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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19.06.25 02:49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2,723
추천수 :
148
글자수 :
181,179

작성
18.05.20 08:25
조회
299
추천
4
글자
8쪽

제 12화 여자가 꼬이는 날

DUMMY

하, 그렇다고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까지는 좀 자신도 당황스러운 부분이었다. 재미도 재미려니와 보는 내내 몇 번이나 눈물을 훔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는 자신을 아무도 보지 않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주인공 남녀의 사랑이 이토록 가슴 아프고 눈물이 나는 걸 이상해 하면서. 가난하고 가혹한 운명에 놓인 가엾은 고아원 아이들을 보면서는 진짜 저런 애들이 있다고? 놀라워하면서 한편으로는 드라마니까 극적으로 만든 거겠지? 혼자 끄덕거리면서.


근데 왜 이렇게 자꾸 보고 싶은 거냐? 고아 소년과 소녀의 이루어지지 못한 슬픈 사랑 이야기는 가슴이 저리다 못해 아프기까지 했다.


김혁도 알 수 없었다. 그 이야기가 왜 그렇게 자신을 잡아끄는 건지. 작가 이름은 유현정. 그 이름으로 검색되는 드라마가 몇 편이 더 있었지만 다른 건 몇 편을 봐도 그만한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진 않았다. 아무래도 고아라는 소재가 영향이 큰 것 같았다.


그는 오토바이가 나오는 고전 영화를 보고 또 보았듯이 그 드라마를 보고 또 보았다. 거의 대사 하나하나와 내용을 외우다시피 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어느밤 울적하고 답답한 기분에 바깥으로 나갔다. 그곳은 공원도 널찍하게 잘 조성이 돼 있었지만 역시 밤이라 한적하기만 했다.


벤치에 앉은지 얼마 안 됐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애가 김혁 옆에 와서 앉았다. 다른 벤치가 텅텅 비어 있는데 이 한밤중에 시커먼 옷을 입은 남자 옆에 굳이 와서 앉는 여자애는 또 뭔가 의문이 들어서 바라보니 생긋 웃어 보이기까지 한다.


“오빠 여기서 뭐해?”

“...?”


혹시 기억을 잃기 전 최근에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인가? 김혁은 멀뚱하게 바라보기만 했다. 숱이 많지 않은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는 아직 소녀티를 못 벗은 귀염성 있는 얼굴이다. 등 뒤로 아직은 옅지만 불그스름한 오라가 드리워져 있었다.


“외롭구나? 내가 친구해줄까?”

“아니 나는...”


여자애는 예쁜 얼굴을 찡그리며 우는 시늉을 한다.

“난 너무 외롭단 말이야. 오빠처럼 잘생긴 사람이 친구해주면 덜 외로울 것 같아!”


김혁은 이 여자애가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낯설기만 했다.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 해도 이런 한밤중에 어린 여자 혼자 돌아다니는 것도 이상하고 아무렇지 않게 낯선 남자에게 외롭다니 뭐니 하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미래의 여자 아이들에겐 두려움도 상쇄시킬만한 호신 무기가 준비돼 있는 건가? 아니면 특공무술 소유자?


“저기 학생? 아가씬가?”

“어머~나 구닥다리 같이 그게 뭔 상관이야? 오빠 처음이구나?”

“뭐가?”

“정말 처음인가 봐. 많이 안 줘도 돼.”

“뭐를 준다는 거지?”

“싫으면 그냥 싫다고 하는 거야. 모른척 하는 건 좀 매너가 아니잖아.”

“난 정말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몰라. 난 그냥 바람쐬러 나온 건데 말야.”


여자애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아 정말 오랜만이다 했다.”


여자애는 벤치에 거칠게 등을 기대며 툴툴거리듯 말을 이어갔다.


“하, 오늘은 또 어디서 자냐!”


여자애는 바닥에 깔린 돌에 단화를 문질러대기만 했다. 침묵이 길어지자 김혁도 참을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집으로 돌아가. 여긴 너무 한갓져서 위험해. 무섭지도 않냐?”

“집에 있는 게 더 무서워.”


여자애는 고개를 숙인 채 대답했다. 머리카락이 쓸려 내려와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가출한 거야?”

“뭐 비슷해.”

