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게시판에 ysdp님이 무료표지를 그려주시겠다는 글을 올렸을 때 그냥 한번 해볼까? 생각했어요. 전혀 모르는 작가님이었죠. 이미 앞에 댓글 두어개 달려 있었고 그 다음에 저도 댓글 하나를 달았더랬죠. 뭐 되겠어? 그런 마음이었어요. 경쟁자 많으면 바로 탈락이겠지. 왜냐 제 소설은 인기 있는 소설도 아니고 선작수도 많지 않으니까요.
그렇게 이틀동안 두었다가 아무래도 이래저래 마음에 걸려서 댓글 달았던 걸 삭제했는데 음 작가님이 직접 쪽지를 주셨어요. 벌써 작업을 시작했는데 정말 표지그림 받기를 원하지 않는가를 묻는 쪽지였어요? 응? 정말?
저야 당연히 '아니요 아니요 받을래요.' 하는 마음이 될 수밖에 없었어요. 그려주시겠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잖아요. 얼마나 소중한 그림입니까?
전 예전부터 저렇게 서 있는 김혁 캐릭터 하나 갖고 싶었거든요. 제가 그리기엔 실력이 부족하고 마음만 가득한데 나중에 여유 생기면 ... 그러고 있던 중이었으니까요. 이번 기회가 얼마나 반가웠겠숩나까
이후에는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우선 정말 빠르게 작업이 이뤄졌고 배경하며 캐릭터도 너무 좋고 매번 세심하고 정성스런 마음 씀씀이가 그대로 느껴지더군요. 아니 무료 표지 제작해주면서 이렇게 친절하고 정성스럽고 심혈을 기울이고 이분 정말 어떤 분이시길래 .. 놀라고 감탄하고 어쩔 줄을 모르겠더라고요.
사실 작품을 무료로 제공받는 것도 황송할 일인데 (사실 그러면 안 되죠.) 극구 공부하는 거라고 부담가지시지 말라는데 아무리 그래도 퀄리티가 너무 좋잖아요. 전 처음에 그저 김혁 캐릭터 하나 또렷이 서 있기만 해도 된다 하는 마음이었기 때문에 바라던 것보다 훨씬 많은 걸 받은 기분이 들어요. 표지 사이즈가 작아서 잘 드러나지 않는데 화면 크게 해놓고 보면 면면이 세심하게 의미를 담은 것들로 꽉꽉 채워져 있습니다. 사실 까마귀 떼 안 뿌려줘도 되고 제목 역시 저렇게 세심하게 표현 안해줘도 되고 잘 안 보이지만 제목을 부수고 있는 수많은 유리 조각들도 정말 섬세하게 표현 돼 있습니다. 김혁이 입은 자켓에 하얀 선으로 표현된 새도 있어요.
정말 크게 브로마이드 만들어서 벽에 붙여 놓고 싶네요.
뒷 배경도 원색으로 표현했어도 됐을 거예요. 저런 분위기를 내려고 얼마나 정성을 들였을까요? 김혁 외에 다 간명하게 그려도 되었을 것들인데 그것들을 저렇게 대단히 멋지게 표현을 해주셨어요.
더구나 제가 의상에 대해 어쩌구 하는 바람에 작가님이 다른 컷으로 여러 장을 그려주시기까지 했어요. (아니 이렇게까지 해주시면 제가 정말 더욱더 몸둘바를 모르게 되는데 정말 정말 놀랍고 죄송스러웠습니다.)
얼떨결에 부여잡은 이 행운이 사실 믿기지가 않아요. 특히나 작가님이 제 소설 표지를 첫번째로 선택해주시는 바람에 더욱 얼떨떨합니다.
ysdp님!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빨리 책을 내게 되어서 그 삽화도 작가님께 의뢰드리고 싶네요. 그때는 그림값을 듬뿍듬뿍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은혜갚는 까치가 되고 싶으니까요. 앗 제가 성공하기도 전에 이분 크게 성공하셔서(아마 크럴 확률이 더 클지도 몰라요) 그때는 아무에게나 그림을 그려줄 시간조차 없게 되면 어쩌죠? 이런 '정성을 다하는 분'이야말로 크게 크게 성공하셔야 하니까요. 그 정도는 기분좋게 받아들여야겠지만요. 지금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이것밖에 없군요. 마응속으로 그분의 성공을 기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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