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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20.10.08 21:10
연재수 :
161 회
조회수 :
40,445
추천수 :
381
글자수 :
588,648

작성
18.06.02 09:40
조회
611
추천
5
글자
8쪽

제 16화 부유하는 기억들

DUMMY

내가 그리워하던 첫사랑은 누굴까? 그런 소중한 존재조차 말끔히 지워져버리다니. 이 기억이란 건 참 희한한 거란 생각이 든다. 긴 머리 여자애가 안겨 있을 때 떠올랐던 그 이상한 이미지들과 느낌은 뭐와 관련이 있을까?


김혁은 다시 한번 가슴에 배어들던 눈물에서 촉발된 이미지들을 떠올려 보았다. 이글거리던 모닥불, 물방울이 떨어지던 머리카락, 새파란 입술. 뭔가 추운 느낌인 건 알겠는데 그 이상은 알 수 없었다.


자신 속에 조각난 채 부유하는 이미지들이 얼마나 더 있을지, 언제나 돼야 아무렇지 않게 떠올린 이미지의 전후 상황을 막힘없이 이해하게 될지 절로 한숨이 나왔다. 마치 우주 한가운데 느릿느릿 둥둥 떠다니다가 어떤 사물 하나를 발견하고 알아보고 또 떠다니다 발견하고 그러는 우주인을 상상하면 딱 그 느낌과 비슷할 듯 하다.


복수란 단어가 떠올랐었다. 복수라... 날 저승사자로 만들기 위한 첫 복수 대상이 고아원 원장이었다면 고아원에서 뭔가 대단한 일이 있었다는 걸 텐데, 아 정말. 어떻게 그렇게 중요했을 법한 일들조차 이렇게 깨끗하게 잊어버릴 수가 있을까? 검은 옷 소녀 앞이라 제 머리를 쥐어박진 못했지만 머리를 마구 두들겨보고 흔들어보고 싶은 심정이었다.


“혹시 내가 말이야. 지옥에 있을 때 과거 기억 때문에 힘들어하고 그런 건 본적이 없어?”


검은 옷 소녀, 민하진도 혼잣 생각에 빠져 있다가 김혁의 질문에 깨어난 모양이었다. 잠시 더 생각하는 듯 하더니


“아니요. 정말 소문으로만 듣는 거였지. 선배님이 뭐 우리한테 직접 이러니 저러니 그런 말을 해준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선배님은 의외로 과묵한 편이었거든요. ‘내가 옛날에는 말이지’로 시작하는 그런 얘기는 남자애들한테 아주 가끔 ‘짱먹던 시절 어떤 애가 있었는데 말야’ 뭐 그런 예를 들 때만 하는 것 같던데 저한테는 그저 ‘아이돌 그만 그리워해라’, ‘일하면서 딴 생각 좀 하지 마라’, ‘뭘 그렇게 꾸물꾸물 거리냐’ 거의 뭐 이런 잔소리뿐이었고요. 앗, 이건 말하지 말 걸.”


민하진은 중간 중간 목소리를 변조해 가며 떠들다가 말을 멈췄다. 그리고는 그 큰 눈으로 김혁을 바라보고는 살짝 미소지었다. 그러다가 당황한 사람처럼 성급히 말을 이어갔다.


“아, 악마새끼, 아, 악마가 그러니까 가끔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엄청 가엾다는 투로 빗대어서 말하긴 해요. 정말 악마....는 휴, 선배님을 엄청 아끼는지 어쩔 땐 눈물까지 뿌리면서 얘기를 한다니까요. 그거 엄청 웃겨요. 씨뻘건 덩어리가 물방울을 막 이리저리 튕기면서 키킥”


민하진은 혼자 킥킥대고 나서는 다시 이상한 목소리를 흉내내기 시작했다. 저 성대모사는 엄청 거슬리는데 또 집중은 된다. 묘하다.