“그렇다고 이런 데서 남자들한테 막 말 걸고 그러다가 험한 짓 당하면 어쩌려고.”


하하하, 갑자기 여자애가 큰소리로 웃어제끼기 시작했다. 김혁은 어리둥절해서 바라보기만 했다. 왠지 여자애의 저런 모습이 더 무섭다. 일부러 더 호탕하게 웃는 저 안에 뭐가 있는 건지.


“정말 이 오빠 되게 순진하다. 정말 모르는 거야?”

“내가 머리를 다쳐서 기억나는 게 없긴 하지.”

“머리를 다쳤다고?”

김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다가.”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난 또 날 아는 사람이라서 말을 건줄 알았지.”


둘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내가 지금 가진 게 있으면 좀 주겠는데 아무것도 없어.”

“그런 건 필요 없어. 에이 그래 이렇게 된 거 어깨나 잠깐 빌려줘.”

“뭐?”


갑자기 여자애가 머리를 그대로 밀고 들어와 김혁의 한쪽 어깨에 푹 안겼다. 팔까지 두르고 상체가 완벽하게 밀착해 있다. 보드라운 여자애의 살이 옷 몇 겹 너머로 맞닿아 있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어?, 어 저기.”

“잠깐만 이러고 있을게.”


여자애가 김혁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속삭였다. 난감하긴 하지만 매몰차게 떨궈 낼 이유도 없었다. 김혁은 그냥 가만히 있었다.


얼마 안 있어 가슴팍에 뜨뜻한 뭔가가 느껴졌다. 여자애의 눈물이 가슴을 적시고 있었다. 근데 왠지 이런 상황이 뭔가 아주 아스라이 감춰둔 어떤 기억을 일깨우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눈물로 젖어든 가슴, 이글거리던 모닥불, 새파랗던 입술, 머리카락에서 떨어지던 물방울들. 불확실하지만 경험했던 것 같은 어떤 이미지들이 드문드문 떠올랐다. 복수란 단어도 떠올랐다. 뭐지? 김혁은 그 짧은 순간 떠오른 이미지들을 붙잡고 뭔가 더 생각나는 게 있을까 해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때 한밤의 고요를 깨뜨리듯 날카롭게 울리는 다른 여자의 고함소리가 들렸다.


“야!!!”


김혁은 생각에서 깨어나 소리나는 쪽을 바라보았다. 검은 옷차림에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 옆 여자애 또래로 보이는 소녀가 공원 한가운데 서서 김혁을 껴안고 있는 여자애를 노려보고 있었다.


저 앤 또 뭐야. 여자가 꼬이는 날이 따로 있는 건가? 번개가 꼬이는 날이 있더니 뭐든 몰아서 오는군.


김혁은 여자애를 바라보았다. 여자애도 깜짝 놀랐는지 팔을 풀고 기댔던 몸을 바로 했다.


“야, 너 우리 오빠한테서 당장 떨어지지 못해?”


목청 한번 시원시원하다. 근데 우리 오빠? 김혁은 누군지 모르겠는 소녀가 우리 오빠라고 하니 어리둥절할 뿐이고 여자애는 김혁을 바라보았다.


“아주 보기가 좋구만 그래, 잠깐도 그냥 두면 안 된다니까. 그새 한눈을 파네.”

“아니 저기.”


뭔가 바람피우다 들킨 기분이다. 김혁이 뭔가 말을 해보려 하는데 검은 옷 소녀가 먼저 말을 끊고 여자애에게 날카롭게 소리쳤다.


“당장 발딱 일어나 사라지지 못해? 어디서 우리 오빠한테 꼬리를 쳐?”

“아는 애에요?”


여자애는 얼굴의 눈물을 닦아내며 김혁에게 물었다.


“아니, 글쎄 아는 애일지도 모르지만 기억은 안 나는데...”

“우리 오빠가 지금 좀 아프다고 뭔가 해보려나본데 흠 어림도 없어.”


자신에 대해서 뭔가를 아는 애인 건 분명해 보인다. 검은 옷 소녀가 사납게 다가들었다. 여자애가 겁에 질려 벤치에서 일어났다. 여자애는 김혁을 한번 바라보긴 했지만 딱히 편들어줄 것 같아 보이지 않자 서둘러 뛰어가버렸다.


