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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19.01.17 17:11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0,567
추천수 :
114
글자수 :
158,206

작성
18.05.14 22:04
조회
289
추천
4
글자
8쪽

제9화 소설책 속의 남자3

DUMMY

[그는 내가 방에서 안 나가는 것도 알고 있고 학교를 안 가는 것도 알고 있는지 이런 저런 질문을 했다. 어떻게 아는지는 몰랐다. 그가 온 곳에서는 데려갈 사람에 관해서 세세히 알 수 있는 모양이었다. 난 그 사람이 저승사자라고 했을 때 내게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을 지도 모른다는 걸 직감했다.


쓰던 소설의 결말이 조금 남았는데 이것만이라도 마무리 짓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별것 아닌 소설이지만 고작 천명이 보는 웹소설 작가였지만 난 그 소설을 마무리 짓고 싶었다.


“악마가 나타나 나는 말했다. 영혼을 사실 건가요? 아 아니지 악마가 말했다. 네 영혼을 거두러 왔다. 그날밤 나는, 이렇게 시작하면.... 혹시 이름이 있나요?”


나는 그가 내 열성을 알아주길 바랐다. 조금만 더 시간을 주게 할 수 있다면 더 한 것도 했을 것이다. 나는 연극하듯 떠들면서 열심히 키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그도 어이가 없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나를 그대로 내버려두었다. 아무래도 착한 저승사자인 것 같아 보였다. 그는 창가에 서 있다가 창문을 열었다. 그는 지저분한 방에서 나는 악취에 대해서 말하고 엄마가 왜 이런 걸 가만 두느냐고 물었다. 저승사자들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


[그는 가족들에 대해서 꼬치꼬치 캐묻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 누나에 관해서. 저승사자라고 완벽하게 모든 사실을 다 알고 오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그가 누나 얘기를 꺼내자 누나가 보고 싶어졌다. 난 어렸을 때부터 누나를 더 좋아했었다. 어릴 때는 학교에 엄마보다 누나가 오는 게 좋았다. 누나 옆에 있으면 기분이 좋았는데 엄마 때문에 누나가 집을 나간 것 같아서 엄마를 미워하고 있었다. 엄마는 늘 누나를 못살게 굴었다. 엄마가 나한테는 잘해줬지만 누나한테 하는 걸 보면서 정나미가 떨어졌다.


누나는 내게 누군가를 찾으러 다닌다고 말했지만 난 엄마 때문에 누나가 돌아오지 않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엄마가 더 미웠다. 누나는 가끔 이메일로만 연락을 해올 뿐 나타나지 않은지 7년이나 됐기 때문에 더욱 더 엄마가 미웠다. 그래서 난 엄마와 철저히 반대로 살았다. 엄마가 일어나 있는 시간엔 절대로 밖에 나가지 않았고 밤에만 움직였다. 한 공간에 있는 것 자체를 하지 않았다. 내 방에도 못 들어오게 하고 밥도 같이 먹지 않고 엄마에 대한 미움을 가득 담은 웹소설을 올리기도 했다. 나중에는 좀비가 뜯어먹게도 만들었다. (...)]


*******


[저승사자는 한동안 말이 없더니 내가 돌아보았을 때는 사라지고 없었다. 난 그가 내 소설 쓰는 열정이 기특해서 하루 정도는 시간을 더 주려나 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썼다. 난 생각했다. 이왕이면 지옥에 대해 써놓고 죽으면 어떨까를, 그래서 다음날 그가 빨리 오기만 기다렸다. 일찌감치 잠도 좀 자두려고 했다. 다시 그가 왔을 때 맑은 정신으로 지옥에 대해서 듣고 써두려는 생각이었다.]


********


[나는 자다가 느닷없이 허공에 떠 있는 걸 깨달았다. 눈을 떠보니 그가 한손으로 나를 번쩍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갑자기 나를 벽에다 집어던졌다. 나는 벽에 부딪치고 침대로 떨어졌다. 살집도 없는데다 뼈마디가 직접 부딪쳐서 꽤 아팠다.


