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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19.01.17 17:11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0,581
추천수 :
114
글자수 :
158,206

작성
18.05.24 07:26
조회
235
추천
4
글자
9쪽

제 14화 환상 짜는 악마

DUMMY

검은 옷 소녀는 마치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큰 눈을 깜빡거렸다.


“우리 말고도 저승사자가 많아?”


“서로 만날 수 있는 저승사자는 많진 않아요. 다들 엇갈려서. 그것도 아무나 할 순 없는 거고 악마새끼 맘에 들어야 한대요. 꼴에 눈은 높아가지고 엄청 까탈스러워요.”


도대체 악마가 어떻게 했길래 저렇게 미워하는 걸까? 적개심이 대단해보인다.


“너는 어떻게 저승사자가 된 거야? 넌 왜 죽었는데?”

소녀는 갑자기 슬픈 얼굴로 표정을 바꾸었다.


“아, 그게.... 하아, 찬수 오빠 집 앞에서 살다시피 했어요. 아 찬수 오빠는 유명한 아이돌 가수에요. 내가 죽을 무렵엔 거의 최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죠. 아 말 하니까 또 보고 싶네. 지금은 아저씨가 다 됐겠죠? ... 아, 그러니까 그 매니저 중에 나쁜 놈이 하나 있었어요. 찬수 오빠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꼬여서 따라갔는데 딴 짓을 하려고 하잖아요. 밀치고 도망치다가 어떤 차에 치었어요. 근데 그게 알고 보니 찬수 오빠 차였어요.”


검은 옷 소녀는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다.


“힘들면 얘기 안 해도 돼.”

소녀는 코를 크게 한번 들이키고 말을 이어갔다.


“뭐 그게 다에요. 난 죽었고 지옥문 앞에서 악마새끼를 만났죠. 아, 진짜 열받아. 생각해보니까 그때 나도 속은 거네.”


소녀가 벤치를 주먹으로 치자 나무벤치 한 귀퉁이가 부서져 나갔다. 이야기를 다 듣고서도 이 나무 벤치가 온전할지 걱정스러웠다. 김혁은 여기 CCTV가 없는지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다. 우선 눈에 띄는 건 없었다. 소녀는 마치 모노드라마를 연기하듯이 말을 계속 이어갔다.


“악마새끼가 이랬거든요. ‘난 이 공간에서 나를 원하는 사람에 의해서 태어나지.’ 그러더니 저더러 천국의 문과 지옥의 문을 선택할 수 있는 드문 인간이라면서 복수할 기회를 줄 건데 복수하러 갈 거냐고 했어요. 제안을 받아들이면 지옥불에 떨어진다고 했는데도 그걸 하겠다고 했다니까요 제가. 바보 같이.

근데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찬수 오빠가 내가 차사고로 죽은 것 때문에 비관 자살하니 뭐니 막 그러는데 그냥 있을 수가 없었거든요.”


“천국과 지옥을 선택하게 했다?”

“알고 보니까 그게 자기 맘에 든 애들한테 다 하는 수법이었어요. 나중에 저승사자들끼리 얘기하다 보니까 다 그랬대요. 아마 선배님한테도 그랬을 걸요? 지가 환상 짜는 실력이 엄청 대단하다고 하는데 레파토리가 다 거기서 거기거든요.”


소녀는 곧 다시 이상한 남자 목소리를 흉내내기 시작했다. 아까 자신의 목소리 흉내를 냈을 때와는 약간 다른 듯도 하고 비슷한 듯도 했다. 정말 연기는 꽝인 아이다.


“너는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을 수 있지. 널 죽인 인간을 지옥불에 처넣을 수 있는 기회를! 이렇게 말하는데 안 넘어갈 수 있어요? 억울하게 죽어서 막 이가 갈리는 땐데 거기다 좋아하는 사람이 위험에 처한다는데 누가 가만 있겠냐고요. 지옥불이고 뭐고 그건 나중이고 누구나 복수를 택하게 될 거예요. 그 상황이라면.”


말을 마친 소녀의 내리깐 눈의 긴 속눈썹이 약간 꿈틀거리는 게 슬퍼보였다.


“저승사자가 된 걸 후회하니?”

“후회하면 뭐 하겠어요? 되돌릴 수 없는 걸.”

“너한텐 환생하라고 안 했어?”