“니들 모두를 합친 것보다 가장 불쌍한 게 김혁이야. 그래도 꿋꿋한 거를 봐라. 저토록 묵묵하고 듬직하게 일처리를 해내는 걸 봐. 대단하지 않냐? 대단하잖아. 늬들보다 100배는 힘들게 살다 왔고 가슴 아픈 사랑도 이루지 못했는데 잘 참고 하는데 이것들아, 어디서 투정질이냐? 엉?”


100배는 가슴 아픈 사랑이라... 점점 더 궁금해진다.


“근데 악마 새, 아 이거 그냥 악마새끼라고 하면 안 될까요? 신경쓰여서 말하는 거 너무 힘들어요.”


민하진이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그게 그렇게 안 고쳐져져? 버릇 돼서 악마 앞에서도 그렇게 말하면 어떻게 하려고? 악마가 가만 둬?”


“그 앞에서 그걸 지칭할 이유는 없잖아요.”


눈을 내리깔며 뽀로퉁해지는 민하진의 얼굴. 가만히 보면 귀엽기도 하고 이쁘기도 한데 왜 저런 말을 섞어 쓰는지 그게 자신의 이미지를 망치는 건 알고 있는 건가 궁금해졌다.


“이쁜 말을 많이 해야 더 이뻐 보이는 거야.”


민하진은 또 얼굴을 붉힌다. 소녀는 소녀구나. 얼굴을 어찌나 자주 붉히는지 참. 민하진이 얼굴을 붉힐 때마다 자신도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다.


“사실 악마는 믿을게 못 돼서 부풀리는 걸 수도 있어요. 다들 짝사랑이나 하던 애들인데 거기서 거기지. 뭐가 100배씩이나 차이가 나겠어요. 안 그래요?”


그런가? 기억나지 않는 존재니 내가 알 턱이 있나! 민하진의 어설픈 성대모사와 이런 저런 설명으로 대충 어떤 느낌의 존재인지는 알겠는데 이 악마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도무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빨간 덩어리라고 했었지? 그냥 큰 덩어리에 눈 코 입이 있는 뭐 그런 건가? 만화에서 많이 보는 그런 삼지창 들고 뿔 달린 그런 캐릭터랑 닮았을까? 안개 같이 그저 뭉쳐 있고 목소리만 있는 존재?


“전 그다지 악마새... 말을 딱 믿진 않아요. 그래도 가끔 선배님이 엄청 이상한 표정을 지을 때가 있긴 했어요.”


“이상한 표정?”


“음, 뭐랄까. 엄청 고독해 보이고 엄청 슬퍼 보이면서 전 흉내도 못 내는 그런 표정인데 그건 선배님한테서만 볼 수 있었죠. 아주 가끔.”


“그래.”

“진짜 기억나는 게 그렇게 없어요?”

“응.”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신기하네.”


“그나저나 리스트를 찾는 건 당장은 어려울 건데 넌 어떻게 하지? 나 데려갈 때까지 같이 있어야 되는 건가? 악마가 어떻게 하라고 했지?”


“어, 그렇네요. 참."


민하진은 잠시 생각에 잠기는듯 하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오늘은 돌아갔다가 다시 올게요. 길 안내 겸 선배님을 데려 오라던 건데 리스트가 없어서 안 되니까 아무래도 악마새끼... 한테 가서 물어봐야겠어요. 그럼 리스트도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금방 알 거고 찾기도 수월할 거니까요. 정말 그게 어디로 갔을까, 그냥 보통 물건처럼 흘리고 말고 할 그런 게 아닌데 진짜 이상하네. 그럼 전 갔다가 다시 올게요.”


민하진이 벤치에서 일어섰다.


“그래. 그러든지.”

“그럼 선배님,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민하진은 김혁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끝까지 연극배우 같은 몸짓이다.


김혁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고 오수연의 집으로 돌아왔다. 낮이 되면 우선 떠오른 대로 연구소로 날아가 볼 생각이었다. 분명히 거기 어디서 떨어뜨렸을 것 같았다.


