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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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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18.05.08 01:59
최근연재일 :
2019.03.11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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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1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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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종말 [2]

DUMMY

그녀는 거부감을 표현하면서 이곳을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시델은 그녀를 잡고 있는 손을 놓지 않았다.

양은 시델에 의해서 움직임이 멈췄고 그런 그녀는 시델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안돼."


시델은 양의 인식을 조금씩 조작해갔다.

양이 지금 느끼고 있는 것을 착각으로 만들어갔다.


"잘못 보고 있는 거 아냐?"


양의 정신으로 잠식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었다.

인식이 조작된 그녀는 행동을 멈추고는 방금 전까지의 그 상태로 돌아왔다.


"그런가? 내가 잘못 봤나 봐."


"응. 가자."


시델은 양을 이끌어서 계단을 밟고 올라갔다.

양의 걸음이 엉망이었기에 올라가는 속도가 느리기는 했지만 시델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계단의 끝에 거대한 황금빛의 문이 보였다.

이 신계의 주인들이 저 문의 너머에 있었다.

이 신계의 상황을 개판으로 만들어버린 장본인인, 최고신들이었다.


문을 보는 자가 있다면 경고를 받는 성물이 박혀있기는 했지만 그것도 그에게 아무런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었다.

양은 영향을 받겠지만 그녀는 지금 자기 바로 앞의 계단을 오르는 것에만 집중해서 문을 볼 수가 없었다.


시델은 양을 이끌어서 계단의 중간에 있는 또 다른 층계로 이동했다.

여기가 그의 목적지였다.

이 너머로 가는 문을 여니 공동이 나타났다.

신계를 상징하는 황금빛이 하나도 없었고 검고 딱딱한 공간이 나타났다.


인간계에 있는 종말이 봉인된 곳과 똑같이 생겼다.

그쪽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성장하고 있었지만 이쪽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녀와 함께 영역 안으로 들어왔다.


시델은 영역에 약간 섞여 있는 종말의 의지가 자신의 정신을 공격하는 것을 느꼈다.

정신에 침입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주 조금 일 뿐이다.

일을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 절대로 방해되는 수준이 아니었다.

시델은 양이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 그녀 주변에 있는 종말의 의지들을 자신에게 오게 만들었다.

양은 어떤 고통도 느끼지 않았고 그런 그녀를 이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영역 안에는 종말에 감염된 생명들이 석상처럼 가만히 있었다.

영역에 멈춰있는 성녀들처럼 썩지도 않았고 주변에 종말의 의지를 뿌리고 있었다.

그쪽과의 차이도 확실하게 보이고 있었다.

죽기 직전인 성녀들과는 달리 저들은 그 긴 시간 속에서도 감염된 정신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이쪽은 그저 의지가 봉인이 된 상태일 뿐이었다.

시델은 봉인되어 있는 감염체를 보면서 양에게 부탁했다.


"여기에 있는 게 좀 수상한데, 이것 좀 풀 수 있겠어?"


"응."


"고마워."


양은 감염체의 앞으로 가서 아주 손쉽게 그 봉인을 풀어냈다.

그녀가 한 것이라서 푸는 것도 아주 쉬웠다.


감염체는 봉인이 풀리자마자 정신이 돌아왔고 곧바로 눈 앞에 있는 양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양은 멍하니 있다가 그대로 덮쳐져서 쓰러져버렸다.

감염체는 이빨로 양을 물어 뜯으려고 했지만 양이 입고 있는 옷이 워낙 단단해서 긁어내기만 할 뿐이었다.

의욕이라는 게 없는 양은 그런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뭘 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그저 그 상태로 혼잣말을 할 뿐이었다.


"답답해."


"조금만 참아줘. 곧 끝나니까 바로 풀어줄게."


"응."


갑자기 종말을 알리는 나팔에서 큰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신계를 향해서 울리는 소리는 종말을 경고하는 소리가 아니었다.

아마 귀의 대천사들처럼 감미로운 소리에 취해서 좋아하고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여기의 주인들에게 들리는 소리는 다를 것이었다.

그들은 원래 들렸어야 할 경고 나팔을 그대로 듣고 있을 것이었다.

아주 시끄럽게 울리게 두었으니 그들이 싫다고 해도 반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었다.

얼마 있지 않아서 위쪽에서 거대한 의지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휴리에 의해서 그들에 대한 것은 알고는 있었다.

휴리처럼 잘하는 거라고는 하나도 없는 것들이었다.

거기에 휴리가 그 한심한 행동들을 하게 된 건 이것들을 닮아서 그런 것이었다.

변화를 꾀했던 휴리는 이들의 의지를 꺾지 못했기에 그들을 따르게 된 것이었다.


