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19.01.17 17:11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0,587
추천수 :
114
글자수 :
158,206

작성
18.06.28 04:35
조회
198
추천
2
글자
7쪽

제20화 리스트를 찾아서4

DUMMY

처음에 김혁은 은성이 다시 돌아온 건가 생각했다. 그런데 노크소리가 들렸다.


자기 사무실에 들어오는데 노크를 할 리 없다. 아닌가? 내가 있는 걸 아니까 예의를 차리는 걸까? 그래도 밖에서 보면 자기 사무실을 노크하는 사무실 주인은 이상해 보일 텐데 그런 행동을 할 것 같진 않다.


김혁은 일단 몸을 숨기기로 하고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마땅히 몸을 숨길만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았다. 급한 대로 책상과 거리가 먼 소파 뒤쪽에 몸을 숨겼다. 그 주변엔 별다른 게 없어서 거기까지 오진 않을 것 같았다. 오게 된다면 맞닥뜨릴 수밖에.


들어온 사람은 문을 닫더니 책상 쪽으로 간다. 소파 옆쪽으로 해서 보니 다리가 보였는데 남자 구두를 신었다. 누구지? 이 오밤중에 남의 사무실에 들어온 사람은? 뭘 하러 온 걸까?


남자는 서랍 여기저기를 열어보고 뒤적여보고 있었다. 노트북도 켜보긴 했지만 암호가 걸려 있는지 곧바로 꺼버렸다. 책장 쪽의 책들도 하나하나 꺼내 열어보고 다시 끼워두고 한다.


김혁은 슬쩍 소파 위로 눈을 들어 남자를 훔쳐보았다. 뒷모습은 그저 평범한 연구원의 모습이다. 평범한 연구원들이 입는 흰 가운에 깔끔하게 정리 된 짧은 머리를 한 남자. 다만 드리워진 오라가 검은빛에 가까웠다. 저 남자가 왜 남의 사무실을 뒤지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연구소에서 일어난다는 ‘이상한 일’과 뭔가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는 한참을 더 책장을 뒤적이다가 빈손으로 사무실에서 나갔다.


김혁은 소파 뒤에 등을 기댄 채 생각에 잠겼다.


저승사자가 리스트를 가지고 이 연구소에 왔다. 물론 저승사자가 잡아갈만한 인간이 어디나 한두명은 있고 장소를 가리는 건 아니지만 이 연구소에 왔다는 건 여기에 그런 사람이 있다는 거고 그건 누구라도 될 수 있다는 거다. 김은성일 수도 있을까? 그녀가 뭔가 음모를 꾸미고 있고 그래서 의심 받고 있는 거라면? 은성의 선한 눈이 떠오른다. 급하게 달려가던 곱슬머리 남자는? 그 사람이 은성의 상관이자 타임머신 책임자라면 그 사무실에 간 이유가 될 수 있다. 뭔가 비밀스럽고 음흉한 일을 벌이고 있는 건 그 사람일지도 모른다. 타임머신 안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 전에는 그가 사무실 안에 있었을까? 은성은 분명히 그날 혼자 있어서 한번 몰래 해봤다고 했는데... 그럼 역시 김은성을 잡으러 왔다가 그렇게 된 걸까? 처음 오수연을 만났을 때 누굴 데리러 온 거냐고 붇던 그 얼굴이 떠오른다. 혹시 자신의 딸을 데리러 온 건가 두려움에 질린 그 얼굴.


김혁은 김은성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으로선 의심의 끈을 놓을 수도 없었다. 만약에 김은성이 그 리스트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했다면 그 리스트를 돌려주지 않고 싶어 할 것이다. 발견했더라도 숨길 것이 분명하다. 도대체 이 연구소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김혁은 점점 더 알 수 없는 기분이 들었다. 기억의 블랙홀에서 허브적대다 이제 간신히 빠져나왔는데 의혹의 늪에 발을 디딘 것 같았다.


다음날 김혁은 날이 새자마자 오수연의 집으로 돌아왔다. 김은성에 대해 궁금했기 때문에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았다.


