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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화신2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글터파수꾼
그림/삽화
ysdp
작품등록일 :
2018.05.10 15:55
최근연재일 :
2019.01.17 17:11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10,565
추천수 :
114
글자수 :
158,206

작성
18.11.09 10:50
조회
117
추천
2
글자
7쪽

제33화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DUMMY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자 먼저 들린 것은 멀리서부터 들리는 총성이었다.


“뭐지?”

저승사자들은 일제히 연구소 밖으로 튕기듯 튀어나갔다.


차량 3대가 달려오며 기관총을 난사하고 있었다. 건물 밖으로 나가려던 연구원들이 건물 앞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 여기저기 드문드문 쓰러져 있는 게 먼저 눈에 띄었다. 깜짝 놀라 도망치던 마지막 연구원도 쓰러지는 중이었다. 총소리가 멈췄다.


이미 모든 일은 끝나버린 다음이었다. 구하고 싶어도 구할 사람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저승사자들은 모두 놀라 잠시 얼어붙은 듯 멈칫할 수밖에 없었다.


점점 희미해져가는 쓰러진 연구원들의 오라는 모두 천연색이었다. 달빛 아래서 파랗거나 보랏빛이거나 노랑빛이나 붉은 빛의 총천연색 오라들이 하나둘씩 사그라져 가는 광경은 기괴하면서도 낯설었다. 마치 꽃들이 한송이 한송이 지는 것 같았다.


리스트에 있는 죄인들 혹은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 자살하려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기에 그렇게 순수한 천연색이 급작스럽게 사그러드는 건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저승사자를 만나거나 죽음을 염두에 두고 있을 때는 본능적으로 공포에 잠기게 되기 때문에 아무리 선명하고 화려한 천연색 오라를 가진 사람이라도 살짝 검게 물들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이렇다는 건 결국 이들은 아무도 죽음을 예상치 못했다는 얘기다. 분명히 반가운 마음에 달려 나가고 있었거나 그게 아니면 그저 우연히 이들이 나가던 도중에 저들의 갑작스런 총탄 세례를 받았거나 했단 얘기다. 죽음을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는 건 아무리 죽음을 늘상 보는 저승사자들에게도 처연함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선량한 사람들이라니.


어둠 때문에 혹은 멀기 때문에 좀비라고 착각한 걸까? 그래도 확인을 하고 쏴야하는 게 맞을 텐데. 김혁이 그런 생각을 하는데 곧 저승사자들에게도 총알이 빗발치듯 날아들었다.


세 명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총알들을 거스르며 세차게 날아가 차량에 달라붙었다. 김혁은 분노가 치밀어 닥치는 대로 기관총을 빼앗아 반으로 동강내 던져버렸다. 민하진과 주은정도 각자 총을 빼앗아 던져버리거나 부서뜨렸다.


총을 쏘던 사람들은 갑자기 자신들 눈앞에 날아든 시커먼 존재들에게 순식간에 총을 빼앗긴데다 기관총을 무슨 나무젓가락 마냥 부러뜨리자 그저 깜짝 놀란 표정으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런 와중에 차는 심하게 요동치다 흙먼지를 잔뜩 일으키며 멈춰 섰다. 차 문밖으로 튕겨져 나간 사람도 있었다. 주은정이 있었던 차는 방향을 못 잡고 흔들리다가 결국 나동그라져 뒤집혀버렸고 민하진이 맡은 차도 갈짓 자를 그리다 마지막으로 멈췄다.


달빛 아래 황량한 황무지에 모래 먼지가 한바탕 피어올랐다. 저승사자들은 허공에 뜬 채 우뚝 서 있었다.


흙먼지가 가라앉는 동안 바닥에 쓰러진 연구원들의 천연색 오라들도 거의 사라져버렸고 이제 산 너머로 지기 시작한 달빛만이 그 희부윰한 시체들에 파리한 빛을 뿌리고 있을 뿐이었다. 총성도 찻소리도 사라진 황무지는 그렇게 잠시 고요했다.


