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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화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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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20.10.2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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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2
글자수 :
593,408

작성
18.10.08 12:59
조회
512
추천
5
글자
8쪽

제28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1

DUMMY

김혁은 여기까지 와서 더구나 인간들 앞에서 저승사자들끼리 으르렁대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 은정아.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지. 암튼 너 아니었음 큰일날 뻔 했네. 빈틈 없으신 우리 박사님은 이래도 당신이 할 일을 잘 했다고 생각하시나?”


김혁이 명석원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건 내 탓이 아니야.”


명석원도 조금 겁에 질린 얼굴이었다. 어쩌면 머리가 부서진 시체를 아무렇게나 바닥에 팽개쳐놓은 저 소녀의 괴력에 겁을 먹었던가.


“당신은 그날 지하동을 페쇄시켰어야 했어. 그러면 오늘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았겠지. 그랬다면 적어도 본인들이 뭘 하는지 아는 연구원들만 좀비가 되고 말았겠지. 하긴 그 사람들이라고 뭐 그러고 싶었겠어? 1층 사람들은 뭔 죄야? 아무것도 모르는 연구원들까지 좀비를 만들고도 떳떳하네 참.”


“그날은, 그날은 안전했다고. 다 잘 처리됐어. 그때가 언젠데...”

“그럼 지금 이 사태가 왜 벌어진 건데? 그 좀비가 또 탈출한 건가?”

“.....”


명석원의 침묵이 이어지자 주은정의 짜증스러움이 묻어나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그런 건 나중에 따지고 지금은 좀비들을 먼저 없애야 한다구요. 치료법도 없다니 더 퍼지기 전에 서둘러 해치우라고 했다구요.”


주은정 쪽을 바라보자 발치께 있는 머리가 짓이겨진 몸뚱이도 같이 눈에 들어왔다. 이전까지는 모두 성실한 사람들이었던 누군가의 배우자였고 누군가의 아이였을 젊은이들을 모두 저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꺼림칙하기만 했다.


“저 사람들을 다? 정말 그것밖에 방법이 없대?”

김혁은 사무실에 가둬둔 좀비들을 떠올리며 물었다. 주은정은 건조함에 짜증을 섞어 대꾸했다.


“그렇다니까요.”


언제나 지옥에서도 무표정한 얼굴로 말이 없거나 말을 하면 필요 이상으로 짜증을 내는 주은정이지만 김혁에겐 여전히 적응이 어려웠다. 그러나 처음에는 핀잔도 계속 하고 했지만 이제는 그런 건 멈추게 된 것도 적응의 일종이라고 해야 할까?


“진짜 너무하네.”

하진이 쫑알거렸지만 은정은 하진의 말은 무시하고 자기 할 말만 한다.


“빨리 처리하고 돌아오래요. 더 이상 꾸물거리지 말고.”

“누가 꾸물거렸다고 자꾸...”


하진이 말을 다 끝맺지도 못했는데 주은정이 빠르게 대꾸했다.


“모두 열 아홉명이에요. 지금까지 생성된 좀비는.”


김혁과 민하진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아까 밀폐된 사무실에 마구 던져 넣은 좀비들은 정확히 세진 않았지만 대략 열명 남짓 됐던 것 같은데 그럼 저기 한명을 빼도 대여섯 명은 더 어디엔가 있다는 말이 된다. 어디에 있지? 1층에 없다면 아직 지하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걸까?


“미치겠군. 지하동이 몇 층이지?”


명석원을 바라보며 김혁이 묻자 명석원은 순순히 대답했다.


“지하 5층.”

“밖으로 통하는 입구는? 그 엘리베이터 뿐인가?”

“엘리베이터가 작동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서 비상 탈출로가 하나 있긴 하지만 정상적인 상태에선 안 열리게 돼 있지. 물론 페쇄시켜도 안 열리고.”

“좀비들이 열 가능성은 없고?”