아닌가? 여기 집 앞에서 악당들과 싸울 때 격렬히 몸을 쓰다 떨어뜨렸을 수도 있으려나? 오수연의 차 안에는? 다시 한번 깨어난 이후 기억을 하나하나 되짚어 봤지만 딱히 종이 같은 건 눈에 띈 적이 없었다. 그런 게 있었다면 오수연이 줍거나 해서 말해주지 않았을까? 어쨌든 민하진이 다시 돌아오기 전까진 찾아볼 만큼은 찾아보리라 생각했다.


김혁은 오랫만에 생긴 이 목적이 반가울 정도였다. 뭔가 할 일이 있다는 건 좋은 거다. 고아원 아이들이 나오는 드라마를 다시 보며 빨리 날이 밝기만 기다렸다.


근데 저건 정말 보면 볼수록 민하진에게 들은 자신의 얘기랑 너무 비슷하단 생각이 든다. 저 작가도 혹시 과거에 만난 적이 있는 건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눈물 한 방울이 턱을 타고 톡 떨어졌다. 역시나 또 울어버렸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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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제160화 마트4 +2 20.09.27 21 1 9쪽
159 제 159화 마트3 +2 20.09.18 28 1 11쪽
158 제158화 마트2 +2 20.09.11 19 1 12쪽
157 제157화 마트1 20.09.01 18 0 11쪽
156 제156화 버스2 20.08.22 17 0 9쪽
155 제155화 버스1 20.08.21 20 0 10쪽
154 제154화 풀리지 않을 오해 20.07.27 29 0 9쪽
153 제153화 강도라구? 20.07.26 31 0 11쪽
152 제152화 진짜에게 가짜가 20.05.16 29 0 9쪽
151 제151화 영혼값 20.04.19 32 0 9쪽
150 제150화 실종자들 20.04.12 34 0 9쪽
149 제149화 보물 상자를 날라라 20.04.10 34 0 10쪽
148 제148화 신도 인간도 아닌 존재 20.03.31 38 0 12쪽
147 제147화 검정과 하양 20.03.24 37 0 9쪽
146 제146화 구원자 20.03.15 40 0 10쪽
145 제145화 눈송이들 20.03.11 44 0 8쪽
144 제144화 하얀 무리 20.03.10 48 0 8쪽
143 제143화 마른 하늘에 날벼락 20.03.08 42 0 9쪽
142 제142화 장회장의 정원 20.03.08 43 0 8쪽
141 제141화 알리바바와 도둑들 20.03.06 42 0 7쪽
140 제140화 스핑크스의 방2 20.03.04 38 0 9쪽
139 제139화 스핑크스의 방1 20.03.04 33 0 8쪽
138 제138화 별걸 다하는 20.02.26 45 0 9쪽
137 제137화 너의 연기 20.02.24 44 0 9쪽
136 제136화 배우야? 저승사자야? 20.02.23 54 0 8쪽
135 제135화 악마와의 대화5 20.02.22 46 0 7쪽
134 제134화 악마와의 대화4 20.02.20 45 0 8쪽
133 제133화 악마와의 대화3 20.02.18 46 0 8쪽
132 제132화 악마와의 대화2 20.02.15 40 0 9쪽
131 제131화 악마와의 대화1 20.02.15 48 0 9쪽
130 제130화 인연의 고리4 +2 20.02.13 44 0 11쪽
129 제129화 인연의 고리 3 20.02.09 44 0 8쪽
128 제128화 인연의 고리 2 20.02.09 45 0 9쪽
127 제127화 인연의 고리 1 20.02.07 44 0 9쪽
126 제126화 나 저승사자라니까! 20.02.03 62 1 8쪽
125 제125화 도시의 밤 20.02.01 50 1 10쪽
124 제124화 고요한 마을 20.01.28 47 1 9쪽
123 제123화 비밀속으로6 20.01.24 46 1 8쪽