그래도 나는 용기를 내어 저승사자에게 부탁했다. 지옥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려달라고. 그러자 저승사자가 ‘야!!’하고 소리를 꽥 질렀다. 그는 갑자기 몹시 화를 내기 시작했다. 지금 소설이 문제냐 어쩌구 하면서 바닥에 있던 패트병을 발로 차서 벽이 부서져 내렸고 계속 마구 소리를 질러댔다.


무엇이 그를 저토록 화나게 한 건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나는 무섭고 이상해서 가만히 있었다. 태어나서 그런 일은 처음 당해보는 거였다. 나이 많은 엄마에게도 내가 뭔가를 집어던지면 던졌지 뭔가로 맞은 적은 없었다. 엄마는 내게 큰소리 한번 친 적 없었고 손 한번 댄 적이 없었다. 아버지는 원래부터 없었으니 그 저승사자가 내게 최초로 화를 낸 존재인 셈이었다.]


*******


[그는 울부짖듯이 말했다.


“나는 말이다. 나는 살수 있다면 다시 살고 싶어. 다시 학교도 가고 싶고 우리 고아원에 있는 아이들도 만나고 싶어. 그냥 가난하더라도 거기 가서 살고 싶어. 어디서 배부른 투정이야”


그러더니 그는 밖으로 나가버렸다. 나는 뭐가 뭔지 몰라 어리둥절해 있었다. 고아원? 학교?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었지만 그가 뭔가를 간절히 말하고 싶어 한다는 건 알 수 있었다. 그가 다시 돌아왔을 때는 차분한 음성으로 학교에는 왜 안 가냐, 소설도 세상 경험을 많이 해야 쓸 수 있다는 둥의 얘기를 했다. 그리고 내가 쓰는 소설 얘기를 조금 했다.]


*******


[지금 생각해보면 그는 내가 가엾었던 것 같다. 뭐라도 한마디 더 해주고 싶은 형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가 마지막으로 내뱉은 말은 내 머리를 망치로 내려치는 것 같은 것이었다.


“이래가지고 너 혼자 살 수 있겠니? ... 내가 데리러 온 건 너희 엄마야”


내가 혼자 있고 싶다고 했더니 그가 방을 나갔다. 나는 내 자신의 죽음보다도 엄마의 죽음이 더 두렵게 생각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토록 미워하던 엄마였는데 완전히 못 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겁이 났다.]


********


[그 덕분에 엄마와 마지막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엄마와 마주앉아 밥을 먹은 게 거의 1년만이었다. 어색했지만 그래야 할 것만 같았다. 아마도 저승사자도 그걸 바라고 시간을 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엄마를 데리고 가기 전에 내게 다시 들렀다. 그리고 또 한마디를 남겼다.


“아, 그리고 진수 너는 말이다. 오라가 사파이어 색이야. 아름다운 파랑색, 내가 돌아다녀보니까 그건 대문호들한테나 있는 거라고 하던데 지금은 칙칙한 색에 가려져 있지만 언젠가 제 빛을 찾게 될 거야. 방구석에서 천명한테 즐거움을 주는 사람으로 남을 건지 세상 공부 좀 많이 하고 대문호로 살 건지는 너한테 달렸어. 지금처럼 살면 얼마 못 가서 날 또 만나게 될 것 같긴 하다만. 밥도 많이 먹고 운동도 좀 하고 그래야 키도 쑥쑥 크고 나중에 방송에 나올 때 멋지게 보일 텐데 참. ... 암튼 다시 만나지 않기를 바란다. 난 간다”


그날밤 엄마는 돌아가셨다. 아마 그 저승사자는 내게 엄마와 보낼 하루라는 시간과 희망을 주고 싶었던 것 같다.]