“아마도.”

“당신 책임자 맞아? 상황이 이런 데도 뭘 제대로 아는 게 없구만.”

“나도 갑자기 시작하게 된 일이야. 난 원래 타임머신을 총괄하는 사람이었다고.”

그 말을 듣고 있던 은성이 끼어들었다.


“그러니까 결국 그냥 허울 좋은 책임자였군요. 양쪽 다에서. 뭐 하나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김박사. 오만이 지나쳐. 난 아직 자네 상사라네. 그런 걸 안다고 뭐 달라지나? 훌륭한 연구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관리하고 그게 책임자가 할 일이지. 안 그런가? 내가 일일이 세세히 모든 내용을 다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가? 자네가 아직 이런 자리에 앉아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거지. 연구원들이 재량을 잘 펼칠 수 있게 하는 게 내 일이지. 모든 일에 간섭하고 그러다 보면 일이 안 돼지.”


“당신 같은 사람한테 일을 맡긴 사람도 당신 같은 부륜가보네요. 그 사람들은 정말 당신이 능력 있고 이 일의 책임자로 적합하다고 믿었을까요? 연구소장의 동생이 아니라도요?”


뭐야 명석원이 연구소장 동생이야? 역시 인맥은 위대하군. 김혁은 속으로 그런 생각을 했지만 그 대화에 끼어들고 싶지는 않았다.


“뭐라고? 그렇게 안 봤는데 김박사, 아주 돼먹지 못했군. 그런 생각을 가지고 여태껏 내 앞에선 호의적으로 굴었다는 건가? 난 당당히 내 연구 업적으로 오늘 이 자리까지 온 것이네. 내 논문들과 그동안 내가 들인 노력과 열정들을 뭘로 보는 건가?”


은성은 명석원 박사를 째려보고 있다가 말했다.


“그렇겠죠. 오늘 하는 행동만 아니었으면 저도 끝까지 박사님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 않았을 거예요. 누가 아무리 뭐라고 해도 전 박사님을 믿었으니까요. 책임지지 못할 일을 떠맡아서 이 지경까지 만들지 말고 그냥 연구만 하시지 그러셨어요?”


“점점... 지금 굉장히 모욕적이군...”

“아니. 지금 좀비가 급하다니까. 박사님들아 싸움은 나중에 하시라고 좀.”


주은정이 또 한번 날카롭게 소리쳤다. 그 기세에 대화는 중단됐다. 명석원은 잠시 은성을 노려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야, 주은정. 그렇게 근질거리면 저기 저 사무실에 좀비들 한가득 있으니까 가서 처리해. 너 혼자로도 충분하겠지? 참, 물리면 안 된다거나 그런 얘기는 없든?”


주은정은 대답도 않고 하진을 무서운 눈빛으로 한번 째려보고는 하진이 가리킨 사무실로 날아갔다.


“야, 숫자 세는 거 잊지 말고.”


벽을 가볍게 통과해 들어간 주은정. 이어서 으아아, 우억, 퍽, 퍼벅하는 소음들이 뒤섞여 들리기 시작했다. 괴물들이나 낼 것 같은 괴상한 화음들이 계속 이어졌다. 일시에 내지르는 듯한 톤이 다른 괴성들이 뒤섞인 가운데 단단한 것들이 부서지는 소리가 재빠르게 섞여들었다. 그 끔찍한 소리엔 모두가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지옥문지기를 대신해 죄인들을 끌어다 지옥으로 던져버리는 일을 자청해서 하곤 하던 주은정이다. 이런 일에 일말의 망설임 따위는 없을 거였다. 김혁은 문가에 놓여 있는 머리가 너덜거리는 시체를 잠시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가까운 곳에서 ‘끼아악’하는 세된 비명소리가 들렸다. 익숙한 비명소리다. 벌써 여러번 들었던 김은성의 비명소리. 은성의 손에 들고 있던 리스트에서 이름 하나가 불탔다. 너무 놀랐는지 은성은 손에서 황급히 털어내듯 리스트를 놓아버렸다. 리스트는 허공중에 날리면서 불길은 사그라지고 그대로 종이만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리스트를 민하진이 주었다.