차에서 느릿느릿 검은 무리들이 하나 둘 빠져나와 한 군데 몰려서서 겁에 질린 채 허공에 떠 있는 저승사자들을 올려다보았다. 열명 남짓. 그들의 오라는 모두 검었다. 모두 검은 옷차림인데다 다들 검은 오라를 휘두르고 있어서 더욱 더 거대한 검은 덩어리들처럼 보였다.


심지어 군인도 아니란 말인가? 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지? 김혁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군인들도 아닌 존재들이 어떻게 이런 임무를 맡고 있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어렵사리 그들 중 하나가 먼저 침묵을 깼다.


“너희들은 뭐, 뭐지?”


김혁은 가슴속에서 치받치는 분노인지 슬픔인지 모를 감정 때문에 말문조차 열기가 힘이 들었다. 주은정이 그들을 향해 차갑게 되쏘았다.


“너희는 뭔데 확인도 안하고 무작정 총을 쏘는 거야? 저 사람들 멀쩡한 사람들인데 저들을 구하러 온 거 아니야?”


“우리는 좀비를 정리하러 왔다.”


“그러니까 저들은 좀비가 아니라 연구원들이라고. 정상적인 사람들. 확인도 안 해?”

“..... 우리는 그런 걸 일일이 확인할 시간은 없다.”


“무슨 그런....”

주은정은 말문이 막혔는지 말을 잇지 못하고 화난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이건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고 시급하게 처리돼야 할 일이지.”


김혁에겐 늘 저 확신에 차 있기까지 한 당당함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생명을 파리 목숨보다도 하찮게 여기는 인간들의 심리가 늘 이해가 어렵기만 했다.


“아, 또야? 명석원 같은 놈만 이 일을 하는 거야?”

하진이 말을 마치고 말한 남자를 째려보았다.


김혁은 다시 한번 뒤를 돌아보았다. 바닥에 쓰러진 흰 가운 입은 사람들은 이제 희부윰하니 형체만 간신히 식별되었다. 해 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던가. 달이 거의 진 상태라 황무지는 더 어두워진 것처럼 느껴졌다. 간신히 지하동에서 살아 나와도, 좀비로부터 살아남아도 결국 이렇게 값없이 죽음을 맞을 운명이었단 말인가? 저들이 무슨 죄가 있는데? 이건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김혁은 재빨리 우두머리로 보이는 녀석의 목덜미를 잡아 들어올렸다.


“너희들은 뭐지? 어디서 왔어.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지?”

“이, 이건.”


그는 갑작스럽게 허공에 붕 떠 있는 자신의 몸에 놀라 사지를 버둥거리며 발버둥쳤다.


“대체 무슨 짓들을 하는 거야? 대체 왜 왜!!!”

김혁은 그를 바닥에 내동댕이쳐버렸다.


“선배님!!”

주은정이 앞으로 나서며 김혁의 팔을 잡았다. 아무리 검은 오라를 가진 인간이라도 리스트에 없는 인간을 함부로 죽이면 안 되게 돼 있었다. 그걸 우려한다는 걸 김혁도 알았다.


“우, 우리는 명령받은 대로 하는 것 뿐야.”

바닥에 쓰러진 남자를 대신해 서 있던 사람 중에 하나가 말했다.


“그러니까 좀비가 아닌 사람들까지 전부 죽이라고 했다고? 누가 그런 미친 명령을 해?”

“우리야 모르지. 하라는 대로 할뿐.”


“젠장. 대체 여긴 뭐 지옥보다 더 하네.”

하진이 삐죽이고 주은정은 차분하게 말했다.


“곧 날이 밝을 거예요.”

“죽일 수도 없고 살릴 수도 없고... 아우 진짜.”


하진은 허공에서 주먹질과 발길질을 해댔다.


