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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화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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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19.05.23 15:45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11,253
추천수 :
148
글자수 :
166,343

작성
18.05.18 09:13
조회
273
추천
5
글자
8쪽

제10화 소설책 속의 남자4

DUMMY

김혁은 다시 책의 나머지 표시된 부분들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도 가끔 그 저승사자를 생각한다. 그가 그날 밤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면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방에서 계속 나오지 않았다면 그렇게 글만 쓰다가 굶어 죽었을지도 몰랐다. 그때 나는 이미 거의 영양실조 상태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한창 자랄 때 못 먹고 움직이지 않아서 그런지 내 키는 지금도 크다 만 키다. 그나마 지금 이만큼이라도 큰 것도 그 기간이 짧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는 저승사자가 아니라 하늘이 내려준 천사가 아닐까? 그런 모습으로 나타난 것은 뭐 까닭은 모르겠지만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천사? 음, 그 정도로 내가 착해보였단 말이지?


김혁은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기억할 수 없는 과거에 그래도 자신이 누군가에게서 소중한 누군가를 빼앗아가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떤 희망을 주고 삶의 의미를 심어주기도 했다는 것이 다행스러웠다.


[언젠가 한번 그 저승사자가 혹시 얼굴도 본 적 없는 내 아버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낳아준 엄마에게 내 아버지는 어떤 사람인가 물어본 적이 있다. 엄마는 아버지에 대해선 아무 대답도 해주지 않았다. 그냥 떠올리는 게 싫은 건지 쓸쓸한 표정만 짓고 말았다. 그리고 ‘언젠가 이야기해 줄 날이 올 거야’, 라고만 말했다. 엄마의 나이를 따져보면 엄마는 우리 쌍둥이를 고등학생 때 낳았기 때문이다.]


고등학생 때 애를 낳았다고? 저승사자가 자기 아버지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헉, 그렇다면 설마 내가? 서진수가 내 아들? 그럴 수도 있는 건가?


김혁은 갑자기 뜬금없는 상상과 걱정이 밀려와 혼란스러워졌다.


열 여덟에 아이 아빠? 같은 학교 여자친구를 임신시키고 죽어버린 거라면.... 뭐, 뭐 그런 일들이 아주 없는 일도 아니긴 하지만 이게 사실이라면 이것도 참 우연치곤 이상하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쓸데없이 서진수가 이상하게 여길 만큼 느닷없이 화를 내고 참견하고 할머니와 보낼 시간을 더 주기까지 한 걸 보면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가 그런 거라면 뭔가 말이 되는 것 같았다.


김혁은 점점 자신이 서진수의 아버지가 아닐까 하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어갔다. 열 여덟살 저승사자 아버지가 먼 훗날 57세의 아들을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흡, 오, 이건 정말!’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더구나 서진수의 조카를 보고 그토록 낯이 익었던 것도 분명 이유가 있을 거였다. 핏줄이 땡긴다는 건 이럴 때 쓰는 말인지도 몰랐다.


서진수란 남자도 나를 자기 아버지라고 생각해서 보러 나온 것일까? 그래서 일부러 만나러 올 만큼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엄마가 미성년 미혼모니 당연히 그렇게 상상해 볼만은 하다. 더구나 그는 작가 아닌가. 그 상상력이면 뭐 이미 소설 몇 편은 쓰고도 남았으리라.


미성년들의 불장난, 18세 때 불의의 사고로 죽은 남자가 자기 아이를 낳은 여자 집에 찾아가서 불행한 자식을 돕는다, 잠깐 그러면 할머니는 그날 밤 왜 죽은 건데 그냥 우연? 아니지. 죽은 사람이 저승사자가 되지 말란 법은 없잖아. 또 그 저승사자가 자기 애인 집을 찾아가지 말란 법도 없고.


아들? 나한테 쌍둥이 자식이 있다? 뭔가 피부가 근지러운 기분이 든다. 으아, 이상해 이상해 징그러워!!!