“아뇨. 다른 저승사자들한테는 안 그래요. 그놈이 환상을 절정에서 끊은 다음에 그걸 미끼로 써요. 다음번에 더 좋은 환상을 만들어줄게, 이러면서. 그게 선배 때 부작용을 극복한 악마새끼만의 방법이라죠. 환생보다 그게 더 매력적이긴 해요. 그러니 계속 환상이 최절정일 때 지옥으로 끌고 와요. 지겨워질 때쯤 데려오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


악마와 지옥불이라. 현실감 넘치는 환상을 짠다고? 말로만 들으니 도무지 상상이 되질 않았다. 지옥은 어떤 곳일까? 악마는 어떻게 생겼을까?


“내가 기억을 못 찾아도 돌아갈 수가 있는 건가?”

“아니 그 리스트를 찾아야 해요.”

“리스트가 있어야 하는 거야?”

“네 그건 지옥의 물건이라 여기 남겨두면 안돼요.”

“그렇지 않아도 번개를 맞게 할려고 꽤나 애를 썼는데 선배가 다 피했다고 팔짝팔짝 뛰었어요. 하핫.”


검은 옷 소녀가 팔짝 뛰던 악마가 생각났는지 진심으로 기쁜 듯이 웃었다. 미소가 예쁜 아이다. 지난번 그 번개가 그러면 악마가 일부러 만들어 내리친 거란 말인가. 어쩐지 두 번씩이나 그렇더라니.


“번개를 맞으면 혹시 기억을 찾게 할 수 있을까 해서 온갖 번개를 동원했는데 실패하고 음 결국 저더러 가라고 한 거예요. 아, 생각해보니까 선배가 번개에 맞았으면 제가 환상에서 일찍 안 깼어도 되는 거였네요?”


소녀가 갑자기 김혁을 째려보았다. 아 이 아이 감정 기복이 너무 센데? 김혁은 괜히 미안해서 눈길을 피했다.


“다음에 번개가 치면 꼭 찾아가서 맞아보도록 해요.”

“그래 그러지 뭐.”


그러나 곧 번개를 맞고 쪼개지던 나무가 떠올라 한마디 더 덧붙였다.


“근데 그거 맞으면 산산이 부서져서 바스라져 버리는 거 아니야?”

“저승사자가 별걸 다 걱정하네요. 그러고 보니 선배님 평소랑 좀 다른 거 같아요.”

“뭐가?”

“가오가 떨어진 것 같기도 하고.”

“가오?”


“싸나이의 가오, 가오, 맨날 그러고 다녔는데요. 선배는 한때 학교짱이었다죠. 그래서 맨날 다른 남자 저승사자들한테 짱처럼 행동하고 그랬는데.”


“고아에 학교짱이라, 나에 대해서 뭐 더 아는 건 없어?”


“음 뭐 열 여덟살에 죽었고 같은 고아원에 있던 여자애를 짝사랑했고 아 고아원 원장이 그 여자애를 건드리려고 해서 말리려다가 맞아서 식물인간이 됐는데 한 1년쯤 그렇게 있다가 죽었다고 들었어요.”


어? 그 스토리는 며칠 동안 보던 그 드라마 스토리랑 비슷한 것 같은데?


“또.”


“별건 없어요. 선배가 악마새끼한테 속아서 복수하러 간 게 그 고아원 원장이고 음 처음 들고 돌아다닌 건 그 고아원과 관련된 사람들이었다는 것 밖에는요. 리스트가 완료된 날 죽었대요. 겨울날에. 병원에서. 열 아홉살이 되기 직전에.


“그게 40년 전에 있었던 일이라는 거지?”

“네.”


나한테도 슬픈 스토리가 있었군. 그럼 서진수는 내 아들이 아닌 건 확실하고 그럼 그 낯익음은 그냥 저승사자로 돌아다니면서 만났었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그런 종류였나?


생각에 잠겨 있는데 검은옷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항상 악마새끼가 하는 말이 김혁 저거는 동정도 못 뗀 놈이.... ”


소녀는 먼저 말을 꺼내놓고 얼굴이 빨개져서 말을 멈췄다. 김혁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고 딴 데를 보며 딴청을 부렸다. 그러나 속으로는 그럼 자신의 아이는 없었던 건 확실하다는 얘기니 왠지 안심이 되면서도 또 섭섭한 느낌이 들었다. 원래부터 없었지만 상상 속에 존재했던 자손들이여 안녕. 지난날의 부질없는 상상들이여 안녕!!!


“헤헤, 칭찬이었어요. 칭찬. 그러니까 카사노바같이 구는 다른 저승사자들한테 본받으라고 하는 말. 악마새끼가 항상 이상한 짓 하면 당장 지옥불행이라고 엄포 놓으면서 꼭 그 얘기를 해서. 사실 그래선지 대부분의 저승사자들이 그런 경험 없는 애들이에요. 아마 선배의 영향 때문인지 그런 애들만 골라서 저승사자를 만들어요.”