“지옥의 물건이라니까요.”


김혁에게 전해진 리스트는 이제 절반이 여백이었다. 모두 다섯 개까지 사라지고 나서는 더 이상 불타는 이름이 없었다. 아직 사무실에서 들려오는 괴성과 파열음은 이어지고 있었다. 이번 사태만 아니었으면 아직 명이 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그렇게 희생되고 있는 거였다. 그저 잘못된 장소에서 잘못된 일에 연루됐다는 이유만으로.


김혁은 다시 한번 명석원을 바라보았다. 명석원은 이 모든 사태에 얼이 빠져 있는 듯 보였다.


“다섯은 지옥의 리스트에 올랐는데 나머지는 그저 성실한 연구원들이었던 모양이네. 이래도 죄책감 같은 건 없으신가?”


“아니야, 아니야.”


명석원은 얼이 빠진 얼굴로 뭐가 아니라는 건지 알 수 없는 혼잣말 '아니야'만 반복해서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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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 제157화 마트1 20.09.01 1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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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제155화 버스1 20.08.21 20 0 10쪽
154 제154화 풀리지 않을 오해 20.07.27 31 0 9쪽
153 제153화 강도라구? 20.07.26 31 0 11쪽
152 제152화 진짜에게 가짜가 20.05.16 31 0 9쪽
151 제151화 영혼값 20.04.19 33 0 9쪽
150 제150화 실종자들 20.04.12 34 0 9쪽
149 제149화 보물 상자를 날라라 20.04.10 34 0 10쪽
148 제148화 신도 인간도 아닌 존재 20.03.31 38 0 12쪽
147 제147화 검정과 하양 20.03.24 38 0 9쪽
146 제146화 구원자 20.03.15 40 0 10쪽
145 제145화 눈송이들 20.03.11 44 0 8쪽
144 제144화 하얀 무리 20.03.10 48 0 8쪽
143 제143화 마른 하늘에 날벼락 20.03.08 42 0 9쪽
142 제142화 장회장의 정원 20.03.08 43 0 8쪽
141 제141화 알리바바와 도둑들 20.03.06 42 0 7쪽
140 제140화 스핑크스의 방2 20.03.04 38 0 9쪽
139 제139화 스핑크스의 방1 20.03.04 33 0 8쪽
138 제138화 별걸 다하는 20.02.26 45 0 9쪽
137 제137화 너의 연기 20.02.24 44 0 9쪽
136 제136화 배우야? 저승사자야? 20.02.23 55 0 8쪽
135 제135화 악마와의 대화5 20.02.22 47 0 7쪽
134 제134화 악마와의 대화4 20.02.20 46 0 8쪽
133 제133화 악마와의 대화3 20.02.18 47 0 8쪽
132 제132화 악마와의 대화2 20.02.15 41 0 9쪽
131 제131화 악마와의 대화1 20.02.15 49 0 9쪽
130 제130화 인연의 고리4 +2 20.02.13 45 0 11쪽
129 제129화 인연의 고리 3 20.02.09 44 0 8쪽
128 제128화 인연의 고리 2 20.02.09 45 0 9쪽
127 제127화 인연의 고리 1 20.02.07 44 0 9쪽
126 제126화 나 저승사자라니까! 20.02.03 62 1 8쪽
125 제125화 도시의 밤 20.02.01 50 1 10쪽
124 제124화 고요한 마을 20.01.28 47 1 9쪽
123 제123화 비밀속으로6 20.01.24 46 1 8쪽
122 제122화 비밀속으로5 20.01.24 46 1 8쪽
121 제121화 비밀속으로4 20.01.21 42 1 9쪽
