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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19.10.15 01:22
연재수 :
75 회
조회수 :
20,180
추천수 :
166
글자수 :
260,583

작성
18.11.08 23:34
조회
238
추천
2
글자
7쪽

제31화 좀비를 찾아서

DUMMY

지하동 내부는 아주 조용했다. 조명만 대낮처럼 밝았다. 지금껏 1층에서 머물다 와서 그런지 1층과 다른 밝기의 조명이 설치 돼 있다는 게 확연히 구분되었다. 그런데 이 낯섦은 단지 내부 조명 때문만은 아닌 듯 했다.


김혁은 곧 그것이 뭔지 깨달았다. 그곳에선 사람이든 좀비든 살아 있는 존재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어딘가 완벽히 정지된 세상에 잘못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는 곳. 그나마 여기 저기 핏자국이 선명한 데들이 몇 군데 보이고 옅은 피비린내와 사람들이 내뿜었을 공포의 냄새가 뒤섞여 맡아진다. 핏자국과 공포의 냄새가 안도감을 줄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해본 적 없었던 만큼 그게 안도감을 줄만큼 기묘한 분위기였다.


밀폐된 장소인데도 불구하고 인간보다 몇 배나 발달한 저승사자의 후각에도 이 정도 수준이라면 환기 시설이 아주 잘 돼 있는 모양이라고 김혁은 생각했다. 김혁은 숨을 크게 한번 삼키고 주은정에게로 얼굴을 돌렸다. 주은정도 어리둥절한 모양이었다.


“이상한 곳이네요.”

“아, 이건.... 어딘가 사람들이 숨어 있을 거야. 우선 은정이 너는 저쪽을 돌아봐. 난 이쪽으로.”

“네.”


김혁과 주은정은 방향을 나눠 재빠르게 이곳저곳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김혁은 예전에 슬쩍 본 적이 있는 시설들을 좀 더 꼼꼼히 훑으며 찾았다. 혹시 숨어 있을지도 모르기에 유리 부스처럼 생긴 연구실 안에도 들어가보았다. 그러나 역시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이곳에 발을 들일 때부터 좀 끔찍한 상황을 상상했던 터라 한편으론 안심이 되면서도 계속 으스스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인간으로 17년, 저승사자로 40년. 도합 57년 동안 온갖 곳을 돌아다녀봤지만 확실히 이 지하동에서 느껴지는 이 기분은 생소하고도 야릇한 것으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지옥 문 앞의 그 공간에서조차 이런 기분은 들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완전한 무(無)의 공간보다도 이상스러운 공간이 존재한다니. 하긴 거긴 요란스럽게 변하는 악마라도 있었지 여긴 움직임이라곤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게 멈춰져 있었다. 혼돈스러운 1층의 상황을 겪고 온 다음이라 이게 더 비정상적으로 보이고 이상야릇하게 느껴지는지도 몰랐다. 그 모든 일이 시작된 장소인데 이렇게 말짱하다고? 더 많아졌을지도 모를 좀비들 혹은 시스템 작동으로 인해 죽은 연구원들의 시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걸 발견하는 것보다는 나은 거겠지만 아무튼 이 이상한 기분을 떨칠 수 없어서 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주은정이 지옥에서 날아오고 열 아홉 명 ‘좀비’가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얼마 안 남은 좀비들을 해치워버리고 나면 곧 모든 일이 끝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점점 그보다 더 일이 복잡해지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늘 그렇듯 세상일이란 짐작대로 되는 법이 거의 없다.


한참동안 좀 더 찬찬히 구석구석 여기저기 열어보고 들춰보고 소리치며 돌아다녀 봤지만 끝내 한 사람도 발견할 수 없었다. 시체도 없고 사람 비슷하게 생긴 것조차 없다. 생명을 느낄 수가 없다는 게 이토록 소름끼치는 거란 걸 처음 알았다. 바깥에는 바람이라도 불고 꽃이나 나무 이름 모를 식물이라도 존재하지만 여긴 그런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거의 옅어져 버린 공포의 냄새만이 그나마 인간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을 뿐이다.