김혁은 실제로 팔을 마구 문질러댔다. 이런 식이라면 기억을 되찾는 게 하나도 좋을 게 없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불행한 기억들뿐이라면 잊고 사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번 든 생각은 쉽사리 떨쳐지지 않았다. 자꾸만 서진수가 떠올랐다. 길에서 본 여자애의 얼굴도 어른거렸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또 원래 자신이 어떤 인간이었는지 궁금증이 커져가는 것도 어쩔 수 없었다. 자신 속에 자리 잡은 블랙홀이 자신의 소중한 기억들은 모조리 먹어치워 버렸다. 텅 빈 존재가 되어서 누군가의 기억에 의존해 퍼즐을 맞춰가는 게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다. 정말 이대로 영영 기억이 돌아오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럴 땐 진실만이 의혹을 잠재워 줄 수 있으리라.


책을 더 넘겨봤지만 더 이상 표시된 부분은 없었다. 실제로 저승사자를 묘사한 부분은 이렇게 조금밖에 되지 않는데 왜 이 두꺼운 책을 저승사자 관련 소설이라고 했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냥 한 무명작가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저승사자와 만난 부분만 없다면 그냥 자서전으로 읽힐 것 같은 책이었다. 작가 본인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들은 저승사자를 허구의 존재로 여길 테니 아마도 그래서 소설이라고 하는 모양이었다.


후아, 김혁은 갑갑해져서 집 밖으로 나갔다. 만약 이 모든 상상이 사실이라면 비록 18세밖에 못 살았지만 엄청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는 게 된다. 자손도 만들고 그 자손들이 이렇게 장성해서 세상에 흔적도 남기고 있고 ....


혼잣 생각에 잠겨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끼이익, 쿵, 기분 나쁜 소음이 들렸다.


뭐지? 주위를 둘러보니 멀리 도로 끝에서 황급히 차를 돌려 떠나는 검은 자동차 한 대가 보였다. 뭐야 저건 또, 김혁은 우선 차도에 쓰러져 있는 사람에게 다가가 보았다.


길바닥에 의식을 잃은 젊은 여자가 쓰러져 있었다. 검은 오라가 여자 주변에 이불처럼 깔려 있었다. 코에 손을 대보니 아직 숨은 쉬고 있었지만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주위를 둘러봐도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목격자도 없는 듯 보인다. 차도 이미 멀리 사라져버린 뒤이다. 이 동네는 원래 밤이 되면 엄청 한갓져지는 것 같았다.


김혁은 우선 여자의 가방에서 전화기를 찾아내 아무 번호나 눌러보았다. 그 중에 하나가 전화가 걸렸다. 어떤 나이든 여성이 전화를 받았다.


"어 지성이..."

“여기 여성분이 사고를 당했는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네? .... 누구세요? 지금 뭐라고 했죠?”


“여기 여성분이 사고를 당했는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네? .... 누가 사고요?”

너무 뜬금없는 전화라 그런지 상대 여자는 쉽사리 상황을 알아채지 못하는 듯 했다.


“제가 머리를 다쳐서 이런 대응을 잘 못합니다. 여기 주소도 모르고요. 뺑소니 같아요. 여성분 혼자 길에 쓰러져 있어요.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누구신데 이런 장난을... 거기가 어딘데요? 우리 지성이를 어떻게 한 거예요?”


“장난이 아닙니다. 지금 도로에 쓰러져 있어요. 제가 발견했는데... 이럴 시간이 없다구요. 이거 화면으로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요?”


“옆에 보면 빨간 버튼을 누르면...”


김혁은 전화기에서 빨간 버튼을 찾아 눌렀다.


“아 지성아 지성아”

전화기 속에서 다급하게 외치는 여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려나왔다.