이들이 변하지 않으면 자신이 하는 일도 결국에는 바뀌지 않는다.

그렇다고 에이리의 힘을 사용해 이들의 생각을 강제로 바꾸는 건 너무 아까운 것이었다.

그래서 번거로운 이런 일을 한 번은 해야만 했다.


"버러지 새끼들. 운이 좋은 거기까지 올라갔으면 니들에게 그런 힘을 준 세계에 더 정성을 쏟아라. 벌레처럼 세계를 좀 먹지 말고."


위쪽에 있는 한 최고신에게서 대답이 들려왔다.


"우리의 이야기를 제대로 알고 그런 말을 하나?"


"벌레라고 한 걸 이해를 못하나?"


"정신계의 위대한 격이 무슨 목적으로 왔는지는 관심 없다. 그리고 여기에는 네가 바라는 것도 없다. 그것들도 마찬가지다."


"그건 너희들이 결정할 게 아니라 내가 결정하는 거다. 난 내 결정을 번복하는 일은 없다."


"오만해."


"나한테는 그럴 자격이 있다. 너희는 얻을 수 없었다고 모두가 얻지 못하는 게 아니다."


그렇기에 이렇게 당당할 수 있다.

자신에게 그런 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었기에 이럴 수 있는 것이었다.

자신의 의지를 무조건 이룰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변화는 다시 시작된다. 흐름을 따라가거나, 휩쓸리거나, 막아서거나. 그 이외의 방법은 없다. 대비해라."


"그건 너희 정신계에서나 통용되는 것일 뿐이다. 여기는 달라."


"벌레의 눈과 판단을 들으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너희가 무시한다고 해도 이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모르겠으면 배워보려고 하는 노력이라도 해라."


"그 진리에서 벗어났는데도 이렇게 유지할 수 있었다. 정신계의 진리가 언제나 옳은 게 아니다."


"그런데, 이 세계에서 나라는 존재가 만들어졌다. 이 세계가 내 존재를 허락했고 내 행동을 이해해줬다. 그리고 이렇게 너희 앞에 섰고, 너희는 내게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세계가 정신계의 도움을 원했기에 단순한 연결책이었던 자신을 선택하고 이런 상황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세계가 에이리를 이곳으로 끌고 왔다.

세계는 지금이 잘못됐다고 생각하고는 정신계를 선택한 것이었다.


"무슨 일을 저지르든 정신계의 의지에서 벗어날 수 없어. 종말이 지금 너희들이 이렇게 될 수 있게 만들었을 뿐이지 결말은 똑같다. 종말에 의해서든, 약속의 계획에 의해서든."


"너에 오만함도 그 이유가 될 거다."


"그래, 근데 나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 날 것인지를 경고했다."


이것들은 그게 얼마나 고마운 것인지를 모른다.

약속의 위대한 계획은 이것들에게 그럴 틈도 안 줄 것이었다.

약속에게는 가치가 없는 것들까지 품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있었다.

정신계를 수호하는 약속에게는 그런 불안정한 변수가 정신계의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결국 네가 정신계의 일원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서 하는 것일 뿐이지."


시델은 그 반응을 못마땅해 했다.

아직도 정신을 제대로 못 차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벌레인 것들이었다.


"선택권도 없으면서 거슬리는 말은 하지 마라. 거부하고 싶으면 지금 말해라 지금 바로 없애줄 테니."


복잡하게 보였던 그들의 태도가 한순간에 평온해졌다.

결국 이렇게 힘으로 굴복해야만 말을 듣는 짐승 새끼들이랑 다를 바가 없었다.


"내 의지에 대한 이야기는 해줬다. 흐름은 다시 시작될 거고, 변화도 다시 나타난다."


양이 감염체의 봉인 해제에 사용한 의지를 이 공간 전체로 확산시켰다.

종말의 감염체들의 의지 봉인 풀려나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델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과거에 이곳으로 감염체를 가져오기 위해서 사용한 이동의 의지를 다시 복제해서 그것들을 전부 인간계로 이동시켰다.


"남은 건 대비하는 것 뿐이다."


감염체들이 하나씩 사라져간다.

신계의 주인들 중 하나가 대표로 물었다.


"왜 이렇게까지 하나? 정신계로 가는 자가 왜 이런 작은 세계의 일에 이렇게 까지 관심을 갖나? 영원히 책임지지도 않을 거잖아."


"그럼에도 여기에서 내가 태어났다. 그렇게 정신계에 들어갈 자격도 갖췄다. 그것만으로 이 세계를 존중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정신계에 퍼지게 될 내 완벽한 위상이 너희 버러지들의 실수 때문에 오점이 생기면 안되니까. 내가 이러는 거다."


