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19.10.21 05:39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20,616
추천수 :
167
글자수 :
267,511

작성
18.05.13 03:59
조회
638
추천
6
글자
8쪽

제5화 나는 한 조각 어둠이다.

DUMMY

중년여인과 김혁이 차에서 내려 막 집으로 가려던 때 갑자기 세명의 남자들이 나타났다. 그들의 등 뒤로는 검은 그림자 같은 것들이 하나씩 붙어 있었다. 조금 옅거나 진하거나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뭔가 안 좋은 녀석들인 것 같은데, 김혁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그들이 점점 중년여인 쪽으로 다가들었다.


“박사님. 저희 좀 보시죠.”

중년여인이 그들을 보고 멈춰 섰다.


“누구신가요?”

“저희랑 같이 좀 가주셔야겠습니다. 저희 차로 모시겠습니다.”

“누군지부터 밝혀요. 이런 오밤중에 불쑥 나타나서 어딜 가자고 하면 어떻게 하자는 겁니까? 누가 보냈죠?”


처음 말했던 녀석보다 먼저 다른 녀석이 끼어들었다.


“그건 가보시면 아실 거고. 저희라고 이렇게 하고 싶겠습니까? 애인분과 오붓한 시간 보내시려던 걸 방해해서 정말 죄송하지만 오늘 아니면 안 된다니 어쩌겠습니까?”


예의는 차리고 있으나 김혁을 보고 빙글거리는 눈짓하며 분명히 중년여인을 조롱하고 있는 말이었다.


한 구석에 있던 녀석이 자켓 안쪽으로 겉에서는 보이지 않게 소음기가 달린 총구를 김혁에게 들이밀었다.


“누, 누가 보낸 거야? 당신들”

중년여인이 다시 한번 소리쳤다.


“애인 다치게 하고 싶지 않으면 순순히 가시죠. 가보시면 다 알게 된다니까요. 저희는 박사님을 해치진 않을 겁니다. 저 친구가 다치는 걸 바라시진 않으시겠죠?”


“이 사람은 내 애인 아니에요. 그 총 치워요”


겁에 질린 중년여인이 김혁을 바라보았다. 김혁은 행동할 때라는 걸 알았다. 어떤 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승사자라면 적어도 총을 맞은들 죽지는 않을 터 일단 덤비고 보자는 생각이었다.


총 든 녀석은 한 놈이고 나머지 두 놈은 빈손이니 총 든 놈 먼저 해치울 생각에 가까이 다가가자 총에서 ‘피슝’하고 총알이 발사됐다. 그러나 김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여전히 걷고 있었다.


총을 쏜 녀석도 지켜보던 녀석들도 모두 깜짝 놀랐다. 김혁은 우선 총을 쏜 녀석에게 주먹을 날렸다. 그다지 세게 친 것도 아닌 것 같은데 그 녀석은 붕 떠올라 멀리 서 있는 가로등에 가서 부딪치고 떨어져 내렸다. 가로등이 파직하며 꺼지고 약간 휘어진 게 보였다. 김혁은 스스로 놀라 제 주먹을 바라보았다. 다른 두 녀석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오, 뭔가 가공할 힘이 있는 거로군. 신기한 마음에 다시 한번 공격을 해보고 싶어졌다. 나머지 녀석들에게도 재빨리 다가들어 한 놈은 멀리 던져버렸다. 도로 건너편에 세워져 있던 자동차 위로 떨어지며 차가 장난감처럼 구겨졌다. 차가 시끄러운 소음을 내며 고요한 주택가의 정적을 깼다. 마지막 한 놈은 잡아서 팔을 비튼 채 차에 태웠다. 중년여인도 서둘러 차에 탔다.


“자 이제 당신들이 뭐 때문에 이분을 모시러 왔는지 대답해볼까?”

“우, 우리는 그저 박사님을 모셔오라고 해서 그냥”

“그러니까 그게 누구냔 말이야!!!”


김혁이 소리치며 비튼 팔을 더 세게 죄었다. 남자의 팔에서 우두둑 소리가 났다.


“아악, 장, 장회장님입니다.”


중년여인은 그게 누군지 아는지 표정이 바로 딱딱하게 굳었다.


“정말 미친 인간이군.”


중년여인이 한마디를 내뱉더니 차 밖으로 나가 누군가와 통화를 했다. 통화가 끝나고 김혁에게 말했다.


“사람들이 몰려 오면 곤란해지니까 이 사람 정신을 잃게만 만들어주세요.”


김혁은 목이 부러질까봐 걱정하며 남자의 뒷목덜미를 최소한도로 살짝 쳤다. 남자가 정신을 잃고 축 늘어졌다.


“먼저 집에 들어가 있어요. 여기는 내가 알아서 얘기할 테니. 후, 곧 정부 사람들이 와서 처리해줄 거예요. 나머지는 나중에 설명해줄게요.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정말 너무 하는군. 아, 납치당했으면 어쩔 뻔 했는지 정말....”