“전화기로 한번 주위를 돌려봐주세요. 거기 어딘지 알아요. 전화기 켜놔주시고 어, 구급차를 그리로 보낼게요. 거기 계셔주실 수 있나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김혁은 전화를 끊고서야 그 차를 따라갔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미 늦었기 때문에 초조하게 구급차가 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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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제48화 그밤의 이야기2 19.05.23 9 0 9쪽
48 제47화 그 밤의 이야기 19.05.22 12 0 9쪽
47 제46화 그들은 울지 않는다. 19.01.17 66 1 9쪽
46 제45화 결단은 어려워 18.12.18 87 1 7쪽
45 제44화 삼인조 18.12.12 84 1 9쪽
44 제43화 짱똘의 여자 18.12.10 94 1 8쪽
43 제 42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2 18.12.09 97 1 7쪽
42 제41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 18.12.09 90 1 8쪽
41 제40화 저녁 노을 18.11.27 91 1 8쪽
40 제39화 그들의 세상 18.11.19 118 1 8쪽
39 제38화 좀비 없는 세상을 위해 18.11.14 130 2 7쪽
38 제 37화 유일한 희망 18.11.13 114 1 8쪽
37 제36화 악마의 환영식 18.11.13 117 1 7쪽
36 제35화 좀비는 못 찾고 18.11.11 117 2 9쪽
35 제34화 동트는 하늘 18.11.10 110 2 8쪽
34 제33화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18.11.09 125 3 7쪽
33 제32화 좀비를 찾아서2 18.11.08 113 2 8쪽
32 제31화 좀비를 찾아서 18.11.08 131 2 7쪽
31 제30화 좀비잡는 저승사자3 18.10.14 147 3 8쪽
30 제29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2 18.10.09 167 3 7쪽
29 제28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1 18.10.08 168 3 8쪽
28 제 27화 리스트의 비밀2 18.10.03 178 3 7쪽
27 제26화 리스트의 비밀1 18.10.02 182 3 7쪽
26 제25화. 리스트를 찾아서 9- 연구소의 비극 18.09.17 176 3 8쪽
25 제24화 리스트를 찾아서8- 연구소의 비극 18.09.13 191 3 7쪽
24 제23화 리스트를 찾아서7- 연구소의 비극 18.09.12 190 3 7쪽
23 제22화 리스트를 찾아서6 18.06.29 219 3 8쪽
22 제21화 리스트를 찾아서5 18.06.28 204 3 8쪽
21 제20화 리스트를 찾아서4 18.06.28 205 3 7쪽
20 제19화 리스트를 찾아서3 +2 18.06.25 241 4 8쪽
19 제18화 리스트를 찾아서2 18.06.24 218 4 7쪽
18 제17화 리스트를 찾아서1 18.06.23 224 4 7쪽
17 제 16화 부유하는 기억들 +2 18.06.02 241 3 8쪽
16 제 15화 저승사자로 산다는 것 +4 18.05.24 273 3 8쪽
15 제 14화 환상 짜는 악마 18.05.24 248 5 9쪽
14 제 13화 나를 알아? 18.05.21 242 4 7쪽
13 제 12화 여자가 꼬이는 날 18.05.20 267 4 8쪽
12 제 11화 번개를 부르는 사나이 18.05.19 275 4 8쪽
» 제10화 소설책 속의 남자4 18.05.18 274 5 8쪽
10 제9화 소설책 속의 남자3 18.05.14 301 5 8쪽
9 제8화 소설책 속의 남자2 18.05.14 314 6 8쪽
8 제7화 소설책 속의 남자1 18.05.14 330 5 8쪽
7 제6화 기억 이전의 감각 18.05.13 352 5 7쪽
6 제5화 나는 한 조각 어둠이다. 18.05.13 376 5 8쪽
5 제4화 그 여자의 첫사랑 18.05.12 466 4 9쪽
4 제3화 나를 아는 여자 18.05.11 524 5 9쪽
3 제2화 미래에서 온 남자 +2 18.05.10 642 5 8쪽
2 제1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18.05.10 806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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