김은성. 28세. 물리학자.


스물 여덟이야? 그렇게 나이 들어 보이진 않는데 꽤 나이가 많네. 과학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고 어릴 때부터 신동 소리를 들었고 오, 말로만 듣던 학년 건너뛰기, 꼬마의 몸으로 대학생들과 나란히 공부, 최연소 물리 박사 타이틀에 논문은 쓰는 족족 해외 유수 과학잡지에 소개 되고 .. 음 꽤 대단한 인재군.


오수연도 검색해 보았다.


오수연. 57세. 분자생물학자.


분자생물학자? 그건 또 뭐지? 분야 내에서 최고 권위자라니. 음, 그러니 정부 요원들이 득달같이 달려오겠지. 노벨과학상 유력 후보자로서 매번 거론되고 있다... 자살하려다 날 만났다고 했지? 그때 죽었으면 어쩔 뻔 했나. 노벨과학상 후보도 최연소 물리박사도 없었을 것 아닌가. 새삼 과거의 조그만 일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래도 자신이 과거에 좀 대단한 일을 하긴 했었단 생각에 조금 우쭐해지는 기분도 들었다.


해가 지고 나서 나타난 민하진 때문에 김혁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김혁은 그때 TV를 보고 있었는데 조그맣게 뒤에서 선배님,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거기 민하진이 서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너 그게 ....”


김혁은 터져 나오려는 웃음을 간신히 참았다. 자신을 보자마자 김혁의 얼굴이 씰룩이자 민하진은 곧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모양이더니 김혁의 말이 끝나자마자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왜, 왜 그래? 진정해. 민하진? 응? 미안 미안.”


그러나 웃음은 참으려 하면 할수록 더 강렬하게 터져 나왔다. 끄윽, 이상한 소리를 내며 입술 사이로 비져 나온 웃음.


민하진의 얼굴과 목덜미, 드러난 손에 드문드문 크기가 제작각인 빨간색 얼룩점들이 여기저기 찍혀 있었다. 어떤 건 크고 어떤 건 작고 붉게 얼룩덜룩한 모양이 마치 특이한 젖소 같기도 하고 그런 몰골은 처음 보는 거라 놀랍기도 했지만 우선 그 모습이 꽤나 웃겼다. 민하진은 울음 섞인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러니까 악마님이 이렇게...”


악마님? 악마새끼에서 악마님으로 급상승하셨네, 보아하니 악마가 무슨 장난을 친 모양이다. 벌인가?


“이런 꼴로 죽어도 오긴 싫었는데 선배님 안 데려 오면 영원히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어요. 보기 흉하죠? 네? 어떻게 해. 여기 무슨 스카프 같은 거 없을까요? 선글라스라도 아 정말. 저 보지 마세요. 아 싫어, 싫어. 정말 이게 뭐냐구요. 너무하잖아요.”


“몸 전체에 다 그런 게 있는 거야?”


뭘 상상했는지 민하진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 붉어진 얼굴 때문에 김혁도 덩달아 부끄러운 기분이 든다. 별 생각 없이 물은 건데 뭐야, 알몸을 상상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런 거야?!!


왠지 더 당황스러워져 시선을 한곳에 두지 못하는 김혁과 힘없이 대꾸하는 민하진.


“‘악마새끼’라고 말 한 수만큼요. 악마님을 떠올릴 수 있도록 붉은 점. ‘악마새’는 좀 작은 점,”


“엄청 창의적이네 하핫, 푸후훗.”


참아보려고 했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입을 막아도 저절로 웃음 때문에 입이 벌어졌다. 민하진의 눈에 또 다시 눈물이 글썽인다.


“아, 뭐 ... 풉, 그래도 이뻐. 이뻐. 원래 본바탕이 이쁜데 그런 얼룩점들이야 뭐 그냥 특이한 분장 했나보다 생각할 수도 있는 거지 뭐. 괜찮아. 괜찮아.”


