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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2018공모전참가작 만능사원, 전설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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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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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엄마의 퇴원

DUMMY

태석은 곧장 병원으로 향했다.

사실 마음이 급했다.

이걸로 정말 엄마의 병이 치료가 될까?

제약조건이 있는 것은 아닐까?

사용하면 내가 기억을 잃는 것은 아닐까?


기억을 잃어?

솔직히 다 상관 없었다.

엄마의 병만 낫는다면, 내가 기억을 잃어도 상관 없었다.

사실 목숨도 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왜? 엄마니까.

나를 낳아준 사람이니까.


그래서일까?

미지의 녀석 또한 태석을 말리지 않았다.

‘왜? 넌 요즘 왜 말이 없어?’


태석은 고민했다.

그가 누구인지는 모른다.

아빠일지도, 할아버지일지도, 할머니일지도, 그게 아니면 정말 수호천사일지도.

메시지라는 언어 뒤에 숨어 나를 조종하고 설득하는 존재.

신, 천사, 요정, 아니면 유령?

무엇이든 상관없다.

난 내 선택을 주저하지 않을 거니까.

난 엘릭서를 엄마를 위해 사용하기로 처음부터 마음 먹었으니까.


크리스탈처럼 화려한 유리병.

영롱하기 짝이 없는 무지개빛 워터가 안에 담겨있었다.

태석은 그것을 가방에 고이 간직했다.


그리고 병원에 도착한 그는 먼저 엄마의 병실을 찾았다.

병실 안. 엄마 옆에는 김한울 아저씨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아저씨가 이 시간에?’


그런데 환자복 상의를 벗는 엄마, 그리고 일상복으로 갈아입는다.

퇴원 준비를 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걸 아저씨가 돕는다.

엄마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아저씨에게 말했다.

“한..울씨, 괜찮아요.”

“혜정씨...”

“아직 시간 남았다고 하잖아요. 언니 3시간 안에 온데요. 언니 오면 집까지 데려다달라고 할게요. 그러니까 들어가세요.”

“아니요! 제가 해요. 앞으로 혜정씨 간호는 내가 해요. 그러니까 아무 말 말아요.”

김한울은 강혜정의 말에 어제 만났던 담당 의사의 당부를 떠올렸다.


* * *


어제 만난 종양내과 전문의. 김정환 교수와의 자리.

“삼중음성 유방암이 림프절은 물론이고, 폐하고 간까지 전이 되었습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니, 당신들이 못하는 게 어디 있어요? 최고잖아. 우리나라 최고잖아요.”

“김한울씨, 진정하세요. 김한울씨도 저랑 같은 의사니까 알잖아요. 저희는 빈말 안하는 거.”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진짜 없는 겁니까?”

“지금은 남은 삶의 질이라도 보존하는 게 좋을 겁니다. 환자도 그걸 원하고 있고요.”


그리고 오늘 아침. 퇴원하는 날, 마지막 회진.

퇴원하라는 의사선생님에게 묻는 엄마.

“여쭈어봐도 될지 모르겠네요.”

“물어보세요.”

“제 남은 기간을 얼마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는지...”

“아주 길 거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까, 여러 가지 일, 신변은 정리했으면 좋겠습니다.”

“......”

정적이 흘렀다.

잔인했지만, 사실만을 전해야 하는 의사.

김정환 교수의 말에 그녀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미안한 얼굴로 자리를 뜨는 교수와 그의 제자들.


강혜정은 의사 선생님들이 떠난 후, 결국 눈물을 쏟고 말았다.

‘억울해. 더 살고 싶어! 나 떠나면 우리 태석이는 어떻게 하라고.’


하지만 자신도 알고 있었다.

예전과 달리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척추까지 암이 전이된 이후, 이제는 휠체어를 타야만 움직일 수 있다.

‘아들하고 한 번도 여행 못 갔는데...’

그러고 보니 하지 못한 게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더 살고 싶었다.

정상적으로.

많이 바라지도 않았다.

남들 사는 만큼만.

딱 그정도만 살기를 원했다.


하지만 이제는 인정해야만 했다.

남은 기간이 얼마 없다.

그래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 * *

다시 현재.

김한울이 부축해서 간신히 올라탄 휠체어가 원망스러웠다.

거울을 통해 본 삭발한 자신의 외모가 절망스러웠다.

그리고 아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준 게 죄스러웠다.

아들이 언제부터인지 지켜보고 있었다.

“태석아...”

아들 녀석이 입을 열었다.