검은 옷 소녀가 우뚝 선 채로 김혁을 말끄러미 바라본다.


“이제야 보네요. 김혁 선배님.”

“김혁? 그게 나? 날 알아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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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제52화 좀비들2 19.06.25 7 0 7쪽
52 제 51화 좀비들 19.06.05 16 0 9쪽
51 제 50화 그밤의 이야기 4 19.06.05 13 0 8쪽
50 제49화 그밤의 이야기3 19.05.27 26 0 10쪽
49 제48화 그밤의 이야기2 19.05.23 22 0 9쪽
48 제47화 그 밤의 이야기 19.05.22 17 0 9쪽
47 제46화 그들은 울지 않는다. 19.01.17 104 1 9쪽
46 제45화 결단은 어려워 18.12.18 94 1 7쪽
45 제44화 삼인조 18.12.12 95 1 9쪽
44 제43화 짱똘의 여자 18.12.10 103 1 8쪽
43 제 42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2 18.12.09 111 1 7쪽
42 제41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 18.12.09 98 1 8쪽
41 제40화 저녁 노을 18.11.27 101 1 8쪽
40 제39화 그들의 세상 18.11.19 136 1 8쪽
39 제38화 좀비 없는 세상을 위해 18.11.14 150 2 7쪽
38 제 37화 유일한 희망 18.11.13 137 1 8쪽
37 제36화 악마의 환영식 18.11.13 131 1 7쪽
36 제35화 좀비는 못 찾고 18.11.11 132 2 9쪽
35 제34화 동트는 하늘 18.11.10 123 2 8쪽
34 제33화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18.11.09 153 3 7쪽
33 제32화 좀비를 찾아서2 18.11.08 132 2 8쪽
32 제31화 좀비를 찾아서 18.11.08 163 2 7쪽
31 제30화 좀비잡는 저승사자3 18.10.14 162 3 8쪽
30 제29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2 18.10.09 188 3 7쪽
29 제28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1 18.10.08 187 3 8쪽
28 제 27화 리스트의 비밀2 18.10.03 202 3 7쪽
27 제26화 리스트의 비밀1 18.10.02 200 3 7쪽
26 제25화. 리스트를 찾아서 9- 연구소의 비극 18.09.17 193 3 8쪽
25 제24화 리스트를 찾아서8- 연구소의 비극 18.09.13 208 3 7쪽
24 제23화 리스트를 찾아서7- 연구소의 비극 18.09.12 211 3 7쪽
23 제22화 리스트를 찾아서6 18.06.29 245 3 8쪽
22 제21화 리스트를 찾아서5 18.06.28 227 3 8쪽
21 제20화 리스트를 찾아서4 18.06.28 222 3 7쪽
20 제19화 리스트를 찾아서3 +2 18.06.25 269 4 8쪽
19 제18화 리스트를 찾아서2 18.06.24 236 4 7쪽
18 제17화 리스트를 찾아서1 18.06.23 248 4 7쪽
17 제 16화 부유하는 기억들 +2 18.06.02 264 3 8쪽
16 제 15화 저승사자로 산다는 것 +4 18.05.24 301 3 8쪽
15 제 14화 환상 짜는 악마 18.05.24 278 5 9쪽
14 제 13화 나를 알아? 18.05.21 276 4 7쪽
» 제 12화 여자가 꼬이는 날 18.05.20 300 4 8쪽
12 제 11화 번개를 부르는 사나이 18.05.19 307 4 8쪽
11 제10화 소설책 속의 남자4 18.05.18 306 5 8쪽
10 제9화 소설책 속의 남자3 18.05.14 340 5 8쪽
9 제8화 소설책 속의 남자2 18.05.14 361 6 8쪽
8 제7화 소설책 속의 남자1 18.05.14 377 5 8쪽
7 제6화 기억 이전의 감각 18.05.13 399 5 7쪽
6 제5화 나는 한 조각 어둠이다. 18.05.13 421 5 8쪽
5 제4화 그 여자의 첫사랑 18.05.12 521 4 9쪽
4 제3화 나를 아는 여자 18.05.11 579 5 9쪽
3 제2화 미래에서 온 남자 +2 18.05.10 714 5 8쪽
2 제1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18.05.10 898 6 8쪽
1 프롤로그 +4 18.05.10 971 6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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