김혁은 여자를 차에 남겨 놓고 혼자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어두운 집안에서 커튼 사이로 바깥을 내다보았다. 곧 나타난 새로운 무리들이 길가에 널브러져 있는 두 남자와 차안에 축 늘어져 있는 남자를 데려가는 게 보였다. 낯선 사람들이 분주히 거리를 수습하는 가운데 중년여인은 그 중 한 사람과 길게 얘기를 나누는가 싶더니 혼자 집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들어와서는 곧바로 캐리어를 꺼내 꾸리면서 김혁에게 간단하게 사정을 말해주었다.


“아무래도 저 사람들과 함께 가야 할 것 같네요. 위험하다고 거주지를 옮기라는 정부 명령이라 더 이상 고집도 못 부리겠네. 어쩌지? 좀 더 얘기 나누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어요. 그동안 편히 쉬어요. 어떻게 될지 지금으로선 나도 잘 모르겠어. 내 걱정은 하지 말아요. 아, 갑자기 이게 무슨 일이람.”


중년여인은 집안 여기저기를 살펴보면서 가져갈 물건들을 챙겨 넣었다가 도로 뺐다를 반복했다. 뭘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갑자기 생각해내기 힘든 모양이었다.


“요즘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좀 그래서 그렇잖아도 계속 집에 있는 건 위험하다고 하던 걸 내가 괜찮다고 고집을 부렸는데 아, 이런 일이 있고 보니 나도 더 이상 고집은 못 부리겠어요. 여기 딸 전화번호 적어둘 테니까 혹시 뭐 궁금한 거 있거나 연락할 일 있으면 전화해서 물어보도록 해요. 집안에 있는 건 다 편하게 이용해도 되고 또 ... 아 정신이 하나도 없어. 나중에 생각나는 거 있으면 전화할게요.”


중년여인은 캐리어를 끌고 나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김혁을 돌아보고 이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당신이 내 수호천사인가보네 두 번씩이나 날 구해주고. 고마워요”


그녀의 딸이 김혁이 ‘미래에서 온 남자’가 아님을 알고 헤어질 때 짓던 표정과 비슷한 표정을 지으며 중년여인은 집을 나갔다. 옛 친구와 급작스럽게 헤어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리라.


낯선 집에 혼자 남겨진 김혁은 소파에 털썩 앉았다. 여자가 나가면서 끈 조명도 다시 켤 생각도 않고 그냥 어둠속에서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겼다.


나는 저승사자였다. 적어도 40년 전에는 확실히. 그리고 지금은 기억을 잃은 누군가다. 저승사자였다가 다른 무엇이 될 수도 있는 것일까? 오수연은 과거에 만난 내가 죽어보니까 좋은 게 없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럼 인간이었다는 소린가? 그때 혹시 그냥 귀신이었는데 저승사자라고 뻥친 건 아닐까? 하지만 그걸론 지금 인간의 몸을 하고 있을 수 있는 건 말이 안 된다. 실제로 주먹도 날릴 수 있고 터치도 가능하다는 것, 그리고 이 가공할 힘에다 총알까지 맞고 끄덕없는 것은 또 인간은 아니란 것이 분명하고. 인간이기도 하면서 귀신이기도 한 존재. 나는 그런 존재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보이는 저 각각 다른 색깔의 안개 같은 건 또 뭔지 모르겠다.


머리를 쿵쿵 몇 번 쥐어박아보았다. 어떻게 이렇게 바보가 된 거람?


좀 전에 총 맞은 데를 살펴보았다. 통증도 없었지만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배도 고프지 않고 잠도 오지 않는다. 죽지도 못하고 기억도 못해내고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이런 채로 언제까지 지내야 하는 건지.