“엄마. 퇴원해?”

자식 앞에서 그런지, 마음가짐이 강해졌다.

강혜정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그러고 보면 엄마로썬 영 꽝인 삶이었다.

돈도 못 벌고, 아들한테 민폐만 끼치고.

그러면서 이런 표정 연기는 또 잘 했다.

“응. 엄마가 퇴원하고 싶다고 의사선생님한테 말했어. 그래서 퇴원하는 거야.”

“휠체어는? 휠체어는 뭔데?”

“......”

그런데 그것도 한계였다.

오늘은 도저히 강한 모습이 나오질 않는다.

아들의 말에 강혜정의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파왔다.

그런데 아들은 희망의 끊을 놓지 않는다.

“엄마, 내가 다 해결할 수 있어.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아들,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그래서 더 안타까웠다.

결국 눈물을 참지 못했다.

뚝뚝.

기껏 갈아입은 평상복에 눈물이 떨어진다.

그녀가 자신의 소매로 눈물을 훔치며 생각했다.

‘바보, 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면 어떻게 해!’


같은 장소에서 강혜정을 지켜보고 있던 남성이 있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의 심정을 읽고, 그녀의 아들에게 거친 말투로 말했다.

“김태석! 조용히 있어.”

“아저씨...”

“조용히 해! 일단 집에서 보자. 일단 난 혜정씨랑 모범택시 타고 갈테니까, 넌 따로 와.”

“......”

“나한테 시간을 줘. 혜정씨하고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네.”


모범택시에 탄 강혜정과 김한울.

남자가 여성의 손을 꽉 잡으며 말했다.

“이제 내 앞에서 울지 마요.”

“......”

“혜정씨.”

그가 다시 한번 그녀의 손을 잡았다. 따뜻한 손의 감각이 그녀에게 전해졌다. 그리고 그가 본심을 털어놓는다.

“나, 한달 동안 많이 생각해봤어요. 그리고 결심했어요.”

“......”

“우리 결혼해요.”

“무슨 소리에요? 한울씨는 한울씨 인생을 사셔야죠.”

“이게 제 인생이에요. 제가 형곤이한테 혜정씨 양보하지 말았어야 됐어요. 그러면 둘 다 행복하게 살 수 있었을텐데...”

“......”

“형곤이 녀석도 지금쯤 하늘나라에서 절 응원하고 있을 걸요? 지 놈도 지가 저지른 짓이 있는데, 우리 사랑 반대하지는 못하겠죠.”

“안 되는 거 알잖아요. 태석이...”

“태석이는 제가 설득하죠. 아니, 평생 책임질게요. 태석이 녀석, 아직 철도 못 든 것 같은데, 제가 사람 만들어놓을게요. 친 자식처럼, 제 자식처럼 키울게요. 그러니까 그 부분은 걱정 마시고 저랑 연을 맺읍시다. 네? 혜정씨.”


강혜정은 끝내 대답하지 못했다.

대답할 수 없었다.

그래도 이거 하나는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인생 헛 살지는 않았다는 것.

그의 꽉 쥔 손이 오늘만큼은 왜 이리 따뜻한지...

* * *


집에 도착한 혜정은 이미 의식을 잃고 잠에 빠진 상태였다.

지속된 항암치료, 안 좋은 몸 때문에 체력이 많이 약해진 그녀.


그런 그녀를 눕히고, 따뜻한 물수건을 그녀의 머리에 올려놓은 김한울이 그녀의 손을 주무르며 옆을 지킨다.

태석은 침대에 누워있는 엄마를 보며, 타이밍을 엿보았다.

“아저씨, 언제 가세요?”

“뭐?”

“언제 가시냐고요.”

“넌, 지금 그게 나한테 할 말이니?”

“엄마랑 단 둘이 있고 싶어요.”

“이 자식, 진짜, 끝까지...”

김한울은 태석의 어리광이 싫었다.

하지만 그는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태석은 어리광을 부리는 게 아니었다.

지금은 엘릭서를 사용하기 위한 타이밍을 엿보는 것이었다.


김한울이 태석의 말에 마지 못해 일어났다.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 난 짐 챙겨서 다시 올 거야. 앞으로 너희 집에서 당분간 지낼 거니까, 거기까지는 반대하지 마라.”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대답은 의외.

‘허락한 거니?’

그래서 다시 한 번 물었다.

“너, 나 미워하지 마라. 내 마음, 네가 이렇게 만든 거야.”