122 제122화 비밀속으로5 20.01.24 46 1 8쪽
121 제121화 비밀속으로4 20.01.21 42 1 9쪽
120 제120화 비밀속으로3 20.01.20 43 1 8쪽
119 제119화 비밀속으로2 20.01.17 48 1 8쪽
118 제118화 비밀속으로1 20.01.16 53 1 8쪽
117 제117화 부서진 꿈들 20.01.14 46 1 7쪽
116 제116화 악마가 이상해 20.01.12 47 1 9쪽
115 제 115화 악마의 용건 20.01.10 48 1 8쪽
114 제114화 역사적인 순간 20.01.09 62 1 9쪽
113 제113화 너의 죄를 알라 20.01.08 48 1 8쪽
112 제112화 복수의 무게 20.01.07 44 1 8쪽
111 제111화 복수라고? 20.01.06 45 1 10쪽
110 제110화 좀비는 어디에나 있다. 20.01.05 48 1 8쪽
109 제109화 사랑하기에2 20.01.04 46 1 8쪽
108 제108화 사랑하기에1 20.01.03 54 1 8쪽
107 제107화 좀비? 그게 뭐여? 20.01.03 51 1 8쪽
106 제106화 예상치 못한 위험 20.01.02 50 1 8쪽
105 제105화 마을 사람들2 20.01.02 46 1 8쪽
104 제104화 마을 사람들1 20.01.01 44 1 8쪽
103 제103화 마을로 가는 길 3 20.01.01 42 1 8쪽
102 제102화 마을로 가는 길2 19.12.27 40 1 7쪽
101 제101화 마을로 가는 길1 19.12.25 47 1 7쪽
100 제100화 모두 한 자리에 19.12.25 43 1 8쪽
99 제 99화 악마의 메세지 19.12.22 51 1 9쪽
98 제98화 진실의 힘 19.12.20 59 1 9쪽
97 제97화 산 자와 죽은 자 19.12.18 55 1 8쪽
96 제96화 오두막 앞에서 19.12.18 48 1 8쪽
95 제95화 좀비는 저승으로 19.12.17 54 1 8쪽
94 제94화 진실과 마주할 시간2 19.12.16 54 1 9쪽
93 제93화 진실과 마주할 시간1 19.12.16 53 1 9쪽
92 제92화 인과응보 19.12.13 50 1 8쪽
91 제91화 잔악한 자 19.12.13 71 1 10쪽
90 제90화 좀비와 마스크맨2 19.12.09 52 1 7쪽
89 제89화 좀비와 마스크맨1 19.12.08 56 1 7쪽
88 제88화 좀비가 출몰하는 숲5 19.11.28 68 1 8쪽
87 제87화 좀비가 출몰하는 숲4 19.11.28 57 1 8쪽
86 제86화 좀비가 출몰하는 숲3 19.11.11 75 1 8쪽
85 제85화 좀비가 출몰하는 숲2 19.11.09 63 1 7쪽
84 제84화 좀비가 출몰하는 숲1 19.11.08 68 1 9쪽
83 제83화 탈출4 19.11.04 63 1 7쪽
82 제82화 탈출3 19.11.03 64 1 8쪽
81 제81화 탈출2 19.11.02 67 1 7쪽
80 제80화 탈출1 19.11.01 64 1 7쪽
79 제78화 종말의 시작2 19.10.28 84 1 8쪽
78 제77화 종말의 시작1 19.10.27 93 1 10쪽
77 제76화 길고 긴 낮 5 19.10.21 86 1 8쪽
76 제75화 길고 긴 낮 4 19.10.19 81 1 8쪽
75 제74화 길고 긴 낮 3 19.10.15 83 1 9쪽
74 제73화 길고 긴 낮 2 19.10.14 70 1 10쪽
73 제72화 길고 긴 낮1 19.10.08 74 1 9쪽
72 제 71화 그 여자의 집 19.09.30 185 1 9쪽
71 제70화 오작교 위의 삼인조 19.09.27 77 1 9쪽
70 제69화 사자들의 고독2 19.09.25 85 1 8쪽
69 제68화 사자들의 고독1 19.09.21 97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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