정말 어떻게 된 거지? 혹시 그 시스템인지 뭔지가 사람들을 완전히 분해해서 공기처럼 사라지게 만드는 뭐 그런 끔찍한 기술이라는 건 아니겠지? 김혁은 가끔 허황된 쪽으로 상상력이 작동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건 그런 류의 것이 아닐 거란 생각이 더 컸다. 아니 차라리 그런 것이기를 바라는 걸까? 1층에 좀비들이 그렇게 돌아다니고 있었던 걸 보면 분명히 페쇄는 늦게 일어났으리라 짐작되는데 아무도 없다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어느 정도 좀비들이 빠져 나간 다음에 진행됐더라도 좀비가 없는 것까진 어떻게 이해해본다 해도 숨어 있는 연구원조차 한명도 없다는 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 연구원들은 아무래도 좀비보다는 탈출이 늦었을 텐데 어째서 한명도 발견할 수 없는 건지. 어디로 가버린 거란 말인지.


결국 좀비나 연구원들이 모두 다 빠져나간 다음에서야 지하동의 페쇄가 이루어진 것일 수도 있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대체 그런 페쇄가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또 정말 사실이 그렇다면... 그 이후에 따라오는 상상들이 더욱더 으스스하게 만드는 건지도 몰랐다. 바깥으로 퍼져 나가는 좀비들... 걷잡을 수 없는 혼돈과 아비규환. 김혁은 그런 불길한 상상들을 떨쳐내려 머리를 흔들어댔다.


뭐가 어떻게 된 건지 알 도리가 없으니 빨리 악마에게로 가서 자초지종이라도 듣고 싶단 생각이 저절로 강렬해질 뿐이었다. 이런 혼란을 느껴보는 것도 실로 오랜만이었다. 저승사자들에겐 리스트가 늘 뚜렷한 목적이었고 길이었으며 그 끝엔 항상 악마가 있었다. 악마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들에 대해 궁금해 하기도 전에 말해주었기 때문에 저승사자들의 혼란을 어느 정도 막아주었다. 지금 상황에선 정말 악마와 같이 속속들이 알고 모든 걸 보고 그 다음까지 꿰뚫는 능력이 필요하다.


리스트 없이 사람 찾는 일은 괜히 인간들 일에 끼어들어 오지랖 부려보는 초보 저승사자에게나 일어나는 일이고 지난 40년간 저승사자로 돌아다녀 본 결과 절대 권장할 만한 일이 아니며 어설프기 짝이 없는 일이라는 걸 완전히 깨달았기도 했다. 그래서 김혁은 처음 악마가 우려하고 걱정하던 행동들과 잔소리를 이제 다른 초보 저승사자들에게 하곤 했었다. 물론 자신도 초창기에 그랬다는 말은 쏙 빼고. 그런데 다시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만큼 막막하다.


“아무도 없습니까?”


김혁은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다시 한번 크게 소리쳐보았다. 가까이에서 소리치고 있는 주은정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좀비들은 걱정 마시고 이제 나오세요.”


그러나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너무도 조용하다. 곧 주은정과 김혁은 마주쳤고 주은정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무도 없는데요? 여기 원래 연구하던 곳 맞아요? 어떻게 이렇게 하나도 없죠?”

“그러니까. 지난번에 봤을 때만 해도 꽤 사람이 많았는데 말야.”