어둠속에서 김혁은 자신이 그저 어둠의 한 조각 같다고 생각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복수의 화신2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간헐적 글쓰기 양해부탁드립니다. 19.09.02 41 0 -
공지 글터파수꾼의 소식입니다. 19.03.01 111 0 -
공지 드디어 복수의 화신 김혁이 표지에 등장 18.10.10 143 0 -
공지 [엽편] 복수의 화신2 작가를 인터뷰하다. +1 18.10.09 147 0 -
공지 휴재 아닌 휴재입니다. +2 18.06.17 189 0 -
공지 복수의 화신2? 18.05.10 376 0 -
77 제76화 길고 긴 낮 5 19.10.21 11 0 8쪽
76 제75화 길고 긴 낮 4 19.10.19 16 0 8쪽
75 제74화 길고 긴 낮 3 19.10.15 21 0 9쪽
74 제73화 길고 긴 낮 2 19.10.14 20 0 10쪽
73 제72화 길고 긴 낮1 19.10.08 16 0 9쪽
72 제 71화 그 여자의 집 19.09.30 17 0 9쪽
71 제70화 오작교 위의 다른 삼인조 19.09.27 13 0 9쪽
70 제69화 사자들의 고독2 19.09.25 26 0 8쪽
69 제68화 사자들의 고독1 19.09.21 32 0 9쪽
68 제67화 먹장구름 19.09.20 28 0 10쪽
67 제 66화 트렁크 속의 세 남자 19.09.16 28 0 7쪽
66 제 65화 강탄이2 19.09.14 27 0 8쪽
65 제 64화 강탄이1 19.09.12 33 0 8쪽
64 제63화 비밀 속의 비밀 19.09.11 39 0 7쪽
63 제62화 새벽은 오고 19.09.10 33 0 8쪽
62 제61화 고요한 밤 19.09.09 31 0 7쪽
61 제60화 숲속의 남자들 19.09.07 40 0 7쪽
60 제59화 도로에서 2 19.09.06 40 0 7쪽
59 제58화. 도로에서 1 19.09.05 48 0 7쪽
58 제57화 검은 고치들 19.09.04 41 0 8쪽
57 제 56화. 선택 19.09.03 44 0 8쪽
56 제 55화. 불신의 늪 19.09.02 37 0 8쪽
55 제54화 좀비들4 19.07.05 67 0 7쪽
54 제53화 좀비들3 19.06.30 77 0 7쪽
53 제52화 좀비들2 19.06.25 113 0 7쪽
52 제 51화 좀비들1 19.06.05 74 0 9쪽
51 제 50화 그밤의 이야기 4 19.06.05 80 0 8쪽
50 제49화 그밤의 이야기3 19.05.27 80 0 10쪽
49 제48화 그밤의 이야기2 19.05.23 70 0 9쪽
48 제47화 그 밤의 이야기 19.05.22 58 0 9쪽
47 제46화 그들은 울지 않는다. 19.01.17 201 1 9쪽
46 제45화 결단은 어려워 18.12.18 140 1 7쪽
45 제44화 삼인조 18.12.12 136 1 9쪽
44 제43화 짱똘의 여자 18.12.10 147 1 8쪽
43 제 42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2 18.12.09 184 1 7쪽
42 제41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 18.12.09 148 1 8쪽
41 제40화 저녁 노을 18.11.27 152 1 8쪽
40 제39화 그들의 세상 18.11.19 195 1 8쪽
39 제38화 좀비 없는 세상을 위해 18.11.14 213 2 7쪽
38 제 37화 유일한 희망 18.11.13 216 1 8쪽
37 제36화 악마의 환영식 18.11.13 200 1 7쪽
36 제35화 좀비는 못 찾고 18.11.11 210 2 9쪽
35 제34화 동트는 하늘 18.11.10 197 2 8쪽
34 제33화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18.11.09 237 3 7쪽
33 제32화 좀비를 찾아서2 18.11.08 204 2 8쪽
32 제31화 좀비를 찾아서 18.11.08 241 2 7쪽
31 제30화 좀비잡는 저승사자3 18.10.14 244 3 8쪽
30 제29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2 18.10.09 293 3 7쪽
29 제28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1 18.10.08 292 3 8쪽
28 제 27화 리스트의 비밀2 18.10.03 305 3 7쪽
27 제26화 리스트의 비밀1 18.10.02 294 3 7쪽
26 제25화. 리스트를 찾아서 9- 연구소의 비극 18.09.17 291 3 8쪽
25 제24화 리스트를 찾아서8- 연구소의 비극 18.09.13 300 3 7쪽
24 제23화 리스트를 찾아서7- 연구소의 비극 18.09.12 322 3 7쪽
23 제22화 리스트를 찾아서6 18.06.29 357 3 8쪽
22 제21화 리스트를 찾아서5 18.06.28 347 3 8쪽
21 제20화 리스트를 찾아서4 18.06.28 331 3 7쪽
20 제19화 리스트를 찾아서3 +2 18.06.25 396 4 8쪽
19 제18화 리스트를 찾아서2 18.06.24 352 4 7쪽
18 제17화 리스트를 찾아서1 18.06.23 372 4 7쪽
17 제 16화 부유하는 기억들 +2 18.06.02 393 3 8쪽
16 제 15화 저승사자로 산다는 것 +4 18.05.24 435 4 8쪽
15 제 14화 환상 짜는 악마 18.05.24 420 5 9쪽
14 제 13화 나를 알아? 18.05.21 402 4 7쪽
13 제 12화 여자가 꼬이는 날 18.05.20 434 4 8쪽
12 제 11화 번개를 부르는 사나이 18.05.19 445 4 8쪽
11 제10화 소설책 속의 남자4 18.05.18 455 5 8쪽
10 제9화 소설책 속의 남자3 18.05.14 496 5 8쪽
9 제8화 소설책 속의 남자2 18.05.14 551 6 8쪽
8 제7화 소설책 속의 남자1 18.05.14 565 5 8쪽
7 제6화 기억 이전의 감각 18.05.13 596 6 7쪽
» 제5화 나는 한 조각 어둠이다. 18.05.13 639 6 8쪽
5 제4화 그 여자의 첫사랑 18.05.12 816 5 9쪽
4 제3화 나를 아는 여자 18.05.11 896 7 9쪽
3 제2화 미래에서 온 남자 +2 18.05.10 1,136 9 8쪽
2 제1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18.05.10 1,500 13 8쪽
1 프롤로그 +4 18.05.10 1,602 8 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터파수꾼'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