“네. 알아요. 아저씨 마음 아니까, 지금은 좀 나가주세요.”

김한울은 그 대답 하나로 김태석이 자신을 인정하는 것을 느꼈다.

‘...녀석.’

그래서일까? 군말 없이 자리를 나갔다.

김한울이 나가는 것을 본 태석은 가방에 숨겨둔 엘릭서를 꺼내들었다.

영롱한 빛. 그 안에 든 무지개 빛깔의 물.

그것을 유리컵에 담으려는데...

담아지질 않는다.

낑낑 대며 90도로 숙여봐도 크리스탈 병에서는 그 물이 나오지 조차 않는다. 중력의 법칙조차 거스르는 타 차원의 물건.

‘왜? 못 쓰는 거야? 엄마한테는 못 쓰는 거냐고!’


그러자 미지의 녀석이 처음으로 반응했다.

[시스템 메시지 - 사용법을 먼저 물었어야지. 입에 직접 대 봐.]


녀석의 반응에 태석은 알았다.

‘지켜보고 있었구나. 다 알면서 모른 척...’

그러자 녀석은 또 다시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린다.


태석은 누워있는 엄마의 입에 크리스탈 병 입구를 가져다 대었다.

그러자 무지개 빛의 액체가 엄마의 입으로 저절로 빨려 들어간다.

신기했다. 엄마의 몸 전체에서 금빛 섬광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태석은 불안했다.

어느 순간부터 크리스탈 안에 든 무지개 빛 액체가 더 이상 빠져나오지 않기 때문이었다.

‘계속 들어가야지. 왜 멈춰! 왜 멈추냐고!’


그런데 무슨 짓을 해도 들어가지 않는 액체.

아직 반절 이상 남은 엘릭서를 보며 허망한 듯 태석의 시선이 고정된다.

그런데...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방금 전까지 자고 있던 엄마가 갑자기 허리를 반대편으로 돌리며, 잠버릇을 시전한다.

다리를 오므렸다 폈다가.

손을 모아 배게를 감싸고 웅크리기까지.


‘어?’

그리고 이어지는 시스템 메시지.

[넌 안 먹냐?]

‘뭐?’

[너도 먹어야지. 그래야 허리 낫지.]


태석은 녀석의 말에 크리스탈병 입구를 입에 댄 채 영롱한 물을 꿀꺽꿀꺽 삼켰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1/5 남은 시점에서 더 이상 그 액체가 나오지 않고.


허리가 쫙 펴진 것처럼 개운해짐을 느꼈다.

[둘 다 완치됐네. 축하축하.]

‘이렇게 빨리?’

[얼른 숨겨. 엘릭서 남았잖아. 설마 그걸 세상에 공개할 생각은 아니겠지?]

‘......’


가방에 넣은 크리스탈 병.

그리고 확인하기 위해 엄마를 깨우는 아들.

“엄마! 엄마! 일어나 봐.”

“어?”

그러더니 벌떡 일어나서 태석을 보며 입을 여는 그녀.

“아들, 잘 끝났어?”

“응. 엄마, 일단 됐고, 걸어 봐.”


아들의 말에 그녀가 벌떡 일어난다. 그러더니 이불을 걷고, 침대에서 일어난다.

손가락을 꼼지락꼼지락 거려보고, 몸이 달라졌음을 느꼈다.

‘응?’


그녀는 자신의 변한 몸 상태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기적이 일어난 건가?’


태석은 씩 웃었다.

그리고 모른척 하며, 일단 자리를 비켰다.

“엄마, 나 잠깐 마트 가서 먹을 것 좀 사올게.”

“어?”

그리고 뒤돌아서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고맙다. 정말 고맙다.’

[고맙긴, 튜토리얼 망치면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러니까 잘 해.]


방문을 나가는 청년.

쾌재를 내지르는 신입사원.

이제 세상이 정말 살 맛 나는 것 같았다.

이제까지 누려보지 못한 세상이 펼쳐지는 것 같았다.

그래서 너무너무 좋았다.


평소에는 하지 않던 허리도 굽혀보고, 허리 돌리기 동작도 해보며 몸 상태를 확인한다.

그리고 확신했다.

엄마도 나도 완치되었다고.

그래서 하늘을 향해 소리쳤다.

"으아아아아아!"


그때, 골목길에서 나와 택시를 기다리던 김한울 아저씨가 날뛰는 김태석을 목격하고, 홀로 고개를 저었다.

‘저 자식이 아예 미쳐버렸구나. 정신을 놓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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