120 제120화 비밀속으로3 20.01.20 43 1 8쪽
119 제119화 비밀속으로2 20.01.17 48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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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제117화 부서진 꿈들 20.01.14 46 1 7쪽
116 제116화 악마가 이상해 20.01.12 48 1 9쪽
115 제 115화 악마의 용건 20.01.10 49 1 8쪽
114 제114화 역사적인 순간 20.01.09 63 1 9쪽
113 제113화 너의 죄를 알라 20.01.08 50 1 8쪽
112 제112화 복수의 무게 20.01.07 45 1 8쪽
111 제111화 복수라고? 20.01.06 46 1 10쪽
110 제110화 좀비는 어디에나 있다. 20.01.05 48 1 8쪽
109 제109화 사랑하기에2 20.01.04 46 1 8쪽
108 제108화 사랑하기에1 20.01.03 55 1 8쪽
107 제107화 좀비? 그게 뭐여? 20.01.03 51 1 8쪽
106 제106화 예상치 못한 위험 20.01.02 50 1 8쪽
105 제105화 마을 사람들2 20.01.02 46 1 8쪽
104 제104화 마을 사람들1 20.01.01 44 1 8쪽
103 제103화 마을로 가는 길 3 20.01.01 42 1 8쪽
102 제102화 마을로 가는 길2 19.12.27 40 1 7쪽
101 제101화 마을로 가는 길1 19.12.25 47 1 7쪽
100 제100화 모두 한 자리에 19.12.25 43 1 8쪽
99 제 99화 악마의 메세지 19.12.22 51 1 9쪽
98 제98화 진실의 힘 19.12.20 59 1 9쪽
97 제97화 산 자와 죽은 자 19.12.18 55 1 8쪽
96 제96화 오두막 앞에서 19.12.18 48 1 8쪽
95 제95화 좀비는 저승으로 19.12.17 54 1 8쪽
94 제94화 진실과 마주할 시간2 19.12.16 55 1 9쪽
93 제93화 진실과 마주할 시간1 19.12.16 54 1 9쪽
92 제92화 인과응보 19.12.13 50 1 8쪽
91 제91화 잔악한 자 19.12.13 71 1 10쪽
90 제90화 좀비와 마스크맨2 19.12.09 52 1 7쪽
89 제89화 좀비와 마스크맨1 19.12.08 56 1 7쪽
88 제88화 좀비가 출몰하는 숲5 19.11.28 69 1 8쪽
87 제87화 좀비가 출몰하는 숲4 19.11.28 57 1 8쪽
86 제86화 좀비가 출몰하는 숲3 19.11.11 75 1 8쪽
85 제85화 좀비가 출몰하는 숲2 19.11.09 63 1 7쪽
84 제84화 좀비가 출몰하는 숲1 19.11.08 68 1 9쪽
83 제83화 탈출4 19.11.04 63 1 7쪽
82 제82화 탈출3 19.11.03 64 1 8쪽
81 제81화 탈출2 19.11.02 67 1 7쪽
80 제80화 탈출1 19.11.01 64 1 7쪽
79 제78화 종말의 시작2 19.10.28 84 1 8쪽
78 제77화 종말의 시작1 19.10.27 93 1 10쪽
77 제76화 길고 긴 낮 5 19.10.21 86 1 8쪽
76 제75화 길고 긴 낮 4 19.10.19 81 1 8쪽
75 제74화 길고 긴 낮 3 19.10.15 83 1 9쪽
74 제73화 길고 긴 낮 2 19.10.14 70 1 10쪽
73 제72화 길고 긴 낮1 19.10.08 74 1 9쪽
72 제 71화 그 여자의 집 19.09.30 186 1 9쪽
71 제70화 오작교 위의 삼인조 19.09.27 77 1 9쪽
70 제69화 사자들의 고독2 19.09.25 86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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