김혁도 믿기지 않는다는 듯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오래전부터 비어 있었다고 하기엔 희미한 공포의 냄새와 핏자국이 설명이 되지 않는다. 있긴 있었지만 어느 순간 사라져 버렸다. 어디로 어떻게. 어쩌면 명석원이 처음부터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페쇄는 책임 회피용으로 뒤늦게 했을 뿐이고 이미 그 전에 모두 빠져나간 다음이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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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제74화 길고 긴 낮 3 19.10.15 12 0 9쪽
74 제73화 길고 긴 낮 2 19.10.14 16 0 10쪽
73 제72화 길고 긴 낮1 19.10.08 12 0 9쪽
72 제 71화 그 여자의 집 19.09.30 12 0 9쪽
71 제70화 오작교 위의 다른 삼인조 19.09.27 12 0 9쪽
70 제69화 사자들의 고독2 19.09.25 24 0 8쪽
69 제68화 사자들의 고독1 19.09.21 28 0 9쪽
68 제67화 먹장구름 19.09.20 26 0 10쪽
67 제 66화 트렁크 속의 세 남자 19.09.16 27 0 7쪽
66 제 65화 강탄이2 19.09.14 25 0 8쪽
65 제 64화 강탄이1 19.09.12 32 0 8쪽
64 제63화 비밀 속의 비밀 19.09.11 37 0 7쪽
63 제62화 새벽은 오고 19.09.10 30 0 8쪽
62 제61화 고요한 밤 19.09.09 30 0 7쪽
61 제60화 숲속의 남자들 19.09.07 37 0 7쪽
60 제59화 도로에서 2 19.09.06 37 0 7쪽
59 제58화. 도로에서 1 19.09.05 46 0 7쪽
58 제57화 검은 고치들 19.09.04 38 0 8쪽
57 제 56화. 선택 19.09.03 43 0 8쪽
56 제 55화. 불신의 늪 19.09.02 35 0 8쪽
55 제54화 좀비들4 19.07.05 66 0 7쪽
54 제53화 좀비들3 19.06.30 76 0 7쪽
53 제52화 좀비들2 19.06.25 111 0 7쪽
52 제 51화 좀비들1 19.06.05 73 0 9쪽
51 제 50화 그밤의 이야기 4 19.06.05 78 0 8쪽
50 제49화 그밤의 이야기3 19.05.27 76 0 10쪽
49 제48화 그밤의 이야기2 19.05.23 68 0 9쪽
48 제47화 그 밤의 이야기 19.05.22 56 0 9쪽
47 제46화 그들은 울지 않는다. 19.01.17 199 1 9쪽
46 제45화 결단은 어려워 18.12.18 137 1 7쪽
45 제44화 삼인조 18.12.12 135 1 9쪽
44 제43화 짱똘의 여자 18.12.10 145 1 8쪽
43 제 42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2 18.12.09 182 1 7쪽
42 제41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 18.12.09 146 1 8쪽
41 제40화 저녁 노을 18.11.27 151 1 8쪽
40 제39화 그들의 세상 18.11.19 194 1 8쪽
39 제38화 좀비 없는 세상을 위해 18.11.14 211 2 7쪽
38 제 37화 유일한 희망 18.11.13 214 1 8쪽
37 제36화 악마의 환영식 18.11.13 198 1 7쪽
36 제35화 좀비는 못 찾고 18.11.11 208 2 9쪽
35 제34화 동트는 하늘 18.11.10 196 2 8쪽
34 제33화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18.11.09 235 3 7쪽
33 제32화 좀비를 찾아서2 18.11.08 200 2 8쪽
» 제31화 좀비를 찾아서 18.11.08 239 2 7쪽
31 제30화 좀비잡는 저승사자3 18.10.14 242 3 8쪽
30 제29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2 18.10.09 291 3 7쪽
29 제28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1 18.10.08 277 3 8쪽
28 제 27화 리스트의 비밀2 18.10.03 301 3 7쪽
27 제26화 리스트의 비밀1 18.10.02 291 3 7쪽
26 제25화. 리스트를 찾아서 9- 연구소의 비극 18.09.17 288 3 8쪽
25 제24화 리스트를 찾아서8- 연구소의 비극 18.09.13 295 3 7쪽
24 제23화 리스트를 찾아서7- 연구소의 비극 18.09.12 316 3 7쪽
23 제22화 리스트를 찾아서6 18.06.29 352 3 8쪽
22 제21화 리스트를 찾아서5 18.06.28 342 3 8쪽
21 제20화 리스트를 찾아서4 18.06.28 324 3 7쪽
20 제19화 리스트를 찾아서3 +2 18.06.25 391 4 8쪽
19 제18화 리스트를 찾아서2 18.06.24 347 4 7쪽
18 제17화 리스트를 찾아서1 18.06.23 364 4 7쪽
17 제 16화 부유하는 기억들 +2 18.06.02 387 3 8쪽
16 제 15화 저승사자로 산다는 것 +4 18.05.24 430 4 8쪽
15 제 14화 환상 짜는 악마 18.05.24 412 5 9쪽
14 제 13화 나를 알아? 18.05.21 394 4 7쪽
13 제 12화 여자가 꼬이는 날 18.05.20 426 4 8쪽
12 제 11화 번개를 부르는 사나이 18.05.19 435 4 8쪽
11 제10화 소설책 속의 남자4 18.05.18 447 5 8쪽
10 제9화 소설책 속의 남자3 18.05.14 488 5 8쪽
9 제8화 소설책 속의 남자2 18.05.14 540 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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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6화 기억 이전의 감각 18.05.13 585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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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제4화 그 여자의 첫사랑 18.05.12 801 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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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2화 미래에서 온 남자 +2 18.05.10 1,112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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