼촌 학원에 수강생도 확보했으니 며칠 간 애들 팬 보람이 있달까?



“그나저나, 이 아이템들을 어떻게 처분하지?”

경호는 인벤토리에서 얼음으로 된 뿔을 꺼내들었다.

“삼촌 모르게 처리해야 하는데···어디 뒷거래 시장 없나?”

있기는 있을 것이다.

헌터사이트에도 가끔 그런 뉘앙스의 이야기가 나오니까.

어떻게든 찾아봐야 할 것이다.

“웅산이나 진도라면 알고 있을까?”

경호는 전화로 물어볼까 하다가 생각을 바꿨다.

이건 조심스럽게 처리해야 한다.

괜히 웅산이나 진도에게 물어봤다가 잘못해서 자신이 뒷거래를 하려한다는 게 퍼지게 되면 곤란한 정도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하자. 어차피 주말정도밖에 흑탑에 못 가니까, 인벤토리가 꽉 찰 때까지는 여유가 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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