시델은 그들의 틀린 생각들을 하나씩 정정해줬다.


"그리고, 너희들 따위에게는 영원이라는 단어는 없다. 위대한 약속의 뜻을 거부한 이상, 너희들은 더 이상 영원에 가까워질 수 없다."


약속이 주는 자비는 더 이상 없다.

그러니 싸울 수 밖에 없다.


"다가올 변화에 대비해라."


시델은 곁에서 누워서 소리가 들리는 위쪽을 보고 있는 양을 보았다.

감염체가 사라졌지만 양은 자리에서 일어날 생각이 없었다.

시델은 그런 양을 보며 그들에게 이죽거렸다.


"이 썩어 있는 모습을 봐라. 너희를 섬기도록 만들어진 자들이 이제 그 주인도 알아보지 못해. 정신계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가 없는 일이야. 이따구로 했으면 너희는 이미 모든 걸 빼앗겼다."


그 어떤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대가라는 것은 관계의 기초다. 대가가 없으면 욕망도 없고 욕망이 사라지면 의지도 사라진다. 너희들이 종말을 선택하고 이들의 노력에 대해 보답을 해주지 않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이런 일은 예정된 것이었다. 그러니 대가를 정하는 것부터 다시 시작이다. 대가를 주지 않을 거라면 쓰지도 말아라."


"그런 기초는 확실하게 알고 있다. 할 필요가 없으니 안 하는 거지."


"알면서도 안 한 게 더 문제다. 이러니 세계가 너희들을 포기한 거다. 그리고 기초부터 잘하라는 이런 말을 듣고 있으면 창피하지도 않나?"


시델은 이런 걸 말로 해줘야 행동하는 저들이 진짜로 한심하다고 생각하며 말을 이었다.


"어쨌든 가르침을 줬으니 대가를 받겠다."


시델은 양의 손을 잡으면서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양에게 말했다.


"하나만 더 들어줄 수 있겠어? 약을 만나러 가야겠어."


"응."


양은 나의 사도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과거에는 해괴한 규칙들로 가득해야 할 영역이었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없었다.

벌레들이 종말을 따라가는 결정을 내린 이후부터 쓸모가 없어지고 멈춰버린 곳이었다.

아무것도 없었기에 바로 사도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잠들어 있는 나의 사도.

그녀의 생김새는 자신이 아는 그 모습이었다.

약속의 의지가 인간의 형상으로 보일 때의 모습.

시델은 그 모습을 생각하며 이름을 불렀다.


"엘."


약이 잠시 눈을 떴다.

시델의 모습을 보고는 만족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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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종말 [2] 19.03.10 20 0 11쪽
30 7. 종말 [1] 19.03.09 23 0 9쪽
29 6. 공개 협조 [4] 19.03.08 18 0 14쪽
28 6. 공개 협조 [3] 19.03.07 20 0 14쪽
27 6. 공개 협조 [2] 19.02.27 18 0 9쪽
26 6. 공개 협조 [1] 19.02.26 21 0 9쪽
25 5. 악령 [4] 19.02.25 16 0 8쪽
24 5. 악령 [3] 19.02.24 18 0 12쪽
23 5. 악령 [2] 19.02.23 16 0 9쪽
22 5. 악령 [1] 18.09.03 23 0 9쪽
21 4. 사도 [5] 18.09.02 24 0 10쪽
20 4. 사도 [4] 18.08.31 31 0 8쪽
19 4. 사도 [3] 18.08.28 22 0 17쪽
18 4. 사도 [2] 18.08.26 29 0 9쪽
17 4. 사도 [1] 18.08.25 23 0 11쪽
16 3. 계시록 [6] 18.08.10 27 0 11쪽
15 3. 계시록 [5] 18.08.06 28 0 11쪽
14 3. 계시록 [4] 18.08.04 26 0 13쪽
13 3. 계시록 [3] 18.08.03 20 0 12쪽
12 3. 계시록 [2] 18.08.01 22 1 9쪽
11 3. 계시록 [1] 18.07.30 26 1 10쪽
10 2. 기적을 겪은 자들 [6] 18.07.29 34 1 10쪽
9 2. 기적을 겪은 자들 [5] 18.07.28 27 1 17쪽
8 2. 기적을 겪은 자들 [4] 18.07.25 30 2 12쪽
7 2. 기적을 겪은 자들 [3] 18.07.20 32 2 10쪽
6 2. 기적을 겪은 자들 [2] 18.07.19 34 2 8쪽
5 2. 기적을 겪은 자들 [1] 18.06.20 47 2 14쪽
4 1. 잘못된 순수함 [4] 18.06.18 49 2 10쪽
3 1. 잘못된 순수함 [3] 18.06.12 67 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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