*******


오라? 사람들 등 뒤에 있는 게 오라라고 하는 건가? 아까 봤을 때 서진수가 진한 파랑색 안개 같은 걸 두르고 있었던 게 떠올랐다. 오라, 오라. 음, 이렇다면 저승사자는 원래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도 가지는 건가? 근데 지금은 왜 아무것도 안 보이지? 사람들의 미래가 보여야 하는 게 정상인 것 같은데 .... 그런 건 어떻게 보이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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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제46화 그들은 울지 않는다. 19.01.17 55 1 9쪽
46 제45화 결단은 어려워 18.12.18 72 1 7쪽
45 제44화 삼인조 18.12.12 75 1 9쪽
44 제43화 짱똘의 여자 18.12.10 85 1 8쪽
43 제 42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2 18.12.09 90 1 7쪽
42 제41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 18.12.09 82 1 8쪽
41 제40화 저녁 노을 18.11.27 84 1 8쪽
40 제39화 그들의 세상 18.11.19 106 1 8쪽
39 제38화 좀비 없는 세상을 위해 18.11.14 119 1 7쪽
38 제 37화 유일한 희망 18.11.13 105 1 8쪽
37 제36화 악마의 환영식 18.11.13 105 1 7쪽
36 제35화 좀비는 못 찾고 18.11.11 108 1 9쪽
35 제34화 동트는 하늘 18.11.10 103 1 8쪽
34 제33화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18.11.09 118 2 7쪽
33 제32화 좀비를 찾아서2 18.11.08 106 1 8쪽
32 제31화 좀비를 찾아서 18.11.08 123 1 7쪽
31 제30화 좀비잡는 저승사자3 18.10.14 139 2 8쪽
30 제29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2 18.10.09 160 2 7쪽
29 제28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1 18.10.08 158 2 8쪽
28 제 27화 리스트의 비밀2 18.10.03 169 2 7쪽
27 제26화 리스트의 비밀1 18.10.02 173 2 7쪽
26 제25화. 리스트를 찾아서 9- 연구소의 비극 18.09.17 168 2 8쪽
25 제24화 리스트를 찾아서8- 연구소의 비극 18.09.13 184 2 7쪽
24 제23화 리스트를 찾아서7- 연구소의 비극 18.09.12 182 2 7쪽
23 제22화 리스트를 찾아서6 18.06.29 210 2 8쪽
22 제21화 리스트를 찾아서5 18.06.28 196 2 8쪽
21 제20화 리스트를 찾아서4 18.06.28 198 2 7쪽
20 제19화 리스트를 찾아서3 +2 18.06.25 234 3 8쪽
19 제18화 리스트를 찾아서2 18.06.24 210 3 7쪽
18 제17화 리스트를 찾아서1 18.06.23 215 3 7쪽
17 제 16화 부유하는 기억들 +2 18.06.02 231 3 8쪽
16 제 15화 저승사자로 산다는 것 +4 18.05.24 262 3 8쪽
15 제 14화 환상 짜는 악마 18.05.24 235 4 9쪽
14 제 13화 나를 알아? 18.05.21 232 3 7쪽
13 제 12화 여자가 꼬이는 날 18.05.20 257 3 8쪽
12 제 11화 번개를 부르는 사나이 18.05.19 263 3 8쪽
11 제10화 소설책 속의 남자4 18.05.18 262 4 8쪽
» 제9화 소설책 속의 남자3 18.05.14 290 4 8쪽
9 제8화 소설책 속의 남자2 18.05.14 301 5 8쪽
8 제7화 소설책 속의 남자1 18.05.14 314 4 8쪽
7 제6화 기억 이전의 감각 18.05.13 337 4 7쪽
6 제5화 나는 한 조각 어둠이다. 18.05.13 353 4 8쪽
5 제4화 그 여자의 첫사랑 18.05.12 434 3 9쪽
4 제3화 나를 아는 여자 18.05.11 489 5 9쪽
3 제2화 미래에서 온 남자 +2 18.05.10 592 4 8쪽
2 제1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18.05.10 745 5 8쪽
1 프롤로그 +4 18.05.10 798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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