연구소엔 아직 남아 있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이들과 함께 두는 건 위험하다. 게다가 남아 있는 좀비도 아직 못 잡은 상황인데 날이 밝아버리면 더 이상 어떻게 할 수도 없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할 뿐이었다. 자신들을 구해주러 온다고 생각한 자들이 이런 존재인 걸 명석원이 아는지 모르는지 궁금했다. 명석원의 표정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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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제46화 그들은 울지 않는다. 19.01.17 55 1 9쪽
46 제45화 결단은 어려워 18.12.18 72 1 7쪽
45 제44화 삼인조 18.12.12 75 1 9쪽
44 제43화 짱똘의 여자 18.12.10 85 1 8쪽
43 제 42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2 18.12.09 90 1 7쪽
42 제41화 이런 조직 저런 조직 18.12.09 82 1 8쪽
41 제40화 저녁 노을 18.11.27 84 1 8쪽
40 제39화 그들의 세상 18.11.19 106 1 8쪽
39 제38화 좀비 없는 세상을 위해 18.11.14 119 1 7쪽
38 제 37화 유일한 희망 18.11.13 105 1 8쪽
37 제36화 악마의 환영식 18.11.13 105 1 7쪽
36 제35화 좀비는 못 찾고 18.11.11 108 1 9쪽
35 제34화 동트는 하늘 18.11.10 103 1 8쪽
» 제33화 해뜨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 18.11.09 118 2 7쪽
33 제32화 좀비를 찾아서2 18.11.08 106 1 8쪽
32 제31화 좀비를 찾아서 18.11.08 123 1 7쪽
31 제30화 좀비잡는 저승사자3 18.10.14 139 2 8쪽
30 제29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2 18.10.09 160 2 7쪽
29 제28화. 좀비 잡는 저승사자1 18.10.08 158 2 8쪽
28 제 27화 리스트의 비밀2 18.10.03 169 2 7쪽
27 제26화 리스트의 비밀1 18.10.02 173 2 7쪽
26 제25화. 리스트를 찾아서 9- 연구소의 비극 18.09.17 168 2 8쪽
25 제24화 리스트를 찾아서8- 연구소의 비극 18.09.13 184 2 7쪽
24 제23화 리스트를 찾아서7- 연구소의 비극 18.09.12 182 2 7쪽
23 제22화 리스트를 찾아서6 18.06.29 210 2 8쪽
22 제21화 리스트를 찾아서5 18.06.28 196 2 8쪽
21 제20화 리스트를 찾아서4 18.06.28 198 2 7쪽
20 제19화 리스트를 찾아서3 +2 18.06.25 234 3 8쪽
19 제18화 리스트를 찾아서2 18.06.24 210 3 7쪽
18 제17화 리스트를 찾아서1 18.06.23 215 3 7쪽
17 제 16화 부유하는 기억들 +2 18.06.02 231 3 8쪽
16 제 15화 저승사자로 산다는 것 +4 18.05.24 262 3 8쪽
15 제 14화 환상 짜는 악마 18.05.24 235 4 9쪽
14 제 13화 나를 알아? 18.05.21 232 3 7쪽
13 제 12화 여자가 꼬이는 날 18.05.20 257 3 8쪽
12 제 11화 번개를 부르는 사나이 18.05.19 263 3 8쪽
11 제10화 소설책 속의 남자4 18.05.18 262 4 8쪽
10 제9화 소설책 속의 남자3 18.05.14 289 4 8쪽
9 제8화 소설책 속의 남자2 18.05.14 301 5 8쪽
8 제7화 소설책 속의 남자1 18.05.14 314 4 8쪽
7 제6화 기억 이전의 감각 18.05.13 336 4 7쪽
6 제5화 나는 한 조각 어둠이다. 18.05.13 353 4 8쪽
5 제4화 그 여자의 첫사랑 18.05.12 434 3 9쪽
4 제3화 나를 아는 여자 18.05.11 489 5 9쪽
3 제2화 미래에서 온 남자 +2 18.05.10 592 4 8쪽
2 제1화 여긴 어디? 나는 누구? 18.05.10 745 5 8쪽
1 프롤로그 +4 18.05.10 798 5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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