민하진은 재빨리 몸을 숨겨버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복수의 화신2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글터파수꾼의 소식입니다. 19.03.01 31 0 -
공지 드디어 복수의 화신 김혁이 표지에 등장 18.10.10 94 0 -
공지 [엽편] 복수의 화신2 작가를 인터뷰하다. +1 18.10.09 94 0 -
공지 휴재 아닌 휴재입니다. +2 18.06.17 149 0 -
공지 복수의 화신2? 18.05.10 272 0 -
47 제46화 그들은 울지 않는다. 19.01.17 57 1 9쪽
46 제45화 결단은 어려워 18.12.18 73 1 7쪽
45 제44화 삼인조 18.12.12 75 1 9쪽
44 제43화 짱똘의 여자 18.12.10 87 1 8쪽
43 제 42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2 18.12.09 90 1 7쪽
42 제41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 18.12.09 83 1 8쪽
41 제40화 저녁 노을 18.11.27 84 1 8쪽
40 제39화 그들의 세상 18.11.19 107 1 8쪽
39 제38화 좀비 없는 세상을 위해 18.11.14 119 1 7쪽
38 제 37화 유일한 희망 18.11.13 106 1 8쪽
37 제36화 악마의 환영식 18.11.13 106 1 7쪽
36 제35화 좀비는 못 찾고 18.11.11 108 1 9쪽
35 제34화 동트는 하늘 18.11.10 103 1 8쪽
34 제33화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18.11.09 118 2 7쪽
33 제32화 좀비를 찾아서2 18.11.08 106 1 8쪽
32 제31화 좀비를 찾아서 18.11.08 123 1 7쪽
31 제30화 좀비잡는 저승사자3 18.10.14 139 2 8쪽
30 제29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2 18.10.09 160 2 7쪽
29 제28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1 18.10.08 158 2 8쪽
28 제 27화 리스트의 비밀2 18.10.03 169 2 7쪽
27 제26화 리스트의 비밀1 18.10.02 173 2 7쪽
26 제25화. 리스트를 찾아서 9- 연구소의 비극 18.09.17 168 2 8쪽
25 제24화 리스트를 찾아서8- 연구소의 비극 18.09.13 184 2 7쪽
24 제23화 리스트를 찾아서7- 연구소의 비극 18.09.12 183 2 7쪽
23 제22화 리스트를 찾아서6 18.06.29 211 2 8쪽
22 제21화 리스트를 찾아서5 18.06.28 196 2 8쪽
» 제20화 리스트를 찾아서4 18.06.28 199 2 7쪽
20 제19화 리스트를 찾아서3 +2 18.06.25 234 3 8쪽
19 제18화 리스트를 찾아서2 18.06.24 210 3 7쪽
18 제17화 리스트를 찾아서1 18.06.23 215 3 7쪽
17 제 16화 부유하는 기억들 +2 18.06.02 231 3 8쪽
16 제 15화 저승사자로 산다는 것 +4 18.05.24 262 3 8쪽
15 제 14화 환상 짜는 악마 18.05.24 236 4 9쪽
14 제 13화 나를 알아? 18.05.21 232 3 7쪽
13 제 12화 여자가 꼬이는 날 18.05.20 257 3 8쪽
12 제 11화 번개를 부르는 사나이 18.05.19 263 3 8쪽
11 제10화 소설책 속의 남자4 18.05.18 262 4 8쪽
10 제9화 소설책 속의 남자3 18.05.14 290 4 8쪽
9 제8화 소설책 속의 남자2 18.05.14 302 5 8쪽
8 제7화 소설책 속의 남자1 18.05.14 316 4 8쪽
7 제6화 기억 이전의 감각 18.05.13 338 4 7쪽
6 제5화 나는 한 조각 어둠이다. 18.05.13 353 4 8쪽
5 제4화 그 여자의 첫사랑 18.05.12 434 3 9쪽
4 제3화 나를 아는 여자 18.05.11 490 5 9쪽
3 제2화 미래에서 온 남자 +2 18.05.10 593 4 8쪽
2 제1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18.05.10 745 5 8쪽
1 프롤로그 +4 18.05.10 799 5 1쪽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터파수꾼' 작가를 후원합니다!

  • 보유 골드: 0 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