“그, 그래? 흠.”


여자애에게 이런 걸 물어봐도 되나? 좀 그런데 ... 김혁은 그래도 확실하게 해두기 위해 질문했다.


“근데 저승사자들이 그게 된다는 거야?”


빨개진 소녀의 얼굴, 소녀는 얼굴을 붉힌 채 김혁을 보지 않고 대답해준다.


“그러니까 악마새끼 말로는 가능하대요. 옛날 옛날에 카사노바처럼 행동하다가 지옥불로 간 저승사자가 있었다면서. 김혁 만큼만 하라고. 벌거벗은 여자를 데려다 놨는데도 잘도 참더라면서.”


핫, 그런 일도 있었단 말인가? 벌거벗은 여자가 눈 앞에 있는데 왜 참았지? 왠지 속부터 화끈 달아오르는 느낌이었다. 그래도 저 소녀 말이 사실이라면 왠지 되게 모범적인 저승사자인 것처럼 들린다. 모든 저승사자의 ‘본’인 존재 김혁. 뭐 나쁘진 않네. 뭔가 딴 속셈이 있어서 일부러 거짓말 하는 건 아니겠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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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제45화 결단은 어려워 18.12.18 73 1 7쪽
45 제44화 삼인조 18.12.12 75 1 9쪽
44 제43화 짱똘의 여자 18.12.10 87 1 8쪽
43 제 42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2 18.12.09 90 1 7쪽
42 제41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 18.12.09 83 1 8쪽
41 제40화 저녁 노을 18.11.27 84 1 8쪽
40 제39화 그들의 세상 18.11.19 107 1 8쪽
39 제38화 좀비 없는 세상을 위해 18.11.14 119 1 7쪽
38 제 37화 유일한 희망 18.11.13 105 1 8쪽
37 제36화 악마의 환영식 18.11.13 105 1 7쪽
36 제35화 좀비는 못 찾고 18.11.11 108 1 9쪽
35 제34화 동트는 하늘 18.11.10 103 1 8쪽
34 제33화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18.11.09 118 2 7쪽
33 제32화 좀비를 찾아서2 18.11.08 106 1 8쪽
32 제31화 좀비를 찾아서 18.11.08 123 1 7쪽
31 제30화 좀비잡는 저승사자3 18.10.14 139 2 8쪽
30 제29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2 18.10.09 160 2 7쪽
29 제28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1 18.10.08 158 2 8쪽
28 제 27화 리스트의 비밀2 18.10.03 169 2 7쪽
27 제26화 리스트의 비밀1 18.10.02 173 2 7쪽
26 제25화. 리스트를 찾아서 9- 연구소의 비극 18.09.17 168 2 8쪽
25 제24화 리스트를 찾아서8- 연구소의 비극 18.09.13 184 2 7쪽
24 제23화 리스트를 찾아서7- 연구소의 비극 18.09.12 182 2 7쪽
23 제22화 리스트를 찾아서6 18.06.29 211 2 8쪽
22 제21화 리스트를 찾아서5 18.06.28 196 2 8쪽
21 제20화 리스트를 찾아서4 18.06.28 198 2 7쪽
20 제19화 리스트를 찾아서3 +2 18.06.25 234 3 8쪽
19 제18화 리스트를 찾아서2 18.06.24 210 3 7쪽
18 제17화 리스트를 찾아서1 18.06.23 215 3 7쪽
17 제 16화 부유하는 기억들 +2 18.06.02 231 3 8쪽
16 제 15화 저승사자로 산다는 것 +4 18.05.24 262 3 8쪽
» 제 14화 환상 짜는 악마 18.05.24 236 4 9쪽
14 제 13화 나를 알아? 18.05.21 232 3 7쪽
13 제 12화 여자가 꼬이는 날 18.05.20 257 3 8쪽
12 제 11화 번개를 부르는 사나이 18.05.19 263 3 8쪽
11 제10화 소설책 속의 남자4 18.05.18 262 4 8쪽
10 제9화 소설책 속의 남자3 18.05.14 290 4 8쪽
9 제8화 소설책 속의 남자2 18.05.14 302 5 8쪽
8 제7화 소설책 속의 남자1 18.05.14 316 4 8쪽
7 제6화 기억 이전의 감각 18.05.13 337 4 7쪽
6 제5화 나는 한 조각 어둠이다. 18.05.13 353 4 8쪽
5 제4화 그 여자의 첫사랑 18.05.12 434 3 9쪽
4 제3화 나를 아는 여자 18.05.11 489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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